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지그재그 하우스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가족이 맘 편히 쓸 수 있는, 각자와 모두의 공간들로 빼곡히 채운 맞춤옷 같은 집을 만났다.
1,2 벽이 곧 담장의 역할을 하는 서측 입면. 사람들이 제법 지나다니는 이면도로가 있어 꼭 필요한 창만 내고 담백하게 구성했다. 캔틸레버 덕분에 현관부는 자연스럽게 포치처럼 꾸며졌다.
“아파트는 몇 동 몇 호, 숫자로만 이루어져 있잖아요. 똑같이 생겼고요. 아이가 손가락만 가리켜도 우리집이라 할 수 있는, 어린 시절에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다섯살 아들을 둔, 결혼 6년 차 맞벌이 부부가 집을 짓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아파트라는 주거 양식을 경험하며, 부부가 일할 동안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이제 함께 생활할 부모님을 위해서도 새로운 주거 공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3 한창 마당을 정비 중인 남편과 2층 발코니에 선 아내
4 주택의 복잡한 지붕 구조와 요철이 시공의 난이도를 짐작게 한다.
그 길로 두 사람은 열공모드에 돌입했다. 서울·경기권의 회사는 물론,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축가와 시공사들을 물색하며 3代가 함께 살 집을 지어줄 전문가를 찾아 나섰다. 세종 인근에서 진행되는 단독주택 오픈하우스 행사에만 스무 차례 넘게 참여했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부부. 최종적으로는 세종 기반의 호림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하우스컬처가 시공을 맡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대지면적 ▶ 381.70㎡(115.46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5명(부모님 + 부부 + 자녀 1)
건축면적 ▶ 127.89㎡(38.68평) 연면적 ▶ 191.40㎡(57.89평)
건폐율 ▶ 33.51% 용적률 ▶ 50.14%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8.6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 지붕 – 경량목구조
단열재 ▶ 외벽 - THK140 비드법단열재 / 지붕 – THK50 비드법단열재(외단열), 하이셀 셀룰로오스(중단열)
외부마감재 ▶ 외벽 – 컬러시멘트 모노타일 + 발수제 / 지붕 - 포맥스 징크
창호재 ▶ 공간시스템창호 35T 고단열 알미늄 리프트슬라이딩 + 틸트&턴
에너지원 ▶ 도시가스 + 태양광 조경 ▶ 산수목조경 전기 ▶ 진성플러스
기계·설비 ▶ 다산설비 인테리어 ▶ 디자인컨설팅 아바드존 전진화
설계 ▶ 호림건축사사무소
시공 ▶ 하우스컬처 044-867-7562 https://cafe.naver.com/hausculture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삼화페인트, 실크벽지 / 바닥 – 디앤메종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해성세라믹 수입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 맞춤제작가구 일상생활 계단재·난간 ▶ 라왕집성 + 유리난간 제작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단열문 중문 ▶ 예림 중문도어 방문 ▶ 예림도어
POINT1 콘크리트 벽체 + 목조 지붕
하이브리드 공법인 동시에 복잡한 지붕 구조와 경사도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철물과 디테일이 적용되었다.
POINT2 준불연 외단열 마감
콘크리트 벽체 바깥으로 외단열용 준불연 EPS를 사용했다. 리본앤뎁 접착, 코너부 엇갈림 부착 등 정석대로 시공했다.
POINT3 지붕 셀룰로오스 단열재 충진
지붕은 목구조이기 때문에 스터드 사이를 채우는 단열재로 셀룰로오스를 적용해, 깊은 부분도 빈틈없이 충진하였다.
5 하늘에서 내려다 본 뷰. 지그재그 형태가 가장 잘 드러난다.
6 2층까지 층고를 높이고 계단을 노출해 개방감이 느껴지는 거실. 주방 출입구와 이어지는 석재 데크는 활용도가 높다.
부부는 층별로 독립된 공간, 거실과 주방의 분리, 야외 활동을 위한 데크, 외부로부터의 프라이버시 등을 요청했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정리한 건축가는 해법으로 유사 ‘ㄷ’자 형태의 매스를 제안하였다.
