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단 우정......
2년전엔 그랬었다.
적어도 2년전 내게 우정보다 소중한건 존재하지 않았고,
그때까지만 해도 내 인생에서 우정이 가장 크게 자라잡고 있었다.
그래서 황성혜한테 내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던거....
후회하지 않았고, 오히려 잘한짓이라고 스스로도 칭찬하고 있었다.
하지만....2년이 지난 지금도....
항상 마음만 앞섰던 철부지 고등학생이 아닌 대학생이 된 지금도......
아직까지 황성혜를 잊지 못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조금은 의문이 생긴다.
아직도...난 사랑보단 우정일까?
..............................................................................
"헤이~ 서려대 킹카~"
귀에익은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원색계통의 옷을 입은
환하게 웃으며 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황성혜가 눈에 들어왔다. "강의 안 들어가고 거기서 뭐해?"
"황성혜. 강의끝났다.
너 이렇게 강의 빼먹다가 시험 망치면 어떡할려고 그러냐?" 어느새 내 앞에 쪼르르 달려와서는 나를 흘겨보는 황성혜.
항상보고...항상 생각하는거지만....
황성혜의 눈은 참 이쁘다.
눈동자가 새까맣고 흰자는 아주 새하해서 참 깨끗하고 순수해 보이는 눈.
보면 나도 동화되어버리는 느낌이다........
"어차피 그 강의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수업이였어.
수업시간에 자기 마누라얘기만 하고
저번에는 마누라가 사준 옥장판이랑 돌침대 이야기로 한시간을 때웠잖아.
그런 수업 듣는니 내가 혼자 공부하고 말지."
황성혜는 많이 변했다.
행동이며...말투며..옷차림이며....생김새...모두.
솔직히 나와 황성혜가 다니고 있는 이 서려대도 우리나라에서는 일류대학이지만,
난 황성혜가 미국에 있는 하보드대나 영국의 옥스파마드대 같은 세계에서 알아주는 대학에 갈줄 알았다.
하지만....나의 예상과는 달리 황성혜는 나랑 같은 대학 같은과인 서려대 영문과에 입학했다.
황성혜의 말로는 전학가서 공부를 안하고 놀았다고 한다.
그래도 공부를 안해서 이곳에 올 정도면...황성혜는 정말 천재가 아닐까 싶다. "유승아~" 이제 익숙할때도 되었는데 가끔은 당혹스러울때가 있다.
지금 서려대에서 황성혜하면 모르는 남자가 없을 정도로 이쁜 얼굴과 늘씬한 몸매, 쾌할한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2년전 황성혜는 못생기고 소심하고 차분한 아이였다.
그래서 지금처럼 황성혜가 눈을 살짝 치켜뜨며 애교를 부리면...
나도 모르게 옛날 모습과 너무 다른 황성혜의 모습에 당황해 버리고 만다.
"우리 다음 강의 제끼고 어디 좀 가자~"
"어디가 가고싶은데?"
"움하하하!!! 따라오기나하셔~"
황성혜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니 황성혜는 시내나 대학로가 아닌 학생회관으로 날 데려갔다.
학생회관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황성혜. 놀자면서 여기에는 왜 왔냐?"
알수없는 미소를 지으며 가방안에서 서류를 꺼내더니 내게 싸인을 하라고 하는 황성혜.
"이게 뭔데 싸인을 해?"
황성혜는 내 눈을 피하고 다른곳을 쳐다보며 딴청을 부린다.
뭔가 이상한 느낌에 서류를 읽어보니...
-서려대학 도우미 모집- 이라는 제목에 내 사진. 내 프로필등이 서류에 적혀있었다.
"뭐야 이게! 너 설마..."
"유승아~ 그냥 싸인해라~
우리둘이 대학 도우미를 한다면 얼마나 멋지겠냐?
특히 너는 서려대에서 알아주는 킹카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 사진은 어디서 구해가지고 여기다 붙인거야?
또 프로필에 취미가 모델포즈로 사진찍기? 특기는 백만불짜리 미소 날리기??
야!!! 너 날 왕자병으로 아냐?
무슨 내 취미가 모델포즈고 특기는 미소날리기야!" "사진은 광팔이한테서 구했고....
프로필은....그냥......도우미로 뽑힐려고 그렇게 썼지...."
"너 대학 도우미가 어떤일 하는지 알아?"
"몰라...."
> 내 이럴줄 알았다.
아니....변해도 이렇게 변할수 있단 말인가.
예전의 황성혜라면 대학도우미를 한다고 해도
전에 철저한 사전준비를 할것이고, 나에게 미리 물어봤을것이다.
어쩜 이리도 막무가내인지...
"유승아...
우리 대학도우미 하자~
이거하면 장학금도 주고, 대학교 소개하는 잡지에 우리 사진도 실리고, 취직하는데 도움도 된대~응? 하자아~"
.....예전에는......2년전에는.......
황성혜가 내 옆에서 웃어주면 하고 바랬었다.
얘기도 많이 하고, 같이 맛있는것도 먹고, 내 옆에 있어주면 했었다.
