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염증 관리- 암 자체가 염증덩어리
암 치료에서는 단계마다 염증, 미세 염증을 관리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몇 년 전에 젊은 두경부암 환자분이 진단받자마자 고용량 비타민C 치료를 위해 오셨었는데, 혈액검사에서 염증수치가 너무 높았습니다. 이 환자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40대로 젊었고, 몸 안이 염증 덩어리나 마찬가지로 염증수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입니다 (hs CRP가 20mg/l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염증 먼저 잡고 대학병원 치료하셔야 한다고 했는데, 환자분이 전신에 여러 군데 전이가 있으셔서 겁이 나셔서일 수도 있고 대학병원에서 면역 관문 억제제 치료가 가능하다는 말에 희망을 갖고 그곳 치료에 집중하시겠다고 하고 가셨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항암면역세포도 온 혈관과 장기가 염증일 때는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암치료 단계마다 염증, 미세염증 치료를 해야한다
감염 때문에 염증수치가 높은 게 아니라 암 때문에 염증 수치가 많이 올라가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대학병원 치료 들어가기 전에 항염 식단이나 물 단식 등으로 몸 안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대학 병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한두 주 만이라도 이런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염증 수치가 실제로 많이 높은 암 환자분들은, 항암 치료나 어떤 치료든지 잘 듣지 않습니다. 당뇨인 환자분들이 몸 안에 염증이 많고, 혈액의 당 수치 때문에 수술을 해도 상처가 잘 아물지 않듯이 염증이 온몸에 있을 때는 항암제를 사용해도 암세포로 항암제가 잘 파고 들어가지 못합니다. 면역 관문 억제제를 사용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염증이라는 것 자체가 면역 반응입니다. 온몸에 면역 과반응이 들떠 있을 때는 제대로 된 항암 면역이 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환자분들은 마음이 다급하기 때문에 얼른 대학병원에 가서 어떤 항암이든 시작하고자 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다발성 전이암의 경우 대학병원에서도 시급하게 항암 치료를 하자고 하기도 하는데, 한 두주 미룬다고 치료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항염 치료가 이후에 항암을 하는데 항암제가 잘 듣기 위해 더욱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항암 치료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항암 치료는 꼭 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전략을 잘 세워야 합니다. 몸에 불이 나 있으면 불을 끄고 치료에 들어가야 합니다. 염증은 몸에 불이 난 것과 비슷합니다.
이와는 달리 보통 국소 암 진단을 받은 분들은 혈액 검사상 염증 수치가 정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끔 올라가는 분들은 국소적인 치과 치료를 받았다거나 조직 검사를 받았다거나 할 때 올라갑니다. 그럼 1기나 2기 3기의 암 진단을 받은 분들은 염증이 없는 상태인가? 아닙니다.
국소 부위도 수술로 떼어내기 전까지는 염증 덩어리가 내 몸에 있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왜냐면 실제로 암 수술로 암 덩이를 우리 눈으로 보면 정말 고름 덩어리처럼 이상한 모양의 염증 덩어리입니다. 그러니까 암은 사실 염증 덩어리입니다. 그래서 수술을 할 수만 있다면 꼭 해야 하고 항암으로 눈 녹듯 없앨 수 있는 치료가 있다면 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우리가 칼에 찔리거나 상처가 생겨서 염증이 심할 때 내버려 두면 안 되고 유일한 치료는 외과적으로 그 부위를 깨끗하게 도려내고 상처가 아물게 하는 것입니다. 암 자체가 염증의 근원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염증 관리를 하면 암 덩이 주변의 염증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항암제도 더 잘 듣고, 수술을 할 때도 주변 염증이 적어야 완전 절제가 용이해집니다.
수술 후에는 어떠할까요? 수술 후에는 어딘가 염증이 생기면 그곳은 휴면상태의 암세포가 다시 살아 날 수 있는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암 환자분들이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암 완치 5년 넘어서까지 병원에서 하는 일 말고 내가 스스로 해야 할 일은 염증 관리입니다.
[출처] 암 염증 관리- 암 자체가 염증덩어리|작성자 김자영 암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