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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산 ↔ 청계산 이수봉 산행기
○ 산행일시 : 2011.02.04. 09:25 ~ 15:30 ○ 날씨 : 겨울날씨 같지 않게 포근함,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더니 하루 종일 안개. 오후에는 안개가 약간 걷히기도 하였으나 연무로 전혀 조망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 ○ 산행 동반자 : 나 홀로 ○ 산행코스 : 고기동 고분재마을 -고분재고개 -바라산 - 우단산 - 영심봉- 하우고개 - 청계산 국사봉 - 철쭉능선으로 해서 미금이산으로 가다가 다시 국사봉으로 되돌아옴 - 청계산 이수봉 - 국사봉 -갔던 길로 돌아옴
▲ 산행코스 |
어제 설날, 차례를 지내고 나니 조카들이 몰려와 하루 종일 집안에 있었더니 소화도 되지 않고 답답해서 죽을 지경, 내일은 혼자라도 산에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어디로 갈까 고심하다가 하우고개를 가로지르는 고가가 개통되었다고 하니 바라산에서 청계산으로 넘어가 보자고 마음먹고 9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도 전혀 추위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포근한데 먼 산엔 안개가 자욱합니다. 사방이 컴컴한 것이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입니다. 산행을 하기에는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마음먹고 나왔으니 그대로 강행합니다.
고기동 고분재마을 바라산 산행들머리에 도착하니 9시20분. 간단히 준비를 하고 혼자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 14분 만에 고분재고개에 도착 바라산을 오르는데 내 앞에 산꾼이 땡그랑~ 땡그랑~ 비록 크지는 않았지만 맑은 방울소리를 울리며 혼자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걸음을 빨리하여 따라잡고 보니 등산모 밑으로 빠져나온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남자입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어디서 오느냐고 물으니 수원에서 5시에 출발해 광교산, 백운산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다고 합니다. 대단한 산꾼인 것 같았습니다. 청계산에 올랐다가 과천으로 내려간다고 하며 자기는 혼자 다니는 것이 산행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근교산은 거의 혼자서 다닌다고 합니다.
나도 전적으로 그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산속을 혼자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걸어본 사람은 나 홀로 산행의 묘미를 알 것입니다. 왁자지껄 떠들며 산행을 하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지만 혼자서 산행을 해보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고, 주위의 경치를 찬찬히 살필 수가 있어 평소에 안보이던 나무나 풀 등이 새롭게 보입니다. 도 무엇보다 산행의 속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 '바라산 428m'라고 소나무에 푯말이 걸려있는 바라산 정상에서 잠시 쉬고 하우고개로 가기위하여 무척 가파른 내리말길을 조심조심 내려가니 백운호수와 고기리 삼거리로 가는 사거리 안부에 도착합니다. 여기 고도가 225m로 500m 정도를 10분정도 내려왔는데 표고차가 200m나 되니 그 가파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하우고개로 가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을 길입니다. 바라산쪽 등산로에는 눈이 거의 없었는데 이곳 등산로에는 눈이 제법 많습니다. 아이젠을 장착할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가는데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닙니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울창한 완만한 숲길을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한시간정도 걸었습니다. 작년 9월 하순에 여기를 왔다가 갔지만 눈이 쌓인 겨울에 보니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여기가 이 코스에서 걷기가 제일 좋은 곳입니다. '우담산 425m'라고 써있는 푯말이 소나무에 걸려있고 벤치 등 쉼터가 마련돼 있는 우담산 정상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른 후 다시 산행을 시작합니다.
▲ 숲이 울창한 완만한 등산로를 한시간정도 산책하듯 걸으니 영심봉이란 표지판이 있는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차가 달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제 하우고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철탑을 지나 하우고개로 내겨가는 무척 가파른 길을 내려가다가 기어이 한번 엉덩방아를 찧고 본의 아니게 엉덩이 눈썰매를 탄 후에야 드디어 하우고개에 도착했습니다.
