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해도 자세히는 안 보임. 다음은 크고 선명한 이미지를 왜 인정하지 않는가?]
지난 일요일, 자전거를 7시간쯤 탔다. 달린 거리는 90km. 참 대단한 것은 밥을 굶고 탔다는 것... (아라뱃길은 주변에 가게도 없고 식당도 없고... 무엇인가를 먹을 데가 전혀 없어서 결국 돌아오다 인천에 들러 과자와 음료수를 사먹었다)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우연히 경인아라뱃길을 가봤다.
그런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지도 잘 몰랐는데 경인아라뱃길을 보는 순간 국토에 남긴 뚜렷한 흔적에 입이 쩍 벌어졌다. 자연적으로 구불구불한 강과 달리 일직선으로 (일직선이나 직각은 사람만이 남길 수 있는 인공의 흔적) 쭉 뻗어 끝이 보이지 않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보며 "아, 돈 좀 썼겠구나!" 싶었다.
실용성이 있든 없든, 제 멋대로 세금을 낭비했든 말았든... 당장은 욕을 먹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오래도록 명물이 되고 구경거리가 되겠구나...
만리장성이 그렇고, 아방궁과 자금성이 그렇고, 타지마할이 그렇고, 앙코르와트가 그렇고, 유럽의 어느 성들이 그렇고... 그걸 만들 당시에는 폭정에, 독재에, 혈세 낭비에... 국민들은 수없이 죽어나갔겠지만 시간이 꽤 흘러간 뒤에는 그게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역사적 명물이 되고 관광지가 되고...
혹시, 인간이 만든 역사적인 명물들은 모두 광기와 독재와 독선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 번지점프, 또는 자살의 명소가 될 것 같은, 김포와 인천을 연결하는 높디 높은 아라뱃길 다리 위에서 푸른 하늘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클릭하면 큰 사진 -물 속에서 알몸으로 헤엄치는 인어도 보임]
[아라뱃길 인천 서해 갑문]
그러고보니, 나는 혼자 노는데 왜 이렇게 익숙한지 모르겠다...
추운 설산에서 스키도 혼자 타고, 자전거도 혼자 타고, 영화도 혼자 보고, 글도 혼자 쓰고...
첫댓글 지난 일요일에 올림픽공원에서는 송파 어쩌고 하는 대규모 행사가 있었는데요, 부스 곳곳에 저거 선전하는 사진과 광고들 땜에 솔직히 불쾌하더라구요. 애들 잔치면 애들 놀게 만들어주지, 웬 스마일 MB사진마저 곳곳에...
허걱...뭐 저렇게 곧게 뻗어있는건가요....물길이...어쩐지 좀 무서운 느낌이...
이렇게 보니, 내가 자전거를 타고 움직인 GPS 기록이 한반도 남한 지도와 비슷한데요. 정확도가 고구려 말에 그린 지도 정도 되려나? 대동여지도보다는 좀 못한 것 같고...
세상에서 가장 큰 한반도 지도 그린 사람이 바로 접니다 (기네스북에 어떻게 등재하지?)...^^
아직 지도 업그레이드가 안 되었는지 맨 위 지도에는 경인아라뱃길이 안 나왔는데, 남한 지도 같은 붉은 선 중에서 한강 행주대교 위에서부터 인천까지 휴전선처럼 길게 쭈욱 그어진 부분이 경인아라뱃길입니다.
경인운하도 4대강도 그렇지만 가카의 위대한 지도 편달 덕분에 저리 자전거도 탈 수 있고......만일 가카가 "멋진 자전거 도로 조성을 위해 그 주변을 재정비할 수밖에 없었고, 그리하여 경인운하와 4대강사업을 강행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면 가카의 위대하고 지고지순한 스뽀쯔 사랑에 무지 감탄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