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을 보고 낚이신 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
항공기 이륙 속도에 맞먹는 시속 300km/h 로 운행하는 고속철도는 가히 땅 위의 항공기라고 할 만 합니다. 물론 항공기의 순항속도는 이의 두세 배에 달해, 여전히 가장 "속력이 빠른" 탈것의 자리는 항공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1) 시가지에 가까이 짓기 힘든 공항의 특성상 공항 Access 시간이 매우 크고 (2) 복잡한 탑승수속에 필요한 시간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Door-to-Door 소요시간은 고속철도나 항공기나 큰 차이가 없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KTX 개통 이후, 서울-대구 노선은 승객이 개통전 대비 70% 이상 감소하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고, 목포노선과 부산노선도 40% 정도 감소하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고 합니다.
오래 전부터 고속철도를 운영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항공회사들의 입장은 더욱 난처합니다. 샤를드골공항(파리), 리용공항, 프랑크푸르트공항, 뒤셀도르프공항 등은 고속철도와 연결되어 있는 덕택에 TGV 또는 ICE 열차가 공항 문턱까지 밀고 들어와 경쟁노선의 항공기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CDG공항 TGV역
Lyon 공항 TGV역
Frankfurt 공항 ICE 역
이러한 환경 아래에서, 유럽의 항공회사들과 철도회사들은 서로간의 출혈 경쟁 대신 상호 협력관계를 모색하기로 합의하게 됩니다. 그것은 철도와 항공기의 '코드쉐어(공동운항)' 였습니다.
"코드쉐어" 란, 항공회사 간 제휴의 일종으로, 특정 노선에 운항하는 항공편의 좌석 일부를 다른 회사가 임대하여 판매하는데, 임대한 좌석에 대해서는 자사의 운항편 코드를 붙여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는 한 대의 비행기가 날아가지만, 전산상으로는 마치 두 대의 비행기가 동시에 뜨고 내리는 것처럼 인식되지요.
때문에 "대한항공에서 표를 구입하고, 대한항공 카운터에서 대한항공 표로 발권까지 마친 승객이, 실제로는 코드쉐어되어 있는 에어프랑스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로 날아가는" 경우가 생깁니다.
좌석 공급의 절대량은 변하지 않지만, 마치 운항 편수가 여러 편으로 다양하게 늘어난 것처럼 되어, 승객들에게 보대 편리한 스케쥴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에 설명하였듯, 코드쉐어는 대개 항공사-항공사 간에 이루어집니다만, 1995년 프랑스의 항공회사 에어프랑스는 다소 엉뚱하게도 국영철도 SNCF와 '코드쉐어' 협약을 체결합니다.
당시 첫 대상 노선은 샤를드골공항(파리)~릴 간 국내선노선으로, 해당 노선 TGV 좌석 일부를 에어프랑스가 빌려. 해당 노선 국내선 항공승객들 중 일부를 항공기가 아닌 TGV로 실어나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비행기표를 끊고 게이트로 나갔더니 비행기 대신 TGV가 기다리고 있다... 참 재미나면서도 한편 황당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
TGV나 항공기나 실질적으로 소요시간에 별 차이가 없고, 기상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시운행되는 철도의 장점 덕택이었는지 이 색다른 시도는 성공을 거두었고, 에어프랑스-SNCF 의 코드쉐어는 다른 10여개의 프랑스 국내선 노선들. 심지어 파리-브뤼셀 간 국제선노선에까지도 확대되기에 이르러 (Thalys 열차 사용), 현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에어프랑스의 성공 이후 유럽의 다른 항공회사-철도회사들도 이를 모방하고 있습니다.
