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기루 같은 것일까?... ***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인간관계에는 사랑, 존경, 우애 외에도 만남에 의해 맺어지는 우정이 있다. 우정은 믿음, 대화, 행동의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영속적인 가치를 획득해간다. 그래서 전우애, 동지애처럼 종속관계가 아니라 대등관계이다. 우정의 불행은 바라던 우정을 소유했다고 믿는 순간 참된 우정이 무엇인지 모를 때 생겨난다. 치밀한 계산, 감각적 쾌락, 혹은 습성에 의해 맺어진 단순한 관계는 앞에서 보면 장미, 뒤에서 보면 가시, 그것이 우정이라고 E. 뤼케르트가 말한 바도 있다. 불행한 우정은 이러한 진실하지 못한 동기에도 기인하지만 무엇보다도 친구의 껍질을 쓴 상대의 정체를 모르는 데 있다. 마음이 지나치게 섬세한 사람은 곧 잘 상대를 성가시게 한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수다쟁이인 경우가 허다해서 피곤하다. 대쪽같은 에고이스트는 사소한 경우에도 불평한다. 박애주의자는 모든 사람을 경솔하게 믿을 만큼 헤프다. 끈덕진 노력꾼은 덤불의 가시처럼 뜻밖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자제심이 강한 사람은 남을 속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이들은 선심으로 베풀었던 은혜조차 되찾으려 한다. 친구의 불행이 자기의 손해라고 느끼면 이해타산으로 서로를 묶은 연줄을 끊어버린다. 비오는 날에도 달자던 우정의 깃발을 내리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들과의 친교는 오직 쉽게 깨뜨려질 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우정의 진정한 파트너인가. 한가지 방법은 진실로 다정다감하고 명석하며 지조 있고 너그럽고 성실하며 자제심 있는 친구를 찾아보는 일이다. 우정은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훌륭한 인격을 닦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우정에 대한 갈망이 나이를 초월해서 언제든지 이루어질 수 있다 할지라도 우정의 맺임은 대학시절과 청년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만큼 성스러운 작업이고 순례이다. 우정을 고귀한 영혼의 교류, 고독한 신기루, 사랑과 존경의 거래라고 부른다. 이 말은 열병처럼 타오르다가 재로 변해 버리는 사랑에 의해 상처받기 쉬울 때,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죽음에 대한 경외감을 망각하기 쉬울 때, 고독의 무거운 짐에 눌려 욕망의 늪에 빠지기 쉬울 때, 우정은 방황하는 영혼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선한 사람들의 그리고 덕에 있어서 서로 닮은 사람들의 친애>야말로 최상의 우정이라고 한 것도 이점을 공감하였기 때문이다. 우정은 무엇보다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성실한 인격을 토대로 한다. 아무리 고약한 사람이라도 훌륭한 받침대에 오르면 그럴듯하게 보인다. 신분이라는 대리석 받침대는 우정의 조건이 될 수가 없다. 우정은 신분의 대표자를 선택하는 절차도 아니며 나의 보상체를 밖에서 구하는 몸부림도 아니다. 그러니 그 출발은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고 나의 인격을 발전시키려는 동기에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우정은 사람을 발견하는 일에서 출발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우정을 설명한 이 말에는 <서로 닮으려한다>는 노력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의 구체적 노력은 귓속말이나 고함이 아니라 대화이다. 지적 향연에 빠진 평이한 인간은 무지한 찬성자보다 분별 있는 반대자가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친구간의 대화를 두려워한다. 반면에 사심 없는 논쟁은 적의를 낳고 승패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지혜에 감탄하는 것임을 알고 있는 경우는 자신의 무지에 웃을 수 있고 상대의 자유로운 사상을 변호해 줄 수 있다. 우정이 추구하는 대상은 우수한 순수성 그 자체이다. 친구는 상대에게 완전성을 요구하지 않으며 약점에 관대하다는 것이 도덕적 경시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다. 오히려 나만큼 섬세하지 않는 자들도 포용한다는 자세야말로 우정이 지속될 수 있는 조건중의 하나이다. 우정에 있어서 진실로 필요한 것은 나의 결점을 보여주는 것보다 상대방이 자기 결점을 나에게 보여주도록 만드는 일이고 그 평가는 친구의 숫자나 신분이 아니라 자신을 서로 보여줄 수 있는 용기의 유무이다. 이와 같은 성실성, 이해심, 순수성을 고려해보면 우정의 탐색은 외관상으로 연애와 비슷하다. 그러나 연애가 즐거움으로 포장된 쾌락이라면 우정은 그늘에 숨겨진 우아한 인생을 찾아내는 일이다. 연애가 금제상자에서 뽑혀진 도금된 언어로 꾸며진 것이라면 우정은 은은한 향기를 지닌 목제상자에서 순수하게 뽑혀진 언어로 전달된다. 우정의 배신은 그만큼 고통스럽다. 인간에 대한 신뢰자체를 흔들어 버리기 때문에 실연보다 훨씬 깊은 비애를 느끼게 한다. 그렇다 한들 한시도 한때도 우정의 무용을 주장할 수는 없다. 우리는 친구가 감명과 지혜를 준 책처럼 사심 없이 기뻐하고 슬퍼하고 인생에 동행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동반자임을 인정한다. 아버지가 자식을 보호한다.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한다. 아이들도 부모를 그리워한다. 그러나 이것은 짐승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혈연에 의해서가 아니라 영혼에 의해 굳게 맺어질 수 있는 우정은 진실로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 질 수 있다. 그래서 우정은 간절히 소망하는 대상이면서도 배신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늪인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갈수록 우정이란 뜨거운 청춘의 시기에 목마르게 찾으려는 신기루 같은 것일까?... *** (펌글입니다) *** ☆ 순수하고 아름다운 우정 나누시길... ☆ 세상에 가장 소중한 선물은 돈과 명예가 아니라 세상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지혜를 가르쳐주는 것이다... *******[ 스칼렛 ]*******
첫댓글 우정에 관한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무척 길지만,,공감하며,,,재미있게 보았네요...스칼렛님두 좋은 우정 맺으시길 바라구요,,,님 사는 궁전이 궁금하네요?새 한마리가 님 궁전 앞 꽃밭에 쉬임없이 날아드는군요..^^ 늘 행복하세요...^^
정말 긴 글이네요 바뻐서 회람으로 읽었는데,,,ㅎ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행복하세요 ^ ^*
증말루 긴글이네유 ㅎㅎㅎ
어머나 아바타가 왕관 쓴 공주님이시네여^^*우정이란 신기루 같은것일수도 있겠져? 하지만 우정에도 서로간의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지않을까여?...그 마음이 깊어져 묵은 된장처럼 맛을 낼 때 그땐 눈빛만 보아두 그마음을 읽을수가 있겠져?,,우정에 관한 존~글 잘 읽고가네여^^*존~하루 되십시요^^*
글 잘보구 갑니다..해피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