최근 한국축구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듀어든'의 기사를 통해 얘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제목은 아래와 같다.
[듀어든] 언제까지 이운재에게만 의존해야 할 것인가 (http://news.nate.com/view/20100311n09347)
대부분 공감하는 얘길진 모르겠지만 나를 포함한 몇몇에겐 다소 충격적이였다. 한국인보다 한국축구를 더 사랑하는 듀어든이였기에 나 또한 그를 좋아했지만 이번엔 다소 의외였다.
하지만 나를 더욱 놀라게 했던 건 기사 아래에 있는 '베플'(네티즌들의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리플. 네이트에서 활성화된 문화)이였다.
개인적으로 이운재를 옹호하는 베플이 있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건 전혀 없었다. 대다수가 듀어든에 동의하며 이운재를 원치 않았다.
듀어든의 말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사실 이 문제는 객관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내 의견은 다르다.
이운재에 대한 나의 의견을 말하기 전에
무엇으로 인해 4강 신화의 주역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운재가, 현재 팬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지 알아보자.
1. 2002 이운재의 모습은 사라졌다.
한국 축구팬들의 가장 큰 자부심은 차범근, 홍명보, 박지성 등의 선수 개개인보다는 2002 월드컵 4강 신화에 있다.
훗날 후세에게 들려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축구팬들은 주저없이 "2002 월드컵을 눈앞에서 보았다"고 말할 것이다.
4강 신화는 이글을 읽을 축구팬들이라면 잘 알테니 넘어가자. 말하고자 하는 건 그 중심엔 이운재가 있었다.
2002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볼 때 '스페인전 이운재 승부차기 선방'의 장면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 장면이야말로 우리가 기억하는 이운재의 모습 중 하나로 각인되어 있다. (물론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지만 말이다.)
2002 월드컵은 이운재의 인생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대표팀의 No.1 자리는 그의 독주 체제였다.
월드컵 전만해도 김병지와 치열한 No.1 대결을 해야 했지만, 대표팀 감독이 수차례 바뀌어도 그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라이벌이 없으면 아무래도 발전이 느려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그의 기량이 크게 떨어지고 있었다.
코엘류호부터 세대 교체가 이루어졌지만 No.1 자리는 바뀌지 않았다. 그때의 사건이 바로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당한 '쇼크'였다.
기억하는가? 베트남 쇼크, 오만 쇼크, 몰디브 쇼크.
아시아 약체를 상대로 모두 졸전을 펼쳤고, 설상가상 이운재마저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대굴욕을 당했다.
그때부터 팬들에게 '수문장 이운재'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슬슬 좋지 않은 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이미지는 2006 월드컵에 잠시 수그러 들었다가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그의 2006 월드컵 이야기는 잠시 후 다시 꺼내겠다.)
2. 뱃살과 육중해진 몸, 노쇠화되면서 한층 둔해진 반응속도와 활동반경
도대체 왜 그의 기량이 급격하게 떨어졌을까? 간단하다. '체중'이 급격하게 불어났다.
다음 사진을 비교해보자.
위는 2002 월드컵 당시 전설의 86kg 시절이다. 그리고 아래는 그후 이운재의 체격.
한눈에 봐도 큰 차이가 보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운재는 짙은 색의 유니폼을 선호한다.
대부분의 골키퍼들이 커보이기 위해 밝은 색의 유니폼을 입는 반면 이운재는 이와 반대로 짙은 색의 유니폼을 선호한다고 스스로 밝혔다.
자, 이쯤이면 왠 유니폼 드립이라는 개소리가 나올 수도 있으니 여기서 멈추겠다.
눈에 보이는 것처럼 이운재의 기량은 확실히 달라졌다.
순발력과 반응속도가 떨어지면서 '슈퍼 세이브'가 드물어졌다. (웬 게임용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설명하고 싶은 선방은 분명히 있다.)
가끔은 막을수 있는 슛일 것 같기도 한데 골을 내주는 경우가 종종 드러났다.
한마디로 나이가 들면서 더욱 신체적 능력이 떨어졌다.
