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선거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결과를 연출하고 막을 내렸다.
여당도 야당도 이긴 자나 진 자나 찍은 사람이나 모두가 잠시 그 결과에 넋을 잃었다.
충격의 참패, 신의 한수, 국민의 회초리 등등 수많은 수식어들이 그 결과를 담아내기는 역부족이다.
지금까지도 이 충격적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우리 사회는 수업중이다.
나는 20대 총선의 결과에 대한 분석은 차치하고 지금 20대 국회가 개원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20대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가장 중차대하고 시급한 일들을 가장 먼저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다차원적인 함수 조합을 한 줄기로 엮는 데는 전문가 집단의 분석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소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표를 행사했던 20대의 표심 하나 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20대 국회는 20대 문제부터 출발하여 정국의 난맥상을 풀어가는 것이 최우선적인 임무 수행이라고 생각한다.
20대 국회는 20대의 절실한 표심으로 결정된 국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대의 적극적인 투표가 오늘의 상황을 연출했다. 연출가가 바뀌면 배우도 스태프도 변신을 해야 한다. 20대가 원하는 연출은 무엇인가?
흔히들 20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취업, 대학등록금, 군대문제, 결혼준비 등등을 꼽는다. 이런 것들을 위해서 정부는 이미 반값등록금, 청년창업, 인턴제도 등등을 도입하고, 대학의 취업율 상승을 위한 구조조정등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효과는 미비했다. 오히려 앞으로의 위기를 이유로 현재의 청년들을 마른 수건 짜듯이 몰아칠 뿐이었다.
분노하라 99%, 광우병 촛불시위 등 때도 청년들이 시위에 참여했지만, 그들은 선거까지 이런 쟁점들을 연계시키지 않았다. 선거와 시위는 별개의 문제라는 시각? 아니면 정부와 부모세대에 대한 신뢰? 아니면 투표할 겨를도 없이 다가오는 취업과 각종 시험의 부담감? 원인이야 다양하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투표를 보류하고 자신들의 급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는 이 방법이 틀렸다는 것을 청년들이 반성하고 실력행사를 한 최초의 사건이다.
20대의 가장 급한 요구는 잃어버린 신뢰에 대한 회복이다. 정부와 부모세대, 또는 가진 자와 화이트칼라등 오피니언 리더등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양두구육, 전근대적 노동문화, 취업과 학문의 풍토 등에 대해서 분명한 싸인을 보낸 것이다. 20대가 바라는 것은 신뢰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세월호 진상규명, 관제데모 동원 의혹, 남북대치상황에서 탈북자들을 이념적으로 이용하는 것, 남북한의 강대강 대치 상황의 지속, 군사비 지출 대비 형편없는 복지와 교육 예산, 일방적인 대학구조조정과 전근대적인 대학 학습 풍토,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1회 뿐인 수능시험 제도, 영재고, 과학고, 자사고, 특목고, 그리고 일반고, 예체능 등으로 이미 규격화된 중등교육, 교사들에 대한 지나친 감독과 경제논리 위주의 교실문화 등등 무너진 가정, 무너진 학교, 무너진 사회에 대하여 20대는 절규한 것이다.
지극히 감상적인 표현이지만, 그래도 나는 20대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투표했다고 판단한다. 잃어버린 10년은 되찾을 수 없는 신뢰에 비하면 오히려 감사한 것이다. 정책과 제도의 개선은 국회의원들이 해야할 당연한 업무이다. 그러나 제도와 정책만 있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20대 국회의원들이 20대의 마음을 얼마나 읽고, 우리들의 문제를 들어주고, 우리들의 아픔을 감싸안아줄 수 있을지에 따라 내년의 대선도 달라질 것이다.
20대 국회의 개원이 누군가에게 희망의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학습효과에 따라 크게 기대할 것이 없는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에서는 작은 소망이 있다.
정말 달라질까? 이번에는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우리 마음을 알까?
일주일 동안 인사 몇 번 하고 표를 사서 4년 국회의원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는 짭잘한 일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불신에서 오는 절망과 분노의 눈초리는 40년 동안 그 이름들을 기억하며 분노하고 또 분노하며 기억할 것이다.
