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모 주교의 명상 칼럼] 열등감의 여러 얼굴들
순기능적인가 vs 역기능적인가?
심리학자 아들러는 열등감이 인간이 행하는 모든 행동의 동기와 노력의 기초를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셔터스톡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으로부터 현대 심리치료의 체계가 세워졌지만, 프로이드 이후 프로이드의 생물학적이고 결정론적 입장에 이의를 제기한 소위 신(新) 프로이드 학파가 등장했는데, 아들러(Alfred Adler)라는 심리학자는 그 중에 한 사람이다.
아들러는 열등감이 인간이 행하는 모든 행동의 동기와 노력의 기초를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나의 경험에 의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에게 있는 보편적이고 강력한 콤플렉스 중에 하나는 열등감이다.
열등감은 순기능과 역기능의 양면성을 다 가지고 있다.
아들러는 열등감이 모든 인간의 동기와 노력의 기초를 형성한다고 말하면서, 이 열등감이 우월을 추구하게 되고 성격의 강점과 기술을 발달시키게 하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우월성을 추구하면서, 어떤 사람들은 학문과 지성을, 또 어떤 사람들은 예술적 재능을,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은 운동 등을 발달시킨다.
나는 아들러의 주장에 동의한다. 열등감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그 열등감 때문에 삶의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여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면, 이것은 열등감이 가지는 순기능이다.
문제는 열등감의 역기능이다. 열등감에 너무 집착하여 자존감이 심하게 위축되고, 자신감이 마비되면 어떤 일에 도전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다. 이런 사람은 인생에서 성취감의 즐거움을 경험하기 어렵다.
그는 무의식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늘 다음과 같은 말들을 내뱉곤 한다.
“나는 할 수 없어, 나는 무능하고 못난 인간이야”
이런 생각을 무의식 속에 심어놓은 사람은 열등감이라는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어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다른 사람 앞에서 늘 전전긍긍하고 쩔쩔매게 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열등감이 강한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강한 자존심을 보이기도 한다.
쓸데없는 고집이 세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더불어 지내기가 참으로 불편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한 집단의 리더가 되면 그 집단 전체가 불편하고 힘들어진다.
열등감이 강한 사람 중에 또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반항적이고 도전적이 되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기주장이 확실하고 매우 강한 성격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내면에 열등감이 너무 강하여 그에 대한 반작용의 표출이기도 한 것이다.
당신의 열등감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라. 당신의 열등감은 순기능적으로 작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역기능적으로 작용하고 있는가?
열등감과 우월감의 역동성은 우리 생애 전반에 걸쳐 중요한 힘으로 존재한다. 이 역동이 당신의 현재의 생활에 어떻게 반영되어 나타나는지 살펴보라.
만일 당신의 열등감이 역기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 보다 높은 자아로 돌아가 보다 높은 자아의 정체성으로 열등감을 조정해보라.
명상은 열등감의 역기능으로부터 순기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다.
명상의 중요한 효과 중에 하나는, 명상은 변화(transformation)를 위한 좋은 도구라는 것이다.
글 | 윤종모 주교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