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적토마 살지게 먹여
남이
적토마(赤免馬) 살지게 먹여 두만강(豆滿江)에 싯겨 셰고
용천검(龍泉劍)드는 칼을 선뜻 삐쳐 두러 메고
장부(丈夫)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시험(試驗)할가 하노라
♣어구풀이
-적토마(赤免馬) : 훌륭한 말. 준바(駿馬). 중국 삼국시대 관운장(關雲長)이
탔다는 준마. 원래 여포(呂布)의 소유였다고 한다.
-살지게 : 살찌게, ‘살찌다’는 동사이며, ‘살지다’는 형용사.
-셰고 : 세우고(立).
-용천검(龍泉劍) : 훌륭한 칼, 보검(寶劍). 옛 중국의 보검.
-두러메고 : 둘러메고.
-장부(丈夫) : ‘대장부(大丈夫)’의 준말이다.
-입신양명(立身揚名) : 출세하여 그 명성이 세상에 드러남.
♣해설
초장 : 적토마와 같은 훌륭한 말을 살찌게 먹여 두만강 물에 씻겨 세우고
(타고)
중장 : 용천검과 같은 잘 드는 칼을 선뜻 빼어 둘러메고
종장 : 사내 대장부의 공명을 세워 이름을 드날림을 시험해 볼까 하노라.
♣감상
지은이 남이 장군은 이시애의 반란이 일어나자 출전하여 용맹을 떨쳤고,
건주위를 정벌할 때에도 선봉으로 적진에 들어가 적을 무찔렀는데, 이 시조도
그 당시의 작품이다. 적토마(준마를 비유)와 용천검(보검을 비유)을 댓구절 형
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 시조는 대장부의 입신양명을 꿈꾸는 호기가(豪氣歌)
라 하겠다. 무인(武人)의 기개가 담겨 있어 김종서의 호기가와 쌍벽을 이루며,
장부의 호방한 기개와 충성그러운 절의가 넘쳐 흐르는 작품이다.
♣작가소개
남이(南怡, 1441~1468) : 세종 때의 장수로 태종의 외손, 17세에 무과에 급제하여
세조의 총애를 받았다. 이시애(李施愛)의 난 때 이를 토벌한 공으로 일등 적개공신이
되었고, 이어서 건주위(建州衛)를 토벌하고 27세에 병조판서에 올랐다. 예종 즉위년에
대궐 안에서 야직(夜職)중 혜성이 떨어지자, ‘묵은 것이 가고 새 것이 올 징조(除舊布新)
’ 라고 말한 것이 평소에 그를 시기하던 유자광(柳子光)에 의해 역모(逆謀)로 몰려 강순
등과 함께 28세때 처형 당했다.
♣참고
<남이 장군의 한시(漢詩)>
백두산석마도진(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 돌에 칼을 갈고)
두만강수음마무(豆滿江水飮馬無:두만강 물을 말에게 먹여)
남아이십미평국(男兒二十未平國:사내 20세에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
후세수칭대장부(後世誰稱大丈夫: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칭하리)
이 한시의 ‘미평국(未平國)’을 ‘미득국(未得國)‘ 이라고 고쳐 유자광 일파가
사화를 일으켜 남이 장군을 해쳤다.
첫댓글 호걸의 기상
감사합니다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오늘도 무한 건필하는
하루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