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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어~.」
「다녀왔습니다.」
상점가에 쇼핑을 다녀왔다. 이제 거의 오후 3시. 모두 모여 차를 마시기에 절호의 타이밍이다.
「어이~, 사쿠라, 토오사카~. 차나 마시자~.」
별관을 향해 소리치며 거실로 향한다. 세이버와 먼저 차 마실 준비를 해 두기로 하자.
그런데
「이제 오셨습니까. 실례지만 먼저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바제트는 지극히 평온하게 마시던 찻잔을 테이블 위에 놓는 것이었다.
「뭐…」
「시라아…………!!!?」
「……………………」
「……………………」
「(……시로우, 한가지 묻겠습니다만 어째서 저 사람이 이곳에 있는 것입니까? 뭔가 개인적인 교류가 있었던 겁니까?)」
「(……아니, 그건 이쪽에서 묻고 싶은 말이야.
거의 첫대면인데……… 뭐랄까, 완전 타인이라는 느낌이 들질 않는단 말이지……)」
「……………………」
「사쿠라 씨, 차 한잔 더 부탁드릴 수 있겠습니까?」
「에, 예! 그, 금방 준비할 게요………!」
「자, 인사가 늦었군요. 저는 바제트·프라가·마크레밋츠.
마술협회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프리랜서 마술사입니다.」
「아, 저는 에미야 시로, 이쪽은 세이버입니다. ……에, 저기 그러니까, 소속 같은 건 없습니다만…」
「시로 군이 무소속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굳이 말하자면 이 집의 주인……이라고 하는 편이 당신답지 않을까요.」
「좋은 말씀을 하시는 군요. 그 말 그대로입니다, 마술사.」
「안심되는군요. 세이버가 동의해 주신다면 제 인식이 옳았던 것 같습니다.」
「틀림없습니다. 시로우는 이 집의 주인입니다. 그 명칭, 마음에 드는군요.」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는 세이버와 바제트 씨.
……뭐랄까, 이미지가 다르구만…… 왠지 모르게 좀 더 무서운 사람을 상상했는데…….
「하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바제트 씨, 오늘은 무슨 용건으로 오셨는지?」
「잠깐 기다려 주시겠어요, 미스 바제트?」
「에미야 군, 이쪽으로」
가타부타 말없이 내 팔을 잡아당긴다. 토오사카의 생각을 대충이나마 읽을 수 있어, 거스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죄송합니다, 잠깐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세이버, 바제트 씨와 함께 있어줘.」
「예.」
「………………」
「그래서 무슨 이야기야, 토오사카. ……대충은 느끼지만 위험한 상황인 거냐, 이거?」
「위험하다기 보단 영문을 알 수가 없어. 그치만 저 녀석 봉인지정을 행사하는 집행자라구!?」
「마술협회에선 첫 번째가 악령 꽃게, 두 번째가 봉인지정, 세 번째로 불길한 소재거리가 집행자라고들 한다구!」
「알겠어!? 저 사람이 그럴 맘만 먹으면
우리들은 10분 후에 몰살이고 덤으로 샌드백 안에 찌그려져 들어가 방치될 지도 몰라!」
「……거 참 분명 영문을 알 수 없긴 하군. 하지만, 그렇게 흉흉한 사람이야? 평범하게 웃고 있잖아.」
「거짓말. 시로한텐 어떤 식으로 보이는데?」
「그러니까……이렇게?」
「말이 돼!?
나한텐 이렇게밖에 보이지 않았어.」
「음…… 아니, 그렇다고 해도 몰살이라고 하는 건…」
「반드시 해.
봉인지정의 집행자는 이름 뿐만이 아냐. 저기 봐, 저거.」
「저 여기, 그다지 좋은 차는 아니지만……」
「감사합니다.
본래 적지에선 물이나 음식을 입에 대서는 안됩니다만, 이곳은 적지가 아니니까 괜찮겠지요.
그럼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하, 한 입에……!?」
「……………………」
「저, 저기, 입에 맞지 않으셨나요!? 화, 화내시기 전에 죄송해요!」
「아니오, 이건 분명 차였습니다만?」
「에………? 저기, 그게 아니라…… 맛이 없지 않았, 나요?」
「차는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은 것이지 않나요? 차 맛이 난다면, 이건 틀림없이 차겠죠.」
「호오, 핵심을 찌르는 의견이로군요.」
「봤지? 지금 저게 그녀의 본성이야. 집행자에 있어선 모든 게 0인가, 1인가 하는 것 뿐이야.」
「예를 들면, 식사할 때에 맛없냐, 맛있냐는 상관없어.
맛은 둘째, 다 먹을 때까지의 시간이 5분인지 30분인지 만을 신경 쓰는 킬러 머신이라구!」
「……뭐, 거시기… 세이버와는 정반대라는 것만은 알았어.」
그리고 토오사카가 바제트 씨를 대하기 힘들어 한다는 것도 알았다.
………아니, 대하기 힘들다기 보단 왠지 존경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래서 토오사카 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데? 폭탄 같은 사람이니까 되도록이면 불 붙이지 말라고 하고 싶은 거야?」
「그렇긴 하지만…………어라?」
「애초에 뭘 하러 온 거지, 저 사람………?」
「……그걸 모르면 이야기가 진행되질 않지. 좋아, 토오사카.
라이더에게 도움을 청하자. 저런 쿨한 사람한텐 우리 집에서 가장 쿨한 사람이 제격이야.」
「할 수만 있으면 진작에 했어. 라이더, 골동품 가게에서 알바. 돌아오는 건 5시래.」
「켁……… 우리들만으로 어떻게든 할 수밖에 없는 건가……」
「그렇다니까.