호림건축사사무소의 김준희 소장은 “대지 형태는 직사각형이지만, 사선 방향으로 정남향을 받고 각 실의 독립과 연결을 고려했다”며 추후 이웃집들이 생길 것과 동네를 산책하는 사람들로부터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가족만의 외부 공간을 위한 아이디어로 지그재그 모양 평면이 나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덕분에 1층 거실에서 데크 너머로 보이는 마당은 더 깊어 보이는 효과를 내면서도 이웃집 배면을 정면으로 보지 않게 된다.
SECTION
① 현관 ② 주방 ③ 식당 ④ 화장실 ⑤ 보일러실 ⑥ 거실 ⑦ 침실 ⑧ 드레스룸 ⑨ 데크 ⑩ 주차장 ⑪ 놀이방 ⑫ 세탁실 ⑬ 취미실 ⑭ 발코니
PLAN
1F – 108.17㎡
2F – 83.23㎡
7 오른쪽에는 신발장, 왼쪽에는 워크인 팬트리를 두어 짜임새 있게 구성한 현관
8 1, 2층 각각의 큰 창을 통해 실내에는 빛이 쏟아지고, 유리 난간 덕분에 시야도 확장돼 항상 밝고 쾌적한 상태가 유지된다.
카페 같은 주방을 원한 아내의 생각은 자연스레 분리된 주방과 식당으로 귀결되었다. 기능적으로는 손님이 와도 다른 식구들이 불편함 없이 거실을 쓸 수 있고, 데크를 중심으로 꺾인 배치라 두 공간 모두 외부와 유연하게 연계할 수 있는 구성이다.
9 주방 주요 가전제품은 벽면에 매립하고 아일랜드에서부터 벽을 따라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인테리어는 기본에 충실하되, 자연광으로 실내를 환하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특히 집의 중심 공간인 거실의 경우, 데크를 통해 반사되는 간접채광과 2층에서 들어오는 빛이 언제나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10 간소하게 꾸민 침실
11 박공면을 그대로 살린 아이의 놀이방. 아이 눈높이에 맞춰 만든 창은 거실과 소통하는 창 역할을 한다. 추후 목적에 따라 실을 분리할 수 있도록 에어컨, 전기 설비 등을 계획했다.
이 집의 시공상 특이한 점은 지붕만 목구조를 적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1층 콘크리트, 2층 목구조의 형식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지붕만 하는 사례는 드문 터. 이에 하우스컬처 김호기 소장은 “경사 지붕이라 건식인 목구조가 유리하다 판단했고, 주어진 조건에서 단열, 방수, 시공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했다”며 디테일을 강조했다.
12,14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복도에도 고측창을 내고, 모두가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계단폭을 1,200mm로 넉넉하게 설정했다.
13 세탁실과 욕실을 한데 몰아 동선과 설비 문제를 간편하게 해결했다.
아내가 첼로 연주를 시작하면 거실이 공연장이 될 때, 아이가 놀이방에서 거실을 내려다보며 손을 흔들 때,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문만 열면 바로 산책할 수 있을 때…. 이사 온 지 한 달 남짓인데도 벌써 일상의 변화를 실감한다는 가족의 두근두근 단독주택 라이프는 이제 시작이다.
건축가 김준희, 호윤정 _ 호림건축사사무소
김준희(좌)는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졸업 후 국내 유수의 건축사사무소에서 주거, 전시, 오피스, 문화·상업 시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실무를 쌓은 뒤, 2013년 호림건축사사무소를 공동개소했다. 호윤정(우)은 공공건축가이자 후진 양성, 기술 연구, 건축지 칼럼 게재 등 건축 설계뿐만 아니라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도 관심이 많으며 다수의 실무 경력을 토대로 주거 분야와 인테리어 설계에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세종 고운동 단독주택, 세종 도담동 단독주택, 대전 지족동 상가주택 등이 있다.
044-998-6551 https://blog.naver.com/jlett
취재_ 조성일 | 사진_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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