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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杜甫)시 모음
한별(恨別) 이별을 한하며-두보(杜甫)
洛城一別四千里(낙성일별사천리) : 낙양을 한번 이별하고 사천리 떠나 있어
胡騎長驅五六年(호기장구오륙년) : 오랑캐 오래 싸워 오륙년이 다 되었소.
草木變衰行劍外(초목변쇠행검외) : 초목은 변하여 시드는데 나는 검각성 밖을 거닐어보고
兵戈阻絶老江邊(병과조절노강변) : 싸움으로 길이 막혀 강변에서 늙고 있소.
思家步月淸宵立(사가보월청소입) : 집 그리며 달빛 아래 거닐다가 우뚝 서기도하며
憶弟看雲白日眼(억제간운백일안) : 동생을 생각하며 구름 바라보며 한낮에도 잠들기도 하오
楣河陰近乘勝(문도하음근승승) : 들으니, 하음 땅에서는 승전의 소식 가까이 들리니
司徒急爲破幽燕(사도급위파유연) : 사도는 오랑캐 땅 유연을 빨리 깨뜨려주오
자신전퇴조구호(紫宸殿退朝口號) 자신전에서 물러나 읊다-두보(杜甫)
戶外昭容紫袖垂(호외소용자수수) : 문 밖에서 어여쁜 궁녀들 자색 옷소매 드리우고
雙瞻御座引朝儀(쌍첨어좌인조의) : 양쪽에서 임금님 바라보며 조회 참여를 인도한다.
香飄合殿春風轉(향표합전춘풍전) : 봄바람이 일어 향불은 하늘하늘 어전에 가득하고
花覆千官淑景移(화복천관숙경이) : 꽃은 백관을 가리고, 맑은 햇빛 천천히 움직인다.
晝漏稀聞高閣報(주루희문고각보) : 낮 시간, 고각에서 알리는 시간을 듣기 어렵고
天顔有喜近臣知(천안유희근신지) : 천자의 얼굴에 이는 기쁨 가까운 신하들은 안다
宮中每出歸東省(궁중매출귀동성) : 궁중애서 나와 중서성으로 돌아갈 때
會送夔龍集鳳池(회송기용집봉지) : 함께 재상을 보내고 다시 중서성에 모인다.
秋興4(추흥4) 가을 흥취-杜甫(두보)
楣長安似奕?(문도장안사혁기) : 듣자니, 장안의 시국이 바둑판이라니
百年世事不勝悲(백년세사불승비) : 평생의 세상 일 슬픔 이기지 못하겠네.
王侯第宅皆新主(왕후제택개신주) : 왕후의 저택은 모두가 새 주인
文武衣冠異昔時(문무의관이석시) : 문무의 의관도 옛 날과는 다르다네.
直北關山金鼓震(직북관산금고진) : 바로 북쪽 관산은 징과 북이 진동한다.
征西車馬羽書馳(정서거마우서치) : 서쪽 정벌 떠나는 수레와 말들 그리고 격문은 치닫고
魚龍寂寞秋江冷(어룡적막추강냉) : 가을 강은 차갑고 물고기도 조용하니
故國平居有所思(고국평거유소사) : 고국에 살던 그 때가 생각나네.
송원(送遠) 먼 곳으로 전송함-두보(杜甫)
帶甲滿天地(대갑만천지) : 갑옷 입은 병사 천지에 가득한데
胡爲君遠行(호위군원행) : 어찌 그대는 먼 길을 떠나려하는가
親朋盡一哭(친붕진일곡) : 벗들이 모두 통곡을 하는데
鞍馬去孤城(안마거고성) : 말 타고 이 외로운 성을 떠나가는구나.
草木歲月晩(초목세월만) : 초목은 한 해가 늦어 시들고
關河霜雪淸(관하상설청) : 변방의 강에는 눈서리 내려 날은 차가워지리
別離已昨日(별리이작일) : 이별한 마음이 어제 같다는 시 구절에
因見古人情(인견고인정) : 새삼 옛 친구의 우정을 느낀다.
秋興5(추흥5) 가을 흥취-杜甫(두보)
蓬萊古闕對南山(봉래고궐대남산) : 봉래산 높은 궁궐은 종남산과 마주보고
承露金莖宵漢間(승로금경소한간) : 이슬 받는 통천대의 금 줄기대는 하늘 은하수에 닿았도다
西望瑤池降王母(서망요지강왕모) : 서쪽으로 요지를 바라보니 서왕모가 내려오고
東來紫氣滿函關(동래자기만함관) : 동에서 온 보랏빛 상서로운 구름 함곡관에 가득하다
雲移雉尾開宮扇(운이치미개궁선) : 구름이 꿩 꼬리 깃 부채로 옮겨지니 궁궐의 부채 열리고
日繞龍鱗識聖顔(일요용린식성안) : 햇빛이 용의 비늘을 둘러싸니 비로소 임금의 얼굴 보였다네
一臥滄江驚歲晩(일와창강경세만) : 푸른 강 자연에 살면서 한해가 저물어감에 놀라나니
幾回靑?點朝班(기회청쇄점조반) : 지난 날 조회 때에 청쇄문에서 몇 번이나 점호를 받았던가
秋興3(추흥3) 가을 흥취-杜甫(두보)
千家山郭靜朝暉(천가산곽정조휘) : 산성의 일천 집들에 아침 햇살 고요한데
日日江樓坐翠微(일일강루좌취미) : 날마다 강가 누대에서 푸른 산기운 속에 앉아본다
信宿漁人還汎汎(신숙어인환범범) : 이틀 밤을 지낸 어부 다시 배를 띄우고
淸秋燕子故飛飛(청추연자고비비) : 맑은 가을에 제비는 일부러 하늘을 난다
匡衡抗訴功名薄(광형항소공명박) : 광명처럼 간언을 올렸지만 공명은 낮았다
劉向傳經心事違(유향전경심사위) : 유향처럼 경전을 전하려 하나 마음과 일이 어긋나네
同學少年多不賤(동학소년다불천) : 어린 시절 같이 공부한 이들 모두 부귀하여
五陵衣馬自輕肥(오릉의마자경비) : 오릉 땅에 살면서 옷과 말은 빠르고 살찐 것들이라네
秋興2(추흥2) 가을 흥취-杜甫(두보)
夔府孤城落日斜(기부고성낙일사) : 기주의 외로운 성에는 저녁 해 기울고
每依北斗望京華(매의북두망경화) : 언제나 북두성 보며 서울을 그린다
聽猿實下三聲淚(청원실하삼성루) : 원숭이 울음 세 번 들으면 눈물이 떨어지고
奉使虛隨八月?(봉사허수팔월사) : 사신 수행은 팔월 뗏목처럼 헛되었다
畵省香爐違伏枕(화성향로위복침) : 상서성에 숙직할 일 몸이 아파 어긋나고
山樓粉堞隱悲?(산루분첩은비가) : 산의 누의 성가퀴에는 애달픈 피리소리이 은은하다
請看石上藤蘿月(청간석상등라월) : 보시오, 바위 위의 등라에 걸린 달이
已暎洲前蘆荻花(이영주전노적화) : 영주 섬 앞 갈대꽃을 비추고 있는 것을
秋興1(추흥1) 가을 흥취-杜甫(두보)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 : 옥 같은 이슬 맞아 단풍나무 숲 시들고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 : 무산의 무협에는 가을 기운 쓸쓸하다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 : 강의 물결은 하늘로 치솟고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 : 변방의 바람과 구름 땅을 덮어 음산하다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 : 국화 떨기 두 차례 피어나니 지난날이 눈물겹다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 : 외로운 배 묶어둔 것 고향 생각하는 마음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 : 겨울옷 준비에 곳곳에서 가위질과 자질을 재촉하고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급모침) : 백제성은 높고 저물녘 다듬이질 소리 바쁘기만 하구나
蜀相(촉상) 촉나라 승상-杜甫(두보)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 승상의 사당을 어디에서 찾을까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라네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 섬돌에 비친 푸른 풀 절로 봄빛이요
隔葉黃?空好音(격엽황리공호음) : 나뭇잎 사이의 꾀꼬리 무심히 즐겨 노래한다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 세 번이나 찾아 빈번히 천하의 일 논하고
兩朝開濟老臣心(량조개제로신심) : 두 대의 임금 섬겨 노신의 충성심 보여 주셨네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 군사를 내었으나 쳐부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죽으니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루만금) : 길이 후대의 영웅들 옷깃에 눈물 채우게 하네
月夜憶舍弟(월야억사제)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杜甫(두보)
戍鼓斷人行(수고단인행) : 수루의 북소리에 발길 끊어지고
邊秋一雁聲(변추일안성) : 변방의 가을에 한 마리 기러기 소리
露從今夜白(로종금야백) : 이슬은 오늘밤부터 얼어 희어지고
月是故?明(월시고향명) : 이 달은 고향에서도 밝으리라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 : 형제가 있으나 모두 흩어져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 : 생사를 물어볼 집마저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불달) : 편지를 부쳐도 오랫동안 가지 못하나니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 : 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春日憶李白(춘일억이백) 봄날 이백을 생가하다-杜甫(두보)
白也詩無敵(백야시무적) : 이백의 시는 적수가 없어
飄然思不群(표연사불군) : 표연하여 그 생각 특출하다
淸新庾開府(청신유개부) : 참신성은 유개부와 같고
俊逸鮑參軍(준일포참군) : 기상이 뛰어남은 참군 포조와 같다
渭北春天樹(위북춘천수) : 위수 북쪽은 봄 하늘의 나무가 무성하고
江東日暮雲(강동일모운) : 강동은 저문 하늘에 구름이 떠 있다
何時一樽酒(하시일준주) : 언제나 한 동이 술로
重與細論文(중여세논문) : 다시 그대와 글을 논할까
춘야희우(春夜喜雨) 어느 봄밤 반가운 비-두보(杜甫;712-770)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 좋은 비는 시절을 알고 내리나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 봄이면 초목이 싹트고 자란다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 봄비는 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 가늘게 소리도 없이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 들길과 하늘의 구름 모두 어두운데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 강가의 배에 불빛 번쩍번쩍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 이른 아침 붉게 젖은 땅을 보니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 금관성엔 꽃 활짝 피었으리
畵鷹(화응) 매 그림-杜甫(두보)
素練風霜起(소련풍상기) : 흰 비단 위 바람과 서리 일어나는데
蒼鷹畵作殊(창응화작수) : 푸른 매 그림 정말 특이하다
?身思狡?(송신사교토) : 몸을 꼿꼿이 세우고 토끼를 노리는 듯
側目似愁胡(측목사수호) : 곁눈질 하는 양이 수심에 찬 오랑캐 같구나
??光堪摘(조선광감적) : 잠아 맨 끈은 번쩍이어 손에 집힐 듯하고
軒楹勢可呼(헌영세가호) : 그림 속 처마와 기둥에서 새를 불러낼 수도 있겠다
何當擊凡鳥(하당격범조) : 어찌해야 뭇 새들을 잡아
毛血灑平蕪(모혈쇄평무) : 털과 피를 평원에다 뿌려볼까
房兵曹胡馬(방병조호마) 방병조의 호마-杜甫(두보)
胡馬大宛名(호마대완명) : 호마는 대원의 이름난 말
鋒稜瘦骨成(봉릉수골성) : 모난 칼날처럼 파리한 뼈대
竹批雙耳峻(죽비쌍이준) : 대나무 깎은 듯 두 귀는 날카롭고
風入四蹄輕(풍입사제경) : 바람이 날아들 듯 네 발굽 가겹다
所向無空闊(소향무공활) : 향하는 곳이 넓다할 수 없으니
眞堪託死生(진감탁사생) : 정말로 생사를 맡길 수 있다
熺有如此(효등유여차) : 용맹스럽게 달림이 이와 같으니
萬里可橫行(만리가횡행) : 만 리라도 마음대로 달릴 수 있으리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 강남에서 이구연을 만나다-杜甫(두보)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이심상견) : 기왕의 저택에서 항상 만나고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 최구의 집에서 몇 번이나 들었던가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 이 좋은 강남의 풍경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나네
絶句3(절구3) 절구-杜甫(두보)
兩箇黃?鳴翠柳(양개황리명취류) : 푸른 버드나무 사이에 꾀꼬리 울고
一行白鷺上靑天(일행백로상청천) : 백로는 푸른 하늘 위를 줄지어 난다
?含西嶺千秋雪(창함서령천추설) : 창 너머 서쪽 산봉우리엔 천년 묵은 눈
門泊東吳萬里船(문박동오만리선) : 문 밖에는 머나먼 동오로 떠날 배가 있다
絶句2(절구2) 절구-杜甫(두보)
遲日江山麗(지일강산여) : 나른한 봄날 강산은 화려하고
春風花草香(춘풍화초향) :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과 풀은 향기로워라
泥融飛燕子(니융비연자) : 진흙땅 녹으니 제비 날아들고
沙暖睡鴛鴦(사난수원앙) : 모랫벌 따뜻하니 원앙새 잠든다
중증정련(重贈鄭鍊) 정련에게 다시주다-두보(杜甫)
鄭子壯行罷使臣(정자장행파사신) : 정선생 그대가 사신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떠나는데
囊無一物獻尊親(낭무일물헌존친) : 배낭에는 어버이에게 바칠 물건 하나 없다네
江山道遠羈離日(강산도원기이일) : 갈 길 멀어 아득한 강과 산, 떠나는 날에
?馬誰爲感激人(구마수위감격인) : 갓옷 입고 말 탄 이, 누군가 감격하는 이 있으리라
해민3(解悶3) 근심을 풀다-두보(杜甫)
一辭故國十經秋(일사고국십경추) : 고향 떠난 지 십년이 되었는데
每見秋瓜憶故丘(매견추과억고구) : 가을 참외 볼 때마다 고향 그리워
今日南湖采薇蕨(금일남호채미궐) : 오늘 남쪽 호숫가에서 고사리를 캐는데
何人爲覓鄭瓜州(하인위멱정과주) : 누가 날 위해 정과주를 찾아봐 주었으면
復愁(복수) 다시 시름겨워 -杜甫(두보)
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 사방이 전쟁이니
故園今若何(고원금약하) : 내 고향은 지금 어떠할까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저번 고향 가니, 아는 사람 적었는데
早已戰爭多(조이전쟁다) : 이미 전쟁터 다 되었겠지
絶句(절구) 절구-杜甫(두보)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 강이 푸르니 새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산청화욕연) : 산이 푸르니 꽃 빛이 불타는 듯 하다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 올 봄도 보기만 하면서 또 그냥 보내니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 어느 날이 나 곧 돌아갈 해인가
