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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07 (수) 자이사교(子以四敎) 문행충신(文行忠信)
공자는 네 가지를 가르쳤다. 학문, 실천, 충성, 신의다.
논어의 매력은 언어의 함축미이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시켜서 촌철살인의 지혜를 공급해 주기 때문에 2500년이 지난 오늘날도 논어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공자가 중점적으로 가르친 것 네 가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문(文)은 학문을 닦는 것이다. 공자는 고전문헌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사상을 피력했다. 그야말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자세를 가지고 학문에 대한 열정을 온 몸으로 보여주었다. 공자는 끊임없이 지식을 탐구하는 가운데서 학문의 기쁨과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맛보았다. 평생학습과 평생교육을 역설하는 것이 논어이기에 지식사회에서 논어의 부활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공자의 조국인 중국에서는 모택동 공산당정권이 문화혁명을 통해 진시황의 분서갱유에 비유될 만큼 공자를 배척했다. 그런데 지금 다시 공자를 배우자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새마을운동을 배우러 한국에 오는 중국 공무원들이 급증하고 있다. 강의 중에 논어 몇 구절만 소개해도 깜짝 놀라면서 “어떻게 그처럼 논어를 잘 아느냐”고 묻는다. 대부분의 중국 사람들은 논어를 모른다고 전해준다.
필자가 논어에 관심을 갖는 우선적인 이유는 논어를 통해 지식사회를 지혜롭게 살기 위함이다. 현실적인 이유로는 세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과 중국인들을 대함에 있어서 친밀감을 심어주고 품격 높은 대우를 받기 위함이기도 하다.
배운 다음에 할 일은 행(行), 즉 실천하는 것이다. 솔선수범하는 행동이야말로 논어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중심축이다. 공자는 말만 앞세우는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사람을 멀리했다. 첫째도 실천, 둘째도 실천하면서 언행일치의 삶을 살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야말로 실천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배우는 것이 하드웨어라면 실천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다. 학습과 실천이 함께 가야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면장이 되는 것이 목적일 수는 없다. 일단 면장이 되고나면 그 역할을 잘해야 한다. 자리에 올라간 사람은 많지만 그 자리에서 존경과 찬사를 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배운 것을 실천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존경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실천한 사람들이다.
이 실천을 뒷받침하는 것이 충(忠)의 정신이다. 충성은 목표를 향해 정확하게 나아가는 것이다. 목표관리에서 달성시한을 정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그것은 잡념을 제거하고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해 목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성은 한 마디로 선택과 집중을 뜻한다. 자신의 직무에 충성을 다하면 지식근로자가 된다. 가정에서 가족들에게 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정성을 다 쏟는 것 역시 충성의 중요한 덕목이다.
그러면 충성의 방해물은 무엇일까. 과욕이다. 이 것 저 것 욕심을 부리면 충성할 수가 없다. 최근 〈대통령과 리더십〉에 관한 책을 발간한 김호진 세종대학교 이사장은 “어떤 조직이든 리더가 어디에 관심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과거를 중시하면 미래로 나아갈 수가 없다. 미래로 갈려면 과거에 매달려서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두 가지를 동시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강조한다.
문행충(文行忠)이 뒷받침되면 신(信)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지속적인 신뢰는 원칙적인 삶 속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농경문화의 유산으로 인해 연고주의가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다. 아는 사람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하면서도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단히 엄격한 경향이 있다. 세계화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끼리만 관대해서는 곤란하다.
단일민족이 자랑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화와 접목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신뢰의 범위를 지역에서 나라 전체로 그리고 세계로 확대해 나가야 할 때이다. 우리가 힘써 배우고 가르칠 것은 공자시절이나 지금이나 문행충신(文?行忠信) 네 가지로 요약해도 크게 무리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 양병무의 '행복한 논어 이야기'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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