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에게 “열려라!” 하셨다.
그러자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된다.
예수님의 말씀에는 사람을 살리는 구원의 힘이 담겨 있다.
복음 말씀은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말씀 한마디면 모든 것이 치유되는 능력의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몇 가지 단계를 거치십니다.
당신 손가락을 환자의 두 귀에 넣으십니다.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십니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까지 내쉬십니다.
이윽고 “에파타!”하고 외치십니다.
왜 이렇게 하셨을까요?
한마디 말씀만으로도 얼마든지 고치실 수 있는 분이 아니시던가요?
한 어린아이가 물고기를 키웠습니다.
어느 날 물고기가 죽자 아이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아. 울지 마라! 또 물고기 사 줄게.”
이것은 돈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물고기와의 이별을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슬픔에 먼저 동참해야 합니다.
“물고기가 죽어 우는구나. 그래 참 안됐다. 엄마랑 함께 묻어 주자.”
이러한 말에 아이는 위로받습니다.
아픈 감정의 치유를 배우는 것이지요.
슬픔이 없으면 인간은 쉽게 교만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의 아픔을 같이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행동을 취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넓고 따뜻한 마음입니다.
‘에파타!’는 ‘열려라!’라는 뜻이라고 성경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말씀 한마디에 그 사람은 입이 열리고 귀가 뚫렸습니다.
제자들은 너무 놀랐던 것이지요.
그러기에 예수님의 입에서 나온 말씀을 ‘발음 그대로’ 적어 놓은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치유과정은
우리가 봉헌하는 매일 미사 때마다 다시금 반복됩니다.
말씀의 전례 가운데 예수님께서는 친히 당신 손가락을 우리 귀에 넣으시어,
말씀 안에서 당신을 알아 뵙게 하십니다.
성찬의 전례 가운데 예수님의 몸과 피는
친히 우리의 오장육부 깊숙한 곳까지 찾아오십니다.
따지고 보니 우리가 매일 거행하는 미사는 치유의 성사입니다.
우리가 매일 봉헌하는 미사는 기적의 성사입니다.
우리가 매일 거행하는 미사는 사랑의 성사입니다.
이 미사를 통해 우리 역시 치유의 기적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