?木爲風雨所拔歎(남목위풍우소발탄) 남목이 바람에 뽐힌 것을 한탄함-杜甫(두보)
倚江?樹草堂前(의강남수초당전) : 초당 앞 강가에 녹나무 서있는데
故老相傳二百年(고로상전이백년) : 이곳 노인들이 이백 년 묵었다 하네
誅茅卜居總爲此(주모복거총위차) : 띠 풀 베고 거처를 정한 것은 모두 이것 때문인데
五月??聞寒聲(오월방불문한성) : 오월 달에도 가을 매미소리 듣는 것 같았네
東南飄風動地至(동남표풍동지지) : 동남쪽에서 회오리바람 땅을 흔들며 불어오더니
江飜石走流雲氣(강번석주유운기) : 강물이 뒤집혀 돌이 날고 구름을 몰아왔네
?排雷雨猶力爭(간배뇌우유역쟁) : 줄기는 우뢰를 물리쳐 오히려 힘써 싸웠거늘
根斷泉源豈天意(근단천원기천의) : 뿌리가 샘의 근원에서 끊겼으니 어찌 하늘의 뜻이랴
滄波老樹性所愛(창파로수성소애) : 푸른 물결과 늙은 나무는 천성적으로 서로 좋아했으니
野客頻留懼雪霜(야객빈유구설상) : 시골 사람들 자주 눈과 서리 두려워 그 나무에 머룰렀고
行人不過聽竿?(행인불과청간뢰) : 행인은 피리소리 같은 나무의 소리를 듣고 지나고
虎倒龍顚委榛棘(호도룡전위진극) : 호랑이 거꾸러지고 용 넘어진 것처럼 잡목 넘어져있다
我有新詩何處吟(아유신시하처음) : 내가 새로 지은 시는 어디서 읊어야하나
草堂自此無顔色(초당자차무안색) : 초당도 지금부터는 볼 품 없이 되었구나
증화경(贈花卿) 호경에게 주다-두보
錦城絲管日紛紛(금성사관일분분) : 금성의 음악소리 나날이 어지러워져
半入江風半入雲(반입강풍반입운) : 반은 강바람으로, 그리고 반은 구름으로 들어간다
此曲祗應天上有(차곡지응천상유) : 이 곡은 다만 천상에만 있으리니
人間能得幾回聞(인간능득기회문) : 인간이 몇 번이나 들을 수 있을까
귀안(歸雁) 돌아가는 기러기-두보(杜甫)
東來萬里客(동래만리객) : 동으로 만 리 먼 길 가는 나그네
亂定幾年歸(난정기년귀) : 날 리가 평정되어 몇 년 만에 돌아가나
斷腸江城雁(단장강성안) : 강가의 성을 나는 기러기에 애간장이 다 끊어진다
高高正北飛(고고정북비) : 복쪽으로만 높이도 나는구나
송한십사강동근성(送韓十四江東覲省) 한 십사를 만나보고 강동으로 보내다-두보(杜甫)
兵戈不見老萊衣(병과불견노래의) : 전쟁 중이라 노래자의 재롱을 보지 못 하니
歎息人間萬事非(탄식인간만사비) : 탄식하노라 인간만사가 다 그릇되었음을
我已無家尋弟妹(아이무가심제매) : 나에게는 집도 없어 남동생과 여동생들 찾고 있는데
君今何處訪庭?(군금하처방정위) : 그대는 지금 어디에서 부모님을 찾고 있는가
黃牛峽靜灘聲轉(황우협정탄성전) : 황우협 고요한데 물소리 여울진다
白馬江寒樹影稀(백마강한수영희) : 백마강물 차가운데 나무 그림자는 드물다
此別應須各努力(차별응수각노력) : 이제 서로 떠나면 각자 노력해야하나니
故鄕猶恐未同歸(고향유공미동귀) : 고향에는 여전히 돌아가지 못 할 것 같아라
사구성하기두보(沙邱城下寄杜甫) 사구성 아래에서 이백에게 부치다-이백(李白)
我來竟何事(아내경하사) : 내가 와서 무슨 일을 했던가
高外沙邱城(고외사구성) : 우뚝 솟은 저 밖에 사구성이구나
星變有古樹(성변유고수) : 성 주변에 오래된 나무 서 있고
日久連秋聲(일구연추성) : 오랫동안 가을소리 잇닫는다
魯酒不可醉(로주불가취) : 노나라의 술로는 취하지도 않아
齊歌空復情(제가공복정) : 제 나라 노랫소리에 공연히 마음이 동하네
思君若汶水(사군약문수) : 그대 생각하니 제나라 문강이 문수를 건너는 것 같아
浩蕩寄南征(호탕기남정) : 호탕하게 남행길에 부친다
秋雨歎(추우탄) 가을비를 탄식하다-杜甫(두보)
雨中百草秋爛死(우중백초추난사) : 빗속의 온갖 풀들 가을 되어 시들어 죽는데
階下決明顔色新(계하결명안색신) : 섬돌 아래 결명초는 빛깔이 새로워라
著葉滿枝翠羽盡(저엽만지취우진) : 잎이 무성한 가지는 푸른 깃털 덮개 같고
開花無數黃金殘(개화무수황금잔) : 무수한 꽃 봉우리들 황금 동전 같구나
凉風蕭蕭吹汝急(량풍소소취여급) : 서늘한 바람 쓸쓸히 그대에게 세차게 불어오니
恐汝後時難獨立(공여후시난독립) : 그대가 뒤에 홀로 견디기 어려울까 걱정 되네
堂上書生空白頭(당상서생공백두) : 당상의 서생은 공연히 머리만 희어지고
臨風三嗅馨香泣(임풍삼후형향읍) : 바람 따라 몇 번씩 향기 맡으며 눈물 짓는다
歎庭前甘菊花(탄정전감국화) 뜰 앞 감국화를 탄식하노라-杜甫(두보)
?前甘菊移時晩(첨전감국이시만) : 처마 앞의 감국은 옮길 철이 늦어져
靑蘂重陽不堪摘(청예중양불감적) : 푸른 꽃 봉우리 중양절에도 따지 못 하겠네
明日蕭條盡醉醒(명일소조진취성) : 내일 쓸쓸이 취기가 사라지고 정신이 들면
殘花爛漫開何益(잔화난만개하익) : 나머지 꽃이 흐드러지게 핀들 무슨 소용 있으랴
籬邊野外多衆芳(리변야외다중방) : 울타리가 들녘 밖에 여러 꽃들 많아도
采?細?升中堂(채힐세쇄승중당) : 가늘고 잔 꽃을 꺾어 대청으로 오른다
念玆空長大枝葉(염자공장대지엽) : 이것들은 공연히 잎과 가지가 장대하니
結根失所纏風霜(결근실소전풍상) : 뿌리를 박을 곳을 잃어 풍상에 얽힐 것이리니
贈韋左丞(증위좌승) 이 좌승에게 드림-杜甫(두보)
紈袴不餓死(환고불아사) : 귀족들은 굶어죽지 않으나
儒冠多吾身(유관다오신) : 선비들은 자기 몸 그르치는 일도 많습니다
丈人試靜聽(장인시정청) : 좌승 어른께서는 가만히 들어 보소서
賤子請具陳(천자청구진) : 빈천한 제가 모두 말해보겠습니다
甫昔少年日(보석소년일) : 저 두보가 어린 시절에
早充觀國寶(조충관국보) : 일찍이 장안으로 과거 보려갔었지요
讀書破萬卷(독서파만권) : 책은 만권을 읽고
下筆如有神(하필여유신) : 붓을 들면 신들린 듯이 글을 썼습니다
賦料楊雄敵(부요양웅적) : 부는 양웅에 필적할 만하고
詩看子建親(시간자건친) : 시는 조식과 같았습니다
李邕求識面(리옹구식면) : 이옹도 나를 만나고 싶어 했고
王翰願卜隣(왕한원복인) : 왕한은 나와 이웃으로 살기를 원했습니다
自謂頗挺出(자위파정출) : 내 자신 스스로 뛰어났다고 생각하여
立登要路津(입등요로진) : 장장 중요한 벼슬로 뛰어 오르려했소
致君堯舜上(치군요순상) : 황제를 요순보다 훌륭하게 해드리고
再使風俗淳(재사풍속순) : 다시 풍속을 순박하게 하려했지요
此意竟蕭條(차의경소조) : 이러한 내 뜻은 결국 쓸쓸하게 되고 말아
行歌非隱淪(행가비은륜) : 노래 부르며 돌아다녀도 세상을 등진 사람은 아닙니다
騎驢三十載(기려삼십재) : 나귀타고 다니기 삽십 년
旅食京華春(여식경화춘) : 장안의 화려한 봄을 나그네 신세로 살아왔지요
朝?富兒門(조구부아문) : 아침이면 부잣집 문을 두드리고
暮隨肥馬塵(모수비마진) : 저녁이면 살찐 말의 먼지를 따라다녔지요
殘杯與冷炙(잔배여냉자) : 술 찌꺼기와 식은 불고기
到處潛悲辛(도처잠비신) : 이르는 곳 마다 눈물과 설움으로 뼈아픔을 맛보았지요
主上頃見徵(주상경견징) : 주상이 요즈음 사람을 구한다기에
?然欲求伸(훌연욕구신) : 문득 뜻을 펴고자 했지요
靑冥却垂翅(청명각수시) : 푸른 하늘 날려다가 날개 꺾이고
??無縱隣(층등무종인) : 기세 꺾인 비늘 없는 물고기처럼 되었지요
甚愧丈人厚(심괴장인후) : 좌승 어른의 두터운 대접에 심히 부끄럽고
甚知丈人眞(심지장인진) : 좌승 어른의 참됨을 잘 알고 있지요
每於白寮上(매어백료상) : 좌승 어른은 언제나 여러 관리의 윗자리에 계시지요
猥誦佳句新(외송가구신) : 외람되이 좋은 시구 새로운 것을 외워
竊效貢公喜(절효공공희) : 공공이 천거 받은 기쁨을 몰래 본받고 싶으니
難甘原憲貧(난감원헌빈) : 원헌과 같은 가난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焉能心怏怏(언능심앙앙) : 어찌 마음속으로 불평만 하고 있겠습니까
祗是走??(지시주준준) : 그래서 다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소
今欲東入海(금욕동입해) : 이제 동쪽 바다로 갈려고 하다가
卽將西去秦(즉장서거진) : 곧 다시 서쪽으로 진으로 떠나려 합니다
尙憐終南山(상련종남산) : 그러면서도 종남산이 그리워
回首淸渭濱(회수청위빈) : 맑은 위수가를 머리 돌려 바라봅니다
常擬報一飯(상의보일반) : 언제나 한 끼니 밥의 은혜를 갚으려하는데
況懷辭大臣(황회사대신) : 어찌 좌승님을 떠나려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白鷗沒浩蕩(백구몰호탕) : 휜 갈매기 아득한 바다로 날아들려 하니
萬里誰能馳(만리수능치) : 만 리 먼 곳으로 떠나려는데 누가 능히 막을 수 있겠습니까
投贈哥舒開府二十韻(투증가서개부이십운) 개부 가서에게 드리는 시 이십 운-杜甫(두보)
今代麒麟閣(금대기린각) : 요즈음 기린각에
何人第一功(하인제일공) : 누가 제일가는 공신인가
君王自神武(군왕자신무) : 황제가 자신이 신묘하고 무위가 있으시니
駕馭必英雄(가어필영웅) : 다스리심이 반드시 영웅다우리
開府當朝傑(개부당조걸) : 개부 가서께서는 조정에시 영웅이니
論兵邁古風(논병매고풍) : 군사의 일은 옛 풍도를 앞서리라
先鋒百勝在(선봉백승재) : 선봉에 서면 백전백승하시고
略地兩隅空(약지양우공) : 적지를 경략하시면 양쪽 모퉁이를 소탕하여 쓸어버린다
靑海無傳箭(청해무전전) : 청해 지방엔 적의 침략이 없고
天山早掛弓(천산조괘궁) : 천산 지방엔 활을 거두어들었다네
廉頗仍走敵(렴파잉주적) : 염파 장군처럼 적을 내쫓고
魏絲已和戎(위사이화융) : 진나라 위강은 적을 강화하게 하였다네
每惜河湟棄(매석하황기) : 매번 하황 지방을 버려둔 것을 아깝게 여기더니
新兼節制通(신겸절제통) : 새로이 절도사를 겸하여 통하게 되었다
智謀垂睿想(지모수예상) : 뛰어난 지모에 황제도 따르게 하고
出入冠諸公(출입관제공) : 조정에 출입함에 여러 고관들의 윗자리에 앉았도다
日月低秦樹(일월저진수) : 해와 달도 나무들 아래요
乾坤繞漢宮(건곤요한궁) : 하늘과 땅도 궁궐을 감싸고 있는 듯 하구나
胡人愁逐北(호인수축북) : 오랑캐들은 추적을 걱정하여 북으로 달아나고
宛馬又從東(완마우종동) : 완마는 또 동쪽에서 조공으로 바친다
受命邊沙遠(수명변사원) : 왕제의 명령을 받고 변방 사막으로 멀리 갔다가
歸來御席同(귀래어석동) : 돌아와서는 황제와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軒?曾寵鶴(헌지증총학) : 수레와 섬돌 뜰에 올랐던 학처럼, 황제의 총애를 받았고
?獵舊非熊(전렵구비웅) : 문왕이 사냥터 나가 잡은 것은 곰이 아니고 태공이었다네
茅土加名數(모토가명수) : 땅과 벼슬을 받고
山河誓始終(산하서시종) : 산과 강에 처음과 끝을 같이 하기로 맹세했다
策行遺戰伐(책행유전벌) : 가 개부의 책략이 시행되어 전쟁을 이기어
契合動昭融(계합동소융) : 황제와 마음이 맞아 합작품을 만들었네
勳業靑冥上(훈업청명상) : 이룬 업적은 하늘 위로 치솟고
交親氣槪中(교친기개중) : 황제와 친분이 기개 속에 있었네
未爲珠履客(미위주리객) : 구슬 신을 신은 귀한 손님되기 전에
已見白頭翁(이견백두옹) : 나는 이미 백발 늙은이 다 되었소
初壯節題柱(초장절제주) : 처음에는 장한 절개 기둥에 적어두듯 대단했는데
初壯似轉蓬(장절사전봉) : 지금은 떠다니는 쑥대 신세입니다
幾年春草歇(기년춘초헐) : 몇 년이나 객지에서 살게 될지
今日暮途窮(금일모도궁) : 오늘은 저물어 갈 곳이 다했구나
軍事留孫楚(군사유손초) : 손초처럼 군사로 머물게 하여
行間識呂蒙(행간식여몽) : 군대의 대열에서 저를 여몽같이 보았으면
防身一長劍(방신일장검) : 몸을 지키는 한 자루 긴 칼인 듯
將欲倚공?(장욕의공동) : 당신의 공동산 군영에 의지하고 싶습니다
寄李白(기이백) 이백에게-두보(杜甫)
昔年有狂客(석년유광객) : 지난 날 광객이 있어
號爾謫仙人(호이적선인) : 그대를 적선이라 불었지
筆落驚風雨(필락경풍우) : 붓 들면 비바람도 놀라게 쓰고
詩成泣鬼神(시성읍귀신) : 시 지으면 비바람도 놀라게 한다
聲名從此大(성명종차대) : 명성이 이로부터 생겨났으니
汨沒一朝伸(골몰일조신) : 묻혀 살던 몸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
文彩承殊渥(문채승수악) : 그대 아름다운 문채는 황제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고
流傳必絶倫(유전필절윤) : 세상에 유전되는 작품은 반드시 뛰어났네
龍舟移棹晩(용주이도만) : 황제의 배는 이백을 기다려 늦게 노 저어 가고
獸錦奪袍新(수금탈포신) : 시 잘 지어 짐승무늬 놓은 좋은 비단 받았다
白日來深殿(백일래심전) : 대낮에도 깊은 궁전으로 드나들었고
靑雲滿後庭(청운만후정) : 푸른 구름 같은 높은 관리들 그대 집 뒤 뜰에 가득했네
乞歸優詔許(걸귀우조허) : 초야로 돌아갈 것을 청하자 황제 조칙 내려 허락하니
遇我宿心親(우아숙심친) : 나를 만나서는 오랜 마음 친구처럼 친절하셨네
未負幽棲志(미부유서지) : 그윽이 숨어 살려는 뜻 어기지 않고
兼全寵與辱(겸전총여욕) : 총애와 욕됨을 겸하였다
劇談憐野逸(극담연야일) : 마음대로 이야기 나누며 시골의 편안함을 그리워하고
嗜酒見天眞(기주견천진) : 술을 좋아하여 천진한 기질을 보여 주었네
醉舞梁園夜(취무양원야) : 취하여 양원의 밤 연회에서 춤을 추었고
行歌泗水春(행가사수춘) : 사수의 봄을 다니며 노래했다
才高心不展(재고심불전) : 높은 재주 지녔으나 마음대로 펴지 못했고
道屈善無?(도굴선무린) : 앞길이 굽혀지니 착해도 따르는 이웃이 없었네
處士?衡俊(처사녜형준) : 처사 예형은 뛰어난 인물이어도 숨어살았고
諸生原憲貧(제생원헌빈) : 공자의 제자 원헌은 가난하게 살았네
?粱求未足(도량구미족) : 벼와 조 구하여도 구하지 못하였는데
薏苡謗何頻(의이방하빈) : 율무가 구슬이라는 근거 없는 비방 몇 번이던가
五嶺炎蒸地(오령염증지) : 오령 고개는 무더운 고장인데
三危放逐臣(삼위방축신) : 삼위로 쫓겨나는 신하 되었지
幾年遭?鳥(기년조복조) : 몇 년이 되어야 복조를 만날까
獨泣向麒麟(독읍향기린) : 기린을 향하여 홀로 눈물 짓는다
蘇武先還漢(소무선환한) : 한나라 소무보다 먼저 한나라로 돌아오고
黃公豈事秦(황공기사진) : 항공처럼 어찌 진나라를 섬기리요
楚筵辭醴日(초연사예일) : 초나라의 잔치 단술 때문에 떠나려하고
梁獄上書辰(량옥상서진) : 양나라 감옥에서 상서 하여 무죄를 밝혔지요
已用常時法(이용상시법) : 이미 당시의 법률을 적용하였으니
誰將此義陳(수장차의진) : 누가 이 바른 뜻을 말해줄까
老吟秋月下(노음추월하) : 늙은 몸으로 가을 달 빛 아래 시를 읊고
病起暮江濱(병기모강빈) : 저무는 강가에 병든 몸을 일으켜본다
莫怪恩波隔(막괴은파격) : 천자의 은혜의 물결 멀리 있다 여기지 말고
乘?與問津(승사여문진) : 뗏목 타고 나루터 길을 묻어보게나
오언 절구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강물 파래서 새 더욱 희고
山靑花欲燃(산청화욕연) 산 푸르니 꽃 더욱 붉게 타네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이 봄도 슬그머니 또 지나가는데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언제나 고향에 돌아가려나.
