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사랑
박노해
성은 피과 능이다.
어린 시절 방학때마다
서울서 고학하던 형님이 허약해져 내려오면
어머님은 애지중지 길러온 암탉을 잡으셨다
성호를 그은 뒤 손수 닭 모가지를 비틀고
칼로 피를 뭍혀 가며 맛난 닭죽을 끓이셨다.
나는 칼질하는 어머니 치맛자락을 붙잡고
떨면서 침을 꼴깍 이면서 그 살생을 지켜보았다.
서울 달동네 단칸방 시절에
우리는 김치를 담가 먹을 여유가 없었다
막일 다녀오신 어머님은 지친
그 몸으로 시장에 나가 잠깐
야채를 다듬어 주고
시래깃감을 얻어와 김치를 담고 국을 끊였다.
나는 이 세상에서
그 퍼런 배추 겉잎으로 만든 것보다
더 맛있는 김치와 국을 맛본 적이 없다.
나는 어머님의 삶에서 눈물로 배웠다.
사랑은
자기 손으로 피을 묻혀 보살펴야 한다는 걸
사랑은
가진 것이 없다고 무능해서는 안 된다는 걸
사랑은
자신의 피와 능과 눈물만큼 거룩한 거라는 걸
첫댓글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가정에 행운을 빕니다
박노해 시인님
좋은글 잘보고
함께 합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운 글 나눔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沃溝 서길순
@문창~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거룩한 사랑/박노해"님의 좋은글에 다녀갑니다.
즐거운 일이 많은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