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2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2,1-14
1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2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3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4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일렀다. ‘초대받은 이들에게,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 하고 말하여라.’
5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6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
7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
8 그러고 나서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9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10 그래서 그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11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12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13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14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신부님. 오늘은 잔칫날 같네요."
나이에 비해 무척 건강하다는 칭찬 진단을 받은데다가 구급약품 선물들까지 잔뜩 받은 폐지줍는 김씨가 기분이 좋아 자랑합니다. 어제 대청소로 깨끗해진 식당에서 의료원과 보건소의 착한 의사들과 간호사들과 친절한 복지사들의 사랑과 정성에다가 유난히 푸짐한 오늘 메뉴는 진짜 잔치 분위기였습니다. 속초가 좋아 뉴질랜드에서 와서 살고있는 새로온 봉사자 형제님도 이 잔치 분위기에 일조를 하였습니다.
역시 많은 좋은 사람들과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함께 하는 기쁨과 행복이 최고입니다.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이 '혼인잔치의 비유' 말씀에서도 마태오 복음서의 주요 주제인,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과 반대 거부하는 이들의 대조는 계속됩니다. '성전 정화' (21,12-17), '무화과나무 저주' (21,18-22), '두 아들의 비유' (21,28-32)와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 (21,33-46) 이어 그 대조는 오늘 '혼인잔치의 비유'(22,1-14)에서도 계속됩니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았으나, 그 부르심에 응답한 이는 드물었기에 선택된 이들은 적었습니다. 이제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결단을 촉구하십니다. 하늘 나라의 도래를 깨어 기다리라는 마태 23-25장 '종말론적 설교'의 배경입니다.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22,7) 예루살렘과 성전 파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실제 예루살렘과 성전 파괴 사건(70년)을 보고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복음서 저자는 이 파괴를 초대에 응하지않은 유다인들,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 대한 징벌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땅끝까지, 모든 사람들이 혼인잔치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잔칫방인 교회는 세상 만민들에게 열렸습니다. 이제 온 세상이 혼인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메시아 시대, 하느님 나라의 구원의 시대를 살고있는 세상이 바로 교회입니다. 세상의 복음화, 세상을 복음의 가치로 변화시키는 것이 교회의 사명입니다. 교회는 결코 그 울타리 안에 안주하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 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세상이 바로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사회, 경제, 문화, 정치, 과학을 복음적 가치로 변화시키는 것이 교회의 사명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의 자녀로서 너무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입니다. 거룩하고 존엄하고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그가 그리스도인이든, 불자든, 회교도든, 무신론자든 상관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그 본래의 모습인 거룩함과 존엄함과 아름다움을 찾아주는 것이 세상의 복음화입니다.
그런데 초대받은 이들 가운데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역시 부르심을 받았지만 선택되지는 못하였습니다. 이 혼인잔치에 걸맞는 '혼인 예복을 갖춰 입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마태 18장의 교회 공동체 생활에 대한 담화에서 보여주셨습니다.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18,3)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달고 바다 깊은 곳에 빠지는 편이 낫다.'(18,6-9 참조)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18,10)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교회에 알려라.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18,15-18 참조)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18,25-35 참조)
오늘도 좋으신 하느님께서 혼인잔치를 베풀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하늘 나라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에로 초대하십니다.
하늘 나라의 참된 행복과 기쁨, 평화와 자유의 길로 초대하십니다.
하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의 길로 초대하십니다.
우리 생태복지마을 식구들은 예복을 갖춰 입고 혼인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입니다. 성모 마리아처럼 말씀을 듣고, 곰곰히 되새기며, 지키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우리 밥집 식구들과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함께 기도하며 봉사하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아름다운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