이로인해 한창 삽을 푸던 2006 월드컵 전에는 '돼운재'로 불리는 수모까지 당했다.
(미안하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이렇게 고백하는 건 현재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도 이운재에 대해 못마땅한 팬들은 종종 그의 기량이 아닌 '살'에 대해 문제를 걸곤 한다.
3. 2007년 음주파문
이운재의 승부차기 신들림이 빛났던 2007 아시안컵, 사건이 터졌다. 바로 대회기간 동안 '음주파문'이였다.
사건은 이렇다. 대회 기간 중 이운재를 포함한 4명의 선수가 현지 술집에 가서 여자와 술을 마신 사건이다.
거기다가 이운재는 주장이였으니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셈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나도 이운재를 감쌀 생각은 전혀 없다. 이운재가 분명 잘못했고, 이운재 역시 이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했다.
그의 명예가 실추되었다는 점은 말할 것도 없고 1년간 대표팀 자격 정지는 덤이요, 그의 마음고생은 말도 못 할만큼 컸다.
기자회견 이후 그 다음날이 플레이오프였다. 이운재의 출전 여부에 말이 많았지만, 중요한 경기인 만큼 이운재는 이날 선발 출장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그의 눈가가 젖어있었다. 애써 마음을 잡고 경기에 나섰지만, 골대 뒤 포항팬들은 "룸살롱~룸살롱~"을 외치며 이운재를 조롱했다.
결국 이날 수원은 아쉽게 패하고 말았고 결승행이 좌절되었다.
이운재 입장으로서 정말 나서고 싶지 않은 경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순간에도 좋든 싫든 No.1이였다.
4. 소속팀에서의 부진. 그에 못지 않은 후배들
이운재는 2002년 후 소속팀(수원)에서의 활약으로 선발되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대표팀 No.1이라기엔 믿기 힘들만큼 소속팀에서 그에 달하는 힘을 발휘하진 못한다.
심지어 심한 날에는 0-4 대패와도 같은 스코어를 종종 연출하기도 했다. 평범한 골키퍼도 아니고 대표팀 골키퍼였기에 문제인 스코어였다.
리그에서 그의 경기당 실점률은 거의 1점대 안밖이다.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하겠지만 K리그 15팀 골키퍼 중 10위다.(작년 기준)
사실 한국 골키퍼의 자원은 충분한 편이다. 이운재가 아니더라도 대체할 골키퍼는 분명 있다.
대표적으로 정성룡, 김영광, 김용대 등이 있다. 현재로선 정성룡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뽑힌다.
이운재가 소속팀에서 부진하는 반면, 이들은 소속팀에서 펄펄 난다. 게다가 모두 각 연령별 대표팀에서 어느 정도의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다.
내가 봐도 기량면에선 후배들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운재를 믿어야하는 이유는 뒤에서 공개하겠다.)
이들이 리그에서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이운재 대신 000" 같은 팬들의 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2006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선 '김병지 돌풍'이 불었다.
이운재는 당시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반면, 김병지는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2002년부터 단 한번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이운재의 부진으로 김병지를 합류시켜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결과는 탈락)
이운재는 수원의 1996년 창단 멤버로 현재까지 No.1으로 자리잡고 있으니 적어도 수원팬들의 신뢰는 두텁다.
(음주파문 이후 수원팬들의 이운재 카드섹션은 정말 감동적인 모습이였다. 진정한 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주관적 생각이 아닌 객관적인 기록면에서 봤을 때 수원팬들도 '가끔은' 적지 않게 실망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운재가 잘하면 아무런 잡음이 없을 것이다. 대체자가 있고 없고가 아니라 중요한건 이운재가 기대 이하라는 점이다.
이러한 팬들의 소리는 다름아닌 대체자의 존재가 아닌 이운재로부터 나온 것이다.
자, 여기까지 이운재가 팬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봤다.
그렇다면 이제 그래도 이운재를 믿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밝혀보려한다.
더욱 중요한 부분이니 읽고 넘어가주길 바란다.
