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나무.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상동나무는 갈매나무목 갈매나무과 상동나무다. ‘삼동낭’은 상동나무의 제주말이며 상동은 겨울에도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뜻으로 ‘날 생’, ‘겨울 동’의 생동으로부터 음가자가 변하여 상동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방계 식물인 삼동낭은 특히 제주도가 주산지이나 식물학계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일부 남부지방 섬에서 자생한다고 소개한다.
키는 3~4미터쯤 자라며 갈색의 줄기에는 가시 같은 돌기가 듬성듬성 있다. 어른 손톱만큼의 작은 이파리가 잔가지에 있다. 꽃은 10월말부터 11월경에 잔가지에 황색으로 피며 열매는 겨울을 견디고 5월에 까맣게 익는다. 열매의 크기는 콩알만큼 작지만 그 맛은 아주 달아서 삼동을 먼저 맛보고 블루베리를 먹으면 블루베리는 그냥 버릴 정도로 삼동맛이 아주 좋다.
상동열매. (사진=송기남)
목질은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매우 좋아서 옛날부터 민가에서는 여러 가지 생활 도구를 만드는 데 사용해왔다. 줄기를 잘라서 U 자로 휘어 테두리를 삼고 칡이나 등 또는 으름넝쿨 줄기를 이용하여 제주에서 골채라고 하는 삼태기를 만들어 사용해왔다.
옛날에는 애기를 눕혀 재우는 애기구덕이 있었는데 이것은 대나무를 잘게 쪼개 바구니보다 길쭉하게 만든 애기 침대를 말한다. 애기구덕은 안쪽 밑으로 어른 주먹 하나 높이 공간을 띄우고는 질긴 신서란 끈으로 그물처럼 엮어서 그 위에다가 겨울이면 솜방석을 깔고 여름이면 띠를 깔아 천을 깔고 애기를 재운다.
애기구덕.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
애기구덕은 애기가 있는 모든 가정에 전부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어머니는 애기를 구덕에 눕혀 재우면서도 바느질을 하거나 무슨 일이든 하게 된다. 애기를 재우려면 애기구덕을 끄덕 끄덕 흔들어주어야 애기가 울지 않고 착하게 잠이 드는데, 그냥 구덕이면 쉽게 흔들려지지 않을것이고 구덕을 힘주어 흔들다 보면 팔도 아플 것이다.
이것을 쉽게 흔들기 위해 고안한 것이 나무를 2개나 3개쯤 활처럼 휘어서 애기구덕 바닥에 대고 고정시켜준다. 이렇게 하여 애기를 눕히고 ‘자랑 자랑 웡이자랑 웡이 웡이 웡이자랑’ 자장가를 부르면서 어머니는 내 동생을 재우고 한쪽 팔꿈치로 구덕을 흔들면서 바느질을 하셨다. 나보다 세 살 아래 내동생을 어머니는 두 살까지 애기구덕에 재우셨으니 내가 그 모습을 본 것은 네 살부터 다섯 살 무렵이었다.
삼동낭은 시골아이들에게 재미나는 놀이기구가 되기도 했었다. 탄력이 강한 삼동낭을 지팡이길이로 잘라다가 생나무를 한쪽으로 불에 구워서 신서란 끈으로 양 끝을 팽팽하게 당겨 묶으면 멋진 활이 된다. 활시위를 당겼다가 놓을 때 ‘팅’ 하는 소리가 날 정도면 매우 잘 만들어진 활이다. 수리대 한쪽 끝을 뾰족하게 잘라 화살을 만들고 울안에 황벽나무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가 놓는다. 콜크질 껍질을 가진 황벽나무에 촉이 제대로 맞을 때는 내가 이순신 장군이라도 된 듯한 희열에 빠지던 추억이 살아온다.
상동나무의 파란열매가 익어서 검어진다. (사진=송기남)
옛날 시골에서는 집을 나와 들판으로 가면 아무 데나 있던 삼동낭이다. 제주도 최대의 군락지였던 산방산 근처 화순곶자왈은 1차 훼손이 조각공원과 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사라졌고 2차훼손은 안덕면 소방서에서 안덕면사무소 일대" 그리고 서광리 지역 석산개발과 제주시 조천읍 지역 석산개발등이다. 그외에도 골프장 건설과 중산간지대 도로개설과 주택, 펜션단지 개발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최근에 와서 삼동낭은 열매와 이파리 줄기에서 항암성이 매우 좋은 신약개발 자원으로 그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불모지나 바위틈에서도 잘 자라는 삼동낭은 제주의 곶자왈을 보전한다면 그 생물자원의 가치가 개발 이익의 가치보다 훨씬 더 높아지리라 본다. 우리는 이제 생명 자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될 생물 영역의 포괄적인 보전대책이 있어야 하겠다.
출처 : 제주투데이(http://www.ijeju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