하지만,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저 사람 왠진 몰라도 시로에겐 마음을 열고 있는 것 같고.」
「어, 어째서!? 그런 대접 받아야 할 기억 없다구, 나!?」
「내가 어떻게 알아. 하지만 그렇지 않음 일부러 방문할 리가 없잖아.
시로가 돌아올 때까지 이야기는 할 수 없다고 시종일관 고집부리고….」
「혹시, 동생처럼 생각하는 거 아냐? 저렇게 딱 부러진 사람이 보면 너 같은 사람은 응석쟁이 동생으로 보일지도 모르니까.」
「……점점 더 모르겠군………. 나, 저 사람과 제대로 이야기해 본 적도 없는데. 토오사카는?」
「나와 사쿠라는 이걸로 두 번째, 일까.
토오사카와 마토우의 집에 찾아와서 잠시 후유키 시에 있겠지만 땅을 가지고 싸움할 생각은 없다면서.」
「…………마술사로서 인사라는 건가? 하지만, 왜 새삼스럽게 우리 집에 온 거야. 키리츠구에게 온 거라면 또 몰라도.」
「그 부분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밖에 없지. 사실은 피하고 싶지만 나와 사쿠라도 거실 구석에서 응원할게.」
「……부디 평온하게 도화선에 불을 붙이지 않도록 하면서 내보내길 바래, 에미야 군.」
「……………………」
「다시 말해 당신의 예장은 “보구”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가진 비장의 수”에 반응하는 것이군요.」
「예. 상대가 무저항일지라도 임의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 그 경우는 프라가라흐의 특수능력은 발휘되지 않습니다.
단순하게 C, 아니 D랭크의 보구로서 취급되지요.」
「……과연. 자신을 단련해야 하겠군요. 그 조건이라면
당신은 단신으로 상대를 몰아넣지 않으면 안 되니. 기본성능이 떨어져선 모처럼의 명검도 단순한 고철덩이.」
「그건 그렇고, 근접거리에서 보구가 사용되었을 경우, 반격은 가능합니까?」
「물론, 그를 위한 격투기술이니까요.」
「프라가라흐는 투척 도구입니다만 던지는데 쓰지 않으면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 하더라도 주먹을 맞댈 수 있습니다.
아니, 설령 잡혔다 하더라도 제 공격이 앞서게 됩니다.」
「……………………」
뭐지, 이 살벌한 공기는. 세이버와 바제트는 예의 바르게 정좌한 채로 파직파직 불꽃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서, 선배에에에에………! 트, 틀렸어요. 저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미안, 기다리게 했지, 사쿠라. 이제부턴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 되도록이면 멀리 떨어져 있어줘.」
거 뭐시냐, 만에 하나를 대비해 사쿠라만이라도 도망치게 해주고 싶달까.
「엇흠. 에~,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용건으로?」
「……………………」
「저기…… 여보세요?」
「……………………」
「……바제트 씨?」
「그겁니다.
아까부터 진정이 되질 않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원인은 바로 그 말투입니다, 시로 군.」
「나 참, 저를 바보취급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평상시의 무신경함은 어디로 간 겁니까. 무리하지 말고 바제트라 편하게 불러도 괜찮을 것을.」
「하아!?」
지금 밝혀지는 새로운 충격의 사실! 나는 바제트 여사를 이름으로 편하게 부르는 사이었다!
「에~미~야~구~운? 당신, 아까 바제트 씨와는 첫대면이라 하지 않았었나~~?」
「후후후. 라니 어딘지 모르게 친밀한 울림이로군요, 선배.」
「?」
「기다려, 생트집 잡지 맛! 나는 바제트……… 씨와는 정말로 첫대면이라고!
다, 당신도 더 이상 사태를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아줘!」
「아……… 그, 그랬었죠.」
「어흠. ………방금은 제 착각이었습니다. 잊어주십시오.
그 대신, 이후 절 그냥 바제트라 불러도 상관없습니다. 페널티입니다.」
상황은 분 단위로 악화되어간다. 언니 쪽의 신용도, 마이너스 100. 동생 쪽의 한계도 플러스 100이라 하는 모양.
「………………」
……어찌됐건 지금은 눈 앞의 문제 해결이 먼저다.『바제트』불러도 괜찮다면 그쪽이 편하니까 그렇게 하기로 하자.
「그럼 다시 한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바, 바제……… 트는, 무슨 용건으로 우리 집에?」
「예. 실은 절실히 상담하고 싶은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적임일 것 같아 실례한 것입니다.」
「하, 상담……?」
「마, 마술협회의 분이 선배에게 말인가요?」
「전 이미 마술협회와 관계 없는 몸입니다. 이번 일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문제……
아니, 제가 개인으로서 일어서기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뭔가 거창한데……… 좋아. 힘이 될 수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 정돈 들어주겠어.」
「……감사합니다. 그럼 첫 번째 상담입니다만」
꿀꺽, 하고 침을 삼키는 에미야 저택의 사람들. 바제트는 움츠러든 자신을 다잡듯이 넥타이를 고쳐 매곤,
「실은, 직업이 없습니다.」
「……………………예?」
「모르시겠습니까. 일할 곳이 없습니다.
수입이 없다구요.
매일매일 노동의욕을 썩히고 있단 말입니다!」
「……………………」
……나, 꽤나 마술협회에 이상을 가지고 있었나봐…… 왠지 엄청나게 슬퍼지기 시작했어.