오언 절구
遲日江山麗(지일강산려) 긴긴 해에 강산 화려하고
春風花草香(춘풍 화초 향) 봄바람에 꽃 내음 진동하네
泥融飛燕子(니 융비 연자) 개흙 풀리고 제비 날아들제
沙暖睡鴛鴦(사난수원앙) 따뚯한 머래밭에 원앙이 조는구나.
八陣圖
功蓋三分國(공개삼분국),공업(功業)은 세 나라의 으뜸이었고
名成八陣圖(명성팔진도)。명성은 팔진도(八陣圖)에서 이루어졌네
江流石不轉(강류석부전),강물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건만
遺恨失吞吳(유한실탄오)。오(吳)나라 삼키려 했던 잘못, 한(恨)으로 남아 있네.
江南逢李龜年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리심상견) 기왕의 집에서 늘 그대를 만나고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최구의 집 앞에서 그대의 노래를 들은 것이 몇 번인가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지금 강남 일대의 풍경이 좋은데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났구려.
解悶
陶冶性靈存底物(도야성령존저물) 심성을 도야하는데는 다른것이 없다
新詩改罷自長吟(신시개파자장음) 오직 시를짓고 스스로 읊조려라
熟知二謝將能事(숙지이사장능사) 두사씨가 전력을 기울여 읊었음을 잘알고
頗學陰何苦用心(파학음하고용심) 음.하씨가 얼마나 고심했는가를 배우리라.
題張氏隱居 二首
其一
春山無伴獨相求 춘산무반독상구) 봄날에 은자 찾아 홀로 산으로 들어가
伐木丁丁山更幽 벌목정정산갱유) 나무 찍는 도끼소리 쩡쩡 울리는 산중에서
澗道餘寒歷氷雪 간도여한역빙설) 시내 따라 나 있는 얼어붙은 길을 지나
石門斜日到林丘 석문사일도림구) 석문산에 해질 무렵 은자의 집에 이르렀네
不貪夜識金銀氣 불탐야식금은기) 욕심 없어 밤중에도 땅속 기운 알아보고
遠害朝看麋鹿遊 원해조간미록유) 아침이면 해칠 맘 없이 노니는 사슴을 바라보다
乘興杳然迷出處 승흥묘연미출처) 선경에 든 아득함에 떠날지 말지 모르다가
對君疑是泛虛舟 대군의시범허주) 문득 그대가 장자의 빈 배 같다 생각하네.
其二
之子時相見 지자시상견) 이 사람은 만날 때마다
邀人晩興留 요인만흥류) 사람을 불러 늦게까지 잡아두고 즐기는데
霽潭鱣發發 제담전발발) 비 개인 연못에선 잉어들이 팔딱이고
春草鹿呦呦 춘초록유유) 사슴들은 서로를 부르며 봄풀을 뜯네
杜酒偏勞勸 두주편노권) 내가 가져간 맛없는 술 어서 마시라 권하고
張梨不外求 장리불외구) 배는 많이 있으니 가져올 필요 없다 해서
前村山路險 전촌산로험) 앞마을 가는 길 험하기는 하지만
歸醉每無愁 귀취매무수) 취해서 오는 길 한 번도 걱정해본 적 없었네.
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 七首 中
男兒生不成名身已老(남아생부성명신이노)사나이로 이름 없이 몸만 늙으니
三年飢走荒山道(삼년기주황산도)삼 년이나 굶주리며 헤맨 험한 산길
長安卿相多少年((장안경상다소년)장안의 재상들은 대부분이 젊은이들
富貴應須致身早(부귀응수치신조)부귀는 젊었을 때 잡아야 할 것인가
山中儒生舊相識(산중유생구상식)산에 사는 선비는 일찍이 알고 있어
但話宿昔傷懷抱(단화숙석상회포)다만 지난 얘기에도 마음 상해하네
嗚呼七歌兮초終曲(오호칠가혜초종곡)아 일곱 번째 곡조로 노래 마치니
仰視皇天白日速(앙시황천백일속)우러러 본 하늘에 빠르게도 가는구나.
夜
露下天高秋水淸 노하천고추수청) 가을 하늘 이슬 내려 물빛 점점 맑아지고
空山獨夜旅魂驚 공산독야여혼경) 빈 산을 홀로 가는 나그네 맘 두려운데
疏燈自照孤帆宿 소등자조고범숙) 드문드문 등불이 배 한 척을 비춰주고
新月猶懸雙杵鳴 신월유현쌍저명) 초승달 걸린 하늘까지 다듬이 소리 퍼져가네
南菊再逢人臥病 남국재봉인와병) 남쪽에서 맞는 두 번째 가을 사람은 병들어 누워 있고
北書不至雁無情 북서부지안무정) 기러기들 무심하여 북쪽 소식도 오지 않아
步蟾倚杖看牛斗 보섬의장간우두) 처마 밑에서 지팡이 짚고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니
銀漢遙應接鳳城 은한요응접봉성) 흰 강물이 길게 뻗어 장안성까지 이어져 있네.
見螢火
巫山秋夜螢火飛(무산추야형화비) 무산(巫山)의 가을밤에 반딧불 날고
簾疏巧入坐人衣(염소교입좌인의) 성긴 발 틈으로 교묘히 들어와 옷에 앉는구나
忽驚屋裏琴書冷(홀경옥리금서랭) 집안의 거문고와 책이 차가움에 놀라고
複亂簷邊星宿稀(복란첨전성수희) 다시 처마 앞에서 어지러이 나니 별빛마저 희미해지네
卻繞井闌添個個(각요정란첨개개) 우물 난간 주위로 하나씩 모여들기도 하고
偶經花蕊弄輝輝(우경화예롱휘휘) 우연히 꽃술을 지나며 광채로 희롱하기도 하네
滄江白發愁看汝(창강백발수간여) 푸른 강가 백발노인 시름겨운 눈으로 너를 보나니
來歲如今歸未歸(내세여금귀미귀) 내년 이맘때쯤이면 고향에 돌아가 있으려나.
庭草
楚草經寒碧(초초경한벽) 성도의 풀잎은 겨울을 이겨내고 파릇파릇하고
庭春入眼濃(정춘입안농) 봄을 맞은 뜨락에 초록빛이 짙에 눈에 드는구나
舊低收葉擧(구저수엽거) 지난 날 시들은 밑둥치 잎 걷어 올리려니
新掩卷牙重(신엄권아중) 마른 잎에 가려져 돌돌말린 새싹이 겹쳐있구나
步履宜輕過(보리의경과) 봄이라 나들이 발걸음도 가벼워지리니
開筵得屢供(개연득누공) 누각에선 잔치도 여러 번 열리리라
看花隨節序(간화수절서) 계절에 맞춰 꽃 바라보노니
不敢强爲容(불감강위용) 누가 감히 이런 봄 날을 만들 수 있을까.
秋興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 옥 같은 이슬이 단풍나무 숲을 시들게 하고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 무산과 무협에 감도는 가을 기운은 쓸쓸하다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 강의 물결은 하늘로 솟구치고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 변방의 바람과 구름은 땅을 덮어 어둡다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 두 번 핀 국화 보니 눈물겹고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 외로운 배는 고향 생각나게 한다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 겨울옷을 마련하려 사방에서 가위와 자를 준비하고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급모침) 높은 백제성에는 해질녁 다듬이 소리 급히 울린다
小寒食 舟中作
佳辰強飯食猶寒(가신강반식유한) 좋은 날 억지로 먹은 음식이 아직도 차가운데
隱几蕭條帶鶡冠(은궤소조대할관) 할관(鶡冠) 쓰고 쓸쓸히 안석(案席)에 기대있네.
春水船如天上坐(춘수선여천상좌) 봄 강물 위의 배는 하늘 위에 앉은 듯한데
老年花似霧中看(노년화사무중간) 눈이 침침하여 꽃들은 안개 속에 보이는 듯하다.
娟娟戲蝶過閒幔(연연희접과한만) 나풀거리며 희롱하는 나비 한적한 휘장을 지나가고
片片輕鷗下急湍(편편경구하급단) 가벼이 나는 갈매기 점점이 빠른 여울로 내려가네.
雲白山青萬餘里(운백산청만여리) 흰 구름 푸른 산 만여 리 길
愁看直北是長安(수간직북시장안) 수심 젖어 바라보는 곳은 정북쪽 장안(長安).
春夜喜雨(杜甫)
好雨知時節,當春乃發生(호우지시절,당춘내발생)고마운 비가 때 맞추어 내리니,봄타고 금방 만물 싹트리라
隨風潛入夜,潤物細無聲(수풍잠입야,윤물세무성)봄비는 바람따라 밤에 스며들고,소리없이 가늘게 만물을 적시네
野徑雲俱黑,江船火獨明(야경운구흑,강선화독명)들길은 덮인 구름따라 어둡거늘,강가의 배 호롱불만이 밝게 비치네
曉看紅濕處,花重锦官城(효간홍습처,화중금관성)새벽 촉촉히 붉게 물들은 그곳,금관성에는 꽃송이가 무거우리
曲江曲江 1
曲江蕭條秋氣高(곡강소조추기고) 곡강은 소소하여 가을 기운 높은데
菱荷枯折隨風濤(능하고절수풍도) 마름과 연꽃 시들어 꺾여 바람 따라 물결친다
遊子空嗟垂二毛(유자공차수이모) 나그네 공연히 탄식하며 반 백발 드리우고
白石素沙亦相蕩(백석소사역상탕) 흰 돌과 흰 모래도 서로 요동치는데
哀鴻獨叫求其曹(애홍독규구기조) 애통한 비둘기 홀로 부르짖으며 제 무리를 찾는다
曲江 2
朝回日日典春衣 (조회일일전춘의) 조회에서 돌아오면 날마다 봄옷을 저당잡혀
每日江頭盡醉歸 (매일강두진취귀) 날마다 곡강에서 만취하여 돌아온다
酒債尋常行處有 (주채심상항처유) 술빚은 가는 곳마다 늘 있기 마련이지만
人生七十古來稀 (인생칠십고래희) 인생살이 칠십년은 예부터 드문 일이라네
穿花蛺蝶深深見 (천화협접심심견) 꽃 사이를 맴도는 호랑나비는 보이다 말다 하고
點水蜻蜓款款飛 (점수청정관관비) 강물 위를 스치는 물잠자리는 유유히 난다
傳語風光共流轉 (전어풍광공류전) 봄 경치여! 우리 모두 어울려
暫時相賞莫相違 (잠시상상막상위) 잠시나마 서로 어기지 말고 賞春(상춘)의 기쁨 나누자.
曲江 3
自斷此生休問天(자단차생휴문천) 이 인생을 그만 두고 하늘에 묻지 않으리니
杜曲幸有桑麻田(두곡행유상마전) 두곡 땅에는 다행히 아직 뽕나무와 삼 밭 있으니
故將移住南山邊(고장이주남산변) 짐짓 남산 곁으로 옮겨 가리라
短衣匹馬隨李廣(단의필마수리광) 짧은 옷과 한 필 말로 이광을 따르며
看射猛虎終殘年(간사맹호종잔년) 사나운 호랑이 쏘는 것 보면서 여생을 마치리라.
曲江 二首
[一]
一片花飛減却春 (일편화비감각춘) 꽃잎 하나 떨어지며 봄날은 가고
風飄萬點正愁人 (풍표만점정수인) 흩날리는 꽃보라에 시름만 깊어
且看欲盡花經眼 (차간욕진화경안) 꽃이야 피었다 금새 또 지는 것
莫厭傷多酒入脣 (막염상다주입순) 몸에 병 많다고 술 마심 주저하랴
江上小堂巢翡翠 (강상소당소비취) 강 위 작은 집에 물총새 깃들고
苑邊高塚臥麒麟 (원변고총와기린) 큰 옛 무덤 앞 기린상 누워 있네
細推物理須行樂 (세추물리수항낙) 누가 뭐라 해도 즐김이 옳은 것
何用浮名絆此身 (하용부명반차신) 어찌 헛된 이름으로 이 몸을 묶어 둘까.
曲江對酒
苑外江頭坐不歸(원외강두좌불귀)부용원 밖 곡강 가에 앉아 돌아갈 줄 모르고 앉아있노라니
水精宮殿轉霏微(수정궁전전비미)수정궁전(水精宮殿)은 점차 흐릿해지네
桃花細逐楊花落(도화세축양화락)복사꽃은 드물게 버들개지 따라 떨어지고
黃鳥時兼白鳥飛(황조시겸백조비)꾀꼬리는 때때로 하얀 새들과 함께 날아다닌다
縱飲久判人共棄(종음구판인공기)제멋대로 마시는 것은 사람들에게 버림받길 원하기 때문이고
懶朝真與世相違(나조진여세상위)조정의 일에 게으른 것은 진정 세상과 맞지 않아서라네
吏情更覺滄洲遠(이정경각창주원)벼슬하면서 더욱 창주(滄洲)가 멀어졌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老大徒傷未拂衣(노대도상미불의)늙어버렸음을 슬퍼하면서도 벼슬을 떨치고 떠나지 못한다네.
九日藍田崔氏莊
老去悲秋强自寬 (노거비추강자관 늙어감에 가을 설워 애써 마음을 열고
興來今日盡君歡 (흥내금일진군환 그대의 환대 받으니 오늘은 흥이 나네
羞將短髮還吹帽 (수장단발환취모 머리 짧아 관 날리니 부끄럽긴 하지만
笑천傍人爲正冠 (소천방인위정관 웃으며 옆 사람께 관을 고쳐 달라하네
藍水遠從千澗落 (남수원종천간낙 남수는 멀리서 와 계곡마다 폭포 되고
玉山高竝兩峯寒 (옥산고병양봉한 높이를 다투는 듯 옥산의 두 봉우리들
明年此會知誰健 (명년차회지수건 내년의 이 모임에 건강할 이 누구일까
醉把茱萸仔細看 (취파수유자세간 취한 손에 수유 들고 가만히 바라보네
城西陂泛舟
靑蛾皓齒在樓船(청아호치재루선) 고운 눈썹 흰 치아의 미인들 누선 위 앉아서
橫笛短簫悲遠天(횡적단소비원천) 피리와 퉁소부니 소리 먼 하늘까지 슬프네
春風自信牙檣動(춘풍자신아장동) 봄바람에 상아돛대 움직임을 맡겨두고
遲日徐看錦纜牽(지일서간금람견) 길고 긴 날 천천히 닻줄 끌리는 것을 바라보네.
