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가 집에서 가까운 나는 토요일마다 영화를 봅니다.
금요일 밤은 무엇을 보아야 할지를 탐색하는 즐거움으로 채웁니다.
영화에는
동시대의 유행과 기술과 얘기거리...결국은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영화를 통하여 그 문화에 대하여 또는 그 인생의 의미에 대하여
감탄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하고 나름대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요새는 영화도 상영시간이 길어져 두 시간 가량되어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한 두시간 쯤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습니다.
내 영혼이 지겨운 일상과 내 육신을 떠나
전혀 딴 세계를 여행하는 것입니다.
인생은 무엇일까요?
인생은........
시간의 격자속에서 유한하여
"나"라는 자의식과 내 몸이 공존하는 순간 순간의 집적(集積)이며
기억과 생각으로 묘사될 수 밖에 없는 무엇입니다.
어제 저녁 사랑하는 사람과 애간장이 녹는 입맞춤을 했다고 칩시다.
오늘 아침 회상하면 아직 가슴이 벌렁거리지만
다시 재현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억이 있을 뿐입니다.
오늘 본 한편의 영화도 내일이면 기억이 됩니다.
그 입맛춤과 그 감동받은 영화도 이제는 모두 기억입니다.
인생은 그래서 기억이 아닐까요.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 찬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슬픈 기억이 우세하면 불행한 사람이겠죠.
지난 날을 돌아보면 우리는 무언가 끊임없이 활동을 해왔습니다.
잘한 것도 있고 후회스런 것도 있지만
맨날 똑같거나 비슷해서 '그저 그런 시시한' 기억이 더 많습니다.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그러러면 그것을 함으로써 내가 행복해지는 그런 활동을 해야하고
우리가 한 활동을 잘 평가하여 좋은 기억으로 저장되게 해야 합니다.
활동을 하는 것과 평가를 하는 것-
결국은 두 가지가 남는군요.
저에게 영화는 활동의 의미도 있지만
내삶을 평가해주는 지평을 넓혀주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싶습니다.
'가치관' 또는 뜻도 잘 모르는 '철학'이라고 하는
그런 기준을 새롭게 해줍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깨닫게도 해 줍니다.
깨닫고 나서 스스로 대견해하고 마음의 짐을 털어내는 일
그것이 개똥철학의 시작인 것입니다.
깨닫는 기쁨- 철학자가 아닌 나 같은 범부에게도 가능한 것입니다.
"아일랜드"란 영화에서 복제기술의 미래를 같이 상상해보고
"어거스트 러쉬'에서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본래적 음악의천재성에 감탄해보고
"밀양"에서 종교와 세속적인 신념의 충돌을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봅니다.
어느새 내가 세상을 보고 해석하는데 영향을 주고
내인생을 평가하는 데도 보탬이 되었을 것입니다.
나는 왜 한시간 째 이글을 쓰고 있을까요?
이 가페의 운영자들은 또 왜 그렇게 열성적일까요?
행동뒤에는 모두 알게 모르게 바램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모두 행복을 얻기 위해서, 즐거운 기억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하면 안될까요?
사실 즐겁고 재밌고 행복한 기억은 반복적인 행동으로는
안되는 것 같습니다.
셀린디옹의 파워오브러브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지만
맨날 그것만 들어보세요 싫증나지 않을까요?
저는 이제 깨달은 것이
"평소 하지 않던 짓을 하라"입니다.
새롭고 흥미가 쏠리고 하고 싶었으나 못 해본 그 무엇...
그러나 남에게 피해는 주지않고,
아니 남에게도 같은 크기의 기쁨을 줘가면서...
다시 아까 한 질문으로 나는 왜 "너에게 편지를" 카페에서 서성이는 걸까요?
우리 카페의 모든 사람이 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수 있어도 시간이 없는 분도 많고...
진정한 고인(高人)은 점잖게 숨어계실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것은 누군가 음률과 색깔이 맞는
벗을 만나고 싶고 그들에게 제가 여기서 찾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아무 말도 없으면 제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기나 할까요?
