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키즈’ 소녀 김해진, 화려하게 비상해
- "난이도를 더욱 높일 생각은 없다.
트리플 러츠가 안정이 된다면 시도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갈 것임을 밝혀
▲ 김연아의 이후를 멋지게 펼쳐갈 것으로 예상되는 김해진의 모습(사진은 OSEN 제공)
15세 소녀 김해진(과천중)이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주니어 그랑프리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김연아 키즈'의 비상에 화려한 스타트를 끊었다.
김해진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블레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5차대회 여자 싱글에서 최종합계 147.30점(쇼트 53.26점+프리스케이팅 93.66점)으로 2위 바비 롱(미국, 147.19점)을 0.11점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4년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8년 만의 쾌거였다. 그간 한국은 숱한 인재들이 본 대회를 거쳐갔지만 은메달 1개, 동메달 7개를 따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피겨 유망주'의 선두주자격인 김해진이 결국 일을 냈다. 빙판에서 숱하게 넘어지고 일어서며 정상을 꿈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계 피겨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선배 김연아의 꿈을 키우는 동력이 됐다.
김해진은 지난 1일 입국 기자회견서 "롤 모델로 생각해 온 (김)연아 언니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해 기분이 좋다"며 "태릉선수촌에서 연아 언니와 같이 훈련을 한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연아 언니가 '긴장하지 말라'고 다독여 준 덕분에 더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97년생 동갑내기 박소연(15·강일중)과 이호정(15·서문여중)의 존재는 국내 최고의 유망주 반열에 오른 김해진을 더욱 채찍질했다. 특히 박소연은 국내 무대와 국제 무대를 가리지 않고 김해진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성장했다.
박소연이 지난달 22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막을 내린 주니어 그랑프리 4차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장군을 부르자 김해진은 일주일 만에 정상에 오르며 멍군을 불렀다.
본 대회를 통해 확실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겼다. 쇼트프로그램서 1위를 차지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러츠에서 언더로테 판정을 받았다. 실전에서의 긴장감은 경험이 더욱 쌓인다면 자연스레 극복되는 문제인 만큼 기술적인 보완을 통해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졌다.
김해진도 "트리플 기술을 연습 때는 잘했는데 실전경기서 긴장을 해서 그런지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보인 뒤 "난이도를 더욱 높일 생각은 없다. 트리플 러츠가 안정이 된다면 시도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갈 것임을 밝혔다.
한동안 현역 생활을 중단했던 김연아가 복귀를 선언하며 암울했던 한국 피겨계의 2014 소치겨울올림픽 전망은 한층 밝아진 상태다. 이제 시선은 '김연아 키즈'가 활약하게 될 2018 평창겨울올림픽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 화려한 비상의 스타트를 김해진이 힘차게 끊었다. "평창겨울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면 제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모두 다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고 말했던 김해진의 당찬 각오가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 참조 : 문화일보 인터넷뉴스팀(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