魚吹細浪搖歌扇(어취세랑요가선) 물고기가 일으키는 잔물결 노래부채 흔들고,
燕蹴飛花落舞筵(연축비화락무연) 제비따라 날리는 꽃잎들은 춤판 위 떨어지네.
不有小舟能蕩槳(불유소주능탕장) 작은배 곁에서 술과 음료 나르지 않으면
百壺那送酒如泉(백호나송주여천) 많은 단지에 샘처럼 많은 술 어찌 보내왔으리.
詠懷古跡
支離東北風塵際(지리동북풍진제 동북의 전란으로 흐터진 신세
漂泊西南天地間(표박서남천지간 서남땅 떠돌며 지내고 있네
三峽樓臺淹日月(삼협루대엄일월 삼협의 누대에서 한동안 머믈면서
五溪衣服共雲山(오계의복공운산 오계의 옷입고 운산에서 함께 지냈다
羯胡事主終無賴(갈호사주종무뢰 반군(안록산)의 폭정이 심하여 끝내 싫었고
詞客哀時且未還(사객애시차미환 나같은 시인 신세를 한탄할뿐 돌아가지 못하네
庾信平生最蕭悲(유신평생최소슬 옛 유신의 신세도 타향 유랑으로 서글펐으나
暮年詩賦動江關(모년시부동강관 만년에는 시로서 강남 관중을 움직였도다.
閣夜
歲暮陰陽催短景(세모음양최단경) 세모의 시간은 짧은 해를 재촉하고
天涯霜雪霽寒霄(천애상설제한소) 하늘 끝 차가운 밤 서리도 눈도 그쳤네
五更鼓角聲悲壯(오경고각성비장) 오경의 북과 호각 소리 비장(悲壯)하고
三峽星河影動搖(삼협성하영동요) 삼협(三峽)의 강물에 별 그림자 흔들린다
野哭幾家聞戰伐(야곡기가문전벌) 들녘의 곡소리 집집마다 전란소식 들어서일까?
夷歌數處起漁樵(이가수처기어초) 오랑캐 노래 여기저기서 어부와 나무꾼들이 부르네
臥龍躍馬終黃土(와룡약마종황토) 제갈량도 공손술도 한 줌 흙으로 되었나니
人事依依漫寂寥(인사의의만적요) 세상사 어렴풋해 적막하고 고요함이 가득하네.
宿府
清秋幕府井梧寒(청추막부정오한) 맑은 가을 막부에는 우물가의 오동나무 찬데
獨宿江城蠟炬殘(독숙강성납거잔) 성도에서 홀로 지내는 밤 촛불 가물거린다
永夜角聲悲自語(영야각성비자어) 긴 밤 뿔피리 소리 슬피 울려 혼자 말하는 듯하고
中天月色好誰看(중천월색호수간) 중천에 뜬 달 아름답건만 볼 사람 누가 있을까
風塵荏苒音書絕(풍진임염음서절) 풍진 속에 흘러간 세월 편지도 끊어지고
關塞蕭條行陸難(관새소조행륙난) 변방은 쓸쓸하니 세상길 험한 것이로다
已忍伶俜十年事(이인령빙십년사) 정처 없이 십 년 떠돌며 여러 일 겪고 나서
強移棲息一枝安(강이서식일지안) 애써 나뭇가지 하나에 옮겨와 사니 편안하구나.
貧交行
翻手作雲覆手雨(번수작운복수우) 손바닥을 위로 펴면 구름, 엎으면 비가 되나니
紛紛輕薄何須數(분분경박하수수) 이런 경박한 사람 어찌 이루 다 세리
君不見管鮑貧時交(군불견관포빈시교) 그대는 못보았는가, 관중과 포숙의 가난할 때의 사귐을
此道今人棄如土(차도금인기여토) 그런 도리를 지금 사람은 흙처럼 버리네
登樓
花近高樓傷客心(화근고루상객심) 고루(高樓)에 가까이 핀 꽃 나그네 마음 아프게 하니
萬方多難此登臨(만방다난차등림) 온 세상이 어지러운 때 이곳에 오른다
錦江春色來天地(금강춘색래천지) 금강(錦江) 봄빛은 천지에 가 득찼고
玉壘浮雲變古今(옥루부운변고금) 옥루(玉壘)의 뜬구름처럼 고금이 변하누나
北極朝庭終不改(북극조정종불개) 우리 조정 북극성같이 끝내 바뀌지 않으리니
西山寇盜莫相侵(서산구도막상침) 서산의 도적들은 침범할 수 없으리라
可憐後主還祠廟(가련후주환사묘) 딱하구나, 후주(後主)가 아직도 사당에 있으니
日暮聊為梁父吟(일모료위양보음) 해 저물녘 오로지 〈梁父吟(양보음)〉을 읊는다.
日暮
牛羊下來久(우양하래구) 소와 양이 내려 온지 한참 되었고
各已閉紫門(각이폐시문) 집집마다 이미 사립문을 닫았네
風月自淸夜(풍월자청야) 바람과 달은 그대로 맑은 밤인데
江山非故園(강산비고원) 강산은 고향풍경이 아니구나
石泉流暗壁(석천류암벽) 바위샘은 석벽(石壁)으로 흐르고
草露滴秋根(초로적추근) 풀잎에 맺힌 이슬 가을 풀뿌리에 떨어지네
頭白燈明裏(두백등명리) 밝은 등불 아래 흰머리 드러나는데
何須花燼繁(하수화신번) 심지에 맺히어 터지는 불꽃 무슨 소용 있는가.
房兵曹胡馬
胡馬大宛名(호마대완명) 호마(胡馬)는 대완국(大宛國)의 명마
鋒棱瘦骨成(봉릉수골성) 칼끝 같은 갈기에 날씬한 골격이네
竹批雙耳峻(죽비쌍이준) 대나무 깎아 세운 듯 뾰족한 두 귀
風入四蹄輕(풍입사제경) 바람타고 네 발굽 경쾌하구나
所向無空闊(소향무공활) 어디를 달려도 넓게 트인 곳도 좁아
真堪托死生(진감탁사생) 진실로 생사를 맡길 만 하구나
驍騰有如此(효등유여차) 나는 듯이 내달림이 이와 같으니
萬里可橫行(만리가횡행) 가히 만 리라도 마음대로 달릴 듯 하구나.
秦州雜詩
鼓角緣邊郡(고각연변군) 북 피리소리 울리는 변경땅에
川原欲夜時(천원욕야시) 강과 들에 어둠이 찾아든다,
秋聽殷地發(추청은지발) 스산한 가을에 대지를 뒤 흔들고
風散入雲悲(풍산입운비) 바람타고 구름엉켜 더욱 슬피 울린다.
抱葉寒蟬靜(포엽한선정) 나무잎에 묻힌 매미소리 조용하고
歸山獨鳥遲(귀산독조지) 새들도 산으로 서둘러 돌아오네.
萬方聲一槪(만방성일개) 사방에 온통 싸움소리 뿐이니
吾道竟何之(오도경하지) 나의 갈길은 어디메 있느뇨.
落日
落日在簾鉤(낙일재렴구) 지는 해는 주렴 갈고리에 걸리었고
溪邊春事幽(계변춘사유) 시냇가 봄 정경이 그윽하구나
芳菲緣岸圃(방비연안포) 향초(香草)는 강 언덕 채소밭을 둘러 있고
樵爨倚灘舟(초찬의탄주) 여울에 정박한 배는 밥을 짓고 있구나
啅雀爭枝墜(조작쟁지추) 시끄러운 참새는 나뭇가지를 다투다 떨어지고
飛蟲滿院遊(비충만원유) 날벌레들 뜰 안 가득 노니네
濁醪誰造汝(탁료수조여) 탁주여, 누가 너를 만들었는가
一酌散千憂(일작산천우) 한 잔이면 온갖 근심 날아간다네.
春宿左省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궁궐 담에 어둠이 내리자 꽃이 숨고
啾啾棲鳥過(추추서조과) 포르르 울며 새도 잘 곳으로 가버렸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별은 대궐문 위로 떠 반짝이고
月傍九霄多(월방구소다) 달은 궁전 곁에서 밝게 빛난다
不寢聽金鑰(불침청금약) 잠들지 못하고 자물쇠 여는 소리 듣는데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바람결에 말방울 소리 들리는 듯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아침에 봉사(封事)가 있어
數問夜如何(수문야여하) 자주 물어보네, 밤이 몇 시나 되었는지
夜宴左氏莊
風林纖月落(풍림섬월낙 바람부는 숲에 조각달 지고
衣露淨琴張(의로정금장 이슬맺힌 옷자락에 거문고 소리맑다.
暗水流花徑(암수유화경 어둠속 강물이 꽃사이로 흐르고
春星帶草堂(춘성대초당 봄밤의 총총한 별에 초당이 달려 있는듯
檢書燒觸短(검서소촉단 장서를 뒤적이니 촛불이 다 탔구나.
看劍引杯長(간검인배장 보검을 앞에보니 술잔들고 심각하다.
詩罷聞吳詠(시파문오영 시를 다 읊고 오노래(吳歌)를 들으니
扁舟意不忘(편주의불망 옛날 선유하던일 잊을수 없네.
春日憶李白
白也詩無敵(백야시무적) 이백의 시는 적수가 없고
飄然思不群(표연사불군) 표연하여 생각이 뭇사람들과는 다르네.
清新庾開府(청신유개부) 맑고 새로움은 유개부(庾開府)와 같고
俊逸鮑參軍(준일포참군) 재능이 뛰어남은 포참군(鮑參軍)과 같네.
渭北春天樹(위북춘천수) 위수 북쪽은 봄날 나무가 무성하고
江東日暮雲(강동일모운 )강동은 해 저물녘 구름 떠 있네.
何時一尊酒(하시일준주) 어느 때에 한 동이 술로
重與細論文(중여세논문) 다시 그대와 문장을 논할까.
登 兖州城樓
東郡趨庭日 동군추정일) 동군에서 아버님께 가르침을 받을 때
南樓縱目初 남루종목초) 남루에서 눈 닿는 데까지 둘러보았네
浮雲連海岱 부운연해대) 구름은 동해와 태산까지 이어져 있고
平野入靑徐 평야입청서) 들녘은 청주와 서주까지 뻗어 있는데
孤嶂秦碑在 고장진비재) 진시황 때 비석 하나 산처럼 서 있고
荒城魯殿餘 황성노전여) 무너진 성에 전각은 흔적만이 남아서
從來多古意 종래다고의) 회고의 감상 많았던 지난날과 똑같이
臨眺獨躊躇 임조독주저) 옛 풍경을 바라보다 홀로 서성거렸네
月夜
今夜鄜州月(금야부주월) 오늘밤 부주의 달을
閨中只獨看(규중지독간) 규방에서 홀로 보겠구나.
遙憐小兒女(요련소아녀) 멀리서 어린애들을 가련히 여기나니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 장안 그리는 마음 이해하지 못하겠지.
香霧雲阮濕(향무운환습) 향기로운 안개에 아름다운 머리 젖고
淸輝玉臂寒(청휘옥비한) 맑은 달빛에 고운 팔이 차가우리.
何時倚虛幌(하시의허황) 어느 때나 얇은 휘장에 기대어
雙照淚痕乾(쌍조루흔간) 둘이서 달빛 받아 눈물자국 말리리.
旅夜書懷 나그네의 슬픔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언덕 위의 잔풀이 미풍에 나부기고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돛단배에 홀로 이 밤을 지새운다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별이 드리워진 들판은 더없이 광활하고
月湧大江流(월용대강류 흐르는 큰강물 달빛이 출렁인다
名豈文章着(명개문장저 어찌 글로 이름을 낼가마는
官應老病休(관응노병휴 늙어 병들어 벼슬도 노았으니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떠도는 이내몸 무엇을 닮았을가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세상 떠돌다 모래밭에 앉은 갈매기와 같구나.
月夜憶舍弟
戍鼓斷人行 수고단인행 밤길 통행을 금지하는 북소리가 울린 뒤에
邊秋一雁聲 변추일안성 외진 곳 가을밤에 길 잃은 기러기 울음소리
露從今夜白 노종금야백 이슬이 내린다는 오늘 같은 백롯날 밤
月是故鄕明 월시고향명 고향집도 밝은 달빛 비쳐지고 있을 텐데
有弟皆分散 유제개분산 형제들이 있어도 모두가 흩어져서
無家問死生 무가문사생 생사에 관한 소식조차 물을 수가 없구나
寄書長不達 기서장부달 글 한 줄 전하려 해도 보낼 곳을 모르겠고
况乃未收兵 황내미수병 반군들과의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으니
春歸
苔徑臨江竹 태경임강죽 이끼 낀 작은 길은 강가의 대숲으로 이어지고
茅檐覆地花 모첨복지화 초가집 마당은 여전히 꽃과 나무로 덮여 있네
別來頻甲子 별래빈갑자 이 집을 떠난 지도 어느새 삼 년
倏忽又春華 숙홀우춘화 돌아와 보니 봄꽃들이 흐드러졌네
倚杖看孤石 의장간고석 옛 사람은 지팡이 짚고 돌기둥을 봤다지만
傾壺就殘沙 경호취잔사 나는 물가의 모래밭에서 술을 마시네
遠鷗浮水靜 원구부수정 갈매기는 멀리서 잔잔한 물 위를 날고
輕燕受風斜 경연수풍사 몸 가벼운 제비는 바람 타고 비스듬히 나네
世路雖多梗 세로수다경 세상살이 어디서나 가시밭길 많았지만
吾生亦有涯 오생역유애 내 인생도 어차피 끝날 날이 있을 테고
此身醒復醉 차신성부취 깨어날 때 또다시 술 마시고 취하면
乘興卽爲家 승흥즉위가 흥이 올라 어디든 내 집 아닌 곳 없겠지
王閬州筵奉酬十一舅惜別之作
萬壑樹聲滿(만학수성만) 골짜기마다 낙엽 지는 소리 가득하고
千崖秋氣高(천애추기고) 높이 솟은 벼랑마다 가을 기운 감돈다.
浮舟出郡郭(부주출군곽)
別酒寄江濤(별주기강도)
良會不復久(양회
此生何太勞
窮愁但有骨
群盜尚如毛
吾舅惜分手
使君寒贈袍
沙頭暮黃鵠
失侶自哀號
夢 李白
死別已呑聲(사별이탄성)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살아 이별은 언제나 슬프기만 하다.
江南瘴癘地(강남장려지) 강남은 열병이 많은 곳이라는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귀양 간 그대는 소식이 없구나.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 그대가 내 꿈에 보이니,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우리가 오래 서로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평상시의 그대 혼이 아닌 것 같으나,
路遠不可測(로원불가측) 길이 멀어 어찌된 건지 헤아릴 수 없구나.
魂來楓林靑(혼래풍림청) 혼이 올 적엔 단풍나무숲이 푸르렀는데,
今君在羅網(금군재라망) 지금 그대는 그물에 걸려있는 몸,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혼이 돌아갈 적엔 국경 관문이 꺼멓게 솟아 있었으리.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 나래가 있을 수 있으리?
落月滿屋梁(락월만옥량) 지는 달이 지붕 마루턱을 환히 비추고 있으니,
猶疑見顔色(유의견안색) 그대의 밝은 얼굴빛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水深波浪闊(수심파랑활) 물은 깊고 물결은 널리 일고 있으니,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이무기나 용에게 잡혀 먹히지 말기를.
