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바둑 둔 후 식사하는 자리에서 이주호 친구와 시국에 관한 이야길 잠시 나누었다. 주호는 원래 빈틈없는 치밀한 성격이고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여 존경해 왔다. 느낀 바가 있어 이 글을 쓴다. 나이 80쯤 되면 一空처럼 범부의 마음과 생각에서 일어나는 게 모두 허깨비요 환상이고 우리의 진짜 성품 아닌 걸 알게 된다. 서로 생각이 다른 것조차 실상은 허깨비요 환상이다.
나는 9,33 우리 동기 중에 애국자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 그 추운 겨울에도 광화문 집회에 나가곤 했다. 청와대 앞에 텐트 치고 문재인 규탄하던 전광훈 목사 캠프에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초기에는 권순탁, 권재상, 김두진, 김원용, 김화홍, 노경상, 박태성, 손부일, 윤한종, 이정수, 이종태, 이주호, 이한봉, 이화웅, 정순석, 정학영 친구가 주로 나왔다. 나는 모임에 자주 못 간 게 부담이 되어 후반에 두어 번 나가서 식사 대접을 한 적 있다.
잠시 고려 말기 이성계의 쿠데타를 생각해 보자. 고려 충신에 생육신 사육신이 있다. 반대로 이성계를 지지한 정도전 하륜도 있다. 후자는 새 역사 창조에 기여한 공신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구 임금 배신한 배신자라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 우리 9,33 애국 친구들이 어느 날 갑자기 정도전과 하륜이 되어버렸다. 어제까지 그를 위해 궐기하던 박근혜 버리고. 박근혜 검거한 윤석열 지지 집단이 된 것이다. 이들이 새 정부 공신 되려나? 갑자기 총뿌릴 꺼꾸러 든 그들 집단 배신자들을 머리 나쁜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내 동기들은 거의 80%가 윤총장을 믿었지만, 나는 40% 밖에 안 믿었다. 60%는 의문투성이요, 쾟션마크다. 사실 그 40%도 친구들을 믿었기에
그들 의견을 존중해서 따라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겐 초판부터 윤총장은 의문 속 남자다. 윤총장에 대한 KBS 어떤 피디가 만든 유튜브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거긴 나중에 윤통 장모가 된 최여인이 부동산 사기꾼이고 그 사건에 얽힌 사람이 죽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또 영부인이 된 김여사는 라마다 르네상스 룸살롱 호스티스고, 결혼 전에 윤의 선배 검사 양모와 일주일 구라파 여행 행각을 벌렸고, 김여사 학벌은 가짜고, 혼전에 윤과 김이 동거했던 고급 아파트는 삼성 것이라 한다. 검찰은 무슨 이유로 삼성이란 회사 아파트를 빌려 썼나?
이 모든 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밝혀질 일이다.
나는 이런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애초에 윤총장은 대통령 감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나는 그가 자유 보수의 아이콘 박근혜 대통령을 만신창이 만든 걸 보고 윤석열의 사상을 의심했다. 박근혜는 장군의 딸이다. 아버지는 5천년래 이 나라 가난을 물리친 영웅이다. 그가 정말 자유 우파 사상을 가졌다면 박근혜를 그렇게 했겠는가?
또 내겐 윤총장은 사법고시 9 수니 실력 없는 사람이다. 선배 검사와 일주일 구라파 여행 다녀온 김여사다. 그런 행실의 여자와 결혼한 그 가정은 건전한 가정인가? 그런 사람을 문재인은 왜 다섯 계급이나 벼락 출세시켜서 검찰총장 시켰을까? 자기와 비슷해서 그랬을까, 부려먹기 좋아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흔히 윤통을 결단력 있다고 믿는 것 같지만, 나는 그걸 문재인 슬하에서 조국과 벼슬 싸움한 것이라 생각했다. 조직 내에서 시기와 질투는 흔한 것이다.
