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nk 주최 대북라디오 방송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세미나 발언(2022. 9. 27)
이민복(대북풍선단장)
사람은 아는 만큼 행동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빨간 충성분자였던 저도 뭘 알고야 탈북하게 되었습니다. 뭘 알게 한 것이 남한 삐라였습니다. 별치 않은 것 같지만 영혼을 강력하게 홀렸습니다. 죽음도 무엇도 가리지 않고 탈북하게 만든 홀림이었습니다.
죽었다 깨도 625는 미국과 남조선이 일으켰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김일성이 전범자라는데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거짓말을 해도 이건 너무 한 것 아니냐구요.
통일이 왜 안 되냐면 서로 증오하기 때문이지요. 그 증오를 없애면 통일되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탈북하였습니다. 그 혼이 얼마나 강렬하였나면 김대중-김정일 회담으로 대북전단을 안 보내자 대북풍선을 민간인으로서 첫 개발할 정도입니다.
왜 북한 사람들은 들고 일어나지 못하는가고 묻기 전에 뭘 알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들은 라디오 인터넷이 없는 유일폐쇄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 폐쇄는 북한 통지자가 생명을 걸고 하고 있습니다. 북핵을 놓으면 놓았지 폐쇄만은 놓지 않을 것입니다.
언론개방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개방하면 즉시로 끝장나니까요. 통치자의 권위는 새빨간 거짓말로 세웠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일제를 타승하고 나라를 해방했대요. 소련군 대위로 있다가 총 한방 못 쏘고 평양에 왔으면서도요.
또 그 아들은 소련에서 태어나고도 백두산에서 태어낳대요. 625는 제가 일으켜 놓고 미국이 일으켰다고 증오하게 만듭니다. 이 진실을 북한 사람들이 알게 되면 나처럼 도망치던가 아니면 들고 일어나지 않겠어요. 아는 자가 많아지면 작은 불씨에도 확 타버릴 수 있지요.
라디오의 위력성은 다음과 같은 증언자가 증언합니다. 소련에서 태어나 평양 유학까지 한 란꼬프란 교수가 살아 본 본능같은 통찰력으로 말합니다. 소련은 라디오 때문에 붕괴됐다! 이것을 잘 아는 북한은 어떻겠어요. 정말 필사적으로 라디오를 못 듣게 하겠지요.
남조선보다 우위에 있다고 하던 1960년대에도 라디오 단속이 얼마나 셌는 가를 저의 집에서 겪은 실례 하나를 들겠습니다. 1968년 부친이 남조선 방송을 듣다가 들켰습니다. 남조선 방송을 들었다는 자체가 간첩 취급하여 죽게 생겼지요. 다행히도 중앙당에 있던 동생이 훗날 부주석까지 한 임춘추에게 말해서야 겨우 살아났지요.
북한은 1960년대에 <만경대>란 진공관식 라디오를 생산했습니다. 1970년부터는 이마저 다 중단하였습니다. 남조선 방송을 들을 소지부터 없앤 것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외부정보를 갈급합니다. 그 갈급함은 폐쇄 강도만큼이나 비례하여 강렬합니다. 목숨을 걸고라도 듣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라디오가 있어야지요. 이걸 여기서 보내주어야 합니다. 대북풍선에 매달아 보내주면 됩니다. 대북풍선은 삐라뿐이 아니라 라디오도 보내는 수단입니다. 북한에 있을 때 남한 삐라와 함께 보내는 라디오를 줍고 싶어 상당한 노력을 해보았지만 벌써 누군가 다 가져가고 빈포장만 있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주민이든 간부든 누구든 라디오를 다 소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가치를 따져도 여기서 자동차 한 대를 주은 것 이상으로 귀하고 귀한 물품인 것입니다.
대북 삐라 하면 불안 조성이란 이미지가 높은데 그것은 대국민 사기꾼들 때문입니다. 진짜로 하는 우리는 조용히 합니다. 조용히 하기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해를 주지 않습니다. 여당 국민의 힘도 이 점을 알고 대응해야 합니다. 꽹과리 치는 대북전단과 손절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란 명분을 들고 나오는 민주당을 이길 수 있기 때문 입니다.
끝으로 정부 즉 통일부 직원이 참석하셨기에 의견 드립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고 무척 애쓰는데 저들은 그냥은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사실 나와도 진정성은 절대 없고요. 그럼에도 대화하는 모습이 필요한 정부로서 묘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폐쇄란 쥐굴 속에서 나오지 않는 북한은 제재를 가한다고 해도 나오지 않습니다. 김정은이 굶는 것이 아니니까요.
묘책은 외부 정보란 내 굴을 쥐굴 속에 넣어야 합니다. 그 효과의 실례 하나를 들겠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외교안보수석을 한 천영우 분의 경험담입니다. 천안함 폭침 등 문제로 남북회담하는데 완강하기 그지 없는 북한입니다. 그런데 회의 중 화장실에 따라 들어온 북한 대표가 천안함 폭침을 시인할 듯한 기미를 보이며 삐라 중단을 요청하더라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상기하면 북한당국이 외부정보 유입에 얼마나 민감해 하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외부정보 유입을 정부가 할 사정이 안되면 자유민주사회의 장점을 살려 민간이 하도록 장려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남북 정부 간 대화의 장으로 나올 소지가 커질 것입니다. 민간 활동의 장려는 대화의 장에 나오게 할 위력한 카드가 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