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친구가 찾아들겠다는 전언이 왔다.
오래도록 뜸하다가 모처럼 오겠다는 연락에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지기도 하고
그동안 밀린 원고 쓰느라 눈을 혹사하기도 해서 그냥 아무 것도 안하고 쉬고 싶기도 했다.
헌데 그 바람과는 달리 전날 부터 갑자기 눈에 이상이 생긴 것처럼
물체가 뿌옇게 보이고 눈을 비벼도 시원해지지 않는 이물감이 있어 웬일냐를 연발하며
일찌감지 잠을 청하고 일어나니 오호라 결막염 증세가 보인다.
결막염이라니, 도대체 집을 나서 공기 좋지 않은 곳을 나간 기억도 없고 결막염 걸린 사람을 만난 적도 없는데 왜지?
이유를 알지 못하다가 엊그제 산책을 하면서 공사중인 곳을 헤집고 다니기도 하고
그곁에 버려진 꽃을 얻어오면서 잔뜩 흙이 묻은 장갑으로 스윽 땀을 닦아 불순물이 눈에 들어갔을래나 싶어
청결치 못한 행동에 대해 자책을 하고 자고 나면 괜찮겠지 싶어 일찍 숙면을 취하였건만
양쪽 눈에 눈꼽이 끼고 흐릿한 시야라 이건 뭐지? 이건 아니지 하면서도 혹시 눈병이면 곤란한데 싶어 전전긍긍.
눈병이 한 번 걸리면 죄다 나을 때 까지 사람들도 못 만나고 우선 당장 찾아드는 친구는 어쩌나 고민을 하다가
친구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터미널로 마중을 나갔다....와중에 이불이란 이불은 죄다 꺼내 빨래줄에 널어놓고
후다닥 달려나갔더니만 오호라 이 친구 역시 눈에 핏발이 장난이 아니다.
"아하하하, 어랑 나랑 일단은 안과부터 가자. 너도 눈이 장난이 아니네"
"아니, 나는 며칠동안 피곤하기도 했고 간밤에 잠을 못 자서 그래" 라지만 내가 보기엔 아니다 싶어
함께 서울 삼성안과로 찾아들었더니 간호원들과 담당 의사가 간만에 왔다고 오히려 반겨준다.
나 원 참, 웬만하면 병원과는 담을 쌓고 지내야 하는 것이 정답이요 혹여 찾을 일이 있더라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 법이지만
일찌감치 두 눈 모두 백내장 수술을 하였던 쥔장의 입장에서 보자면 잦은 걸음으로 안과를 들락거려 눈을 보호했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인데
천리가 되는 거리도 아니건만 오래도록 방치하였다는 자괴감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병원은 될 수 있으면 안가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개인적인 생각.
어쨋거나 늘 하던 대로 시력 검사도 하고 안구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을 하였더니만 아하, 이게 웬일이냐.
결막염은 둘째 치고 시력이 좋아졌다.
하도 눈을 보호하라는 의사의 당부가 있었던지라 언제부턴가는 사진촬영도 덜하고 활자중독증 환자로서 책도 좀 멀리 하면서
눈에 좋다는 당근을 열심히 먹으며 최근에는 간에 좋다는 "화분"을 징하게 챙겨 먹었다.
일단 간과 눈은 서로 연결고리에 있는 관계로 간이 좋아지면 피로도 덜하고 눈도 보호를 받으니 관심이 많았던 차에
몇 해 전에는 해산물 균에 의한 간 손상이 최악의 악성빈혈로까지 이르러 죽음 직전까지 이르렀던 기억도 있고 해서
지인이 " 화분" 을 먹어보라고 권하길래 얼씨구나 싶어 구입해 먹기 시작했던 바,
오호라 이리 빠리 결과가 나타날지 몰랐다 뭐 그런 말이다.
알다시피 "화분" 은 그 무엇보다 꿀벌들의 최대치 노력의 소산물이 아닌던가 말이다.
그 화분 한 조각 얻자고 죽을 듯이 노력해야 하는 꿀벌들을 생각하면 절로 좋을 식품이 아니겠느냐 싶어 먹기 시작했다는 말씀.
오히려 의사가 반문을 한다.