하우고개를 가로지르는 멋진 고가가 내려다보입니다. 진입로에는 아담한 나무테크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난해 여기까지 왔다가 고가가 거의 다 완성돼 있었지만 문이 굳게 닫혀있어 그냥 되돌아갔는데 그때는 별로 크지 않고 멋있다고 생각지 않았는데 실제로 고가를 걸어보니 규모가 쾌 큽니다. 이 고가는 순전히 등산객을 위한 고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바닥에 나무를 깔아 걷기도 아주 편했습니다. 땡큐! 의왕시!
▲ 하우고개를 건너니 바로 공동묘지입니다. 공동묘지 언덕에 올라서서 안개가 끼어 희미하게 보이는 건너편의 철탑부근. 내가 오늘 가야할 청계산의 국사봉 방면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안개 때문에 조망이 영 아닙니다. 그사이 여기까지 같이 온 산꾼은 먼저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간다는 말도 없이......,
▲ 여기서부터 국사봉까지는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매우 가파른 등산로가 계속되었습니다. 다행이 양지바른 곳이어서 등로에 눈이 없어 걷기가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커다란 고압선 철탑 밑을 두 번이나 통과합니다.
▲ 가파른 등산로는 800m나 계속되었고 여기를 지나자 다시 완만한 오르막입니다.
▲ 국사봉에 도착하니 정상에는 등산객들이 와글거립니다. 국사봉 바로 밑에는 동동주 장수도 진을 치고 있고......, 사진 몇 장을 찍고 이정표도 제대로 보지 않고 오른쪽으로 난 길이 당연히 이수봉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 길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 얼마를 가도 이수봉을 안내하는 이정표는 보이지 않고 미금이산으로 가는 이정표가 서있습니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습니다. 그래 미금이산까지 가보는 거야! 미금이산에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시장기가 느껴집니다. 12시 반이 넘었으니 3시간이상 걸어온 것입니다.
등산로를 약 간 벗어나 바람이 잔잔한 소나무 밑에 배낭을 내려놓고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는 준비해간 빵을 먹었습니다. 오늘 포근하다고는 하지만 산속은 제법 춥습니다. 컵라면의 뜨거운 국물을 마시니 속이 풀리고 추위도 어느 정도 가셔 다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미금이산 방향으로 가다가 오늘 목표는 이수봉이었기에 이거 아니다 싶어 되돌아 왔습니다. 40여분을 걸어 다시 국사봉으로 돌아와 이정표를 살펴보니 이수봉은 왼편 능선을 따라가게 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1500m, 30분이 소요된다고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갔다 오면 4~50분이면 될 것 같습니다. 좀 지쳤지만 빠른 걸음으로 이수봉으로 향했습니다.
▲ 25분 만에 이수봉 도착. 여기도 사람들이 와글거립니다. 빨리 하산하여도 5시가 훨씬 넘을 것 같아 간단히 사진 한 장 을 찍고는 되돌아섰습니다. 국사봉까지는 바람같이 달리듯 되돌아왔지만 이후로는 속력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6시간 이상 눈길을 걸렀더니 체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길은 몹시 힘이 들었습니다. 출발지에 돌아오니 5시 반이 넘었습니다. 산행시간 8시간 40분. 오늘 걸은 거리가 적게 잡아도 15km는 넘는 것 같습니다 이 코스는 고도 150m에서 시작해 바라산 428m, 우담산 425m, 국사봉 540m, 이수봉 545m를 오르내리는 코스로 표고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가파른 등로가 몇 군데 있어 체력소모는 꽤 심했습니다.
특히 질척한 눈길이 절반은 되는데 아이젠을 착용안하고 걸었더니 체력소모가 더 심했습니다. 그래도 청계산까지 갔다 왔으니 목표를 달성했다는 뿌듯함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정사장과 내일 산행을 하자고 약속했는데 좀 무리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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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단한 체력을 완비하셨습니다 새해에는 더욱더 건강하세요,사진과 등산기 잘보았습니다.(31회남정호)
좀 힘든 산행을 하셨네요.
더군다나 갔던길 되돌아오기를 하셨으니.
의왕시가 등산객을 많이 생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