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원고를 쓰면서도 마음은 자꾸 치과에 갈까 말까, 간다면 언제 쯤 갈까?
치사하게 돈 몇 푼 때문에 바쁜 월말에 가야하는 것이 맞을까?
어쩌면 그야말로 쪽 팔리는-이해하시라. 심경이 그랬다- 이름 석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한참을 망서리다가 결국 원고가 끝나자 마자 치과로 향했다
사실 원고가 그 시간에 끝나주지 않았다면 아마 치과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속으로는 원고가 끝나는 시간을 보고 결정해야지 라는 핑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 원고는 아주 적절한 타이밍 4시 25분 쯤에 끝나주었고 저장 시킨 후 잽싸게 컴을 꺼버렸다.
그러면서도 어, 다 섯시가 가까워 오네, 그럼 가지 말까를 다시 한 번 반복하다가 아니지 여섯시 까지 할지도 모르잖아.
스스로 질문과 답을 해가며 손은 재빠르게 움직여 4시 38분에 길을 나섰다.
헌데 집을 나서다 보면 알다시피 외통수 길이라 늘 마주 오는 차량이 없기를 희망하지만 아뿔사,
눈 앞에 마주 친 트럭을 보고는 아연실색, 웬만하면 차를 빼야 할 상황이겠다 싶어 차를 움직이려는 순간
어? 어쩌자고 손수 차를 빼주신다냐? 고마운 지고...빵, 클락션 한번 울려주고 빠져 나오니
이번에 마을 아저씨가 몰고 나선 경운기가 길을 막는다.
와우 정말 미치겠다....안할 거면 모르는데 하려고 마음 먹었으면 나선 김에 치료를 해야 하는 법.
시간이 늦었다고 치료를 거부 당하면 어쩌나 싶어 무리수를 두기 시작했다.
그 소리만 시끄럽고 천천히 가는 경운기를 피해 요리조리 간신히 빠져나와 금광저수지를 끼고 도는 S자 산길을 굽이 돌자니
이번에는 정말 느려터져도 한참 느려터진 소형차가 진로를 방해한다.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이야 싶어 또 다시 급하게 추월하여 창을 내리고 힐끗 보았더니만
다 늦은 오후에 차 안에서 애정 행각질 하느라 운전엔 관심없는 한 커플이 도로 운전을 방해하는 중이다.
젠장, 아무리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지만 저건 아니지 싶어 욕이 튀쳐나오는데 내 일 아니니 참아야지 쯧쯧.
게다가 앞서 가는 하얀 코란도 역시 느적거리기가 한량 없고 차량 키가 높다보니 시야까지 방해해 주신다.
할 수 없이 또다시 추월을 하여 부리나케 달려갔더니만 참으로 볼썽 사납게 신호 사거리에서 앞 뒤로 서게 되었다.
어이가 없어 실소를 하며 백 밀러를 통해 슬쩍 뒤를 보면서 속마음은 활화산이요 괜시리 언짢았다.
웃겨, 잘났다고 앞질러 가더니만 겨우 코 앞이냐 고 비아냥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민망했다 뭐 그런 말.
어쨋거나 중앙로를 향해 가면서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 이 골목 저 골목을 살펴보아도 빈 공간이 없다.
해서 먼거리 담소원 근처에 겨우 차를 세워두고 걸어가면서 그래 온종일 원고 쓰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느라 산책을 못했으니
걷는 게 남는 것이지 싶어 걸어가면서도 마감 시간이 되어버릴까 초초한 나머지 눈 앞에 보이는 '예인 치과'로 향했다.
그 예인치과는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도 있어 확인 사살을 할 요량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예약 없이는 진료가 어렵다고 해서
궁금한 사항을 확인하기는 커녕 급한 마음에 잽싸게 계단을 뛰어 내려올 수밖없엇지만 언젠가는 다시 가 볼 예정.
할 수 없이 안성으로 거처를 옮긴 뒤 늘 우리 가족 치아 관리를 해주던 연세치과-친구의 남편-가 이사를 간 후
한참이나 치과를 갈 이유도 없어 찾지 않다가 겨우 딸내미를 위해 찾아낸 '안성중앙치과' 를 향해 뛰어갔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마음이 급한데 종료 마감 시간을 보니 6시 30분. 그야말로 다행이다.
게다가 워낙 병원이 크기도 하고 다행히 예약 손님이나 치료 손님이 많지를 않아 금방 스켈링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이미 입안의 온 세포와 근육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는지 신호를 보내온다.
