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들 있을진 모르겠지만..
전 28사단 81 GOP 연대 연대본부에 있었습니당...
임진강이 우리부대 앞으로 흐르고 지역은 연천이지요...
얼마전에 카페 모꼬지 갔던곳 울 부대에서 승용차로 한이십여분 거릴겁니다 아마..
암튼 연대본부 작전과 작전병으로 군생활을 했는데...
아시는 분들은 작전병이 뭔지 아시겠지만 뭐 행정병이져 머...^^
사실 군대있을때는차라리 일반 보병으로 하고 싶다..
여기가 더 힘들다..그런맘도 있었는데..
제대하고 나니 다른 보병이나 포병등 몸이 힘들게 고생하셨던 분들한테 약간 미안하기두 하구...쩝..
그래도 한가지 말하자면...행정병도 힘듭니다..히히
작전병이라 제대하기 하루전까지 업무 볼거 다보구...
매일 일과시간 업무에 야간엔 야간업무...
하루에 네시간만 재워주면 뭐든 다한다 이런맘으로 살았는데...
지금 제대하구 7개월 지났는데 아직두 하루에 다섯시간 이상 자기 힘듭니당..^^
참모부에 있다보니까 휴일도 없구..
일요일날 다른 소대나 중대랑 축구시합하려구 해도 한팀이 안나와서 다른 소대 합쳐서 하구...
어떤날은 농구팀도 못 만들죠
아....본론!!!
때는 저희 연대가 RCT(연대 전술훈련 평가..라 하죠) 뛸때였는데...
(전 일병때 한번 병장때 한번... 이렇게 두번 했습니다..저주받은 군번)
그니까 일병짬밥먹구 뛸때였습니다...(일병도 짬이냐..??? ㅋㅋㅋ)
보통 5일 뛰지않습니까?? 마지막날 5일째..
훈련 끝나구 연대지휘소에서.... 사후강평을 할땐데(훈련 평가하는거에요)
왠일인지 연대장(대령)하고 사단장(투스타)은 물론이구 군단장(쓰리스타)까지 와있었습니다...
원래 연대급 훈련은 군단에서 통제하거든요^^
전 그때 지휘소 정면 상황판 뒤에 안보이게 앉아있었는데..
(보통 연대급 지휘소 보면 상황판 네다섯개 세워 놓지 않습니까??그중에 가운데꺼 말구 끝에서 두번째 상황판 뒤였습니다)
그게 문제였습니다....
군단장한테 우리 연대장이 훈련내용 브리핑하고 있었던거 같은데...
제가 거기서 앉아있다보니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겁니다..
왜냐면 훈련 5일동안 다합쳐서 한 다섯시간 정도 잤나...거의 못잤죠
거기다가 일병이면 얼마나 졸릴땝니까...서럽구..^^
꾸벅꾸벅 졸다보니...몸도 꾸벅꾸벅대구...
그러다가 앞으로 몸이 쏠리는데...
비몽사몽간에 안 넘어질라구 앞의 상황판을 손으로 짚었지요..
상황판 세워놓은게 힘이 있습니까...
그 순간 상황판이 앞으로 꽈당 소리를 내면서 저는 넘어지구...
난 넘어진 상황판 다리 붙잡고 엎어져 있었지요....
순간 흐르는 정막....
고개를 슬그머니 드니...군단장(쓰리스타) 사단장(투스타) 연대장(대령) 얼굴이 보이구(아무 표정없더군요)
그옆에 작전과장(소령)...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 숙이고..
작전장교(대위)....혼자 뒤에서 눈 똥그랗게 뜨구 작전병(그러니까 대한민국 육군 장효제일병이랍니다..) 열라 째려보구...
그 외에 군단에서 나온 스타 한명...사단에서 나온 대령급들 2-3명...
중령들은 뭐 여기저기서 온사람 다합치면 6-7명 정도였던거 같은데...
소령급이나 위관급 장교들은 울 부대사람들 아니면 자리 없어서 들어오지도 못했었져....
