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임대료 등 동반 상승
9년 내 시장 31% 축소 전망
윤예원 기자(조선비즈)
입력 2026.08.14. 00:32업데이트 2026.08.14.
일본 직장인들의 피로를 씻어주던 밤문화의 상징 ‘이자카야’가 역사상 최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식재료와 임대료가 치솟는 가운데, 회식을 2·3차까지 이어가지 않는 음주 문화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영세업체부터 무너지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음식점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신용조사업체 도쿄상공리서치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이자카야 파산 건수는 118건으로, 통계를 작성한 1989년 이후 1~6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파산 업체의 90% 이상은 직원 10명 미만의 영세 상가였다.
이자카야를 옥죄는 가장 큰 원인은 ‘비용 인플레이션’이다. 물가는 오르지만 손님 이탈을 우려해 가격에 선뜻 반영하지 못하는 가격 전가력 부족이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정부 정책과 소비 습관의 변화도 악재다. 일본 정부가 내년 4월부터 2년간 식료품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낮추기로 하면서, 외식 대신 마트에서 안주를 사 집에서 술을 마시는 ‘혼술·집술’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외식 시장의 주도권 역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후지경제그룹에 따르면 이자카야·화로구이 시장은 2035년까지 2019년 대비 31% 줄어든 1조1000억엔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햄버거·회전초밥 등 패스트푸드 시장은 58% 성장해 5조1000억엔 규모로 팽창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역세권·저가·음료 무제한’을 내세우던 기존 생존 공식은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미와 다이스케 외식산업 애널리스트는 “수요의 형태가 변화한 것”이라며 “특색 있는 지역 사케나 독창적인 메뉴 등 확실한 경험을 제공하는 가게만 살아남는 차별화 시대가 열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