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말씀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때, 난생처음으로, 두 누나들과 함께, 부산에 살고 계시는 고모 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미숫가루를 많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우리 삼 남매는, 이틀 동안, 이산 저산 뛰어다니면서 산딸기를 따 모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비닐이라든지 펫드 병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따모은 산딸기를 주전자에 가득 담았습니다. 그리고 주전자 주둥이 쪽은 딸기나무 잎으로 틀어막았습니다. 우리 삼 남매는 우리가 딴 산딸기를 고모님께 드릴 수 있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드디어 부산가는 완행열차를 탔습니다. 주전자와 미숫가루는 우리가 앉아있는 의자 위에 있는 선반에 올려놓았습니다.
8월의 여름은그때도 더웠습니다. 지금처럼 냉방시설이 되어있지 않은 완행열차 안은 찜통이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삼 남매는 수학여행가는 학생처럼 즐거웠습니다.
한참을 가던중에, 우리 뒷자리에 앉아있던 한 남자 어른이 갑자기 " 피다! 피 "하고 외쳤습니다. 그 사람의 얼굴에도 옷에도 붉은 피가 낭자했습니다. 곁에 앉아있던 우리는 물론이거니와 주변에 앉아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웅성 댔습니다. 기차 천장에서 피가 떨어졌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붉은 피의 정체는 금방 밝혀졌습니다. 우리들의 딸기 주전자에서 뚝뚝뚝 붉은 딸기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산딸기가 기차안의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발효가 되면서,주전자 뚜껑을 밀칠 정도로 부글 부글 끊어 올라 흘러넘쳤던 것이었습니다.
두 누나들은 나보다는 사리분별을 할 나이인지라 딸기 국물을 뒤집어쓴 그 신사분에게 죽을 죄인이되어, 사정 이야기를 하면서, 울면서 발이 손이 되도록 빌었습니다.
그 사람은 전후사정을 아시고는 얼굴에 묻은 딸기 국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내시면서 " 고모님께 드리려던 딸기가 이렇게 되었으니 어떡하니? 나는 괜찮다. 오늘 꿀맛같은 딸기맛 한번 실컷 봤다 " 하시면서 오히려 우리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이 날 우리는 이런 분이 아니라, 속 좁은 사람을 만났다면, 우리 삼 남매는 어떤 처분을 받았을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그러나 이 날 우리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이해심이 깊고, 마음이 넓은 천사를 만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것도 그러합니다. 우리가 말씀을 대할 때, 그 말씀을 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자 하고 깊으신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자 하는 마음으로 읽거나 듣거나 하면 말씀은 항상 꿀과 송이꿀처럼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이런 마음으로 오늘은 시편 구십 구편, 8절 말씀을 만나겠습니다.
8절 :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여 주께서는 그들에게 응답하셨고 그들의 행한 대로 갚기는 하셨으나 그들을 용서하신 하나님이시니이다. 아멘
퇴학이 없는 학교 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봅니다.
학생이 학교생활에 불량할 때 학교에서 내릴 수 있는 징계에는, 근신, 유기정학, 무기정학, 제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적은 퇴학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동안 하나님을 크게 실망 시킬 수가 있습니다. 다윗을 보면, 고난과 연단 중일 때는 사울왕에게 쫓겨 다니면서도 기도로 살았으나, 왕이 된 후에, 우리야라는 충성스러운 신하의 아내를 범하는 죄를 범했습니다. 거기다가 자신의 죄를 감추려고 우리야를 죽이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윗을 버리지는 않으셨습니다. 학교나 직장으로 말하면 퇴학이나 제적시키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한번 부르신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않으십니다. 그대신 하나님은 다윗의 경우에는 하나님이 크게 벌하셨습니다. 다윗의 어린 아들을 하나님이 데리고 가셨습니다. 그 후에도 다윗의 후궁들이 백주대낮에 아들에게 겁탈을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징계는 하셨지만 다윗을 버리지는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잘못할지라도 하나님은 모르는척, 승승장구하도록 그냥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하나님이 그를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버린 사람은 죄를 물마시 듯하며 살지라도 잘먹고 잘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의 삶 끝날에 있게 될 무서운 심판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는 벌하십니다. 하나님이 벌하심은 고치려고 주시는 벌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회복하라고 주시는 벌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자비하신 사랑이며, 긍휼 하신 사랑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들에게는 퇴학이나 제적은 없지만, 벌은 주시기에, 하나님의 호통 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있는 주의 자녀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합시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벌하실지라도 버리지 않으심을 감사합니다. 우리가 징계를 받을 때에,죄를 버리고 속히 하나님께로 돌아가도록 성령님께서 도와주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