「저기……… 다시 말해서 일할 곳을 소개시켜 줬으면 한다는 건가요?」
「간결하게 말하자면 그리 되겠지요. 적절한 어드바이스가 필요합니다.」
「뭐야, 그거. 적당한 아르바이트 찾아서 하면 되잖아. 에미야 군처럼.」
「할 수 있었다면 이미 했습니다.」
「하지만……전, 그게……
제가 어떤 직종에 적합한지 손톱만큼도 모르는겠단 말입니다………!」
「……그렇겠지. 뭐든지 서투르잖아, 당신.」
……뭐랄까, 한 순간에 이곳의 친밀도가 올라갔구만.
그렇게나 무서워하던 사쿠라도 친구를 보는 것 같은 눈초리를 하고 말이야.
「그러니까……… 그래, 보디가드 같은 건 어떨까? 후지무라 구미라도 괜찮다면 소개해줄 수 있는데.」
「기각합니다. 요 며칠 동안 조사해 보았습니다만 그 조직은 항쟁을 싫어하더군요. 나 참, 맥이 빠집니다.」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장소에서 일하는 것은 제가 가장 힘들어하는 일입니다.」
「……시로우의 학교에서 교사를 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당신이라면 어떤운동이라도 가르쳐줄 수 있지 않습니까?」
「……그건 저도 생각했었습니다만,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는 게 힘들어서……
나도 모르게 설명보다 손이 먼저 나간다고 할까.」
「그렇겠지. 지금은 폭력교사가 설 자리가 없지.」
뭐, 그렇기 때문이야 말로 필요한 거야, 당신의 주먹이.
「아, 그럼 프로 복서 같은 건 어떤가요! 바제트 씨라면 세계를 노릴 수 있을 거에요!
성별은……… 남장을 하고 계시니까 어떻게 모두를 속여서 말이죠.」
「사쿠라 씨. 너무 절 얕보면 날려버릴 거에요?」
사쿠라가 후퇴한다.
「……바제트는 거창하게 보여도 수수한 기질이니까 말이야.」
「의외로 도서관의 사서 같은 게 어울리지 않겠어?
나름대로 힘쓰는 일에다, 예의가 발라야 하는 자리고 한가할 때는 책도 읽을 수 있으니까.」
「」
「……꽤나 바제트 씨를 잘 알고 있네, 에미야 군?」
「에? 아, 아니, 왠지 모르게 그럴 것 같아서…… 왜지?」
뭐, 세세한 문제는 내버려두고. 직장을 구하고 싶다, 라고 하는 바제트의 고민은 인간으로선 당연한 일이지만,
「애초에 왜 직장을 구하려고 하는 건데?」
「당신 돈 많잖아. 들은 바로는 돈 뭉치로 가득 찬 듀랄루민 케이스를 3개 씩이나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랜서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봉인지정의 집행은 일이힘든 대신 보수는 장난이 아니라든가.
「……그것과 이건 이야기가 다릅니다. 무직이어선 마스터라 할 수 없으니까요.」
「그거 무슨 의미야?」
「그러니까 마스터와 서번트의 역할 말입니다.
마스터라 함은 서번트를 사역하는 자. 그렇다면 의식주를 준비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의무입니다.」
「마스터는 서번트를 먹이지 않으면 안됩니다.
제게 직업이 없고 서번트가 일해서 번 돈으로 살아선 언어도단이죠.」
「아…… 과연, 마스터가 먹이느냐, 서번트가 일하느냐의 이야기인가. 그럼 가사를 돕게 한다는가, 하는 것도 논외?」
「당연합니다. 마스터가 된 자, 무릇 자신의 생활은 스스로 관리하지 않아선 말이 되질 않지요.」
「서번트에게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관리와 유사시에 대비한 최대전투력 확보 뿐입니다.
노동은 물론 가사를 돕게 하다니 그야말로 3류 마스터겠죠.」
「정말 멋지군요. 바로 그 말 대로입니다.
당신과는 마음이 맞을 것 같습니다, 메이거스. 당신이 시로우에게 부탁하는 이유를 아주 잘 알았습니다.」
「……그게 당신의 마스터론이군. 그건 좋지만 말이야. 당신, 애초에 마스터도 아니잖아. 서번트가 없으니까.」
응응, 하고 끄덕이는 일동.
「그건 오해입니다. 제 서번트는 일시적으로 빌려 준 것 뿐, 빌려줬던 상대가 반환을 꺼리고 있을 뿐입니다.」
「에, 그랬던 겁니까? 그럼 바제트 씨, 랜서 씨와……」
「계약은 아직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썩어빠진 고집쟁이 여자만 영주를 넘겨주면 지금 바로라도」
「……실망. 생명의 은인에게 지독한 말을 하네요, 바제트. 이래선 점점 더 돌려줄 마음이 없어지고 마는데요.」
「!!?」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전원 뒤돌아 본다.
「모두들 안녕하신가요. 무언가 즐거운 듯한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군요, 당신들.」
……한 낮의 평화로운 한 때. 점점 더 깊어가는 혼미 속에 제 3의 스트레인저가 나타난 것이다.
「부디 제게 신경 쓰지 말고 대화를 계속해 주시죠. 바제트를 직업소개소에 데리고 간다는 이야기인 듯 합니다만?」
「……제게 적합할 직종을 상담하고 있었을 뿐, 제게 일할 곳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보다 카렌. 지금의 이야기를 훔쳐 들은 겁니까?」
「……실로 유감이지만, 사실만을 서술하자면 그렇게 오해 받겠군요.」
「저는 단지 조금만 더 내버려 두면 당신이 자멸할 테니 가만히 있었습니다만,
폭언을 참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끼어든 것 뿐입니다.」
수행이 부족했던 거죠, 라고 덧붙이는 카렌.