20대 국회여 20대의 마음을 읽으라!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5817422&RIGHT_DEBATE=R1
2030의 ‘선거 반란’
의회권력 교체 이끈 ‘엔포 세대’
20대 투표율 무려 13%p 상승
사전투표가 청년 참여 높여
‘박빙 수도권’ 당락에 영향준 듯
“청년 실업·저임금 대책커녕
노동개악 박근혜 정부에 실망”
20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야당이 선전한 것은 20~30대 젊은이들의 분노가 폭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애, 결혼, 출산 등 당연히 누려야 할 꿈과 희망조차 잃은 ‘엔포 세대’가 ‘헬조선’을 탈출하기 위해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갔다는 것이다.
선거일인 13일 투표 현장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고민과 아픔을 외면하고 있는 정부·여당을 향해 실망감을 쏟아냈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투표장에 나온 한정범(31)씨는 “결혼을 해야 할 나이라 결혼과 출산·육아 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그러나 이번 선거를 보면 정책 경쟁을 하기보다는 자기 사람 심기에만 급급하거나 기득권 유지에만 신경을 쓰지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투표장을 향한 청년들의 발길은 수치로도 잡힌다.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4년 전 19대 총선에 비해 각각 13%포인트, 6%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와 60대 이상의 투표율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19대 총선의 실제 세대별 투표율은 20대 36.2%, 30대 43.3%, 40대 54.1%, 50대 65.1%, 60대 이상 69.9%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20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는 20대 49.4%, 30대 49.5%, 40대 53.4%, 50대 65%, 60대 이상 70.6%로 나타났다. 아직 선관위의 20대 총선 세대별 투표율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19대 때 출구조사를 기준으로 견줘도 2030세대의 투표율 약진 경향은 확인된다.
국회의원 선거로는 이번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12.2%에 이른 것도 젊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의 연령대별 분포를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구 유세하면서 돌아다녀보면 청년층에서 사전투표를 많이 한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투표율이 높을수록 야권에 유리하다는 것은 관외투표 결과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관외투표는 군인, 학생 등이 타지에서 투표하는 것으로 대부분 젊은층에 해당한다. 경기 성남 분당갑의 경우 관외투표에서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는 3259표를 받은 반면 김병관 더민주 후보는 4348표를 얻어 33.4%를 더 득표했다. 그러나 전체 득표 차는 8%가량이어서 큰 차이를 보였다. 122석이 걸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친 점을 고려하면, 20~30대 유권자의 ‘분노투표’로 인한 투표율 상승이 ‘더민주 수도권 압승’의 견인차가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유진(25)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대표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 세월호 사건, 국정교과서 등의 정치·사회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노동개혁 법안, 비정규직 증가 등 청년들을 실망시키는 일들이 많았다”며 “더 이상 참아서는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다들 나서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 게 아니다. 각 대학 총학생회는 물론 청년유니온과 알바노조, 민달팽이유니온 등 청년 단체들이 나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투표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유한 결과다.
젊은이들의 높은 투표율은 30년 가까이 이어져온 정당의 지역구도를 허무는 뜻밖의 성과도 거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으로 여겼던 호남을 잃고도 제1당으로 올라서게 된 데는 기존의 지역구도를 뛰어넘는 세대변수가 주효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지역적 연고와 정서에 얽매여 있지 않은 20~30대가 정책과 이념을 중심으로 판단을 내려줬기 때문에 변화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의겸 고한솔 기자
kyummy@hani.co.kr
표의 방향...
이념의 갈등보다
살갗에 솟는 매서움을
몸소 느낄때,,, 그 표는
예측의 흐름을 거역한다.
어떤 이념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옳다 치더라도,,,
벽에 걸린 액자 속에 글귀가 아닐까.
첫댓글 실지 여론상으로는 2,30대의 분노의 투표에 의한 민심이반이라 하나
5,60대의 보수적 프레임을 유지하기 위한 교묘한 궤변임.
새누리는 베이비부머의 이반으로 인하여 큰 타격을 받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