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꽃 웃음 / 송수권
방울꽃 웃음은 죽은 누이의 속눈썹에 피는 웃음 같고
볼우물에 조금 패여 모이는 웃음 같고 조금씩 웃는
웃음 같고
즐거워도 말하지 않는 웃음 같고 슬퍼도
말하지 않는 웃음 같고 조금씩 웃는 웃음 같고
우는 눈물 끝에 보이는 웃음 같고 웃는 웃음 끝에도
눈물 끝이 조금 삐쳐 나온 웃음 같고 그런 웃음 같고
더러는 옷고름에 눈물방울져서 방울방울 세로 짓던
웃음 같고 연꽃 술에 괴어 흐르는 바람같이
괴어 흐르기만 하는 웃음 같고
- 송수권,『꿈꾸는 섬』(문학과지성사, 1983)
첫댓글 무더운 덥다고 아우성 하던 날들이
훌쩍떠나고 가을도 이별을 준비하네오
건강하세요
은방울 꽃 웃음/송수권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