1. 코앞으로 다가온 2010 월드컵, 사실상 No.1 확정
(3월 3일 코트디부아르 전에서 강팀을 상대로 안정감있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이운재.)
말그대로다.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험보다는 안정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유감스럽지만 좋든 싫든 대표팀 자리는 거의 80% 이상 확정되었을 것이다.
이운재는 6월 평가원 모의고사와 같은 3월 코트디부아르전에서도 당연히 No.1으로 출전했다.
No.1, 말그대로 골키퍼는 특별한 자리다. 이변이 없는 이상 변화가 가장 없는 포지션이다.
이 얘기는 곧 이운재의 부상, 컨디션 난조, 예상치 못한 상황 등등이 생기지 않는 이상 No.1 자리의 교체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한다.
솔직히 내가 축구를 본지 8년 밖에 안 됐지만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No.1 교체는 세계 그 어느 국가에서도 볼 수 없었다.
만약 No.1이 교체된다면 팀 전체의 불안으로 다가온다. 필드플레이어 한명 교체한 것과는 비교도 안 될만큼 그 이상의 파장을 부를 수 있다.
(갑자기 자신의 팀 골문을 늘 지켜오던 골키퍼가 바뀐다고 생각해보라. 과연 동료들은 안심하고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을까?)
이젠 정말 현실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시점이다. 사소한 변화가 앞으로의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나도 한국축구를 사랑하는 팬으러써 강민수가 대표팀 수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하지만 더이상의 실험은 부담이 크다.)
중요한 건 팬들이 아무리 떠들어봤자, 감독은 지도자의 신념상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2. 이운재가 없는 대표팀?
대표팀 No.1을 항상 이운재가 지킨 것 같지만 그도 사람이기에 변수가 있었고 가끔 그가 빠져야했던 상황도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2007 음주파문으로 인해 '1년 대표팀 정지'를 받고 2008년 No.1 자리는 김용대와 정성룡에게 넘어갔다.
내가 팬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바로 이 점이다. 지금 많은 팬들이 다른 선수를 시험하라고 한다.
이 당시 그들의 활약을 기억하는가? 욕할 정도는 아니였지만 분명한 건 기대 이하였다. 그러니 많은 팬들이 거의 기억도 못 하는 수준이다.
아시아 최종 예선도 아니고 그 전 단계에서 북한, 요르단에게 맥없이 무너졌다.
특히 김용대는 북한전 유효슈팅을 거의 막지 못해 승리를 놓쳤고, 정성룡 역시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나는 여기서 이운재의 보이지 않는 안정감을 새삼 느꼈다.
늘 지켜야 할 자리에 No.1이 없으니 TV로 보는 나도 불안한 느낌이 드는데 그라운드의 동료들은 오죽했을까 싶다.
(그 유명한 한국의 역습. 역습 상황 이운재의 킥력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운재의 징계가 풀린 날이 왔다. 허정무는 망설이지 않고 그를 대표팀으로 재승선시켰다. 바로 사우디 전이였다.
지옥의 중동 원정으로 큰 부담으로 다가온 사우디 전, 적절한 시기에 그가 돌아왔다.
승부를 가른 건 하자지의 퇴장이였는데 여기서 이운재의 경험이 돋보였다.
"하자지가 넘어지려고 하는 것을 순간 느껴서 재빠르게 발을 슬쩍 뺐다." -경기 후 이운재-(어느 공중파 방송국과 인터뷰 내용 중)
주심은 이를 정확히 보고 하자지에게 헐리웃 판정을 내려 퇴장을 명령했다.
이로인해 분위기가 한국 쪽으로 넘어오면서 연속골을 넣었고 결과는 2-0 승. 19년만에 사우디를 상대로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후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티켓을 손에 쥐었다.
또한 가장 최근 경기인 코트디부아르 전에 대해 말하고 싶다.
간만에 한국의 수비가 두드러진 경기였는데 이날 이운재의 안정감이 눈에 띄었다.
한달 전 중국전에서 자동문으로 인해 심하게 울부짖던 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였다.