(1) 핀에어(Finnair) - 스위스연방철도(SEB) 코드쉐어 : 취리히~바슬,베른,로잔느,루체른
(2) 루프트한자(Lufthansa) - 독일철도(DB) 코드쉐어 : 프랑크푸르트~슈투트가르트,쾰른
(3) 컨티넨탈(Continental) - 프랑스국영철도(SNCF) 코드쉐어 : 프랑스 국내 13개 노선
(4) 컨티넨탈(Continental) - AMTRAK 코드쉐어 : 뉴어크(Newark) ~ 필라델피아
(5) 캐세이패시픽 - 프랑스국영철도(SNCF)코드쉐어 : 프랑스 국내 10여개 노선
등 수많은 사례가 더 있습니다.
특히 프랑크푸르트~슈투트가르트,쾰른 노선의 경우. 코드쉐어 이후 루프트한자의 동 구간 항공편은 완전히 철수. 현재는 ICE만 운항(?)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한국철도에의 시사점 :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 중심 허브공항으로서 기획, 설계되었기에 많은 국제선 노선이 유치되어 있고. 또 국제노선간 환승이 편리하도록 건설되었습니다. 다만, 그 기능에 집중하다 보니 국내선기능은 김포로 분리되어, 국내 지방승객경우 하루 몇 편 안되는 대구행, 부산행 국내선에 의존하거나. 김포공항 또는 서울역까지 나와 국내선항공이나 KTX 로 갈아타야만 하는 불편이 따릅니다.
고속전철이 직접 공항철도를 경유하여 김포공항, 인천공항까지 치고 들어온 뒤. 국내선항공편과 코드쉐어를 시행한다면, 항공사로서는 보다 다양하고 많은 편수의 국내선 환승편을 확보할 수 있어 이득이 되며. 철도로서는 철도로 전환하지 않는 항공승객들까지도 상당수 철도로 받아들일 수 있는. WIN-WIN 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첫댓글 고속전철이 직접 공항철도를 경유한다면 좋겠지만, 공항철도와 KTX는 길이등이 맞지 않아서 선로를 같이 쓸 수 없다면 '공항철도 Ticket'과 'KTXor김포발 국내선 항공편 Ticket'을 같이 발매하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공항철도에 편성이 자유로운 G7을 투입하고 일부 플랫폼을 저상으로 새로 건설하여 공항철도와 KTX를 연계운용한다면 괜찮을듯 싶내요. 공항철도 주식회사는 대신에 철공으로부터 운용승객수에 비례한 철도사용료를 일정금액 수수하는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예를들어 부산발 인천공항행 KTX처럼 말입니다.
국제선 = 국내선 KTX로 한다면 좋겟군요.
괜히 인천공항에 역코드가 부여되어 있고, 또 발매기까지 들어갔겠습니까... ㅋㅋㅋ
그런데.. 이러려면.. KTX와 항공요금이 비슷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직은 약간의 차이도 있고... 그리고 마일리지적립 문제도 그렇고...
차라리 장기계획으로 고속신선을 김포공항쪽으로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되면 통일 이후 서울 미경유 KTX가 생길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보기엔 비현실적이라고 봅니다.(기존선 직결을 하는게 효율성 면에선 좋을겁니다.)
진짜로.. 서울미경유면 광명역도 안지나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더더욱 수요가 없지 않을까싶네요..
철도기술이 점점 발전하다 보면(철도가 점점 더 편리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국내선 승객은 줄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같이 도시간 거리가 비교적 짧다 보면, 항공편보단 철도가 월등히 효율적일 수 있죠. 따라서, 지방 소규모 공항과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승객들은 고속철도가 유치하는게 좋을듯 싶습니다.
위의 루프트한자의 경우와 같은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죠.
또한, 공항 연계와 더불어서 현재 '도심공항터미널'과 같이 출발전 고속철도 역에서 탑승 수속을 하는 방법도 좋을듯 싶습니다. (장기적으로 볼때 수속 분야의 인천공항 의존률을 낮추는게 좋습니다.)
그럼 비행기요금으로 고철타는겁니까?-_-;;
유럽의 저가항공사들이 판을치면서. 철도회사도 기존항공사들도 다 압박받고 있는 형편이죠. 저가항공사와 같은 변수를 생각해볼때. 철도와 비행기의 우위를 쉽게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