화목했던 거실은 또다시 파직파직하고 불가사의공간으로 화하고 있었다.
「………………」
「………………왔어. 지금 마을에서 가장 얼굴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왔다구!」
「아이 참, 언니도…… 하기 힘든 말을 그렇게 확실하게 말하면 어떻게 해요.」
한편 바제트와 카렌이 불꽃을 피워 올리고 있는 뒤에서, 소근소근 얼굴을 마주 대는 사이 좋은 자매들.
「……토오사카도 사쿠라도, 카렌과 면식이 있는 거야?」
「예. 교회에 사제 대리로 부임해 오셨을 때 인사하러 갔었거든요.」
「응. 그 이후로 빈번하게 얼굴을 맞대고 있어. 뭐, 교회에 할 연락이 쌓였던 것도 이유긴 하지만……」
「그럼 앞으로 토요일을 정기보고일로 하도록 하죠. 후유키의 관리자로서 토오사카 린은 그 책임을 게을리 하지 마시길.」
「또한 마토우 사쿠라는 토오사카 린의 좋은 협력자로, 가능한 한 보고에 동석해 주세요.
그 이외에 질문 있습니까?」
「……그 결정 자체에 의문은 없지만 말이야. 괜찮겠어, 이 보고서?
중요한 부분은 완전히 빠져있잖아. 코토미네에 대한 거라든가, 성배에 대한 거라든가.」
「그렇군요. 하지만 전 당사자가 아니기에 진위의 확인에 시간이 걸리니까요.」
「잠정적이긴 하지만, 당신들의 구술보고를 사실로 인정해서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 우리들에게 빚을 하나 지워둔다는 건가?」
「이 정도의 일을 빚이라 생각해 주다니 의리가 깊군요, 린은.」
「하지만, 이건 사실 아닌가요? 그럼 빚이 될 수가 없죠. 그렇지 않나요, 사쿠라 씨?」
「아, 예…… 카렌 씨의 말 대로입니다.」
「보시죠. 혹시 보고되지 않은 일이 있다 하더라도 그건 우리들과는 상관 없는 사실, 위증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거에요.」
「그래요…… 그걸 안 상태에서 성배전쟁은 끝났다, 라고 한다면
우리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통된 비밀을 안고 있다…… 는 것이 되겠지요?」
「……공범이라는 거군. 그쪽도 뭔가 찔리는 일이 있는 모양이네, 카렌·오르텐시아?」
「물론, 이렇게 뻔하게 구멍투성이인 보고서를 보내는 거니까.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는 그 분들이 절 이대로 돌아가게 할 리가 없으니까요.」
「저, 저기…… 그럼, 카렌 씨는?」
「안심해요, 사쿠라 씨. 전 아직 일시적인 대행에 지나지 않지만, 분명히 긴 시간 동안 이 교회를 맡게 될 거에요.」
「……후후. 이것도 당신의 덕분이에요. 살아있는 성배의 유사품이라니 진위를 확인하는 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요.」
「……어처구니없이 속이 시커먼 꼬마네.
요컨대 후유키를 이용해 사제가 되고, 거기에 교회의 권한으로 우리들을 지배하겠다는 거잖아?」
「네게 조금이라도 거스르면 교회의 본대가 오겠군.」
「그런 결말도 있을 순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한다 해도, 제 부임 기간은 최대로 해봐야 2년인 걸요.
이래봬도 부르는 곳 많은 이능력자니까요.」
「……그래. 그럼 그때까지 난 온 힘을 다해 당신의 약점을 찾도록 하겠어.」
「여차하면 문답무용으로 때려눕힐 수 있도록 말이야.」
「예우리들은 마음이 맞을 것 같네요, 린. 있는 힘껏 고양이처럼 발버둥쳐 보시길.」
「……이야기는 끝? 그럼 돌아가겠어. 가자, 사쿠라.」
「아, 예…… 카렌 씨도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이쪽이야 말로. 정말로 즐거워질 것 같아. 사이 좋게 지내 주시겠나요, 선배님들?」
「……바제트 씨가 힘적인 면에서 강적이라면, 카렌은 지혜면에서의 강적이야.」
「시로도 방심하고 있다간 체크메이트라구.」
「……예. 하지만 카렌 씨, 진심으로 우리들을 선배로 대접해 주고 있어요. 호의를 보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저 녀석의 호의는 악의나 다름없다니까. 어딘가의 사이비 신부랑 똑같아. 속으면 안돼, 사쿠라.」
「……………………」
……교회의 새로운 사제는 무지막지하게 괴인인 듯하다. 그리고, 그 괴인은 바제트와 정면에서 맞서고 있다.
「당신은 마스터로 선택되지 않았지 않습니까. 성배전쟁도 끝났습니다. 감시역에겐 아무런 권한도 없지 않나요?」
「어머나, 무슨 길가다 주운 물건도 아니고 원래 주인이니까 돌려줘야 한다는 이론은 통하지 않아요.」
「당신이 허송세월하고 있던 사이, 당신을 살린 건 교회입니다. 마스터 권은 이쪽으로 이양되었다 보는 게 타당하겠죠?」
「양도? 무단으로 가져간 거겠죠. 사람을 속여서 빼앗아놓곤 잘도,」
「어머나?
속이다니, 무슨 말씀이신지? 전 당신이 영주를 잃은 경위를 모르는걸요. 되도록이면 자세히 알려주시겠나요?」
「큭……!」
「부디 어른스럽게 굴어주세요, 바제트. 전 조건만 받아들이면 반환하겠다고 말했지 않나요?」
「당신이야 말로 그 왼팔을 저에게 맡기세요.
