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좋은 질문 들어봅니다!
제가 간질환환자를 진료한 지도 20년에 한두해 빠질 정도로 오래되었습니다만 요즘같이 제픽스에서부터 곧 출시될 비리아드(테노포비어)까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써만 간염을 치료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매체와 심지어 간학회에서 강연내용도 제픽스/ 레보비르/ 바라클루드/ 헵세라/의 치료내용 빼면 없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거던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의 사용 목적은 간에서 복제되어 혈액으로 나온 B형 간염 바이러스중 전염력을 가진 진짜 알맹이 바이러스, 일명 "대인 파티클"(Dane particle)이 전신 순환 혈액내에서 천문학적으로 복제되는 것을 강력히 억제함으로써 치료전 너무 많은 바이러스로 인해 죽어 지내던 환자의 세포성 면역력(CMI)을 되살리는데에 있습니다.
***참고 : 혈액내의 "대인 파티클"은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제일 안에 있고 그 바깥에 핵항원(e항원 + C항원)이 compack하게 둘 러 싸고 있고 또 그 바깥에 표면항원(S항원)이 둘러싸고 있는 것을 말하는데 이런 구조를 가져야만 바이러스로서 제 기능을 가집니다. 하지만 혈액내에는 대인 파티클보다 몇배의 껍데기 B형 간염 바이러스(S항원만 있고 나머지는 없는 것들)가 존재합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평소에 약해서 죽어 있는 것처럼 되어 있는 이유는 쓸데 없는 쭉쟁이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많아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없앨려고 해도 대인 파티클을 없애는 것보다 쭉쟁이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없애는데 너무 많은 힘을 쓴 것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어떤 약이던 내성이 문제가 됩니다. 즉 간염치료에 1-2년안에 모두 끝낼 수 있는 환자는 드뭅니다. 그런데 그 이상의 기간을 복용하다보면 약제의 내성이 문제가 되고 약제의 내성이 오면 간염이 악화될 수가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개의 약을 같이 쓰는 병용요법으로써 약제의 내성을 줄여 보자고 하지만 이것 또한 경제적인 부담이 되구요...
그러면 인터페론의 현주소는 어떤가 하면요....일단 의사들이 인터페론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터페론은 심사 평가원에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보다 비싸다 보니 쓰는데에 있어 제재가 심하고 인터페론을 쓰면 요구하는 서류가 무척 많습니다. 또 잘못해서 정해진 기간 이상을 쓰면 쓴 주사값은 고스란히 처방을 한 의사가 개인 돈을 내야 합니다( 저도 그래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주사라는 불편함, 경제적인 부담, 머리칼이 빠지는 가벼운 부작용에서 부터 우울증과 같은 심한 부작용이 있어 환자들도 기피하고픈 약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럽간학회에서도 간염 환자에게 1차 약으로 규정한 것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약제중에 제픽스/ 바라클루드/ 헵세라도 아니고 테노포비어/ 바라클루드/ 그리고 인터페론 그 중에 페그 인터페론 주사가 1차 치료제로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느냐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점점 항바이러스 효과가 강하고 내성이 적은 약들이 1차약으로 자꾸 변해 가지만 인터페론은 똑같이 간염치료의 초치료로서 부동의 자리를 계속 지켜가고 있을만큼 그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무엇인가가 무엇일까요?
인터페론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처럼 강력한 항바이러스제의 일종입니다. 그외에 인터페론은 면역조절제 즉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고 직접 죽입니다. 그래서 인터페론을 쓰서 반응이 좋은 환자는 주사를 끊어도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경구용 치료제보다는 월등히 낮은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항섬유작용이 강해서 조직소견도 개선되구요....그래서 인터페론에 반응이 잘 되리라 생각되는 대상자 즉 젊고 , 여자이고, 마른 체형, 치료전 B형 간염 바이러스양이 적고, 간염수치가 정상보다 3-5배 이상되면 되도록 인터페론으로 먼저 치료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저희 병원은 꼭 이렇게 치료합니다. 또 제 경험으로 보면 인터페론 치료 후 e항원이 소실되지 않고 간염 바이러스가 지속되는 예(쉽게 말해서 인터페론에 실패한 환자) 에 있어서도 이때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연결해서 쓰면 처음부터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써 치료한 환자군보다 월등히 치료효과가 우수합니다.
결론적으로 질문하신 내용에서 보면 헵세라 + 제픽스와 같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면역력과 관계가 없이 바이러스 복제만 억제하는 약이므로 e항원의 소실율이 낮고 인터페론은 면역력을 높히는 약으므로 e항원의 소실율이 높을 것이다 ! 라고 생각 하신 것 같은데 앞에서 설명한 것 처럼 경구용도 치료목적은 결국 세포성 면역력을 되살리는 것에 있고 인터페론도 항바이러스작용과 함께 직접 감염된 간세포를 찾아가면서 간세포안에 있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작용을 가지므로 둘 다 면역력을 높히는데 목표가 있다라는 것을 이제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요즘 간을 진료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인터페론에 반응이 좋으리라 생각되는 환자에게조차 처음부터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써 초치료 하는 것을 볼 때는 참 안타깝기가 그지 없습니다.
대치동 우리들 내과 안 수열 배상
첫댓글 이러한 내용이 선생님책 간편한 세상에서 본 듯 합니다.. 역시 인터페론으로 1차치료를 하는게 원칙이군요..
그런데 전문가분들도 이런걸 모르시고,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초치료를 하니, 모르는 환자야 어쩔수 없지요...
좋은내용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간편한 세상 책 구해서 읽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