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이상한 사람.
叡璡 이혜숙
내 남편은 이상한 사람.
내가 방귀를 뀌도
웃으며 괜찮다며
마음 놓고 시원하게
뀌란다.
사람이 먹고 배설하는게
제일 중요한거라며
그런 남편에게
여자가 방귀 뀌며
남의 남편들은 여자가
조심성도 없다고
뭐라고 한다니까.
그건 아내의 대한
사랑이 없어 그런다나
집에서 치마 입고
일하는 내가 불편해 보였는지
어느날 퇴근 한 남편이
봉투 하나 내밀며
이거 입고 일하라고 하는데
무엇간 하고 봉투 속을 보니
추리닝 한벌 들어 있다.
이걸 입으라 주는 남편이
이상하기만 하다.
남들은 아내가 집에서 추리닝 입고
무릎 나온 바지 입고
부시시 한 모습으로 있다고
화장 좀 하라고 한다는데
일요일 날 하루 종일
세수 하지 않고
그냥 밥을 먹어도
머리 빗질 않지 않고 있어도
예쁘다 하는 남편이 요상해 보인다.
날마마 사무실에서
하루에 몇번씩
전화하여 점심 먹어는냐
저녁에는 일찍 퇴근 할께
또 전화 하고
혹시나 술 마시며
술 많이 마셨다
어린애 처럼
보고 하는 남편.
기분 좋게 취하면
아파트 앞에서 내 이름을 부르며
자신이 왔다는 걸 알리는 귀여운 남편.
더 기분 좋게 취하면
집 못 찾아 간다고
어리광 부리며
데리려 오라는 어린애 같은 남편.
은근한 눈빛으로
내 손을 잡으며
평소에 뽀뽀 한번
해 주지 않는 사람이
술 냄새 풍기며
뽀뽀 하려고 하여
난 도망을 가고
그런 나를 잡으려 오는
사랑스러운 남편.
참 구여운 구석이 있지만
때로는 이상한 사람이란
생각도 든다.
아무리 마누라가 예뻐도
방귀 뀌는 것 조차
나무라지 않고
생리적 현상이라고
나를 편안하게 해 주는게
술집 여자도 아니고
밤에 웬 화장을
모처럼 쉬는 날
편안 복장이면 어떻고
하루 정도 세수 안한다고
큰일 나는 것 아니라
말하는 남편이 참 이상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리 마누라 예쁘도
나이 들고 부시시 모습
눈꼽 낀 모습 보기 싫을땐데
그래도 예쁘다 말 해주는 남편이
참 고맙고 사랑스럽다.
2003, 5, 18,
첫댓글 부부라 하여도 서로가 오는정 가는정이 아닌 배려의 마음으로 서로 먼저 가는정으로 다독이시는 마음이 보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이 영원하시길,,,,,,
감사합니다. 늘 평소에 하든 남편의 말을 오늘 고마 또 실수를 ㅋㅋ...... 그렇대도 예쁜 말 하는 남편이 고마워 갑자기 생각나 시로 표현 해 보았네요. 남편 그런 글도 시가 될수 있냐며 웃네요. 님도 좋은 꿈 꾸세요.
아름다운 부부의 정이 듬뿍 녹아있는 살아있는 시입니다.감사합니다
행복한님 늘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