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전인 3월 9일 막내 여식이 “언니 생일에 미역국을 끓여 주러 가겠다.”라고 제 엄마에게 얘기하고 제 언니 집에 와 있는 시간쯤에 나는 작은 손녀인 은서의 하교 시간에 맞춰 마중을 갔다.
학교 후문 앞 벤치에 앉아 전화기를 만지작이고 있는데 내 앞에 선 은서(3학년, 8년 4개월)가 가방부터 벗어 내게 던지듯이 넘긴다. 가방을 자전거 앞 바구니에 넣고 같이 걸어오면서,
“은서야 지금 깐돌이가 네 집에 와 있어!”라 일렀더니, 깜짝 놀란 듯 “정말! 할아버지? 나 놀리는 것 아니지?” 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애교스럽다!
'이모가 천사 같다'는 생각이 잠재한 은서의 이모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짐작케 했다.
출입문에 나와 짖어 대는 ‘깐돌이’의 인사를 받으며 은서는 이모에게 달려가 안긴다!
잠시 제 방에 갔다 오더니 거실 베란다 쪽 유리창에 엄마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글자를 붙이더니 테두리 안을 색칠한다.
우리가 초등학교 입학하던 무렵에는 종이가 없어 ‘돌가루 종이’(시멘트 포장지)를 물에 씻어 말려 제 이름 석 자 정도 쓸 줄은 알았을까 할 정도였는데, 60년이라는 한 갑자 세월이 지난 지금 손녀의 세대는 GDP $35,000 선진국이 된 풍요로운 현실 하나를 실감한다!
이벤트 글자 하나에 A4 용지 한 장씩, 그 글자를 쓴 솜씨는 내 고등학교 때 쓸 수 있었던 수준쯤이라는 생각이들었고 , 언제 이런 걸 익혔나 하는 생각이었다!
막내는 쇠고기를 받아와 미역국을 끓이고, 나는 아내가 주문한 중동시장 ‘경기닭집’에 자전거를 타고 가서 양념치킨과 후라이드치킨 각 한 마리씩을 받아 왔다.
여식이 막 퇴근하자마자 미리 사다 둔 생일 케이크를 놓고 둘러앉아 생일 축하 노래를 함께 큰소리로 불렀다.
요즘 찾아온 슬럼프에 힘들어하는 여식이 잘 견뎌 이겨내기를 기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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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orld Baseball Classic 경기가 미국ㆍ일본ㆍ대만에서 열려 무료한 내 일과를 메워주고 있다. 우리나라 팀의 첫 경기 상대인 오스트레일리아가 야구를 그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더니 두어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판을 넘겨주니 흥미가 뚝 떨어진다.
다음날 일본에 무참히 패하고 Czech(체코)와 중국을 이겼지만 3회 연속 초반 토너먼트 경기에서 탈락이란다.
세계 5위 Mexico는 우승 후보 미국을 이겼고, 일본은 전승하고 있다.
Venezuela(베네주엘라)가 Puerto Rico(푸에르토리코)를 이기는 데서는, 지도자 잘 못 만나 온 국민이 고통받는 – 한 때는 GDP가 $65,000로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샀었던 베네주웰라 국민의 한숨이 떠올라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Classic라는 단어가 ‘권위 있는’이란 뜻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야 준준결승(8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단기간에 승부를 가리는 이 경기가 주는 짜릿함에 집중하다 보면 내가 즐겁겠다.
첫댓글 이모를 천사로 안다는거 조카한데 천사질!~
울메나 애썼을꼬^^
내는 요깢감기 카다가
매칠 드러누어 낑~낑
이제사 쪼끔차도!^^
야구이바구 하면~
감기가 다시도져여~
니기리챠퍄넘덜~
인제~일본은 뒤져도
몬이기!
이길랴면 10년은
갈고땈아야돼~
강백호 가트놈은 오면
빠ㄷ따백대 징역을 보내~만 야구인의 본보기로해 다시는~~~^^
누가생일이던 🎂축하!
항상!^^행복하시야지^^
우리는 감기 쉽게 보면 아니 되는 나이 같아.
조심하세.
고생하셨구만!
참 여유롭게 산다.
나는 사연 하나 생기면, 그대로 글쓰기를 시작하는데..
그러다 보니, 댓글도 부실하고...
요 위에, 종태 댓글에 기죽어 버리고...
그래도 나는 나대로 바쁜 일상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