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위원회, 후보접수 1일 마감…수전 서랜든ㆍ교황 등도 올라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그리스 어부, 미국 정보기관 도청 폭로자 에드워드 스노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2월1일 자정(현지시간)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접수를 마감했다.
위원회는 해마다 200여 명씩 추천되는 후보 비공개를 권고하지만 늘 그렇듯 올해에도 후보를 추천한 개인이나 단체 등을 통해 상당수의 이름이 공개됐다.
올해 후보로는 우선 경제위기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든 것을 잃은 난민들을 목숨을 걸고 구조하고 성심성의껏 돌본 그리스 여러 섬의 '이름 없는'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꼽을 수 있다.
애초 그리스 교수들이 유럽 난민 위기 최전선에서 인도주의 정신을 발휘한 그리스 섬 주민들을 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하자 1일까지 63만 명이 온라인 청원에 서명하는 등 큰 호응이 일었다.
그러나 단체 또는 개인 3명까지로 제한되는 노벨평화상 규정 때문에 그리스 학술원과 그리스 올림픽위원회는 고심 끝에 대표적 상징 인물 3명을 선정했다.
미국 여배우 수전 서랜든이 2015년 2월 제 50회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황금카메라상 시상식에서 '국제 평생업적 공로상'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가운데 올해 85세인 에밀리아 캄비시 할머니는 지난해 가을 난파선에서 막 구조된 시리아 난민들의 아기들을 친구들과 함께 품에 안은 채 우유병을 물려주는 모습이 우연히 사진기자에게 찍혀 보도되면서 유명해졌다.
또 보트가 뒤집혀 익사할 위기에 있던 난민 10여 명을 자신의 목숨을 걸고 구한 그리스 어부 스트라티스 발리아모스 씨, 69세의 나이에도 그리스의 난민 구조 현장에서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아카데미상 수상자로서 난민돕기 국제 여론 조성에도 공헌한 미국 여배우 수전 서랜든이 함께 후보가 됐다.
터키에서 출발해 에게해를 건너 성탄절인 2015년 25일(현지시간)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다다른 고무보트 위의 난민들이 손을 흔들며 구조팀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과감한 난민 수용 정책을 편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또 후보로 추천됐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광범위한 불법감청 실태를 폭로한 스노든 역시 올해 후보에 다시 포함됐다.
스노든을 추천한 크리스티안 베르그 하르프비신 오슬로 평화연구소장은 이란 핵협상 타결 주역인 미국의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부 장관과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도 후보로 밀었다.
198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스몬드 투투 주교도 '에게해 연대운동(ASM)'이라는 난민돕기 단체를 추천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투투 주교는 "인간의 소비주의와 탐욕을 막아야 하는 생태적 필요성에 관한 의식을 일깨운" 프란치스코 교황,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세계인의 이해를 높인 공로를 세운" 경제학자 헤르만 달리와 싱크탱크 로마클럽, 반핵평화운동단체 핵시대평화재단(NAPF) 등도 후보로 올렸다.
이슬람국가(IS)에 의해 납치돼 3개월간 성노예로 살다 탈출해 IS의 이라크 소수민족 예지디 학살과 여성 납치 등을 증언한 22세 여성 나디아 무라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내전 중 성폭행을 당한 수천 명의 여성을 도운 의사 데니스 무퀘게 등도 후보가 됐다.
이슬람국가(IS)에 의해 납치돼 3개월간 성노예로 살다 탈출, IS의 이라크 소수민족 예지디 학살과 여성 납치 등을 증언한 22세 여성 나디아 무라드(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탈리아 의원 118명은 "인류를 위한 가장 민주적인 수송 방법이용을 촉진하고 여권을 신장한 공로"로 아프가니스탄 여자 사이클 대표팀을 추천했다.
이밖에 막말로 끊임없이 구설수를 빚는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도 "급진 이슬람과 IS, 이란의 핵무장, 중국 공산주의 등에 대항하는 평화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추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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