말하자면 미리 반사 라는 것, 아니라도 얼마 전에 단단한 음식을 먹다 앞 이빨이 흔들려 노심초사로 조심하던 와중이었던지라
스켈링 치료를 하여도 되는 것인지 불안하기는 했으나 간호사에게 사정이야기를 하고 두 이빨은 피해가기로 했건만
아, 기계가 입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의 그 저릿함과 신경이 거슬리는 소리와 절묘하게 매치되는 이빨 안의 신경이
반응하는 것을 느끼자니 절로 온 몸에 힘이 들어간다.
"아, 힘 빼세요...입 다물구요, 피도 많이 나올 거에요. 잇몸이 부었네요. 혈압약 드세요 혹시?"
알고보니 혈압약을 복용하다 보면 잇몸이 붓는 것은 다반사 라는 말씀.
"네에...매일 먹고 있어요. 그러니 제발 잇몸이 부실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스켈링해주세요" 라지만 희망사항일 뿐
기계는 쉼 없이 치아 사이사이를 헤집고 다니고 그 까닭에 신경이 시려 나도 모르게 신음이 음, 아앗...웃겨도 한참 웃긴다.
사실 잇몸이 늘 부어있던 까닭을 몰랐던 터라 웬만하면 양치질을 덜 하려고 애썼고 죽염을 이용해 잇몸 마사지를 해왔건만
고혈압 약이 조연 역할 정도는 해주셨다는 말이고 보면 혈압약을 안 먹을 수도 없고 참 진퇴양난.
하지만 입안의 세균이 화장실 변기의 열배 일 정도로 득실거린다니 쳥결지수 완벽해야 하지만 또 모르쇠 하기가 쉬운 것이
치아 관리가 아니던가 말이다.
가글을 하자니 화학품이라 그것도 그렇고 자연친화적인 것이 뭐 없을까 고민인 쥔장은 치료 후유증에 시달릴까 싶어
어젯밤에는 안전하게 저녁 식사를 거르고 오로지 보이차를 마셔 잇몸을 다스리고 우유와 토마로로 끼니를 대신했다.
그리고 이 아침, 치아 신경과 잇몸이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으니 걱정했던 것보다 수월하긴 하다.
하지만 기어이 어제 6월 30일에 스켈링을 하여야 했던 이유는 그날까지만 일년에 단 한 번 13,000원에 치료 받을 수 있다는 티비 뉴스를 보고 나서다.
2013년도 건강 보험공단에서 책정한 치료비와 날짜가 그날이 한계 였다는 것.
올해 4월 초쯤 신선이 비싼 치료비를 내고 스켈링을 하고 돌아 온 그 다음 다음 날,
스켈링 비용이 2만원쯤으로 내렸다는 뉴스를 보고 '아, 이틀만 참을 껄' 하던 탄식 소리.
그런데 6월에 들어선 어느 날 뉴스에서 6월 30일까지 스켈링 비용이 최저가 13,000원 이니 반드시 활용하라는 소식을 듣게 되어
굳이 그 날짜를 놓치지 않으려고 찾아갔다는 말인데 사실은 돈 몇 푼 때문에 이래야 되나 싶은 갈등이 많았다는 말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했다 뭐 그런 말이고 찌질해 보여도 기회가 오면 무엇이든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2014년 의료 보험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고 오늘 부터는 해당년도 보험이 개시되는 것은 맞지만
일년에 단 한번 할인하여 치료받는 것, 누려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말을 덧붙인다.
그렇지만 모든 시작과 끝이 1월이고 12월이라고 본다면 스켈링 의료 보럼 개시 역시 체재를 통일 시키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누가 늘 머리 속에 스켈링은 7월에 시작해서 다음 해 6월 말 중에 단 한 번 저가로 치료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다니겠느냐는 말이다.
다시 한번 국민, 소시민을 생각하여 시행 일시를 조절해 보면 어떨까 건의해 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좌우지간 웃기는 하루 였다.
첫댓글 이야~ 알았으면 저도 냉큼 가는건데.... 암튼, 잘 다녀오셨네요~
ㅎㅎㅎㅎ 바삔 걸음으로 잘도 다녀 왔넹.
덕분에 하루동안 유동식만 먹어주었고 말이야.
누가 종합병원 아니랄까비... 끌~! 읽다보니 조마조마해서리...
암튼 그래도 스케일링을 잘 마쳤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하긴 종합병원 맞네요...그래도 기초가 튼튼한 관계로 덜 시달리는 편이긴 하다는.
연세치과 이사 간 후로는 소문만 무성한 치과 중에 어느 곳을 택해야 할지 감당이 안돼서 좀 방치하긴 했었지만
이제 다시 일년에 한 번은 스켈링을 해야겠습니다 그려.
웬만하면 병원은 가지 말자주의 라서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