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도심 한복판에서 뱀이 출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변온동물인 뱀 역시 야생에서 찜통더위에 적응하지 못하고 체온을 낮추기 위해 그늘 같은 시원한 곳을 찾아다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심 아파트 단지 내 나무가 많은 산책로나 인공 폭포 등지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최근 인천 중구의 한 아파트에선 주인과 함께 산책하던 반려견이 풀숲에서 나온 뱀에게 물리는 사고가 잇따랐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뱀을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동 입구마다 붙었다. 특히 주택가로 서식지를 옮긴 뱀 중엔 유혈목이, 살모사 등 독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뱀을 발견했거나 물렸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삼각형 머리, 눈과 코 사이 구멍 있으면 독사우선 뱀을 만나게 된다면 신속하게 자리를 피하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특히 위험한 독이 있는 뱀을 알아채는 방법이 있다. 살무사와 꽃뱀 등 독사는 머리 모양이 삼각형이고, 눈과 코 사이에 움푹 팬 구멍이 있다. 반면, 독 없는 뱀은 눈과 코 사이에 이런 구멍이 없고 미꾸라지나 장어처럼 동글동글한 생김새를 가졌다. 독사에 물리면 치명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심한 경우 독소가 몸에 퍼져 신경계 마비·호흡곤란 등이 나타나 단시간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독이 없는 뱀이라도 비위생적인 이빨로 인해 세균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심하면 패혈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뱀에 물렸다면, 최대한 움직이지 말고 끈으로 묶어야만약 뱀에게 물리는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119에 신고해 긴급구조를 요청하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뱀에 물렸던 장소에서 벗어나는 게 좋다. 뱀은 뭔가를 한번 물면 계속 물기 위해 공격하려 드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혼자라면 몇 발짝 이동해 물린 장소를 벗어나고, 근처에 사람이 있다면 위치를 바꿀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는 게 안전하다. 뱀에 물린 직후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은 금물이다.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 독소가 빨리 퍼지기 때문에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게 좋다. 같은 이유로 뱀에 물린 상태에서 술을 먹거나 체온을 높이는 행동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독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끈이 있다면 물린 부위에서 위쪽으로 5~10cm 정도 되는 지점에 손가락 하나가 겨우 들어갈 정도의 간격만 남기고 끈을 묶는다. 끈이 없다면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위치시켜 독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또 몸에서 독소를 빼려 입으로 상처 부위를 빠는 경우가 있는데, 위험하다. 입을 통해 독이 체내로 흡수될 수 있을뿐더러 입안 세균에 의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차가운 얼음 등을 상처 부위에 갖다 대는 것 또한 좋지 않다. 통증은 감소할 수 있지만, 조직 괴사의 위험이 있다. 만약 병원 이송 후 상처 부위 부기, 피부 까매짐, 통증 등이 계속된다면 항독제를 투여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