贈 衛八處士
人生不相見(인생부상견)사람살이 서로 만나지 못함은
動如參與商(동여삼여상)아침저녁에 따로 떠오르는 참성과 상성 같구나
今夕復何夕(금석복하석)오늘 밤은 다시 어떤 밤인가
共此燈燭光(공차등촉광)이 등잔 이 촛불을 함께 하였구나
少壯能几時(소장능궤시)젊고 장성하였을 때는 공부도 같이 하였는데
鬢發各已蒼(빈발각이창)벌써 귀밑머리 허옇게 되었구료
訪舊半爲鬼(방구반위귀)옛 친구 찾으면 반이나 죽었고
驚呼熱中腸(경호열중장)놀라서 이름 불러보니 간장이 다 찢어지네.
焉知二十載(언지이십재)어찌 알았으랴, 이십 년 만에
重上君子堂(중상군자당)다시 그대의 집을 찾을 줄을
昔別君未婚(석별군미혼)옛날 이별할 때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兒女忽成行(아녀홀성항)어느새 자식들이 줄을 이었구나.
怡然敬父執(이연경부집)반가워 친구의 아버지는 나의 손을 잡고
問我來何方(문아내하방)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問答乃未已(문답내미이)주고받는 인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驅兒羅酒漿(구아나주장)아이 시켜 술과 안주 차려오게 하는구나.
夜雨剪春韭(야우전춘구)밤비가 내리는데도 봄 부추 베어오고
新炊間黃粱(신취간황량)새로 지은 밥에는 누른 조를 섞었구나
主稱會面難(주칭회면난)주인은 나에게 얼굴 보기 어렵다 하며
一擧累十觴(일거누십상)한번 술잔에 수십 잔을 마신다.
十觴亦不醉(십상역부취)열 잔을 마셔도 취하 않으니
感子故意長(감자고의장)그대 내 생각이 깊은 줄을 알았도다.
明日隔山岳(명일격산악)내일이면 산 넘어 서로 멀리 떨어지리니
世事兩茫茫(세사량망망)인간사 우리 두 사람에게는 정말 막막하여라
玉華宮
溪廻松風長 계류가 흘러 돌고 솔바람 길게 부니
계회송풍장
蒼鼠竄古瓦 털빠진 늙은쥐 기와틈에 숨는다.
창서찬고와
不知何王殿 어느 임금 궁인지 알수 없으나
부지하왕전
遺構絶璧下 페허의 기둥이 절벽아래 남아있네.
유구절벽하
陰房鬼화靑 음산한 방에는 도개비불 푸르구나
음방귀화청
壞道哀湍瀉 헐어진 돌길에 슬픈듯 물이 흘러
괴도애단사
萬籟眞笙竽 참다운 생황소리 자연의 바람소리
만뢰진생우
秋色正蕭사.가을빛은 더없이 산듯하게 맑구나
추색정소사
美人爲黃土 천하의 미인도 흙으로 변했거늘
미인위황토
況乃紛黛假 분가루 눈섭먹을 어찌 볼수 있으랴
황내분대가
當時侍金輿 그옛날 황금수레 시중하던 물건없고
당시시금여
故物獨石馬 고물이 된 수호석마 홀로 남았네.
고물독석마
憂來藉草坐 시름에 겨워하며 풀을 깔고 앉아서
우래자초좌
浩歌淚盈把 소리내여 노래하니 눈물이 한줌일세.
호가누영파
冉冉征途問 가도 또 묻고 가는 나그네 인생길
염염정도문
誰是長年者 그 누가 끝없이 살수있단 말인가?
수시장년자
高都護驄馬行
安西都護胡靑驄 (안서대도호 고선지 장군의 애마인 대완산의 푸르스름한 총이말이)
聲價忽然來向東 (높아진 명성과 가치를 싣고 갑자기 동쪽으로 장안을 향해 오도다.)
此馬臨陣久無敵 (이 말이 싸움터에 이르러 오랫동안 대적할 것이 없으니)
與人一心成大功 (이 고선지와 더불어 한 마음이 되어 큰 공을 이루었도다.)
功成惠養隨所致 (공을 이루고 은혜로운 사랑을 입어 주인이 입조하는데 따라오니)
飄飄遠自流沙至 (세차고 재빠르게 멀리 유사로부터 오도다.)
雄姿未受伏櫪恩 (웅장한 모습은 마구간에 그냥 엎드려서 은혜를 받지 아니하리니,)
猛氣猶思戰場利 (용맹한 기운은 오히려 싸움터에서 날카로이 달림을 생각하고 있도다.)
腕促蹄高如踣鐵 (발목이 짧고 발굽이 높아 쇠를 밟는 듯하니)
交河幾蹴層氷裂 (교하에서 몇 번이나 층층으로 겹쳐진 얼음을 밟아 깨어버렸느냐?)
五花散作雲滿身 (다섯 가지 빛이 흩어져 구름을 만들어 몸에 가득하니)
萬里方看汗流血 (만리를 뛰어가매, 바야흐로 땀을 피 흘리듯 함을 보리로다.)
長安壯兒不敢騎 (장안의 크고 힘센 젊은 사내들도 구태여 감히 타지 못하니,)
走過掣電傾城知 (후려치는 번개를 지나 달림을 성중에 사는 이들이 다 알고 있다.)
靑絲絡頭爲君老 (푸른 실로 머리를 동여매어 그대(주인)를 위해 늙고 있으니,)
何由却出橫門道 (어느 인연으로 도로 광문의 옛 싸움터로 나가리오?)
佳人(가인: 미인)
絶代有佳人(절대유가인) 절세의 미인이,
幽居在空谷(유거재공곡) 조용한 골짜기에 조용히 살고 있네.
自云良家子(자운량가자) 자기는 양갓집 딸이었는데,
零落依草木(령락의초목) 지금은 몰락하여 초목 속에 몸을 맡기고 있다네.
關中昔喪敗(관중석상패) 관중 땅이 옛날 전쟁 통에 짓밟힐 때,
兄弟遭殺戮(형제조살륙) 형제들이 모두 죽음을 당했다
官高何足論(관고하족논) 벼슬 높은 것 들추어 무엇하리?
不得收骨肉(부득수골육) 골육도 거두지 못하는 것을.
世情惡衰歇(세정오쇠헐) 세상 인정은 집안 망하는 것을 싫어하나,
萬事隨轉燭(만사수전촉) 만사가 촛불 꺼지듯 변해 버렸다네.
夫婿輕薄兒(부서경박아) 남편은 경박한 사람이어서,
新人美如玉(신인미여옥) 아름답기 구슬 같은 새사람을 얻었는데,
合昏尙知時(합혼상지시) 합혼초는 풀이지만 때를 알고,
鴛鴦不獨宿(원앙부독숙) 원앙새는 새이지만 홀로 자지 않는다네.
但見新人笑(단견신인소) 새사람의 웃음만 보고
那聞舊人哭(나문구인곡) 이 옛 처의 울음은 들은 체도 않더라네!
在山泉水淸(재산천수청) 산에서는 샘물이 맑지만,
出山泉水濁(출산천수탁) 산을 나서면 샘물이 흐려지는 법.
侍婢賣珠廻(시비매주회) 하녀가 구슬을 팔고 돌아와서는
牽蘿補茅屋(견나보모옥) 대댕이 덩굴 거두며 초가지붕을 매만지네.
摘花不揷發(적화부삽발) 꽃을 따되 머리에는 꽂지 않고,
采柏動盈掬(채백동영국) 측백 잎을 뜯다 보니 어느덧 한줌이 차네.
天寒翠袖薄(천한취수박) 날은 찬데 푸른 옷소매 얇고,
日暮倚脩竹(일모의수죽) 해가 지자 긴 대나무를 의지하네.
前出塞4(전출새4.전장에 나서며)/
送徒기有長 비록 지휘관에 딸린 병사라도
송도기유장
遠戍亦有身 멀리 변경싸움엔 오직 내몸 있을뿐
원수역유신
生死何前去 죽으나 사나 앞으로 나갈 뿐이니
생사하전거
不勞吏怒瞋 높은사람 성내고 부릅뜰 필요 없노라
불로이노진
路逢相議人 길에서 아는 사람 만났기애
노봉상의인
附書與六親 편지를 가족에게 부탁 하면서
부서여육친
哀哉兩決絶 슬프다! 피차 떨어진 채로
애재양결절
不復同苦辛 고생조차 함께 못하는구나.
불부동고신
前出塞9(전출새9.전쟁터에 나서며)
從軍十年餘 종군한지 십년을 넘었으니
종군십년여
能無分寸功 터럭만한 공훈이야 없으오랴만
능무분촌공
衆人貴苟得 모두들 제 이득만 취하려 하니
중인귀구득
欲語羞雷同 덩달아 나서기 부끄럽도다.
욕어수뇌동
中原有鬪爭 중원에도 투쟁은 노상 있거늘
중원유투쟁
況在狄與戎 변경에야 의당 싸움 있으리
황재적여융
丈夫四方志 장부는 천하에 큰뜻 품어야 하거늘
장부사방지
安可辭困窮 싸움의 괴로움 어찌 피할수 있는가.
江村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류) 맑은 강 한 굽이 마을을 감싸고 흐르는데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기나긴 여름 강촌은 만사가 한가롭다
自去自來梁上燕(자거자래양상연) 제비는 마음대로 처마를 들고나고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수중의 갈매기는 가까이 가도 날아갈 줄 모른다
老妻畵紙爲棋局(노처화지위기국) 늙은 아내는 종이에 바둑판을 그리고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어린 아들은 바늘을 두드려 낚싯바늘을 만드는구나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다병한 몸에 필요한 것이란 오직 약물뿐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미천한 이내 몸이 달리 또 무엇을 바라리오
登高 높은 곳에 올라
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 바람은 빠르고 하늘은 높아 원숭이 휘파람 소리 애닲아
渚淸沙白鳥飛蛔.(저청사백조비회). 물가는 맑고 모래는 깨끗한데 새는 날아 돌아돈다
無邊落木蕭蕭下,(무변낙목소소하), 끝없이 펼쳐진 낙목에선 나뭇잎 떨어지고
不盡長江滾滾來.(부진장강곤곤내). 다함이 없이 흐르는 장강은 도도히 흘러간다
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 만 리 먼 곳 서글픈 가을에 항상 나그네 되어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태). 한평생 병 많은 몸, 홀로 누대에 오른다
艱難苦恨繁霜鬢,(간난고한번상빈), 어려움과 고통에 귀밑머리 다 희어지고
潦倒新停濁酒杯.(요도신정탁주배). 늙고 쇠약한 몸이라 새로이 탁주마저 끊어야한다네
聞官軍收河南河北 관군이 하남하북을 수복했다는 소문을 듣고-
劍外忽傳收薊北,(검외홀전수계북), 검문이남 지방에서 문득 계북이 회복된 소식 전해 듣고
初聞涕淚滿衣裳.(초문체누만의상). 처음에는 눈물이 옷을 적시네
卻看妻子愁何在,(각간처자수하재), 돌아보니, 아내와 자식들은 어디 있는지 걱정
漫卷詩書喜欲狂.(만권시서희욕광). 시서를 대강 추려 싸니 기뻐서 미칠 듯 하다
白日放歌須縱酒,(백일방가수종주), 한낮에는 마음껏 노래 부르고 술도 마시며
靑春作伴好還鄕!(청춘작반호환향)! 청춘을 짝하여 고향으로 돌아감 얼마나 좋은가
卽從巴峽穿巫峽,(즉종파협천무협), 서둘러 파협에서 무협을 지나
便下襄陽向洛陽.(변하양양향낙양). 바로 양양으로 내려와 낙양을 향하세
野望 들에서 바라보다
西山白雪三城戍,(서산백설삼성수), 서산 흰 눈 덮인 곳, 삼성의 수자리
南浦淸江萬里橋.(남포청강만리교). 남포 맑은 강물에는 만리교 놓여있다
海內風塵諸弟隔,(해내풍진제제격), 온 나라 전쟁 중리라 형제들 떨어져
天涯涕淚一身遙.(천애체누일신요). 하늘 끝에서 눈물지며 이 한 몸 멀리있소
唯將遲暮供多病,(유장지모공다병), 오직 노년에 많은 병마저 생기니
未有涓埃答聖朝.(미유연애답성조). 나라에 한 방울의 물, 한 줌의 흙만큼도 갚지 못했네
跨馬出郊時極目,(과마출교시극목), 말 타고 교외로 나가 때때로 눈 치뜨고 바라보니
不堪人事日蕭條!(부감인사일소조)! 사람의 일 나날이 쓸쓸해짐을 견질 수가 없다
客至) 손님 오시다
舍南舍北皆春水,(사남사배개춘수), 집의 남북, 온 천지가 다 봄물인데
但見群鷗日日來.(단견군구일일내). 날마다 떼 지어 날아오는 갈매기만 봅니다
花徑不曾緣客掃,(화경부증연객소), 꽃길은 지금껏 손님 오신다고 쓸어보지 않았고
蓬門今始爲君開.(봉문금시위군개). 사립문도 오늘 처음 열어둔다오
盤飧市遠無兼味,(반손시원무겸미), 반찬은 시장이 멀어 맛있는 것 전혀 없고요
樽酒家貧只舊醅.(준주가빈지구배). 독에 가득한 술도 막걸리지요
肯與鄰翁相對飮,(긍여린옹상대음), 그래도 이웃 노인과 같이 마시고 싶으시면
隔籬呼取盡餘杯!(격리호취진여배)! 울타리 너머 불러오셔서 남은 술잔 다 비우시지요
촉나라 승상-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승상의 사당, 어느 곳에서 찾아야 하나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라네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게단에 환히 비치는 푸른 풀은 저로 봄빛이고
隔葉黃鸝空好音.(격섭황리공호음). 나뭇잎 건너 꾀꼬리, 공연히 고운 노랫소리로고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황제는 번거로이 세 번을 찾아 천하를 도모하고
兩朝開濟老臣心.(량조개제노신심). 조정을 열고 섬긴 늙은 신하, 그의 마음 남아있네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출사하여 이기지 못하고 몸이 먼저 죽으니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누만금)! 길이 영웅들 눈물이 옷깃에 가득하게 한다
登岳陽樓) 악양루에 올라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지난 날 동정호에 대해 듣다가
今上岳陽樓.(금상악양누). 오늘에야 악양루에 올랐다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와 촉나라가 동남으로 나눠 있고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동정호수에 떠있구나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친한 친구로부터는 한 글자 소식도 없고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늙고 병들은 나는 외로운 배에 남아있네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관산의 북쪽 중원 땅에는 아직도 전쟁이라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에 기대서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旅夜書懷) 나그네가 밤에 회포를 적다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고운 풀에, 미풍 불어오는 언덕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높은 돛 달고 홀로 뜬 밤 배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하늘엔 별 늘어지고 평야는 광활한데
月涌大江流.(월용대강류). 달은 솟아오르고 큰 강물은 흘러만간다
名豈文章著?(명개문장저)? 문장으로 어떻게 이름을 날릴까
官應老病休.(관응노병휴). 늙고 병들어 벼슬길도 쉬어야하는데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떠도는 이 몸 무엇과 같다할까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천지간 한 마리 모래톱 물새라네
別房太尉墓 방태위의 무덤을 떠나며-
他鄕復行役,(타향복항역),타향에 다시 떠돌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말 세우고 외로운 무덤에 이별을 고하네
近淚無干土,(근누무간토),눈에 가까이 흐르는 눈물 막을 흙이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낮은 하늘엔 조각구름만 떠있다
對棋陪謝傅,(대기배사부),바둑을 두면은 사안을 짝하고
把劍覓徐君.(파검멱서군).칼을 잡으면 서군을 찾는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낙),오작 보이는 것은 숲 속에 꽃 지는 것이요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꾀꼬리 울음소리, 보내는 손이 듣는다
奉濟驛重送嚴公四韻 봉제역에서 엄공을 다시 보내며-
遠送從此別,(원송종차별), 먼 길 보내려 여기서 이별하려니
靑山空復情.(청산공복정). 청산은 부질없이 다시 또 정을 준다
幾時杯重把,(기시배중파), 언제나 다시 술을 마시나
昨夜月同行.(작야월동항). 어제 밤 달빛 아래서 함께 걸었는데
列郡謳歌惜,(렬군구가석), 여러 고을 노래 불러 서별을 나누어도
三朝出入榮.(삼조출입영). 삼대의 조정을 섬기며 영화도 누리세요
江村獨歸處,(강촌독귀처), 강촌으로 나 홀로 돌아가는 그 곳
寂寞養殘生.(적막양잔생). 조용하여 여생을 보람되게 가꾸리라
奇李十二白二十韻 截句
昔年有狂客(석년유광객) 옛날에 狂客이 있었는데
號爾謫仙人(호이적선인) 그를 귀양 온 신선이라 불렀네
筆落驚風雨(필락경풍우) 붓을 들면 비바람을 놀라게 하고
詩成泣鬼神(시성읍귀신) 시를 지으면 귀신을 곡하게 하였네
贈韋左丞
紈袴不餓死(환고불아사) 귀족들은 굶어죽는 일 없지만
儒冠多吾身(유관다오신) 선비들은 몸 그르치는 이 많네
丈人試靜聽(장인시정청) 좌승께선 잘 들어 보십시오
賤子請具陳(천자청구진) 천한 제가 모두 말씀드리겠소이다
甫昔少年日(보석소년일) 제가 옛날 젊었던 날에
早充觀國賓(조충관국빈) 일찍이 장안으로 과거를 보러 갔소
讀書破萬卷(독서만파권) 책 만권을 독파하면
下筆如有神(하필여유신) 글쓰기가 신의 경지에 오른다.