김춘수의 시 "꽃"중의 몇귀절이 저의 마음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 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패나시아 씀
첫댓글 영화란것도 실제적인 내 삶은 될수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내 삶을 살아갈때 각도를 조절할수도 있고 또 이루지 못한 어떤 꿈에대한 동경일 뿐이지요... 너무 제 말이 과했다면 미안하구요... 모든것은 때가 있는것 같습니다.. 님께서 말한 서성이고 싶은 때는 서성이는거고.. 물러나야할 때는 물러나는거고... 그냥 내 마음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될것 같습니다.. 전 그렇게 살고 있답니다... 그런 선택에 대해선 내가 한 선택이므로 되도록이면 나 자신에게 부끄러운 결정을 안하려고 이제는 노력할 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서성였던 이곳도 어쩌면 내 기억의 한 귀퉁이에서 나를 아름답게
장식될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말입니다... 그래서 신은 말했지요.. 너희는 비판할 아무런 자격이 없다고... 카페의 수많은 글들을 보면 단 한가지 결론에 도달함을 발견합니다..."사랑" 바로 이 단어지요... 모두가 사랑받고 사랑하기를 원하기에 사람의 숨결이 들리지 않는 제 이차적인언어... 글이라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있는것 같습니다.. 무엇이던지 쓰는 사람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을 주어도 어떤 사람에게는 독이되고 또 다른 사람에겐 득이 됩니다. 지금보다 우리는 더 늙어갈겝니다. 지금이 젊은날의 내 추억이라고 생각할수 있겠끔 글을 쓰신다면 나중에 나이가 들어도 그 추억으로 조금은 즐겁지 않을까요..
절제님의 말씀 다 옳습니다. 사실은 저는 아직 한 번도 인터넷에 글을 써 본 적이 없습니다. 이 글이 님으로하여금 인생이라는 헤비한 주제에 꼬리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였다면 절제님은 이미 저와 유사한 벗이라고 생각 드는 군요. 제글의 요지는 "나도 행복하고 싶다. 그것이 내 힘만으로 안되면 누군가와 함께..." 저는 결연코 글을 쓰거나 편지를 써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못됩니다. 언제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
아~~ 대 서사시를 보는 듯 합니다. 인생이 꼭 위대한 철학같이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그에대한 보상으로 우리는 행복을 추구합니다. 행복한 순간을 원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한다면, 비록 이곳 편지방에 머무는 순간 역시 행복을 느끼는 삶의 한 부분이 아니겠습니까. 존경하는 패나시아님. 이곳 너에게 편지를 카페에 오시는 한, 무조건 행복하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양부근님은 방장이시군요.제가 카페에 가입하고 글 쓰는 것이 처음이라서요.많이 애쓰시고 계신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수 많은 기억들 중 구태어 떠 올리고 싶지 않은것들이 더 많은지도 모르지요.그 기억들 덕분에 자기에 맞는 길들을 찾아 나서는것이겠고, 자기를 좀더 승화 시킬 수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지금 내리는 저 비를 보면서 시시각각으로 보여지고 주어지는 기억의 시간들을 아름답게 두고자 함은 나만이 아닐것 같아요. 좋은 가득 하시길 빕니다.^^
댓글을 남기는데도 용기가 필요하고 수고가 수반됩니다.'아름다운 기억'이 행복이고 행복이 인생의 중요목표라면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는지를 탐구하고 그 '무엇'을 시도하여 보십시다. 감사합니다.
패나시아님 이곳에서 내가 이루고 싶은 것들 꼭 이루시길 바라며,좋은글 감사합니다.행복한 나날되세요 .
제가 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만약에 정모에 가면 패나시아를 아는 척해 주시기 바랍니다.
패나시아님의 글이 또 안올라오네요...기대하고 있는데^^
가을 수채화님, 제가 요새 사업이 너무 바빠서 뜸했습니다. 아니 올때 찾아 주는 이가 정말 벗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