악마가 들러붙은 팔을 중요시하며 지니다니, 주님을 섬기고 있는 몸으로서 보고 넘길 수 없습니다.」
「거절합니다. 이건 제 팔이니까요.」
「……………………의수인 주제에. 대신할 의수 같은 건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으면서.」
「안타깝게도 전 이 의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간단히 넘길 마음은 없습니다.」
「……그럼, 저도 그를 돌려줄 마음은 없어요. 전혀 마음에 들진 않지만 심부름꾼으로 쓰기엔 최고니까요.」
……평행선이다. 바제트는 카렌에게서 서번트를 되찾고 싶어한다. 카렌은 바제트의 왼팔을 바란다.
하지만, 모두 가지고 싶어하는 "두 사람"은 저렇게 으르렁대고 있는 것이다.
「………………」
「하나 물어도 괜찮겠습니까, 메이거스?」
「예, 뭡니까?」
「당신은 랜서의 마스터였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성격을 볼 때, 랜서와는 그다지 상성이 좋지 않았던 듯이 보입니다.」
「허나 당신은 랜서의 마스터임을 고집하고 있지요. 당신은 랜서의 어디가 좋은 것입니까?」
「고집부리지 않았고, 좋지도 않습니다.
그는 제가 소환한 서번트입니다.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
「………………」
「…………전혀 신용 받지 못하고 있군요.
좋습니다. 불쾌하긴 하나 그가 얼마나 다루기 힘든 서번트였는지 설명하도록 하죠.」
1월 23일, 나는 그 영령을 소환했다.
절대적인 자신과 신뢰를 담아 정말로 그를 불러낼 수 있다면, 그 무엇도 두려울 게 없다고.
허나,그 소녀와도 같은 희망은 날이 갈수록 깨어져만 갔다.
「일 처리가 너무 좋지 않군요.
저는 소거를 명령했을 텐데요, 랜서?」
「거 참 쪼잔한 마스터구만. 쫓아냈으면 됐잖아. 그 녀석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구.」
첫 번째의 싸움.
우리들은 나를 감시하기 위해 미행하고 있던 협회의 마술사를 배제했다.
나는 주살을 명했다. 허나 그는 마무리를 하지 못하여 결국 감시역이던 마술사를 놓쳐버렸다.
……뭐, 감시역에게 손을 댄 시점에서 문제행위로서 보고되었을 테니,
죽이지 않고 쫓아보낸다, 라고 하는 그의 판단은 후에 나를 살리게 되었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다.
「……기가 막히는군요. 모든 마스터의 정보가 모일 때까지 자숙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왜 그렇게 태평하게 외출 같은 걸 하는 겁니까?」
「들킬 만한 얼간이 짓은 하지 않았어. 자, 당신도 먹으라구, 바제트. 통조림 같은 건 먹어도 키는 크지 않으니까.」
「……. 호의이니 잘 먹겠습니다만. 앞으론 저와 상담하고 나서 행동하도록 하세요.」
긴장했던 것은 처음 3일간 정도였다.
내가 이상으로 그리던 영웅상은 금새 무너지고, 그 후는눈앞이 어지러운 탄식의 7일간이 계속되었던 거다.
성배전쟁은 시작하지조차 않았지만 준비단계에서도 많은 싸움이 있었다.
마술협회에서 보낸 감시역의 배제, 후유키 시의 파악, 류도우사에 숨어든 마녀와의 전초전.
싸우는 능력밖에 없는 나는 몇 번이고 실패했다. 그 때마다
“뭐, 될 대로 되겠지.”
실패를 해도, 성공을 해도 그는 담담하게, 실로 한심하면서도 그런 뻔뻔한 모습으로 얼버무렸던 것이다.
「……나참. 당신에겐 너무나 계획성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아아. 그래서, 뭐, 당신과 균형이 맞는 거 아니겠어?」
……그는 모든 적과 아군에게 중용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것은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째서냐 물으니, 그게 자신의 성격이라며 웃었다.
「우리 나라엔 그런 녀석들뿐이라 말이지.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라는 게 비일비재야.
적과 아군은 그 날의 기분에 따른 거라 기분만은 한가운데에 두고 있어.」
「……배신당해도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까?」
「아아. 적 쪽의 전사라도 좋은 녀석은 좋고, 마음에 든 녀석이라도, 쓰러트려야 할 때라면 쓰러트릴 뿐이야.」
단지, 하고.
그의 경우 마음에 드는 녀석이 생기면, 쓰러트려야 하는 쪽으로 돌아서 버린다고 투덜거리고 있었다.
「뭐, 서로 예상외였지. 설마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녀석과 함께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
「……예. 저도 온 힘을 다해 당신에게 미움받도록 노력하죠.
중요한 순간에 당신에게 쓰러지는 쪽이 되어버리는 건 절대 사양…」
까다롭구만, 하고 그는 웃었다. 그 순수한 웃음만은어릴 적 마음속에서 그리던 개암나무 소년의 웃음 소리였다.
「……이상입니다. 우리들의 팀워크가 최악이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겠지요.」
「………………」
「______」
「……그 얼굴은 뭡니까, 카렌, 시로 군?」
「별로.
…………헤어지고 나서도♪」
「아아, 별로.