하지만......지금은 오히려 황성혜가 내 옆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볼때 괴로울 뿐이다.
강산하에게 양보한게 언제적인데....
황성혜가 내 옆에 있기만해도 그걸 그새 잊어버리고..
난 한 여자를 사랑하고.....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남자로....되어버린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정리하려 하지만....
황성혜를 향한 감정이 우정이 아닌 사랑이라는걸
나 자신이 아는데 친구라는 말로.....이 감정을 숨기고 부정하는거 난.....할수없다.
더 이상 속일수가 없다.
.....내 자신한테도....황성혜한테도.......
"그래...해.
대신....도우미로 뽑히면 내 부탁 하나 들어줘라."
"그건 우리가 뽑힌후에 얘기하고"
"훗, 알았어.
니가 무슨 부탁을 하든간에 내가 다 들어주지!!"
서류에 싸인을 하고 도우미모집 창구에 접수했다.
도우미일은 싫지만
이 도우미일로 황성혜와 같이 있을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을것같은 생각에...
....내 부탁을 황성혜가 들어줄수 있다는 생각에.....
도우미모집 창구에 서류를 접수하는 다른 학생들처럼 뽑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도 접수했다.
회관 밖으로 나오니 4월 봄의 따뜻한 햇살이 내눈을 반밖에 뜨질 못하게한다. "유승아- 우리 강한나 술집 갈까?
자꾸 목구멍에서 맥주가 땡기는데~"
"가긴 가는데....니가 과연 이 대낮부터 강한나 술집 사장이 너한테 맥주를 줄지 모르겠다." 성혜의 종알종알 수다에 간간히 고개를 끄덕여주며 학교에서 나오고
우리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서부영화에서나 볼수있는
강한나 간판이 크게 걸려있는 술집안으로 들어갔다.
낮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술집에는 손님이 북적거렸다. 다 이유가 있다.
"어쩜 저렇게 잘생겼니~~~
돈많고, 키크고, 스타일 좋고,
완전 킹카야, 킹카!"
"킹카면 뭐하냐.
애인이 있는데."
"애인?
이쁘대? 어디 대학다닌대? 몸매는?"
몸매는 어느정도 되지만 얼굴은 이빨 빠진 다람쥐같은 외모의 여자와
오이껍질같은 피부를 가진 여자가 이 술집 사장을 넋이 빠진얼굴로 보면서 수다를 떤다.
여자들이 맥주가 밥이다에 오는 이유는 이 술집의 사장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튈수밖에 없는 하얀피부에 검은색머리카락.
가끔 여자친구가 열받게 할때마다 오른쪽 눈매가 올라가는 것만 빼고는 기쁘든 화나든 표정에 변화가 없으며 특유의 건방진 말투.
겉모습으론 사람들은 무섭다고, 차갑다고 하지만
알고보면 한 여자밖에 사랑할줄 모르고, 그 여자....황성혜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수있는 남자.
그리고 나의 제일 소중한 친구....
2년전 그날이 생각난다.
황성혜가 캣츠아이라는게 드러났고 강산하의 병실에서 술 파티를 벌였던 다음날.
황성혜 몰래 퇴원하고 친구인 나와도 상의 한마디없이 전학수속을 밟던 그날.
"황성혜가 전학간다고 너까지 간다는거냐?"
"그래..."
강산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다시 생각해.
그거 잘못된거야.
황성혜가 멀리 유학을 가는것도 아니고
2년만 잠시 떨어져 있는거잖아.
너 2년도 못 기다리겠어?" "2년........
황성게 하루라도 못보는 그 시간이 백년처럼 느껴지는데 2년을 참으라고..." "......." "나....걔 없으면 숨도 못쉰다.
.....................
............니가 맹구 흉내내도 못 웃는다.......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생각도 못해........."
"........." "황성게...내 옆에 없으면 나 아무것도 못해.
.............걔 없으면..............
...........................
..............................나도 없다." "그 정도냐? 황성혜 전학가는거 따라갈 정도로 너한테 황성혜...중요한 존재냐...." "전학가는거 황성게 따라가는거 아니야.
........................
..................................
.......내가 살려고 가는거야."
"........"
"황성게가 없으면 나도 없으니까.
황성게가 내 옆에 없으면......난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리니까.
싸움도 못하고, 생각도 할수없는.....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리니까."
첫댓글 이거 범생이가 안경을 벗으면에 이은건가요?? 어쩐지 첨엔 오래전에 본거라 설마 하고 생각했는데 성혜이름을 또 낼리는 없고 해서 보다보니 캣츠아이 하니깐 맞는것 같은데 이야기도 똑같고 3근대 이거 유승이 번외에요?? 글구 이것도 책으로 나가나요??
첫댓글 이거 범생이가 안경을 벗으면에 이은건가요?? 어쩐지 첨엔 오래전에 본거라 설마 하고 생각했는데 성혜이름을 또 낼리는 없고 해서 보다보니 캣츠아이 하니깐 맞는것 같은데 이야기도 똑같고 3근대 이거 유승이 번외에요?? 글구 이것도 책으로 나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