" 시력이 정말 좋아졌네요...어떻게 관리 하였는지 궁금하네요. 지금은 일단 안구건조증이 좀 있고 결막염 초기 단계인데
드리는 처방약을 일주일 동안 잊지 않고 넣어주시면 금방 나으실 것 같네요"
그러게...눈을 혹사하지 아니하고 푹 쉬어주면서 그에 걸맞는 자연 음식을 섭취한 것이 효력이 있었던 것일까?
신선은 맛이 없다고 "화분"을 먹기를 꺼려하지만 나는 시간이 나거나 오다가다 눈에 보이거나 생각이 날 때 마다 한 스푼씩 먹어주기도 하고
온갖 음식에 눈에 좋다는 당근- 북한에서는 구하기 조차 어렵단다-을 열심히 넣어먹기도 한다.
사실 눈 하면 비타민 A요 망막, 결막, 각막에는 비타민 A가 최고이고 눈을 위한 비타민 A 라는 말도 있으니 자주 먹어야 함은 물론
당근의 카로틴은 비타민 A로 변환되어 우리 몸에 흡수되니 당연히 먹으며 즐겨야 함은 말할 것도 없고
사과와 시금치에 가득한 비타민 A도 한몫을 한다니 제철에 이르르면 기꺼이 챙겨서 먹을 일이다.
특히 바나나는 칼륨이 많아 부드러운 눈의 조직을 보호하는 관계로 자주 먹어 줄 일이요 아니라도 하나만 먹어도 다이어트에도 좋고
또한 시력저하나 망막 질환에 좋은 안토시안은 블루베리나 포도, 가지에 많다고 하니 찾아서 먹으면 좋을 것 같으나
포도는 아직 제 철이 아니요 블루베리는 너무 비싸니 우선 손 쉽게 텃밭에서 재배되는 가지를 많이 애용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나 눈에 좋다고 해서 계속 재배하여 억지로라도 찾아먹는 중이다.
좌우지간 개인적으로 외식 문화를 좋아하지도 않고 파는 음식을 잘 믿지 못하는 성격도 한 몫을 하니
그저 힘들어도 내 손으로요 김치 한 조각이라도 내집 밥이 최고라 모든 것을 자연에서 구하고 제 철 식품으로 먹다보면
온 몸의 밸런스는 저절로 찾아올 일이니 자연이 주는 헤택을 거부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누리면서 즐겁게 살 일이긴 하다.
암튼 갑자기 찾아온 결막염 덕분에 안과에 들려 이런 저런 체크를 하고 나니 새삼 산골짜기에 사는 재미와
그로 인해 얻어지는 불로소득이 고맙기만 하다.
더불어 물 좋고 공기 좋은 무설재 뜨락이 제공하는 온갖 자연 혜택이 오늘 처럼 새삼스러운 날이 있을까 싶다.
물론 아쉬운 패배로 끝맺음을 한 대한민국 축구를 열렬히 응원하고도 끄떡 없는 내 눈, 하룻 밤 새 잦아든 결막염.
비록 축구는 16강에 오르지 못했을지라도 최선을 다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밝아진 눈에 고마음을 갖는다.
다시 4년을 기다려 만나면 되는 월드컵에 도전을 하고 또다른 쾌거를 기대해도 좋을 오늘의 패배는 4년 후 디딤돌이 되어 줄 것이다.
7번이나 월드컵에 출전하는 기록을 가진 대한의 전사가 아니었던가 말이다.
수고했고 자랑스럽다.
또한 이 날 이 때 까지 열심히 혹사 당해준 내 눈에게도 애썼다는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는 귀히 여길 것을 약속한다.
첫댓글 화분을 누가 줬는데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몰라 그냥 냉자고에서 잠자고 있는데
그게 그런 효과가 있다굽쇼~? 좋은 정보 고맙구요 결막염 자주 걸리면 시력에 영향 있다니
보호하는 김에 더 잘 보호하시구려~! 블루베리 요즘 마트에 작은통 한통에 3,000원 정도 하더이다.
적은 양에 비해 비싼 편이죠~! 당근 좋은 음식이니 잘 섭취해야겠군요~! 하모~!
아, 화분 있으면 기꺼이 드시길...아주 좋은 음식이랍니다.
결막염은 이제 다 나았으니 다시 활기차게 한 주간을 시작해 볼까 합니다.
무엇으든 일단 음식으로 섭취하고 부족하다 싶으면 나머지 영양 보조 식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