…… 좋아하는 사람♪」
「……저기 말이죠. 그런 한심한 남자, 아무런 감정도 없습니다. 수고할 거리가 늘 뿐이지 않습니까!」
「……그런 면을 좋아하는 주제에(소근)」
「읏……!」
「그건 그렇고, 당신은 무엇 때문에 온 겁니까, 카렌? 설마 절 방해하러 온 것은 아니겠지요?」
「……그렇게까지 한가하진 않아요. 저도 한 가지 상의할 것이 있습니다만…… 이번엔 당신이 먼저 왔으니, 먼저 끝내시길.」
「……그러지요. 조금 삼천포로 빠지고 말았습니다만, 두 번째 상담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쪽이 주입니다만」
다시 꿀꺽, 하고 침 삼키는 소리가 울리는 에미야 가의 사람들.
바제트는 당당히 결정사항을 알리는 듯이 넥타이를 고쳐 매곤,
「의식주 중, 주가 빠져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살 곳이 없기 때문에 이곳의 방을 빌릴 수 있겠습니까?」
「뭐!」
「라!」
「고!」
「오오오오오오오오_____!!!!!!?」
「……그렇게 소란 피울 일은 아니지 않잖습니까.
이곳은 마스터의 피난처라 들었습니다만?」
「어, 없어요옷! 방은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모두 남성용밖에 없어요~!」
「……이하동문. 남의 집안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지만 마술사의 비율이 너무 높아.
후유키의 관리자로서 한 곳에 전력을 집중시킬 수는 없어.」
「어머. 그렇다면 린이나 사쿠라 씨, 둘 중 하나가 집으로 돌아가면 되는 일이지 않나요?」
「나, 나랑 사쿠라는 괜찮앗! 이틀에 한번은 집에 돌아가는데다 집세랑 식비도 내고 있으니까!」
「저도 숙박비는 내겠습니다. ……그렇군요. 1박에 ○만엔은 어떤가요?」
「큭, 그런 수로 나올 줄은…… 위험해, 너무나 매력적이야……
위험하게도 우리 집을 소개시켜 주고 싶어졌어……근데 세이버, 아까부터 왜 가만히 있는 거야?」
「너부터 확실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해야하잖아?」
「……하아. 저는 그다지 상관없습니다만.
방도 비어있고 시로우만 괜찮다면 의식주를 제공해줘야만 하는 게 아닐까요?」
「……저기 말이야, 세이버. 저 사람이 이곳에 살게 된다는 건 틀림없이 그녀의 직업이….」
「……과연. 시로 군의 보디가드라면 제 적성에 맞는군요. 그라면 싸울 일이 부족하지 않을 테니.」
「저는 반대입니다, 시로우! 이 저택에 신참자가 들어올 틈 따윈 없습니다!」
난폭하게 휘몰아치는 회오리바람. 세이버도 의논에 합세해 바제트의 입주제안은 혼란에 혼란을 거듭했다.
「……당신들의 의견은 알겠습니다.
허나 이곳의 주인은 시로 군입니다. 결정권은 그에게 있지요.
그건 당신도 이미 알고 있을 텐데요, 세이버?」
「시로 군이 무소속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굳이 말하자면 이 집의 주인……이라고 하는 편이 당신답지 않을까요?」
「윽……(털썩)」
「아아, 이 무슨 일인가요.
바제트에게 유일하게 힘으로 이길 수 있는 세이버 씨가 패배를 인정한다면, 이제 선배님들께 승산은 없겠군요.」
슬픈 듯이 기도하는 카렌 그녀의 입은 후후후, 하고 실로 즐거운 듯이 웃고 있었다.
「그럴 수가…… 서, 선배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
……어려운 문제다.
후지누나를 생각하면 거절해야만 할 테고 이 이상 인구수를 늘렸다간 이웃들에게 소란스러워서 미안할테지. 하지만
「어머. 당신이 곤란해 하고 있는 사람을 못 본 채 하겠다는 건가요?」
「크윽.」
……바로 이거다. 분명 바제트는 살 곳이 없는데다, 마을지리도 모르고 이제 마술협회와는 관계가 없으니까…….
「타임. 이 의제는 10분 정도 시간을 줘. 사쿠라, 세이버, 잠깐 와 봐.」
「에미야 군은 우리들이 돌아올 때까지 저어어어어얼대로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뭐어이, 토오사카!?」
「잠시 동안만 힘내, 에미야 군! 10분, 10분만 있으면 되니까!」
다다다다다다~, 하고 도장 쪽으로 달려가는 세 사람.
「……작전회의인 듯하군요. 몰아붙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틈을 벌었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만, 무슨 바람이 분 겁니까. 당신이 제 편을 들다니요, 카렌.」
「저는 항상 약한 자의 아군이니까요.」
「웃기고 있네. 약한 쪽은 명백히 이쪽이잖아. 너희들, 어딜 봐도 몰아붙이는 쪽이라구!」
무릎을 가슴에 당겨 쪼그려 않아 투덜거렸다.
이렇게까지 휘둘리면 아무리 나라도 자포자기 모드가 되어 야유 한마디 하고 싶어 진다.
「……………………」
「……어이, 뭐야. 갑자기 괴물이라도 본 듯한 얼굴 해가지곤.
협박해봐야 이제 안 통해. 이제까지 질리도록 놀랐으니까 말이야.」
「……카렌, 제안 하나 하고 싶습니다만?」
「받아들이죠. 구속은 제가.」
「하?」
무언가 아이 콘택트로 뜻이 통하는 "두 사람". 불길한 예감.
주저하지 않고 정원 쪽으로 뛰쳐나갔다.
「……월척!」
헛수고였다. 순살이었다. 애들 장난이었다.