만흥(漫興)
其 一
眼見客愁愁不醒 (나그네 시름에서 깨어나지 않았는데)
無賴春色到江亭 (봄빛이 제 맘대로 강 가 정자에 이르렀네.)
即遣花開深造次 (그러니 꽃들이 성급하게 피어나고)
便敎鶯語太丁寧 (꾀꼬리들 당부하듯 우지짖는 것이겠지.)
其 二
手種桃李非無主 (손수 심은 복숭아와 자두에 주인이 없겠는가)
野老牆低還是家 (담장 낮게 두른 곳이 무명노인 내 집이오)
恰似春風相欺得 (봄바람 마치도 괴롭힐 뜻 있는 듯)
夜來吹折數枝花 (밤중에 몰래 와서 꽃 핀 가지 꺾어놓았네.)
其 三
熟知茅齋絶低小 (알다마다 띠로 엮은 지붕 작고 낮다는 걸)
江上燕子故來頻 (그래서 강 위의 제비들 자주 찾아오는 게지)
銜泥點汚琴書內 (진흙 물어 나르다 책과 거문고 더럽히고)
更接飛蟲打著人 (더러는 벌레 잡다가 사람에게도 부딪치지)
其 四
二月已破三月來 (이월도 가버리고 어느새 삼월)
漸老逢春能幾回 (나날이 늙어가니 몇 번이나 봄 만날까.)
莫思身外無窮事 (몸 바깥의 끝 없는 일 생각지 말고)
且盡生前有限杯 (살아서 마시는 술 실컷 마셔보세.)
其 五
腸斷春江欲盡頭 (강가의 봄날이 다 가는 게 슬퍼서)
杖藜徐步立芳洲 (지팡이에 몸 기대 모래섬에 섰네.)
顚狂柳絮隨風去 (버들개지 바람 따라 미친 듯이 날리고)
輕薄桃花逐水流 (얇고 가벼운 복사꽃 물 따라 흘러가네.)
其 六
懶慢無堪不出村 (게으르고 맘 둘 곳 없어 집 나선 적 없고)
呼兒自在掩柴門 (아이 불러 마음대로 문 닫아걸라 했네.)
蒼苔濁酒林中靜 (이끼 위에 앉아 술 마시는 숲 속은 고요하고)
碧水春風野外昏 (맑은 물 봄바람 흐르는 들녘에 해가 지네.)
其 七
糝徑楊花鋪白氈 (오솔길에 흩뿌려진 버들솜 융단 같고)
點溪荷葉疊靑錢 (물 위에 돋은 연잎 푸른 동전 쌓아둔 듯)
筍根雉子無人見 (죽순 뿌리 드러나도 봐주는 사람 없고)
沙上鳧雛傍母眠 (모래 위 새끼오리 어미 곁에서 잠들었네.)
其 八
舍西柔桑葉可拈 (집 서쪽 어린 뽕잎 손 뻗으면 닿겠고)
江畔細麥複纖纖 (강가의 가는 보리 겹쳐져서 낭창거리네.)
人生幾何春已夏 (봄 가고 여름인데 몇 날이나 살겠다고)
不放香醪如蜜甜 (꿀처럼 맛 좋은 술 어찌 아니 내놓으리.)
其 九
隔戶楊柳弱嫋嫋 (외짝문을 사이한 버들이 보드라와 하늘거리니)
恰似十五女兒腰 (마치 열다섯 살 난 어린 여자의 허리같도다.)
誰謂朝來不作意 (어떤 사람이 아침에 뜻없이 온다더니)
狂風挽斷最長條 (미친바람 긴 가지를 끊어놓았네
天末懷李白하늘 끝에서 이백을 그리워하다
涼風起天末,(량풍기천말), 서늘한 바람 하늘 끝에서 이는데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그대의 마음은 어떠한지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기러기는 어느 때에 오는지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강과 호수엔 가을 물결 출렁인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문장은 출세가 가장 방해가 되고
魑魅喜人過.(리매희인과). 귀신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을 기뻐한다
應共冤魂語,(응공원혼어), 당연히 원귀 된 영혼과 이야기를 하였거니
投詩贈汨羅.(투시증골나). 시 지어 멱라수에 던져 바치리라
月夜憶舍弟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
戍鼓斷人行,(수고단인항),수자리 북소리에 인적은 끊어지고
秋邊一雁聲.(추변일안성).변방의 가을에 외기러기 우는 소리
露從今夜白,(노종금야백),이슬은 오늘밤부터 하얗게 내리고
月是故鄕明.(월시고향명).이 달은 고향에서도 휘영청 밝으리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동생들 있으나 다 흩어지고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생사를 물을 집도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부달),편지를 부쳐도 길이 멀어 닿기 못하거늘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春宿左省) 봄에 좌성에서 묶으며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꽃 숨어드는 대궐담장의 저녁
啾啾棲鳥過.(추추서조과). 잘 새도 찍찍 지저귀며 날아간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별이 떠니 궁궐 문이 보이고
月傍九霄多.(월방구소다). 달 가에는 하늘도 넓어진다
不寢聽金鑰,(부침청금약), 궁궐문의 빗장소리에 잠이 오지 않고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바람소리 풍경소리로 생각했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내일 아침이면 아뢸 말씀 있나니
數問夜如何?(삭문야여하)?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자주 묻는다
春望(춘망)-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 조정은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요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 성안은 봄이 되어 초목이 무성하네
感時花淺淚(감시화천루) : 시대를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 한 맺힌 이별에 나는 새도 놀라는구나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 봉화불은 석 달이나 계속 오르고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 집에서 온 편지 너무나 소중하여라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 흰 머리를 긁으니 자꾸 짧아져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비녀도 못 꼽겠네
月夜
今夜鄜州月,(금야부주월),오늘 밤 부주 하늘의 달을
閨中只獨看.(규중지독간).아내 홀로 바라보리
遙憐小兒女,(요련소아녀),멀리서 어린 딸을 가여워하나니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장안의 나를 그리는 어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을
香霧雲鬟濕,(향무운환습),자욱한 안개구름에 머리카락 젖고
淸輝玉臂寒.(청휘옥비한).맑은 달빛에 옥 같은 팔 차겠소
何時倚虛幌,(하시의허황),그 어느 때라야 엷은 휘장에 기대어
雙照淚痕干?(쌍조누흔간)?서로 얼굴 비춰보며 눈물 자국 막아볼까
哀王孫
長安城頭頭白烏,(장안성두두백오), 장안성 머리에 머리 흰 새
夜飛延秋門上呼.(야비연추문상호). 밤에 연추문 위를 날며 소리쳐 운다
又向人家啄大屋,(우향인가탁대옥), 또 인가로 날아가 큰 집을 쪼으니
屋底達官走避胡.(옥저달관주피호). 큰 집안의 고관들 오랑캐를 피하여 달아난다
金鞭斷折九馬死,(금편단절구마사), 황금 채찍 끊어지고 아홉 마리 말도 죽어
骨肉不待同馳驅.(골육부대동치구). 골육들도 기다리지 않고 도두 말달려 달아난다
腰下寶玦靑珊瑚,(요하보결청산호), 허리엔 보석 구슬과 산호초 차고 있는데
可憐王孫泣路隅!(가련왕손읍노우)! 가련하구나! 왕손이 길모퉁이에서 눈물 흘리네
問之不肯道姓名,(문지부긍도성명), 물어도 성명을 말하려 하지 않고
但道困苦乞爲奴.(단도곤고걸위노). 다만 곤고하니 종으로 삼아달라고 한다
已經百日竄荊棘,(이경백일찬형극), 이미 백 날을 가시덩굴에 숨어 다녀
身上無有完肌膚.(신상무유완기부). 몸에는 성한 살이라곤 하나도 없다
高帝子孫盡隆准,(고제자손진륭준), 고종 황제 자손들 모두 코가 오뚝하여
龍種自與常人殊.(룡종자여상인수). 왕족은 자연스레 평민과는 다르다네
豺狼在邑龍在野,(시낭재읍룡재야), 짐승 같은 도적은 장안 도읍에 있고 황제는 촉나라 시골에 있으니
王孫善保千金軀.(왕손선보천금구). 왕손은 천금같은 귀한 몸을 잘 보존하소서
不敢長語臨交衢,(부감장어림교구), 교차로에 있는지라 길게는 말 못하고
且爲王孫立斯須.(차위왕손립사수). 왕손을 위해 잠시 서 있소
昨夜東風吹血腥,(작야동풍취혈성), 어제 밤 동풍 불어 피비린내 불어와
東來橐駝滿舊都.(동내탁타만구도). 동쪽에서 온 낙차로 엣 도읍에 가득하다
朔方健兒好身手,(삭방건아호신수), 북방의 건아들의 좋은 몸집과 재주
昔何勇銳今何愚!(석하용예금하우)! 엣 날엔 그리도 용감하고 날랬는데 지금은 어찌 그리도 어리석나
竊聞天子已傳位,(절문천자이전위), 가만히 들으니, 천자가 이미 선위하니
聖德北服南單于.(성덕배복남단우). 새 천자의 성덕은 북으로 남단우를 복종시켰네
花門剺面請雪恥,(화문리면청설치), 화문에서도 낯을 베어 우리 위해 설욕을 원하니
愼勿出口他人狙!(신물출구타인저)! 삼가 입 조심하시오, 남의 저격 두려우니
哀哉王孫愼勿疏,(애재왕손신물소), 슬프다! 왕손여 삼가 소홀히 하지마소
五陵佳氣無時無.(오능가기무시무). 오릉의 상서로운 기운 없을 때가 없다오
哀江頭
少陵野老呑聲哭,(소능야노탄성곡), 소릉의 촌로는 울음을 삼키고 통곡하며
春日潛行曲江曲.(춘일잠항곡강곡). 어느 봄날 몰래 곡강으로 나갔다
江頭宮殿鎖千門,(강두궁전쇄천문), 강가 궁궐은 문마다 잠겨있는데
細柳新蒲爲誰綠?(세류신포위수녹)? 가는 버들잎, 새 부들은 누굴 위해 푸른가
憶昔霓旌下南苑,(억석예정하남원), 지난 일을 기억하노니, 무지개 깃발들 남원으로 내려가니
苑中景物生顔色.(원중경물생안색). 남원 속의 경물들 다 생기를 띠었소
昭陽殿里第一人,(소양전리제일인), 소양전 안 양귀비가
同輦隨君侍君側.(동련수군시군측). 임금의 수레를 같이 타고 따르니 측근이 모시었다
輦前才人帶弓箭,(련전재인대궁전), 임금 수레 앞 재인들 활을 차고
白馬嚼嚙黃金勒.(백마작교황금늑). 백마에겐 황금 굴레를 물리었다
翻身向天仰射雲,(번신향천앙사운), 여관이 몸을 제처 하늘 향해 구름으로 쏘아 올리면
一箭正墜雙飛翼.(일전정추쌍비익). 한 활살에 두 마리 비익조가 정확히 떨어졌다
明眸皓齒今何在?(명모호치금하재)? 맑은 눈동자 하얀 이의 양귀비 지금은 어디에 있나
血汚游魂歸不得!(혈오유혼귀부득)! 피 묻어 헤매는 넋 돌아오지 못 하는구나
淸渭東流劍閣深,(청위동류검각심), 맑은 위수는 동으로 흐르고 검각은 깊숙한데
去住彼此無消息.(거주피차무소식). 죽은 사람과 살아있는 사람, 서로 소식도 전혀 없다
人生有情淚沾臆,(인생유정누첨억), 인생은 유정하여 눈물은 가슴을 적시는데
江水江花豈終極?(강수강화개종극)? 저 강물, 저 강 꽃은 어찌 다하겠는가
黃昏胡騎塵滿城,(황혼호기진만성), 황혼에 오랑캐 말들이 성안에 먼지 가득 일으키니
欲往城南望城北.(욕왕성남망성배). 성남으로 가고 싶어 성북을 아득히 바라본다
02. 두보(杜甫)시 모음
강반독보심화(江畔獨步尋花) 강변을 걸으며 꽃을 찾다-두보(杜甫)
江上桃花惱不徹(강상도화뇌불철) : 강가의 복숭아꽃 너무 좋아 떨칠 수 없어
無處告訴只顚狂(무처고소지전광) : 이 아름다움 알릴길 없어 미칠 것 같아
走覓南?愛酒伴(주멱남린애주반) : 서둘러 남쪽 고을로 술친구 찾아갔더니
經旬出飮獨空床(경순출음독공상) : 열흘 전 술 마시러 나가버리고 침상만 남아있네
石壕吏(석호리)-杜甫(두보)
暮投石壕吏(모투석호리) : 날 저물어 석호촌에 투숙하니
有吏夜捉人(유리야착인) : 관리가 나타나 밤에 사람을 잡으려 왔네
老翁踰墻走(노옹유장주) : 할아버지는 담 넘어 달아나고
老婦出門看(노부출문간) : 할머니가 문 밖에 나가본다
吏呼一何怒(리호일하노) : 관원의 호출이 어찌 그리도 노엽고
婦啼一何苦(부제일하고) : 할머니의 울음은 어찌 그리도 고통스러운지
聽婦前致詞(청부전치사) : 할머니가 관리 앞에 나아가 하는 말 들으니
三男?城戍(삼남업성수) : 셋째 아들은 업성에 수자리 가고
一男附書至(일남부서지) : 맏아들이 편지를 부쳐왔는데
二男新戰死(이남신전사) : 둘째 아들은 새로운 전투에서 죽었다오
存者且偸生(존자차투생) : 살아있는 자는 억지로라도 살아가겠지만
死者長已矣(사자장이의) : 죽은 자는 영영 그만이로다
室中更無人(실중갱무인) : 집에는 이제 아무도 없고
惟有乳下孫(유유유하손) : 오직 젖먹이 손자만 있다오
孫有母未去(손유모미거) : 손자가 있어 그 어미가 아직 떠나지 못하니
出入無完裙(출입무완군) : 출입할 온전한 치마도 없다오
老?力雖衰(노구력수쇠) : 이 늙은 할미 기력은 비록 쇠하나
請從吏夜歸(청종리야귀) : 밤에라도 대신 따라가게 해 주시오
猶得備晨炊(유득비신취) : 아직은 아침밥은 지을 수 있다오
夜久語聲絶(야구어성절) : 밤이 깊어 관리와 할머니의 말소리 끊어지고
如聞泣幽咽(여문읍유열) :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울음소리 들리는 듯
天明登前途(천명등전도) : 날이 밝아 길 떠날 때에
獨與老翁別(독여노옹별) : 나는 홀로 할아버지와 작별하였네
夏日李公見訪(하일이공견방) 어느 여름날 이공이 나를 찾아와 주다-杜甫(두보)
遠林暑氣薄(원림서기박) : 멀리 보이는 숲은 더위가 적어
公子過我遊(공자과아유) : 이공께서 나를 찾아 오셨다
賓居類村塢(빈거류촌오) : 가난한 내 집은 마을 담과 같아서
僻近城南樓(벽근성남누) : 외지게 성 남쪽 누대에 가까이 있다
傍舍頗淳朴(방사파순박) : 이웃 사람들은 모두 순박하여
所願亦易求(소원역이구) : 아쉬운 것도 쉽게 구한다네
隔屋問西家(격옥문서가) : 담 너머 서쪽 집에 물기를
借問有酒不(차문유주불) : 술 가진 좀 것 없는가 하니
牆頭過濁?(장두과탁료) : 담장 너머로 막걸리를 건네준다
淸風左右至(청풍좌우지) : 맑은 바람 좌우에서 불어오니
客意已驚秋(객의이경추) : 손님은 마음속으로 이미 가을인가 놀란다
巢多衆鳥鬪(소다중조투) : 새둥지 많아 뭇 새들은 다투고
葉密鳴蟬稠(엽밀명선조) : 나뭇잎 무성하여 매미소리 요란하다
苦遭此物?(고조차물괄) : 시끄러운 매미소리 듣기가 괴로운데
孰謂吾廬幽(숙위오려유) : 누가 내 집이 그윽하다 하는가
水花晩色靜(수화만색정) : 연꽃은 저녁 빛에 고요하니
庶足充淹留(서족충엄류) : 손님 잡아두기에 충분합니다
預恐樽中盡(예공준중진) : 술통의 술 떨어질까 미리 두려워
更起爲君謀(갱기위군모) : 다시 일어나 술 마련해 두려네
夢李白2(몽이백2) 꿈속에 이백을 보다-杜甫(두보)
浮雲終日行(부운종일행) : 뜬 구름 종일토록 하늘을 떠다녀도
遊子久不至(유자구불지) : 떠난 친구는 오래도록 오지 않네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 한밤에 자주 그대를 꿈속에서 보니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 우정의 친함으로 그의 마음을 보노라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 돌아간다 말할 때 항상 풀 죽어 보이고
