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은 따뜻하다』. 창작과비평사. 1990
숯이 되라
정호승
상처 많은 나무의 가지가 되지 말고
새들이 날아와 앉는 나무의 심장이 되라
내가 끝끝내 배반의 나무를 불태울지라도
과거를 선택한 분노의 불이 되지 말고
다 타고 남은 현재의 고요한 숯이 되라
숯은 밤하늘 별들이 새들과 함께 나무의 가슴에 잠시 앉았다 간 작은 발자국
밤새도록 새들이 흘린 눈물의 검은 이슬 오늘밤에도 별들이 숯이 되기 위하여
이슬의 몸으로 내 가슴에 떨어진다
미래는 복수에 있지 않고 용서에 있으므로
가슴에 활활 격노의 산불이 타올라도 산불이 지나간 자리마다 잿더미가 되어
잿더미 속에서도 기어이 살아남아 화해하는 숯의 심장이 되라
용서의 불씨를 품은 참숯이 되라
창비, 2020
첫댓글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가정에 행운을 빕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휴일에도 고운 글 나눔 감사합니다
편안한 휴일 저녁길 되세요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호승 시인님
좋은글 함께 합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호승 시인의 좋은글 음미하며
머물다 갑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