이렇게 나는 윤총장의 사상, 실력, 경력, 가정문제 등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 가능성이 꺼림측 했다. 그건 훗날 이 나라 정국에 커다란 혼란의 '불씨'를 만들 것이라고 예측 했다. 또다른 큰 의혹도 있다. 본인을 음해한 KBS 피디 처리 건도 그렇다. 부인이 호스테스 출신이라고 대통령 선거 전에 주야장천 보도 했는데, 그리고 호스티스 때 만난 사람이라고 증인까지 찾아서 내세운 건 개인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다. 그걸 선거 전엔 선거에 불리해서 그렇다 치고, 그 후에도 묵묵히 있었다. 명예훼손으로 오랜 시간 고발도 않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 모든 건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가 정말 보수인가 하는 의문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사상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그가 진정 보수인가? 그가 보수라면 검찰총장 시절 연약한 자유 우파 여자 대통령의 전 재산까지 빼앗는 그런 악랄한 짓을 할 리 없다. 또 그가 진정 우파라면 우파 모든 국민이 문재인 이재명 처벌하라고 자길 뽑아준 걸 알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염원을 외면하고 모른 체했다. 집권 2년 지나도 아무런 조치를 않고 흐지부지 직무유기 했다. 어쩌면 그는 그들과 한통속이 아닐까? 그런데 공연히 보수 우파 국민들이 그에게 헛기대를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만약 그렇다면 큰 문제다. 추측 전체가 엇나가서 사실이 아니라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文과 李 처단 문제는 취임 초니 더 기다려보자고 했다. 그러나 2년 지나도록 언제까지 더 기다리나? 의문은 짙어가고, 드디어 국회의원 총선의 날이 왔다.
좌파 수장은 문재인 이재명 두 쌍두마차다. 전자는 간첩 혐의가 짙고, 후자는 자기 형수에게 쌍욕을 해댄 조폭 같은 인물이다. 이미 국민들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 선거철에 이런 점 조금만 부각시켜도 쉽게 이길 수 있다. 쉬운 상대다. 그런데도 여당은 선거 기간 중 한번도 야당의 이런 점을 홍보한 적 없고, 반대로 야당은 정부의 실정을 그렇게 떠들었다. 그런 여당의 벙어리 행각이 좀 이상하지 않은가?
이렇게 한마디 말 없이 묵묵히 있다가 총 의석수 300 중 범야권 192석 여당 108석이라는 엄청난 패착 불러왔다. 이 무슨 천지 개벽이고, 마른하늘 번개인가. 사전투표 문제도 생각해보자. 부정선거 의혹이 많았던 사전투표였다. 꺼림칙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윤통과 한동훈은 보란 듯이 사전투표 현장에 나타나 나란히 시범을 보여주었다. 선거에 지라고 일부러 그랬을까?
개표 후 우파 국민은 선거 잘못되었다고 서로 잘못 찍은 손가락 잘라야 한다고 야단법석인데, 정부는 중앙선관위의 부정선거 의혹이나 사전투표 문제는 거론도 해명할 생각도 않았다.
그후 정국 수습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여야 영수회담이었다. 그 뚜껑 열리자 사람들은 뱀에 물린 것처럼 혼비백산 뒤로 나자빠졌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른다. 파리에서 김여사가 외교행랑에 2조 원짜리 그림을 넣어서 가져왔다는 루머가 돌았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 물욕 때문에 자살했다. 그때 사건이 된 권여사 금액은 지금 김여사 금액에 비하면 푼돈이다. 대통령은 이재명 만나 김여사 문제를 고려했는지 '이재명에 대한 수사는 지금 정부가 한 게 아니고, 문재인 정부가 한 것'이라고 완전히 꼬리를 내렸다. '총리와 비서실장 임명은 이재명의 의견 참고한다'는 발표도 해버렸다. 협치 한다는 명목으로 완전 좌파 세상 만들어 버렸다. 영수회담 모습은 이재명이 원고 같고, 대통령이 피고 같았다.
최근 조선일보 국장 출신 문갑식 유튜버는, 우파가 믿던 한동훈도 사노맹 출신으로 박근혜 공격한 팀 팀장이었다 한다. 이래서야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사상은 누구에게나 자유다. 그러나 우파 국민의 열망은 물 건너 간 것 같다. 이 상태로 언제 광주 5,18 사태, 세월호 비리를 풀겠는가. 나라 망할 걸 뻔히 알면서 남미식 퍼주기 선심공세 벌이는 좌파를 막을 수 있나?