강팀을 만나야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는 이운재 특유의 분위기 말이다.
제법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이운재는 아무 문제없다 듯이 처리했고 무실점으로 이끌었다.
이운재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감이다. 순발력이 없지만 이를 노련함으로 극복해낸다.
3. 음주파문? 충분히 반성했다. 오히려 성장의 계기
앞서 말했던 이운재의 음주파문. 1년 후 그는 놀라운 활약으로 수원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K리그 골키퍼 최초로 MVP에 오른다.
눈물로 사죄하던 그의 모습과 불과 1년 전이였는데, 그야말로 '인생만사 새옹지마'였다.
이운재가 사죄하는 방법은 그라운드에서 필살적으로 활약하는 방법 외엔 없었다. 한마디로 독기를 품었다.
그리고 시즌 39경기 29실점 0점대 방어율로 이를 보여주며 박수를 받았고 명예를 되찾았다.
"어려울 때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운동해 이런 영광을 안게 된 것 같다. (그동안) 많은 노력이 이런 결실을 맺게 돼 정말 다행이다" -이운재 시상식 인터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음주파문은 분명 잘못했다. 이를 덮으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이에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선 그의 모습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까고 싶어서 음주파문으로 그를 욕해도 좋다. 하지만 그는 진심으로 사죄했고, 부활했다는 사실을 알아뒀으면 한다.
이때가 대표팀 1년 정지 시기였는데, 소속팀에 한곳에 전념하니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대표팀의 무게를 새삼 실감했다.
이 부분은 사실 1년 이상이 지나 관계없는 얘기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맘에 안 든다고 음주파문을 들먹이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4. 이운재가 말하는 체중논란 “경기력 문제되면 장갑 벗는다”,"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
이 부분은 1년 전 이운재 기사를 인용했다.
이운재 역시 체중 논란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는 이에 "절 잘 모르시는 분들이 제가 살과 어떻게 싸우는지 알 수가 없겠지요. 저도 체중을 줄이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 체중으로 골키퍼 보는데 문제가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체중이 불어서 경기력에 문제가 생긴다면 은퇴할 겁니다."다며 일축했다.
세월의 변화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운재는 프로다. 좋든 싫든 경기에 출전하며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의 관리는 기본적으로 되어있다. 관리를 안 했다면 현재까지 대표팀 No.1 자리를 맡을 수 없을 것이다.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말았으면 한다.
프로가 괜히 프로인 줄 아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노력하지 않고 될 수 없는 게 프로다. 하물며 대표팀인데 노력하지 않았다는 말은 그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말과 마찬가지다. 겉모습으로 그의 노력을 무시하는 잔인한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또한 살에 대한 그의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94년 월드컵 데뷔전을 치르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 1995년 비쇼베츠 감독으로부터 "살을 빼지 않으면 뽑지 않겠다"는 말을 듣고 과도하게 다이어트하다 폐결핵에 걸렸다. 그는 "결핵에 걸려 74㎏까지 빠졌다. 선수생활하면서 처음으로 배에 왕(王)자가 새겨졌다. 하지만 정작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고 1년 넘게 축구를 쉬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량은 적은데도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 때문에 아내가 음식에 무척 신경쓴다. 가급적 물도 안마시려고 노력하지만 체중이 쉽게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운재에게 살빼라고 강요하지 말자. 그것이 그에겐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오히려 경기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차라리 많이 먹고 많이 막으라고 하자.
5. 이운재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월드컵(그의 월드컵 이야기)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다.
한국인들이 유독 목숨거는 월드컵에서 이운재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의 월드컵 데뷔전은 1994년 미국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과의 경기에서 0-3으로 이끌려나가 골키퍼 대선배 최인영과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며 대표팀의 막내가 월드컵 데뷔전을 치뤘다.
그후 추가실점없이 막아내며(독일전 2-3 패) 그의 월드컵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98 월드컵에선 김병지의 등장으로 한동안 No.2로 지내야 했다.
그러다 히딩크호 출범 후 상황이 바뀌었다.