「어이, 잠깐-! 날 붙잡은 건 백 보 양보한다 쳐도, 왜 옷을 벗기는데!?」
「손발은 제가. 바제트, 당신은….」
「맡겨주세요. 추상적인 문양을 그리는 것은 제 특기 중 특기입니다.」
「아냐, 그걸 특기라 하지 않아! 단순한 낙서, 낙서라니까아!」
「……얌전히 계시길. 바제트에게도 인정은 있습니다. 수성펜으로 그릴 테지요.」
「에?」
「이 복싱 바보! 에, 라니뭐야, 그 에, 느으으으으으으은……!」
그리하여, 1분 후.
「어머나,」
「호오,」
「…………정신적인 굴욕이야,」
전신에 페인트칠을 한 야성적인 나 자신이 멍하니 서있게 되었던 것이다.
「……놀랐어요. 닮았다, 닮았다 하곤 생각했었지만, 이렇게까지 똑같을 줄은….」
「……아, 그래. 어디 사는 누군지 모르겠지만, 거 잘됐네.」
「그럼, 옷 갈아입고 와도 되겠지. 이런 꼴로 있다간 세이버에게 일도양단 당하고 말걸.」
「……기다려 주세요. 저기, 좀 더 난폭한 말투로 말할 수 없겠습니까?」
「에에. 좀 더 악당 조무래기틱하게 인생을 포기한 듯이.」
「……맘대로 해라.
정신 나갔구만, 너희들.」
「그거다!」
「그겁니다!」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어…………」
「……아, 정말 심한 꼴을 당했다……」
따듯한 물로 적신 타올로 온 몸을 닦고 제대로 된 옷으로 갈아입었다.
유성펜으로 그려진 낙서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머리도 부석부석하지만 어찌됐던 아까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잘 어울렸었는데……」
「그 말 그대로입니다. 원래 소질은 있으니까 가끔씩은 스트레스도 발산시켜야 하지 않겠나요?」
「시끄러. 입 좀 다물어, 이 SM콤비!」
「(역시 늑대에요. ……원래부터 그였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겠군요. ……아예 암흑으로 타락시키고 싶어지는군요.)」
「(저런 난폭마를 뜰에 풀어두는 건 반대입니다만.
……그것보다 지금은 어느 쪽이 S고 어느 쪽이 M인지 추궁해야 하지 않은가요?)」
소근소근 방 한가운데에서 이야기하는 2인조.
현기증은두통으로까지 악화되어 있었다. 정신적인 괴롭힘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아, 그래. 괴롭힌다고 하면 그거지. 어이, 카렌. 토오사카랑 사쿠라를 너무 괴롭히지 말라고.」
「……실례로군요. 그건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애초에 그녀들이 진심이 된다면 저로선 대적할 수 없습니다. 한도는 지키고 있지요.」
「냉정하군요. 올바른 판단입니다.」
「당연하죠. 나보다 약한 사람을 선배로 대접하지 않아요.
……게다가 그런 건 그렇게 쿡쿡 찌르며 대하는 것이 올바로 즐기는 방법이고요.」
과연, 하고 맞장구를 치는 바제트. 사이는 나쁜 주제에 이야기에 죽이 잘 맞는구만, 저 "두 사람".
「…………하지만, 그 뭐랄까. 이렇게 보니 비슷하구만, 당신들.」
「…………」
「어디가?」
「어디냐니, 한 마디론 말하기 힘들지만…」
히로인다운 점이 없달까.
「봐봐. 전혀 안 어울리잖아, 그런 거.」
「「_______」」
바제트는 카렌과 말 없이 끄덕이고는 꾸욱 하고 손 장갑을 고쳐끼며 일어섰다.
「갑작스럽습니다만, 무언가 간단한 게임을 하도록 하죠. 제가 이긴다면 지금의 폭언은 철회해 주시길.」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자백시켜야겠죠.」
「……똥개 주제에 주인에게 대들다니. 거세 시켜버릴까, 이 조루?」
「기다려.
지금 엄청난 문제발언하지 않았냐, 거기 시스터-!」
「아!」
「아뇨, 부디 신경 쓰지 마시길. 지금 그건 거짓 한 점 없는 제 진심이니까요.」
……미안하다는 듯이 지금 그건 정말 진심이니까 신경 쓰지 말길 바래, 라고 덧붙이는 카렌.
대단하다. 그 정도의 욕지거리는 그녀 안에선 기본인 듯하다.
「공짜로, 라곤 말하지 않겠습니다.
시로 군이 이긴다면 오늘은 이쯤 해서 얌전하게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매력적인 조건이라 생각하지 않습니까?」
「……매력적이란 말이지.」
거절한 순간 펀치가 날아오는 건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말하지 않지만 말이야.
「……좋아, 어쨌든 이해는 했어. 요컨대 지면 죽이겠다는 거지?」
지독한 조건이다.
「하지만 뭐, 내가 이기면 돌아가 주겠다는 건 파격적인 조건이긴 해. 좋아, 받아들이지. 게임은……역시 화투로 할까?」
「음……그런 미적지근한 게임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런 걸 하고 있다간 다른 사람들이 돌아올 거에요. ……그렇군요. 마술사답게 가위바위보 한 판 승부라는 건 어떤가요?」
「………………여러가지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난 상관없어. 바제트는?」
「……이, 이의 없습니다. 다소 이쪽이 불리하긴 하지만,핸디캡인 셈 치죠.」
「뭐야, 없는 건 남자 운 뿐만이 아니었구만.