苦道來不易(고도래불역) : 돌아오기 어렵다 괴롭게 말하네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 강호에 풍파 잦고
舟楫恐失墜(주즙공실추) : 배 젓는 노 떨어뜨릴까 두려워하네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 문 나서며 흰머리 긁는 것이
若負平生志(약부평생지) : 평생의 뜻을 저버린 듯 하구네
冠蓋滿京華(관개만경화) : 높은 벼슬아치들 서울에 가득한데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 이 사람 내 친구는 홀로 얼굴 수척하다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 누가 말했나, 하늘의 그물이 한없이 넓다고
將老身反累(장로신반루) : 늙어서 몸이 도리어 법망에 걸려들었네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 천추만년에 이름을 남긴다고 해도
寂寞身後事(적막신후사) : 죽은 뒤의 일은 적막하기만 하다,
夢李白1(몽이백1) 꿈속에 이백을 보다-杜甫(두보)
死別已?聲(사별이탄성) : 사별 후의 이별은 소리마저 삼켜버리나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 생이별 뒤는 항상 슬프기만 하구나
江南??地(강남장려지) : 강남은 열병이 많은 땅인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 귀양 간 그대는 소식 없어라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 : 옛 친구 꿈속에 나타나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 나를 반기니 서로가 오랫동안 생각해서라
君今澱網(군금재라망) : 그대는 지금 비단 이불 속에 있어야 하거늘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 : 무슨 일로 날개가 달려있는가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 평상시 그대 모습 아니거니
路遠不可測(로원불가측) : 길이 멀어 확인 할 수 없어라
魂來楓林?(혼래풍림청) : 혼백이 올 적엔 단풍나무숲 푸르렀는데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 혼백이 돌아가니 변방의 관문이 어두워지네
落月滿屋梁(락월만옥량) : 지는 달빛 집 마루에 가득하여
猶疑照?色(유의조안색) : 여전히 그대 얼굴색을 비추고 있다
水深波浪闊(수심파랑활) : 물은 깊고 물결이 드넓으니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 이무기나 용에게 잡히지 말게나
寄全椒山中道士(기전초산중도사) 전초의 산중의 도사에게 부친다-杜甫(두보)
今朝郡齋冷(금조군재냉) : 오늘 아침은 고을 관사도 쌀쌀하여
忽念山中客(홀염산중객) : 갑자기 산속의 친구가 생각난다
澗底束荊薪(간저속형신) : 골짝물 아래서 땔나무하고
歸來煮白石(귀래자백석) : 돌아와 흰 돌을 덥힌다
遙持一杯酒(요지일배주) : 멀리서 한 잔의 술을 들어
遠慰風雨夕(원위풍우석) : 비바람 치는 저녁을 위로한다
落葉滿空山(낙엽만공산) : 낙엽은 빈 산에 가득한데
何處尋行迹(하처심행적) : 어디서 그의 행적을 찾을까
戱簡鄭廣文兼呈蘇司業(희간정광문겸정소사업) 정광문과 소사업에게 장난삼아 시를 지어 둗는다-杜甫(두보)
廣文到官舍(광문도관사) : 광문이 관청에 이르러
繫馬堂階下(계마당계하) : 섬돌 아래에 말을 매어둔다
醉卽騎馬歸(취즉기마귀) : 취하면 곧 말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니
頗遭官長罵(파조관장매) : 상관들의 욕을 자못 먹었다
才名三十年(재명삼십년) : 재주와 명성 삼십년을 날렸으나
坐客寒無氈(좌객한무전) : 찾아 온 손님에게 추워도 담요도 못주네
近有蘇司業(근유소사업) : 근래에는 소사업이란 분이 있어
時時與酒錢(시시여주전) : 때때로 술과 돈을 보내준다
강촌(江村) 강촌-두보(杜甫)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유) : 맑은 강물 한 굽이 마을을 감싸 흐르고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 강촌의 긴 여름, 일마다 한가롭다
自去自來堂上燕(자거자래당상연) : 저대로 날아가고 날아오는 지붕 위의 제비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 서로 친하여 서로 가까이하는 것, 물 속의 갈매기
老妻畵紙爲碁局(노처화지위기국) : 늙은 아내는 종이에 바둑판을 그리고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 어린 아이는 바늘 두들겨 낚시바늘 만드네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 병 많으니 필요한 건 오직 약물이니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 하찮은 이 몸 이것 외에 무엇을 바랄까
강남봉리구년(江南逢李龜年)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두보(杜甫, 712-770)
岐王宅里尋常見,(기왕댁리심상견), 기왕의 집안에서 늘 만나보았는데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궤도문). 최구의 집 앞에서 몇 번이나 들었던가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지금은 강남의 좋은 풍광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나다니
팔진도(八陣圖)-두보(杜甫;712-770)
功蓋三分國,(공개삼분국), 공은 나누어진 삼국을 뒤덮고
名成八陣圖.(명성팔진도). 명성은 팔진도로 이루었다
江流石不轉,(강류석부전),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굴러가지 않아
遺恨失呑吳.(유한실탄오). 남은 한은 오나라를 삼키지 못한 것이네
영회고적오수지오(詠懷古跡五首之五)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諸葛大名垂宇宙,(제갈대명수우주), 제갈량의 큰 이름 우주에 드리우고
宗臣遺像肅淸高.(종신유상숙청고). 큰 신하의 초상화 청고하고 엄숙하다
三分割據紆籌策,(삼분할거우주책), 삼분할거의 큰 포부 펴지 못했으나
萬古雲?一羽毛.(만고운소일우모). 하늘에 낀 구름, 오랜 세월 깃털 같구나
伯仲之間見伊呂,(백중지간견이려), 백중의 사이로 여궁이 보이고
指揮若定失蕭曹.(지휘야정실소조). 지휘와 안정에는 소조도 못 따랐다
運移漢祚終難復,(운이한조종난복), 시운이 떠나 한나라의 복조를 끝내 회복하지 못하니
志決身殲軍務勞.(지결신섬군무노). 군무에 시달려 큰 뜻 결판나고 몸마저 죽었구나
영회고적오수지사(詠懷古跡五首之四)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蜀主征吳幸三峽,(촉주정오행삼협), 촉나라 임금 오나라 치려고 친히 삼협에 왔다가
崩年亦在永安宮.(붕년역재영안궁). 붕어한 해에도 영안궁에 있었네
翠華想像空山里,(취화상상공산리), 빈 산속, 그 때의 화려한 임금 행차 생각하니
玉殿虛無野寺中.(옥전허무야사중). 궁궐은 허무하게 들판의 절고
古廟杉松巢水鶴,(고묘삼송소수학), 임금의 옛 무덤, 삼나무와 소나무에 학들이 둥지 틀고
歲時伏臘走村翁.(세시복납주촌옹). 해마다 여름과 겨울의 제사에 촌로들이 달려가 제사하네
武侯祠屋常?近,(무후사옥상린근), 무후 제갈량의 사당도 항상 같이 있어
一體君臣祭祀同.(일체군신제사동). 군신이 한 몸 되어 제사도 합께 받는구나
영회고적오수지삼(詠懷古跡五首之三)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群山萬壑赴荊門,(군산만학부형문), 여러 산, 온 골짜기 지나 형문에 이르니
生長明妃尙有村.(생장명비상유촌). 명기가 생장한 고을 아직도 있어라
一去紫臺連朔漠,(일거자태련삭막), 한 번 궁궐을 떠나니 길은 북방의 사막을 잇고
獨留靑塚向黃昏.(독류청총향황혼). 오직 명기의 푸른 무덤만이 남아 지는 해를 향한다
?圖省識春風面,(화도생식춘풍면), 봄바람 같이 부드러운 얼굴 화도성의 화공이 잘못 그려
環佩空歸月下魂.(환패공귀월하혼). 달빛 아래의 혼백 되어 패옥차고 부질없이 온다네
千載琵琶作胡語,(천재비파작호어), 천년동안 비파는 오랑캐 노래 연주하니
分明怨恨曲中論.(분명원한곡중논). 분명히 그 원한 노래 속에 말 하리라
영회고적오수지이(詠懷古跡五首之二)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搖落深知宋玉悲,(요낙심지송옥비), 흔들려 떨어지는 가을 낙엽, 송옥의 슬픔을 진정 알아
風流儒雅亦吾師.(풍류유아역오사). 풍류스런 선비의 멋, 또한 내 스승이라
?望千秋一?淚,(창망천추일쇄누), 추창히 천년을 바라보니 눈물이 흐르고
蕭條異代不同時.(소조리대부동시). 쓸쓸히 시대를 달리하니 동시대는 아니구나
江山故宅空文藻,(강산고댁공문조), 강과 산 그리고 옛집에는 남긴 글 공허하거늘
雲雨荒臺豈夢思!(운우황태개몽사)! 운우황대를 어찌 꿈꾸어 생각하랴
最是楚宮俱泯滅,(최시초궁구민멸), 이곳도 곧 초나라 궁궐과 함께 다 사라졌으니
舟人指點到今疑.(주인지점도금의). 뱃사람 손짓해 가리키며 지금까지 의심한다
영회고적오수지일(詠懷古跡五首之一)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支離東北風塵際,(지리동배풍진제), 동북의 전진 속을 유리타가
漂泊西南天地間.(표박서남천지간). 서남의 천지를 떠돈다
三峽樓臺淹日月,(삼협누태엄일월), 삼협의 누대는 해와 달이 잠기어 있고
五溪衣服共雲山.(오계의복공운산). 다섯 계곡에 오랑캐 옷이 구름산과 함께 비춰든다
?胡事主終無賴,(갈호사주종무뢰), 오랑캐가 임금을 섬기나 끝내 믿을 수 없어
詞客哀時且未還.(사객애시차미환). 시인은 때를 슬퍼해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庾信平生最蕭瑟,(유신평생최소슬), 유신의 평생이 가장 쓸쓸하였으니
暮年詩賦動江關.(모년시부동강관). 말년의 시와 노래가 강관을 감동시키다
각야(閣夜) 누각에서의 밤-두보(杜甫;712-770)
歲暮陰陽催短景,(세모음양최단경), 한 해는 저물고 낮은 짧아지고
天涯霜雪제寒?.(천애상설제한소). 하늘 먼 곳 눈과 서리 그친 차가운 밤이구나
五更鼓角聲悲壯,(오갱고각성비장), 한밤의 북과 피리, 그 소리 비장하고
三峽星河影動搖.(삼협성하영동요). 삼협의 별과 은하, 그 그늘 요동친다
野哭千家聞戰伐,(야곡천가문전벌), 들판의 곡하는 소리, 집집마다 전쟁소식 들리고
夷歌數處起漁樵.(이가수처기어초). 여기 저기 오랑캐 노래 소리는 어부와 나무꾼에게서 들려온다
臥龍躍馬終黃土,(와룡약마종황토), 와룡 제갈량과 약마 공손술도 끝내 한 줌 흙이 되었거늘
人事音書漫寂寥.(인사음서만적료). 사람의 일과 편지도 공연히 적막하고 쓸쓸하기만 하다
숙부(宿府) 장군의 막부에서 묵으며-두보(杜甫;712-770)
淸秋幕府井梧寒,(청추막부정오한), 맑은 가을날 막부의 우물가 오동나무는 차가운데
獨宿江城蠟炬殘.(독숙강성납거잔). 강성에 홀로 자려니 촛불은 가물가물
永夜角聲悲自語,(영야각성비자어), 긴 밤 호각소리, 슬픔을 스스로 말하는 듯
中天月色好誰看?(중천월색호수간)? 중천의 달빛, 그 좋은 것을 누가 보고 있을까
風塵荏苒音書絶,(풍진임염음서절), 지루한 전쟁에 고향 소식도 끊어지고
關塞蕭條行陸難.(관새소조행륙난). 쓸쓸한 변방은 육로 통행도 어려워라
已忍伶?十年事,(이인령빙십년사), 이미 영락하여 견뎌온 쓸쓸한 세월 십년
强移棲息一枝安.(강이서식일지안). 억지로 사는 곳 옮겨, 작은 한 가지를 차지하고 있다
등루(登樓) 누대에 올라서-두보(杜甫;712-770)
花近高樓傷客心,(화근고누상객심), 꽃 핀 높은 누대에 서니 나그네 마음 아프고
萬方多難此登臨.(만방다난차등림). 만방에 어려움 많아 이곳에 올라본다
錦江春色來天地,(금강춘색내천지), 금강의 봄빛은 천지에 내려오고
玉壘浮雲變古今.(옥누부운변고금). 옥루산 뜬구름 고금으로 변하는구나
北極朝庭終不改,(배극조정종부개), 북극성처럼 영원한 우리나라 끝내 망하지 않으니
西山寇盜莫相侵!(서산구도막상침)! 서산 토번족 도둑들은 결코 침략하지 말라
可憐后主還祠廟,(가련후주환사묘), 가련한 후주도 종묘사직을 지켰나니
日暮聊爲梁父吟.(일모료위량부음). 해 저무는 이 때, 애오라지 양보곡을 읆어본다
등고(登高) 높은 곳에 올라-두보(杜甫;712-770)
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 바람은 빠르고 하늘은 높아 원숭이 휘파람 소리 애닲아
渚淸沙白鳥飛蛔.(저청사백조비회). 물가는 맑고 모래는 깨끗한데 새는 날아 돌아돈다
無邊落木蕭蕭下,(무변낙목소소하), 끝없이 펼쳐진 낙목에선 나뭇잎 떨어지고
不盡長江滾滾來.(부진장강곤곤내). 다함이 없이 흐르는 장강은 도도히 흘러간다
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 만 리 먼 곳 서글픈 가을에 항상 나그네 되어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태). 한평생 병 많은 몸, 홀로 누대에 오른다
艱難苦恨繁霜?,(간난고한번상빈), 어려움과 고통에 귀밑머리 다 희어지고
?倒新停濁酒杯.(요도신정탁주배). 늙고 쇠약한 몸이라 새로이 탁주마저 끊어야한다네
문관군수하남하배(聞官軍收河南河北) 관군이 하남하북을 수복했다는 소문을 듣고-두보(杜甫;712-770)
劍外忽傳收?北,(검외홀전수계북), 검문이남 지방에서 문득 계북이 회복된 소식 전해 듣고
初聞涕淚滿衣裳.(초문체누만의상). 처음에는 눈물이 옷을 적시네
?看妻子愁何在,(각간처자수하재), 돌아보니, 아내와 자식들은 어디 있는지 걱정
漫卷詩書喜欲狂.(만권시서희욕광). 시서를 대강 추려 싸니 기뻐서 미칠 듯 하다
白日放歌須縱酒,(백일방가수종주), 한낮에는 마음껏 노래 부르고 술도 마시며
靑春作伴好還鄕!(청춘작반호환향)! 청춘을 짝하여 고향으로 돌아감 얼마나 좋은가
卽從巴峽穿巫峽,(즉종파협천무협), 서둘러 파협에서 무협을 지나
便下襄陽向洛陽.(변하양양향낙양). 바로 양양으로 내려와 낙양을 향하세
야망(野望) 들에서 바라보다-두보(杜甫;712-770)
西山白雪三城戍,(서산백설삼성수), 서산 흰 눈 덮인 곳, 삼성의 수자리
南浦淸江萬里橋.(남포청강만리교). 남포 맑은 강물에는 만리교 놓여있다
海內風塵諸弟隔,(해내풍진제제격), 온 나라 전쟁 중리라 형제들 떨어져
天涯涕淚一身遙.(천애체누일신요). 하늘 끝에서 눈물지며 이 한 몸 멀리있소
