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다른 분들은 짜장면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이 있으실겁니다.
저는 짜장면보다는 팥죽에 대한 기억이 더 생생합니다.
GOD의 "어머님께"라는 노래의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구절도
저는 어머님과 함께 손잡고 다니면서 먹었던 팥죽을 떠올렸답니다.
며칠 전 부모님이 계신 광주에 내려갔다가 집에 들리기도 전에 달려간 곳이 이 곳입니다.
어릴적에는 허름한 시장이였는데 주변이 다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 되어버렸고
그나마 현대식 시장이 조금 남아 있어서 이 곳이 시장이였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옛 기억을 더듬어 찾아보니 그 자리를 아직 그대로 지키고 있었네요~
"가나안 분식".... 이 곳의 간판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동네 사람들 모두 시장 팥죽집하면 다 통하는 집이였으니깐요~
혹시 찾아가시는 분들은 네비게이션 찍어보시구요~
하지만 아마 안 나올 가능성이 99%입니다.
그러면 운암동 성당을 찾아가시고 그 뒤에 시장이 있으니 그 쪽에서 여쭤보세요~
아니면 아래 지도 참조하시기를.....

내부를 보니 예전 그 집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많이 허름하지만 예전에는 정말 무너져내리는 건물이였거든요~
하지만 아주머니를 보니 그 분이 맞습니다~
몇 달 전에 건물 내부를 조금 고치셨다고....
저녁 9시가 되어가는 시간이라 다행히 사람이 없습니다.
원래 일찍 닫는데 다행히 그 날 모임이 있어서 늦게까지 열어놓으셨다고.....
그 모임 하셨던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꾸벅~~

제 블로그에 몇 번 오셨던 분이라면 이 쯤에서 나와야 될 샷을 짐작하시겠죠?
메뉴판 사진.....
아무리 찾아봐도 메뉴판 따위는 없습니다.
메뉴는 동지죽, 팥 칼국수, 해물칼국수 3가지 종류입니다.
가격은 동지죽은 5,000원, 칼국수는 3,500원입니다. (아마도... 제 기억에..)
주문을 하면 잘 숙성된 반죽에서 한 조각 떼어냅니다.
주문할 때 "많이요~"하면 진짜 많이 주십니다~!!
수도권에서 "네~!" 하면서 똑같이 주는 것과는 정말 다릅니다.

그리고 이 기계에서 바로 면을 뽑습니다.

반찬은 딱 3가지입니다.
동치미, 익은 배추김치, 익은 열무김치......

동치미... 어렸을적 할머니께서 장독에서 꺼내주시던 시원하면서도 새콤한 그 맛입니다.
사이다 섞은 그런 달달~ 밋밋한 맛이 절대 아닙니다.

새콤한 열무김치... 아....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습니다.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 칼국수와 찰떡궁합입니다.

팥칼국수 1인분, 동지죽 1인분을 시켰더니 이렇게 두그릇을 내주십니다.
따로따로 먹는 것 보다 이렇게 섞어 먹으면 더 맛있다면서요....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라는데 주는대로 먹어야죠~
그런데 먹어보니 섞어서 먹으니 진짜 더 맛있습니다.
그리고 절반 정도 먹었더니 조금 남았다고 다시 한 그릇 가득 채워주십니다.

수도권에서 보던 그런 팥죽들과는 맛과 양 모두 비교 자체를 거부합니다~!
잘 숙성된 면발과 진한 국물...
그리고 짬뽕그릇을 가득 채워주시는 훈훈한 인심까지...

이쯤에서 빠질 수 없는 샷~
한 번 드셔보셔야죠~!!

쫀득쫀득한 새알도 아주 좋습니다~!

일반 식당에서 주르르 물처럼 흘러내리는 그런 농도가 아닙니다.

숟가락을 긁어보면 이렇게 흔적을 남길 정도입니다.

이런 곳은 빈그릇 100개 샷 정도 나와줘야하는데.....
빈그릇 하나만 찍어서 올려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여행후 약한 곳부터 올리려고 했는데 괜히 기대를 하실까봐 랜덤으로 올려야겠습니다~

시장의 허름한 식당이지만 소위 잘 나가신다는 분들이 양복입고 와서 줄서서 드시는 곳이랍니다.
제가 초등학생때부터 다니던 곳이지만 그 맛이 그대로입니다.
깔끔한 곳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아무래도 시장구석에 있는 허름한 곳이라 싫어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맛을 보시면 판단은 다시 하시게 될 겁니다.
예전 그 맛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너무 감사한 곳~!!
운암동 낙천대뒤 운암시장 구석에 있는 유명한 팥죽집
"가나안 분식"
첫댓글 세월은 흘러도 전통의 맛을 이어주는 바로 그런 집이군요
입맛이 당깁니다
여행 다녀오셨어요?? 2월 8일 전에 한번 뵈었으면 좋겠는데요...
그 에는 전 일 없네요~
수십년은 됐을법한 제면기에서 뿜어져나오는 위용이 대단하네요. 투박한 검정고무벨트 때문에 그런지 오래됐지만 힘이 넘쳐보이는 기관차를 연상하게 합니다. 팥칼국수는 참 먹어보고 싶은 메뉴입니다. 먹어는 봤지만 안 먹는게 좋을 뻔 했던 그런 집들에서만 먹어봤기에 저 집이 광주에 있다는 것이 참 아쉽네요. 그리고 궁금한 것 한 가지...아무리 생각해도 칼국수에는 저 집처럼 익은 김치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왜 요즘 소위 이름만 유명한 집들은 겉절이를 내놓는걸까요? 개인취향일까요?
그렇죠~ 수도권쪽에서는 다들 겉저리를 내놓지만 묵은지만 못하죠~!!
가까운데 있으면 정말 자주 다닐텐데...
광주 다녀올 일있으면 한번씩 들리는 곳입니다~
감사합니다.
시골이 전남 광양이라 방학때 내려가서 장날되면 할머니께서 꼭 겨울방학엔 팥칼국수를.여름방학엔 콩물에 우뭇가사리 채썰어놓은것을 사주셨는데..시장 구석에서 허름한 포장친곳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둘러않아서 설탕을 듬뿍 뿌려 먹었지요..ㅎㅎ 국물이 찐해보이네요..아 먹고파라~~
이곳은 예전에 제가 어렸을 적 그런 분위기에서 팔던 곳입니다.
아직까지 그 곳에서 같은 맛의 음식을 만나볼수 있는게 어찌나 행복한지.....
정말 진한 국물의 팥죽입니다~!!
또 침이 넘어가네요~!!
맛나겠네요..
네~~ 정말 맛있는 팥칼국수입니다~
다만 멀리 있다는 게 제일 큰 문제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