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 강수연씨(28)는 야구를 전혀 모른다. 그저 남편 김선우(27)의 표정을 보고 ‘굉장히 힘든 일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래도 이 신혼부부는 행복하다. 자신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김선우는 지난해 12월 19일에 결혼했지만 미국으로 나올 때까지 본가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플로리다주 비에라에 다음달 초까지 임차한 아파트가 사실상의 첫 보금자리다. 가구도 임시로 빌려서 쓰고 있지만 신혼 분위기는 살림살이가 아닌 그들의 얼굴에서 묻어나왔다. 이 집에 자주 들러 밥을 얻어먹는 ‘앞집 총각’ 송승준은 특유의 입담으로 바람을 잡아 신혼부부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게 만든다.
◇결혼의 힘
연애할 때까지 강씨는 야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요즘에는 김선우가 불펜피칭을 할 때 바로 곁의 스탠드에서 뚫어져라 지켜보고 있지만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힘들어하는 남편의 얼굴을 보며 안타까워 기도만 하고 있다. 김선우는 올해로 7번째의 스프링캠프 가운데 올해처럼 마음 편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진작에 결혼할걸 그랬다고 말한다. 올해도 팀내 입지가 확실하지 않아 불안한 상황이지만 마음이 즐거우니 잘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의 표현대로 ‘결혼의 힘’이다.
◇자존심을 굽히고 싶지는 않다
프랭크 로빈슨 감독과는 눈인사 정도만 하고 지낸다. 지난해의 앙금이 없지는 않다. 반드시 이 팀에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웨이버로 공시돼 다른 팀으로 갈지도 모르지만 마음 상할 일은 없다. 우선은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감독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싶지는 않다.
◇부담되는 한국 선수들과의 대결
투수와 붙든 타자와 붙든 서로에게 부담이다.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다. 상대는 한국 선수 한 사람이 적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의 다른 모든 선수인데 유난히 관심이 쏠려 부담스럽다. 팬들한테는 흥미와 즐거움을 주겠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다. 싸움터에서 벗어나면 서로 친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송승준과 같은 팀에서 선발경쟁을 해야 하는 운명도 현실인 것처럼.
◇이제는 말할 수 있다
2000년 보스턴 산하 트리플A 포투켓에 있을 때 일본인 투수 오카 도모카즈와 싸운 적이 있다. 싸웠다기보다는 일방적으로 혼을 내줬다는 편이 맞을 정도로 당시 오카의 얼굴은 엉망이었다. 공교롭게 오카는 김선우보다 먼저 몬트리올로 이적했고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아 김선우보다 앞서가고 있다.
오카와의 싸움은 우발적이기보다는 쌓였던 감정이 폭발한 것. 99년 오카가 김선우보다 늦게 더블A 트렌턴에 합류했을 때 영어를 전혀 못하는 오카는 김선우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고, 김선우는 팀에 요청해 아예 룸메이트를 오카로 바꿔가며 편의를 봐줬다.
그런데 오카가 먼저 트리플A에 승격하고 웬만큼 적응이 되면서 태도를 바꿨다. 은근히 시비를 걸고 참견하고…. 그러다 비오는 날 원정경기에서 오카가 말 대신 공을 던지는 것으로 김선우에게 지시를 하면서 감정이 폭발했다. 덕아웃으로 철수하면서 김선우가 엉덩이를 치자 오카가 뒤에서 김선우의 머리 두 대를 가격하는 것으로 반격했다. 맞고 참을 김선우가 아니지만 동료들이 말려 1라운드는 끝났다.
일본인한테 맞았다는 생각에 억울해 밤새 잠을 못 잔 김선우는 이튿날 우연히 호텔의 복도에서 오카와 마주치자 딱 두 방을 날렸는데 그만 오카가 기절하고 말았다. 김선우는 죽은 줄 알고 깜짝 놀랐고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렇지만 세월이 지난 요즘에는 오카가 먼저 김선우에게 말을 걸고 이것저것 얘기를 한다. 조심스러워하는 표정은 여전하지만….
첫댓글 아...김선우 선수 정말 멋지네요.....전에 어떤 분이 김선우 선수 외모는 순하게 생겼지만 한성격한다고 하던데ㅋㅋㅋ 앞으로 좋은 활약 기대할게요. 행복한 신혼 보내시고요.
김선우 선수 잘해요 ^^ 저 믿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