唯將遲暮供多病,(유장지모공다병), 오직 노년에 많은 병마저 생기니
未有涓埃答聖朝.(미유연애답성조). 나라에 한 방울의 물, 한 줌의 흙만큼도 갚지 못했네
跨馬出郊時極目,(과마출교시극목), 말 타고 교외로 나가 때때로 눈 치뜨고 바라보니
不堪人事日蕭條!(부감인사일소조)! 사람의 일 나날이 쓸쓸해짐을 견질 수가 없다
객지(客至) 손님 오시다-두보(杜甫, 712-770)
舍南舍北皆春水,(사남사배개춘수), 집의 남북, 온 천지가 다 봄물인데
但見群鷗日日來.(단견군구일일내). 날마다 떼 지어 날아오는 갈매기만 봅니다
花徑不曾緣客掃,(화경부증연객소), 꽃길은 지금껏 손님 오신다고 쓸어보지 않았고
蓬門今始爲君開.(봉문금시위군개). 사립문도 오늘 처음 열어둔다오
盤?市遠無兼味,(반손시원무겸미), 반찬은 시장이 멀어 맛있는 것 전혀 없고요
樽酒家貧只舊?.(준주가빈지구배). 독에 가득한 술도 막걸리지요
肯與?翁相對飮,(긍여린옹상대음), 그래도 이웃 노인과 같이 마시고 싶으시면
隔籬呼取盡餘杯!(격리호취진여배)! 울타리 너머 불러오셔서 남은 술잔 다 비우시지요
촉나라 승상-두보(杜甫, 712-770)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승상의 사당, 어느 곳에서 찾아야 하나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라네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계단에 환히 비치는 푸른 풀은 저로 봄빛이고
隔葉黃?空好音.(격섭황리공호음). 나뭇잎 건너 꾀꼬리, 공연히 고운 노랫소리로고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황제는 번거로이 세 번을 찾아 천하를 도모하고
兩朝開濟老臣心.(량조개제노신심). 조정을 열고 섬긴 늙은 신하, 그의 마음 남아있네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출사하여 이기지 못하고 몸이 먼저 죽으니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누만금)! 길이 영웅들 눈물이 옷깃에 가득하게 한다
등악양루(登岳陽樓) 악양루에 올라-두보(杜甫;712-770)
昔璞庭水,(석문동정수), 지난 날 동정호에 대해 듣다가
今上岳陽樓.(금상악양누). 오늘에야 악양루에 올랐다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와 촉나라가 동남으로 나눠 있고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동정호수에 떠있구나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친한 친구로부터는 한 글자 소식도 없고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늙고 병들은 나는 외로운 배에 남아있네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관산의 북쪽 중원 땅에는 아직도 전쟁이라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에 기대서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여야서회(旅夜書懷) 나그네가 밤에 회포를 적다-두보(杜甫;712-770)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고운 풀에, 미풍 불어오는 언덕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높은 돛 달고 홀로 뜬 밤 배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하늘엔 별 늘어지고 평야는 광활한데
月涌大江流.(월용대강류). 달은 솟아오르고 큰 강물은 흘러만간다
名豈文章著?(명개문장저)? 문장으로 어떻게 이름을 날릴까
官應老病休.(관응노병휴). 늙고 병들어 벼슬길도 쉬어야하는데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떠도는 이 몸 무엇과 같다할까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천지간 한 마리 모래톱 물새라네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 방태위의 무덤을 떠나며-두보(杜甫;712-770)
他鄕復行役,(타향복항역),타향에 다시 떠돌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말 세우고 외로운 무덤에 이별을 고하네
近淚無干土,(근누무간토),눈에 가까이 흐르는 눈물 막을 흙이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낮은 하늘엔 조각구름만 떠있다
對棋陪謝傅,(대기배사부),바둑을 두면은 사안을 짝하고
把劍覓徐君.(파검멱서군).칼을 잡으면 서군을 찾는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낙),오작 보이는 것은 숲 속에 꽃 지는 것이요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꾀꼬리 울음소리, 보내는 손이 듣는다
봉제역중송엄공사운(奉濟驛重送嚴公四韻) 봉제역에서 엄공을 다시 보내며-두보(杜甫;712-770)
遠送從此別,(원송종차별), 먼 길 보내려 여기서 이별하려니
靑山空復情.(청산공복정). 청산은 부질없이 다시 또 정을 준다
幾時杯重把,(기시배중파), 언제나 다시 술을 마시나
昨夜月同行.(작야월동항). 어제 밤 달빛 아래서 함께 걸었는데
列郡謳歌惜,(렬군구가석), 여러 고을 노래 불러 서별을 나누어도
三朝出入榮.(삼조출입영). 삼대의 조정을 섬기며 영화도 누리세요
江村獨歸處,(강촌독귀처), 강촌으로 나 홀로 돌아가는 그 곳
寂寞養殘生.(적막양잔생). 조용하여 여생을 보람되게 가꾸리라
천말회리백(天末懷李白) 하늘 끝에서 이백을 그리워하다-두보(杜甫;712-770)
?風起天末,(량풍기천말), 서늘한 바람 하늘 끝에서 이는데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그대의 마음은 어떠한지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기러기는 어느 때에 오는지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강과 호수엔 가을 물결 출렁인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문장은 출세가 가장 방해가 되고
?魅喜人過.(리매희인과). 귀신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을 기뻐한다
應共?魂語,(응공원혼어), 당연히 원귀 된 영혼과 이야기를 하였거니
投詩贈汨羅.(투시증골나). 시 지어 멱라수에 던져 바치리라
월야억사제(月夜憶舍弟)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두보(杜甫, 712-770)
戍鼓斷人行(수고단인항) 수자리 북소리에 인적은 끊어지고
秋邊一雁聲(추변일안성) 변방의 가을에 외기러기 우는 소리
露從今夜白(노종금야백) 이슬은 오늘밤부터 하얗게 내리고
月是故鄕明(월시고향명) 이 달은 고향에서도 휘영청 밝으리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 동생들 있으나 다 흩어지고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 생사를 물을 집도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부달) 편지를 부쳐도 길이 멀어 닿기 못하거늘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 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춘숙좌성(春宿左省) 봄에 좌성에서 묶으며-두보(杜甫;712-770)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꽃 숨어드는 대궐담장의 저녁
??棲鳥過(추추서조과) 잘 새도 찍찍 지저귀며 날아간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별이 떠니 궁궐 문이 보이고
月傍九?多(월방구소다) 달 가에는 하늘도 넓어진다
不寢聽金?(부침청금약) 궁궐문의 빗장소리에 잠이 오지 않고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바람소리 풍경소리로 생각했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내일 아침이면 아뢸 말씀 있나니
數問夜如何(삭문야여하)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자주 묻는다
春望(춘망) 봄의 소망-杜甫(두보)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 조정은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요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 성안은 봄이 되어 초목이 무성하네
感時花淺淚(감시화천루) : 시대를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 한 맺힌 이별에 나는 새도 놀라는구나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 봉화불은 석 달이나 계속 오르고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 집에서 온 편지 너무나 소중하여라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 흰 머리를 긁으니 자꾸 짧아져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비녀도 못 꼽겠네
월야(月夜) 달밤-두보(杜甫;712-770)
今夜?州月(금야부주월) 오늘 밤 부주 하늘의 달을
閨中只獨看(규중지독간) 아내 홀로 바라보리
遙憐小兒女(요련소아녀) 멀리서 어린 딸을 가여워하나니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 장안의 나를 그리는 어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을
香霧雲?濕(향무운환습) 자욱한 안개구름에 머리카락 젖고
淸輝玉臂寒(청휘옥비한) 맑은 달빛에 옥 같은 팔 차겠소
何時倚虛幌(하시의허황) 그 어느 때라야 엷은 휘장에 기대어
雙照淚痕干(쌍조누흔간) 서로 얼굴 비춰보며 눈물 자국 막아볼까
애왕손(哀王孫) 왕손을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長安城頭頭白烏(장안성두두백오) 장안성 머리에 머리 흰 새
夜飛延秋門上呼(야비연추문상호) 밤에 연추문 위를 날며 소리쳐 운다
又向人家啄大屋(우향인가탁대옥) 또 인가로 날아가 큰 집을 쪼으니
屋底達官走避胡(옥저달관주피호) 큰 집안의 고관들 오랑캐를 피하여 달아난다
金鞭斷折九馬死(금편단절구마사) 황금 채찍 끊어지고 아홉 마리 말도 죽어
骨肉不待同馳驅(골육부대동치구) 골육들도 기다리지 않고 도두 말달려 달아난다
腰下寶?靑珊瑚(요하보결청산호) 허리엔 보석 구슬과 산호초 차고 있는데
可憐王孫泣路隅(가련왕손읍노우) 가련하구나! 왕손이 길모퉁이에서 눈물 흘리네
問之不肯道姓名(문지부긍도성명) 물어도 성명을 말하려 하지 않고
但道困苦乞爲奴(단도곤고걸위노) 다만 곤고하니 종으로 삼아달라고 한다
已經百日竄荊棘(이경백일찬형극) 이미 백 날을 가시덩굴에 숨어 다녀
身上無有完肌膚(신상무유완기부) 몸에는 성한 살이라곤 하나도 없다
高帝子孫盡隆准(고제자손진륭준) 고종 황제 자손들 모두 코가 오뚝하여
龍種自與常人殊(룡종자여상인수) 왕족은 자연스레 평민과는 다르다네
豺狼在邑龍在野(시낭재읍룡재야) 짐승 같은 도적은 장안 도읍에 있고 황제는 촉나라 시골에 있으니
王孫善保千金軀(왕손선보천금구) 왕손은 천금같은 귀한 몸을 잘 보존하소서
不敢長語臨交衢(부감장어림교구) 교차로에 있는지라 길게는 말 못하고
且爲王孫立斯須(차위왕손립사수) 왕손을 위해 잠시 서 있소
昨夜東風吹血腥(작야동풍취혈성) 어제 밤 동풍 불어 피비린내 불어와
東來?駝滿舊都(동내탁타만구도) 동쪽에서 온 낙차로 엣 도읍에 가득하다
朔方健兒好身手(삭방건아호신수) 북방의 건아들의 좋은 몸집과 재주
昔何勇銳今何愚(석하용예금하우) 엣 날엔 그리도 용감하고 날랬는데 지금은 어찌 그리도 어리석나
竊聞天子已傳位(절문천자이전위) 가만히 들으니, 천자가 이미 선위하니
聖德北服南單于(성덕배복남단우) 새 천자의 성덕은 북으로 남단우를 복종시켰네
花門?面請雪恥(화문리면청설치) 화문에서도 낯을 베어 우리 위해 설욕을 원하니
愼勿出口他人狙(신물출구타인저) 삼가 입 조심하시오, 남의 저격 두려우니
哀哉王孫愼勿疏(애재왕손신물소) 슬프다! 왕손여 삼가 소홀히 하지마소
五陵佳氣無時無(오능가기무시무) 오릉의 상서로운 기운 없을 때가 없다오
애강두(哀江頭) 강가에서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少陵野老呑聲哭(소능야노탄성곡) 소릉의 촌로는 울음을 삼키고 통곡하며
春日潛行曲江曲(춘일잠항곡강곡) 어느 봄날 몰래 곡강으로 나갔다
江頭宮殿鎖千門(강두궁전쇄천문) 강가 궁궐은 문마다 잠겨있는데
細柳新蒲爲誰綠(세류신포위수녹) 가는 버들잎, 새 부들은 누굴 위해 푸른가
憶昔霓旌下南苑(억석예정하남원) 지난 일을 기억하노니, 무지개 깃발들 남원으로 내려가니
苑中景物生顔色(원중경물생안색) 남원 속의 경물들 다 생기를 띠었소
昭陽殿里第一人(소양전리제일인) 소양전 안 양귀비가
同輦隨君侍君側(동련수군시군측) 임금의 수레를 같이 타고 따르니 측근이 모시었다
輦前才人帶弓箭(련전재인대궁전) 임금 수레 앞 재인들 활을 차고
白馬嚼?黃金勒(백마작교황금늑) 백마에겐 황금 굴레를 물리었다
?身向天仰射雲(번신향천앙사운) 여관이 몸을 제처 하늘 향해 구름으로 쏘아 올리면
一箭正墜雙飛翼(일전정추쌍비익) 한 활살에 두 마리 비익조가 정확히 떨어졌다
明眸皓齒今何在(명모호치금하재) 맑은 눈동자 하얀 이의 양귀비 지금은 어디에 있나
血汚游魂歸不得(혈오유혼귀부득) 피 묻어 헤매는 넋 돌아오지 못 하는구나
淸渭東流劍閣深(청위동류검각심) 맑은 위수는 동으로 흐르고 검각은 깊숙한데
去住彼此無消息(거주피차무소식) 죽은 사람과 살아있는 사람, 서로 소식도 전혀 없다
人生有情淚沾臆(인생유정누첨억) 인생은 유정하여 눈물은 가슴을 적시는데
江水江花豈終極(강수강화개종극) 저 강물, 저 강 꽃은 어찌 다하겠는가
黃昏胡騎塵滿城(황혼호기진만성) 황혼에 오랑캐 말들이 성안에 먼지 가득 일으키니
欲往城南望城北(욕왕성남망성배) 성남으로 가고 싶어 성북을 아득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