하지만 봐주는 거 없기다? 아, 난 반드시 보를 낼 거야.」
「윽…… 심리전을 걸어올 줄은…! 이쪽도 느슨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군요.」
「후후후. 말해 두겠는데, 늦게 내면 가차없이 패배다.」
「이제 됐습니까? 그럼, 부족하나마 제가 심판을 보겠습니다. 준비 되셨겠지요?
자아, 가위, 바위,」
「보!」
이쪽은 아까의 선언 대로 보.
바제트는…… 3단 수 읽기로 주먹……!
예상 대로다. 쓸데없이 고민을 지나치게 하는 바제트니까,
솔직하게 가위를 내지 않을 거
……어라?
「"늦게 발해 앞서 참하는"」
잠깐,
지금 뭘 씨부리는 거야, 이 인간흉기……!?
「잡았다! 가위, 바위,
죽엇……!」
「……후우. 저의 승리로군요, 시로 군. 내용이 어찌되었든 당신이 늦게 냈으니까.」
……그야 그렇겠지. 늦게 내는데도 먼저 내게 되는 거니까, 저거.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실로 당신다운 싸움이었습니다, 바제트.」
「하지만…… 가위 바위 다음에 죽어, 라고 외치는 것은 삼가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후, 후후…… 그 이전에
가위바위보는 이런 게임이 아니잖아.
분명히(꼴까닥)」
「기다렸지~!
어, 어라? 에미야 군, 왠지 삐친 것처럼 보이는데?」
「……아까까지 삐쳤었던 거야. 지금은 털어냈으니까 괜찮아. 신경 쓰지 말아주길 바래. 그리고 슬슬 결론에 들어가 줘.」
「오케이, 요청을 따르겠어요.」
「자, 바제트.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곳의 방을 빌리고 싶다고 하는 당신의 의견에는 찬성하겠어.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해.」
「크헉……! 무무무무무무무뭐야 그거, 어떤 작전회의를 한 거야, 도대체!」
거기에 바제트 씨에서 바제트로 씨를 떼었다.
토오사카가 씨를 붙이지 않는다는 것은 정면에서부터 싸우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관둬. 저 사람 진짜로 인간흉기니까.」
「알았으니까 이야긴 마지막까지 듣도록.」
「바제트.
외국인인데다 부탁할 수 있는 지인도 없고 덤으로 비자도 신분도 엉터리인 당신이 거주지를 얻는 건 불가능하겠죠?」
「예. 협회의 백이 없는 지금 호텔의 체크인조차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특례로 일주일간 에미야 저택에서의 주재를 허가하겠습니다. 그 후는 당신의 노력 나름, 이라는 건 어떻겠나요?」
「다시 말해 일주일 내로 제가 거주할 곳을 찾아내라, 라는 겁니까?」
「그래. 보통 건물이라면 조사조차 시켜주지 않겠지만 뒤숭숭한 사연이 얽힌 물건이라면 얻어낼 꼼수가 있을 거야.」
「어쨌든, 우리집 근처의 숲에 있는 서양식 저택은 어때?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주인이 올 일은 없는데다 평소에 손질도 되어 있어서 깨끗하다구? 무단점거지만.」
「……그렇군요. 그 정도가 적당한 조건이겠죠. 저도 될 수 있으면 저 자신만의 거주지를 원하니까요.」
「다행이다, 그럼 결정되었군요!」
와아~, 하고 기뻐하는 사쿠라.
응응, 하며 만족스럽다는 듯이 끄덕이는 토오사카.
혹시 바제트가 반대했을 때를 대비해 임전상태로 돌입했던 세이버.
그리고, 집주인인데도 완벽하게 왕따 당한 나였다.
「그럼, 이제부터 일주일간 신세 지겠습니다.
사치 부릴 생각은 없습니다만, 적어도 방은 스위트 급으로.」
「아하하하, 그런데 에미야 군.
그러니까, 여기의 스위트 룸은 창고였지?」
왁자지껄 화기애애해져 가는 공기. 수면 밑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토오사카 VS 바제트의 구도.
……괜찮아, 단 1주일 간이다.
트러블의 요인은 늘었지만 그래도 바제트 한 사람 만이라면 참고 견딜 수 있을 것이다.
「다행입니다. 이걸로 한 건 해결이로군요.」
후우, 하고 가슴을 쓸어 내리는 카렌.
사이가 나쁘다곤 해도 바제트가 살 곳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축복해주고 있는 모양이다.
「한때는 어찌되나 생각했지만, 어떻게든 잘 되어서 다행이야. 아, 그러고 보니 네 상담은 뭐지?」
「어머, 기억해 주셨던 건가요?」
「바제트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듣기로 약속했잖아. 뭐야, 네 상담이라는 건…?」
그때.
나는, 진짜 악마의 웃음이라는 것을 한 순간이나마 보고 말았다.
악마는 최고의 이 이상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타이밍에,
「예. 실은 이번에 교회를 개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조가 끝날 때까지 이곳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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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해피엔딩이죠.^^
그래서 5/5일에 마지막이 되는건가요 ㅋ
시로님 날짜 딱 맞추셨네요 ㅋㅋ 모두가 함께사는 결말도 나쁘진 않네요 ㅎ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세이버랑 수영장가는거나 라이더랑 자전거 쟁탈전 요런건 없나요?????
오직 할로우의스토리만 담아서 미연시적요소는 없습니다.
시로님 인제 어떤종류의 글을 올리실 꺼에요??
흠,,현재거론중인건 페이트자작소설과월희,렌탈마법사가 투표중인데 이번주토요일쯤 결과발표할예정입니다.제로도 쓰고싶은데.테스타님께 연락이안와서...
수고 하셨어요..ㅎㅎ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