나는 이런 문제점들을 느끼면서 아직 윤통에 대한 기대 40%는 버리지 않고 있다. 윤의 완전한 본모습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설마는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 확증이 없는 한, 확인되지 않은 한, 판단하지 않는다. 이젠 절망이다 어쩌고 하는 언어는 경솔하다. 쓰면 안 된다.
중세기 코페르닉스는 종교측 박해를 받으면서도 '아직도 지구는 돈다'는 명언을 남겼다. 나도 그처럼 아직 이 나라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수백 수천만 광화문에 운집하는 건전한 태극기 세력이 있다. 이런 애국 시민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건전한 국민이다.
또 우리나라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원전, 방산 등 세계 첨단분야란 분야는 다 휩쓸고 있다. 당연히 세계 제일의 초일류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 경영하는 세계적인 기업인도 가지고 있다. 의인도 많아 남수단 톤즈 마을에 의술을 베풀어 ‘한국인 슈바이처’로 불린 신부님도 있다. 아프리카나 태평양의 작은 섬들, 몽고, 스페인 바스크족,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을 동경해 아예 자기 나라를 태극기와 합치자는 주장도 한다.
이런 나라가 어느 나라인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인물 없다는 말 하지 말자. 우물 안 개구리 되지 말자. 시선을 정치권 밖에 돌리면 많은 인재가 있고, 수천 수백만 건전한 국민이 있다.
한국의 병폐는 삼류 정치에 있을 뿐이다. 정치인이 국민 보고 일하는 게 아니고, 공천권 보고 일하기 때문에 썩은 냄새 날 뿐이다. 그 국회의원도 개인적으로 만나면 대개 똑똑하다. 국민이 국회를 수술할 마음만 먹으면, 썩은 살 도려낼 결단만 내리면, 제도 고치면 금방 새살 돋아날 것이다.
애국적인 종교인 많다. 지난번 나라를 위기에서 건진 사람들이 누구인가. 광화문 태극기 세력의 기적 잊어선 안 된다. 광화문 세력의 주력은 기독교인이다. 기독교는 태생적으로 사회주의와 배치되는 믿을만한 종교요, 사상이다. 그들이 지난번 한번 나라를 살렸다면, 분명히 두 번 세 번 살릴 가능성 있다.
손바닥에 임금 王 자 써 보인다고 임금 아니다. 맹자의 王道政治는 정치 잘못하면 백성들이 왕도 쫓아내고 갈아야 한다는 사상이다.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어떤 의원이 김여사를 마리 앙뚜아넷에 비유했다. 그가 김여사를 베르사유 궁전의 장미로 비유했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윤통은 심프슨 부인으로 불린 유부녀와의 사랑을 위해 왕실을 버린 영국 황태자 에드워드 8세 아니다. 그런데 해당 의원은 불이익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은 절망할 때 아니라 생각한다. 윤통은 정치엔 초보라고 한다. 문제점은 과감히 지적하고, 잘한 일엔 과감한 박수를 보내자. 지적과 박수가 정확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용비어천가는 좀 삼가자.
전투는 휴전선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전 국민이 의병이다. 우리는 지금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요, 기도하면 이룰 것이다. 인물이 없다고 절망하지 말자. 애타게 찾아는 보았는가?
많다.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우리 앞엔 희망이 있다. 정주영 회장은 어려운 일 생길 때 아랫사람에게 '해보기는 해 봤어? 하고 먼저 물었다고 한다. 우리는 나라 살릴 인재를 정말 애타게 찾아는 보았던가?
첫댓글 구구절절하게 맞는 말 입니다.정말로 존경합니다.우짜든지 이 난국을 잘 헤쳐 나가야 할텐데...
고맙습니다. 역시 공감하는 사람은 동대문 사단장 밖에 없습니다.
사실 유무
팩트 체크 안되지만
글이 구수한 수필형식으로 멋지다
김교수 많이 아는데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