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는 점점 말라 비틀어 졌다 그들은 그가 도착하자마자 고막부터 찢어 버렸다. 그는 아무 것도 들을 수가 없었다 물론 생각할 수도 말할 수도 없었다 그것을 안경을 쓰고 되도록 보고도 못 본척 하라고 말을 함부로 해서든 안된다고 부드럽게 찔러 말했다 그는 멍텅구리가 되었다 그저 먹고 자고 시키는 대로 하면 되었다 텔레비전에서 날마다 현란한 광고가 쏟아져 나왔지만 사람마다 많은 사람들이 노점으로 술집으로 혹은 문래동이나 양평동 구로공단 쪽으로 몰려 갔다 텔레비전의 세계는 그들의 세계가 아니었다 곳곳에서 길이 막혔다 역광장에서는 오뎅에다 김밥 소주 몇 잔으로 허기를 달랜 막일꾼들이 머지않아 구두 밑창을 갈아야만 되겠다고 말했다 급히 만나 쉽게 헤어지고 오랫동안 기다리는 아픔도 있었다 드디어 사내는 떠나기로 작정했다 아무도 전송하지 않았다 밤 11시 45분, 텔레비전보다 못한 몇 명의 사내들이 개찰구 근처를 서성거리고 짙은 향수 냄새를 풍기며 또 몇 명의 여자들이 그들을 잡아 끌었다 포장마차가 불을 끄고 휴지가 마구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