암튼 모두가...한 6-7초간 아무도 움직이지도 않구 말도 못하구..날 아는 사람들은 고개 숙이거나 고개돌리고..
모르는 사람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구...
아 우리 본부중대 중대장 한명 소리없이 웃고 있더군요...ㅋㅋ
어쨋든 내가 저지른 일 정리는 해야하기에...
전 슬그머니 일어나서 상황판 다시 세우고 쓰러진거 다 올려놓구
고개 한번 숙여주고...(군인은 원래 고개 숙이면 안되잖아요..차라리 경례를 할걸 태!풍! 하구....ㅋㅋㅋ..아마 학교 다닐때 선생님한테 앞으로 나가서 몇대 맞고 들어갈때 인사하는 기분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조용히 지휘소 밖으로 나왔습니다..
지휘소 뒤로 가서 하늘을 보며 담배를 피는데...
어무니 얼굴도 생각나구...여자친구 얼굴도 생각나구...
친구들 얼굴들...카페사람들 얼굴도 생각났었습니다..
암튼 아는 모든 사람들 얼굴 다 스쳐가더군요
그러면서 관연 이건 며칠짜릴까 고민두 하고...
ㅋㅋㅋㅋ
오 역시 여기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인지...
라면천당 불신지옥인지....
기적이 일어났슴다....
따지고 보면 영창을 15일 가라해도 별수 없는건데...
워낙 사건이 커서 그런지 모두가 조용하더군요...
작전장교만...한 일주일뒤에 "너 땜에 연대장까지 긴장했다" 한마디하구..
결국 다들 사건 저지른 난 생각안하구 아마 모두가 군단장이나 사단장 눈치만 보면서 긴장했던거 같습니다..
결국 난 무사히 넘어갔죠..
지휘소에 있던 고참들은..다행히 인사군수정보과쪽은 없었구 작전과쪽만 있어서 모두 이해해주고
아니 고소해하더군요...
ㅋㅋㅋ
아...그래도 군생활 힘들고 X같던건 사실인데...
그때 같이 옆에서 고생한 전우들은 그립네요...
좀 더 잘해주고 나두 더 잘할수 있었을텐데 하는 맘도 들구...
보고싶네요 그때 울 소대사람들...
그냥 밤이라 감정이 ㅋㅋㅋㅋ
암튼 지나간 군대생각이 나네요..
다음번엔 말년때 내 화장실 옆칸에서 자살시도한 애 이야기 올리지요..^^
행복하세요.^^
덧붙이기)
군대 안가신분들은 상황판이라는게 뭔지 잘 모를거같아서..
야전에서 지휘소에서 사용하는 겁니다...
보통 크기는 가슴 정도 높이에서 한 2미터정도 되는것까지 크기는 다양하고....
철골로 대를 세우고 그 대위에다가 필요한 상황판을 올려놓는거죠...
제가 쓰러뜨린건 약 180쎈티정도 키에 좌우로는 1미터정도 되는 비교적 큰 상황판이었습니다...이상..^^
끝으로 하나만 더 붙이기)
월드컵이 1주년 입니다...^^
미선이 효순이 사건도 1주년 추모 촛불시위 많이 하네요...
흠..근데 아무도 서해교전 이야기는 안하네요...
그 일도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큰 사건이었던거 같은데....
북한이랑 싸워서 그런건가.....민감한 문제인가요....
쩝.....
내생각엔 사람의 일이 아니라 군바리들의 일이라서 그런거 같당...
첫댓글 와아~ 28div???? 전도 28사단 나왔어요. 사령부 인사처에서 근무했는데...반갑네요!
아..햇새벽님두 태풍부대 나왔군요.. 전우님들 보니 반갑네요 ㅎㅎ.. 태뿡~~
그 명언.....며칠전에 우리 동아리 02학번녀석 입대하는데 건강하게만 돌아오라고 전화할때도 써먹었지....넌 그거 민호형한테 들었지?ㅋㅋ 잘 다녀와서 다시한번 정말 다행이다......조만간 얼굴좀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