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절 네 가지 교훈
1 부처님은 왕사성으로 돌아와 대숲절에 계셨다. 어느 날, 마가다 국의 대신 우행은 부처님을 찾아뵙고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우리는 네 가지 성질을 가진 사람을 큰 지혜 있는 사람, 위대한 사람이라 부릅니다. 곧, 첫째는 많이 아는 사람으로서, 들은 말의 뜻을 잘 알아 분별할 줄 아는 것, 둘째는 기억이 바른 사람으로서, 먼 옛날에 행한 일, 말한 일을 잘 기억하는 것, 셋째는 살림살이나 그 밖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을 잘 처리하고 게으르지 않는 것, 넷째는 수단과 방법을 잘 생각해 내는 것입니다. 저는 이 네 가지 성질을 가진 사람을 큰 지혜로운 사람, 위대한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부처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바라문이여, 나는 네가 한 말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 나도 네 가지 성질을 갖춘 사람을 큰 지혜로운 사람, 위대한 사람이라 부른다. 네 가지 성질이란, 첫째는 많은 사람의 이익과 행복을 꾀하고, 많은 사람을 신성한 도에 서게 하는 것, 둘째는 생각해야 할 것을 생각하고, 생각하지 않아야 할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 셋째는 생각하는 일에 있어서, 마음을 순진하게 가지는 것, 넷째는 수월하게 사선에 들어가서, 현재에 그 정의 맛을 얻고, 번뇌를 없애 해탈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성질을 갖춘 사람을, 나는 지혜로운 사람, 위대한 사람이라 부른다."
"부처님이시여, 진실로 훌륭한 말씀입니다. 저는 부처님을, 그 네 가지 성질을 갖춘 사람이라 보았습니다."
"바라문이여, 너는 나를 조롱해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는 말한다. 나야말로, 많은 사람의 이익과 행복을 꾀하고, 많은 사람을 신성한 길에 서게 하는 사람이다. 생각해야 할 것을 생각하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일에 있어서는 마음을 순직하게 다룬다. 수월하게 사선에 들어가서, 현재에 그 정의 맛을 얻고, 번뇌를 없애 해탈한 사람이다."
2 어느 날 또 우행 대신은 대숲절로 부처님을 찾아와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이나 본 것은 보았다 하고, 들은 것은 들었다 하며, 생각한 것은 생각했다고, 안 것은 알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 죄가 아니라고."
"바라문이여, 나는 본 것은 모두 말해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또 본 것은 모두 말해서는 안 된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또 들은 것, 생각한 것, 안 것에 대해서도 모두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도 말하지 않고, 모두 말해서는 안 된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바라문이여, 말함으로써 만일 악한 일이 더하고 착한 일이 없어진다면, 본 것이라도 말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말함으로써 악한 일이 없어지고 착한 일이 더해 간다면, 그것은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들은 것, 생각한 것, 안 것에 대해서도 꼭 같이, 말함으로써 악한 일이 더하고, 착한 일이 줄어진다면, 그것은 말해서 안 될 것이다. 만일 말함으로써 악한 일이 줄어들고 착한 일이 더해 간다면, 그것은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행 대신은 부처님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3 또 어느 날, 우행 대신은 부처님께 와서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악한 사람은 악한 사람을 알 수 있겠습니까?"
"바라문이여, 악한 사람은 악한 사람을 알 턱이 없다."
"부처님이시여, 악한 사람은 착한 사람을 알 수 있겠습니까?"
"악한 사람은 착한 사람을 알 턱이 없다."
"부처님이시여, 그러면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을 알 수 있겠습니까?"
"바라문이여,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을 알 수 있다."
"부처님이시여, 참으로 훌륭한 말씀입니다. 그 말씀과 같이, 악한 사람은 악한 사람도 착한 사람도 알 수 없지만,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어느 때에, 토데야 바라문에 딸려 있는 사람들이, 남의 일을 다음과 같이 꾸짖은 적이 있습니다. 곧 '이 베레스야 왕은 사문 라마붓타를 매우 존경하고 믿어, 예배하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또 왕을 가까이 모시는 야마카, 목건련, 육가들 여섯 사람들도, 라마붓타를 존경하고 믿어, 예뱃하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있지만, 그것도 어리석은 일이다'라고.
그때, 토데야 바라문은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베레스야 왕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과,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습니다. 그 왕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사문 라마붓타는, 하지 않으면 안 될 것과, 말하지 않으면 안 될 일에 대해서는, 저 베레스야 왕보다도 지혜롭고 의리를 아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 왕은 그를 존경하고 믿어, 예배하고 꿇어앉아 합장하는 것이다. 또 왕을 가까이 모시는 야마카ㆍ목건련 들 여섯 사람들도 그를 매우 존경하고 믿는 것이다.'
부처님이시여, 이와 같이, 토데야는 자기의 선량한 성질로써, 베레스야 왕과, 그 왕을 가까이 모시는 사람과 사문 라마붓타를 칭찬했습니다. 부처님 말과 같이, 악한 사람은 악한 사람도 착한 사람도 알 수 없지만,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죄다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우행 대신은 그날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뻐하면서, 나라 일이 바빠, 곧 그곳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