김병지가 하프라인까지 공을 몰고가는 돌발행동으로 히딩크는 김병지에게 등을 돌리기도 했다.
월드컵 직전까지 이운재와 김병지는 치열한 No.1 경쟁을 했고 이운재가 승리했다.
2002 월드컵 한국 모두 출전해 7경기 6실점으로 골문을 지키며 4강 신화의 주역이 되었다.
그리고 주장 자리까지 맡으며 2006 월드컵에 출전했다.
2006 월드컵 전에만 해도 이운재는 거의 슬럼프다 싶을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신뢰도 바닥을 쳤다.
그런데 막상 월드컵이 되자 그가 부활했다.
토고 전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여러차례 중요한 고비를 넘겼고, 프랑스 전에선 2차례의 '슈퍼 세이브'로 한국을 살렸다.
월드컵 전까지 그간의 부진을 싹 날려버리는 활약이였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또한번 재현되길 기대해본다.
종종 약체팀에겐 쉽게 골을 내줬지만, 강팀을 만났을 때 유달리 진가를 발휘하는 선수가 이운재다.
강팀과 만나는 장소, 바로 월드컵이다.
6. 한국의 수호신
이운재에게서 때론 수호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갑자기 이건 뭔 개소리냐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지만 지금부터 보여주겠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2006 월드컵 프랑스 전의 한 장면이다. 어느 정도 논란이 있었지만 선제골을 내줬던 한국은 이 선방으로 구사일생하며 반격의 기회를 노릴 전환점이 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동영상으로 보면 골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진이나 그래픽상 노골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이건 2009년 아시아 최종 예선 북한전 당시의 장면이다. 공은 확실히 넘어갔다. 하지만 이운재는 이를 끝까지 걷어냈고 결과는 노골 판정이였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러한 이운재의 스킬이다.
이건 또 개드립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이지 이런 선방을 보여주는 골키퍼는 이운재 말고는 보기 힘들다.
심판들도 사람이라 종종 판단하기 힘든 경우도 있는데, 이같은 경우에선 당연히 골키퍼의 선방으로 생각하기 쉽다는 점이다.
공을 수비수가 걷어낸 것과 골키퍼가 걷어내는 것은 심판이 보는 입장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심판은 골키퍼라면 당연히 골라인 뒤에서 막지 못할 것으로 생각할 것이고, 이운재는 이를 노린 것까진 아니지만 적절하게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넘어갔지만 끝까지 공을 쳐내는 모습, 그에게서 강력한 수호신의 모습을 느꼈다.
여기에 남다른 이운재의 스킬이 또 있다. 바로 'PK 선방'이다.
2002 스페인전 승부차기도 그렇지만 2007 아시안컵에서 이운재는 무려 3경기 연속 승부차기를 치루는 피똥싸는 상황을 치뤄냈다.
결과는 2승 1패(준결승)로 예선을 제외하고 토너먼트에서 단 한골도 성공시키지 못한 한국을 무려 3위로 이끌었다.
이전에도 이운재는 제법 많은 승부차기를 치루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수원팬들은 승부차기에 들어가면 자축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신의 장난 승부차기라지만 이운재의 승부차기 승률은 50%가 넘는다.
이운재는 팀이 지더라도 적어도 5번 중 1번은 막아냈다. 골키퍼로썬 본전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이러한 수호신의 존재는 승부차기에서 동료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
오죽하면 한때 '7경기 모두 무승부로 월드컵에서 우승하겠다'는 말이 떠돌을 수 있겠는가? 이운재가 있기에 가능한 농담이다.
월드컵은 단기적으로 치뤄지는 단판 승부다.
강한 팀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팀이 강한 팀이라는 말처럼
16강에 진출할 경우 승부차기에서 운재신의 신들린 선방을 기대해본다.
또한 PK를 내줄 경우 멋지게 선방하는 모습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실현되면 이 글은 성지)
우리에겐 PK 달인, 이운재 선생이 있다!
이번엔 세계가 이운재를 주목하고 있다.
