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가보다 5% 싸게 거래... 돈 있어도 못사는 역설
2025년 봄 매물 쏟아질 듯... 준비된 실수요자는 웃어
메트로 밴쿠버 매물 1만건으로 급감... 침체기 지나가나
캐나다 최대 규모의 세대 간 자산이전이 밴쿠버 부동산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공인회계사협회에 따르면 향후 2~3년간 약 1조 달러 규모의 상속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르파주 부동산이 최근 발표한 '2025년 연례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밴쿠버 주택가격은 4%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토론토 5%, 몬트리올 6.5%, 캘거리·오타와·위니펙도 4% 상승이 예상된다.
주택시장의 새로운 동력은 상속자금을 활용하는 '욜로(YOLO·인생은 한번뿐)' 매수자들이다. 코로나19 시기 '포모(FOMO·기회 상실 공포)' 매수자들이 고금리로 고전하는 사이, 부모 세대의 '따뜻한 손' 생전증여로 무장한 매수자들이 시장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대부분 매물은 공시지가보다 5%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되찾으려면 기준금리가 현행 5.45%에서 5% 이하로 내려가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메트로 밴쿠버 지역 매물은 1만4천~1만5천 건에서 1만 건으로 감소했다. 비수기를 맞아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영향으로, 부동산업계는 2025년 봄 성수기에 매물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동밴쿠버, 버나비, 리치몬드 등 지역별 특성도 뚜렷해지고 있다. 개발업체들도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크레시개발그룹은 ft²당 5.50달러를 웃도는 고급 임대주택 시장이 현지 소득수준으로 감당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수요는 있지만 높은 임대료가 발목을 잡고 있다.
2027년까지 연장된 외국인 주택구매 금지령과 단기임대 규제로 투자 목적의 분양시장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개발업체들은 투자자에서 첫 주택 구매자, 이사 수요자, 은퇴자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일부 개발업체들은 혁신적 설계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거실의 야간 침실 활용이 가능한 1베드룸 주택이나, 동일 크기 침실 2개를 갖춘 2베드룸 주택 등 공동구매자를 위한 새로운 설계를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