바로 이번 월드컵에서 현역 골키퍼 중 월드컵 최다 본선 출전자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그 영광의 주인공에 이운재, 부폰(이탈리아), 반데사르(네덜란드), 카시야스(스페인)가 올랐다.
카시야스를 제외하고 이운재, 부폰, 반데사르는 현재 월드컵 3회 출전 11경기 0점대 실점률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사이에서 대한민국의 골키퍼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사실상 대한민국 전력으론 16강도 장담 못하기에 아쉽게도 최다 출전 기록은 내줘야할 듯 하지만
그는 현재 한국축구 골키퍼의 역사를 쓰고 있다.
3~4 시간동안 글을 썼지만 아직도 이운재에 대해 불신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상관없다. 그래봤자 손해보는 건 오히려 그쪽이 될테니 말이다.
좋든 싫든 이운재를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변이 없는 한 이운재가 출전하면, 적어도 믿고 응원해주길 바란다.
적어도 나는 월드컵 사나이, 이운재를 믿는다.
한국의 골키퍼로써 힘들지 않나요?
"골키퍼는 열 번 잘 하다가도 한 번 실수하면 끝장이고,
공격수는 열 번 실수하고 한 번 골 넣으면 칭찬받는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불공평하지요. 하지만 그게 매력이거든요. 지금은 골키퍼의 매력이 큽니다."
- 이운재 -
P.S ) 제가 이운재를 믿고자 하는 건 어디까지나 2010 월드컵까지 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자료참고- http://news.nate.com/view/20090224n04121
한국축구를 사랑하는 팬으로써 오랜만에 긴글 적어봤습니다.
http://blog.daum.net/chiwoopyein (<- 치우폐인의 내이야기 한번 들어볼래 시리즈, 7부작 소설 베른의 기적)
감사합니다. -치우폐인-
출처: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원문보기 글쓴이: 치우폐인
삭제된 댓글 입니다.
275?
난 운재횽 옛날부터 항상 믿었음 ㅋㅋㅋ
전 김병지 팬이지만 김병지 선수가 부탁했으닝깐 이운재를 믿어야죠.. 그래도 우리나라1골킵이닝.. 월컵끝나고 다른 키퍼들이 커서 든든한 국가대표 골킵들이 됫음..
멋지다
저도 골키퍼에서 이분만큼 월컵에서 신뢰가는 분 없는데.. 잘해주시길 선전을 빕니다.^^
설득력이 아주 강하진 않네요. 수호신이나 스킬은 됐고... 사우디전 기여하고 '08 우승 이끈건 알겠는데 지금 모습이 너무 부족하니까요.
글의 순서만 바꾸면 반응 달라질 것 같은 글이네요. 솔직히 저는 정성룡 역시 이운재에 버금가는 안정감을 보여주는 플레이를 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운재는 눈에 보일만큼 둔해진 감이 있는 것 같네요. 평범한 슛을 막아내도 슈퍼세이브로 보이는 착각이 들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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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난 운재횽 옛날부터 항상 믿었음 ㅋㅋㅋ
전 김병지 팬이지만 김병지 선수가 부탁했으닝깐 이운재를 믿어야죠.. 그래도 우리나라1골킵이닝.. 월컵끝나고 다른 키퍼들이 커서 든든한 국가대표 골킵들이 됫음..
멋지다
저도 골키퍼에서 이분만큼 월컵에서 신뢰가는 분 없는데.. 잘해주시길 선전을 빕니다.^^
설득력이 아주 강하진 않네요. 수호신이나 스킬은 됐고... 사우디전 기여하고 '08 우승 이끈건 알겠는데 지금 모습이 너무 부족하니까요.
글의 순서만 바꾸면 반응 달라질 것 같은 글이네요. 솔직히 저는 정성룡 역시 이운재에 버금가는 안정감을 보여주는 플레이를 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운재는 눈에 보일만큼 둔해진 감이 있는 것 같네요. 평범한 슛을 막아내도 슈퍼세이브로 보이는 착각이 들 정도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