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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의 수행법(修行法) 중에 일안이족삼담사력(一眼二足三膽四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 다음으로 발이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발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 가지의 통찰력, 발운용, 결단력, 기(技)의 힘으로 이해하는데 이 가운데서도 발의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격자의 경우 손으로 치지 말고, 허리로 치고, 발로 치며 손으로 찌르는 것이 아니고 허리로 찌르고 발로 찌르라고 하듯이 모든 신체동작의 기초는 발에 가장 중점을 두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수련생들은 검도는 팔로만 치는것이다라고 생각이 있을지도 모르나 평생검도, 노추(老醜, 등이 굽거나, 턱이 나오거나, 뒷발이 따라붙지 않거나 양발이 바닥에 붙어 있는 검도)가 없는 아름다운 검도를 추구하기 위해 대적세나 발 움직임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검도계 일각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승단심사에서도 이러한 점들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또한 검도의 수업은 수족이팔(手足二八)로서 하나의 기술을 구사하는데 손은 20%, 발은 80%의 움직임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기술을 보지 말고 발을 보라든지, 검도복 하의가 넓고 긴 것은 발의 움직임을 감추기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발의 기본자세
검도의 중단세는 일상의 걷는 걸음과 같이 걷다가 멈춘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스포츠에서 앞으로 진행할 경우 오른발이 앞으로 나갈 때 왼손이 나오고 왼발이 나갈 때 오른손이 나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검도에서는 오른발이 앞에 있고 왼발이 뒤에 있을 때 죽도를 잡은 오른손이 앞으로 나와 있어 중단세 자체가 언밸런스입니다.
죽도를 휘둘러 칠 때 한쪽 방향으로 힘이 모아지는 원리를 이용함으로써 몸의 중심이동을 일으켜 순간 체중을 이용한 강한 힘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조선세법에도 나오지만 적을 향하는 것이 칼끝, 발끝, 코끝이라고 할 때 발끝이 바로 엄지발가락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즉 엄지발가락이 상대를 향하고 왼발과 평행을 잡고 11자를 이루어 몸의 체중을 양 발에 균등하게 줍니다.
발(足), 오금(膝), 허리(腰)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족일도의 거리에서는 체중을 양발에 5:5의 비율로 유지하며, 근간의 자세일 때는 6:4로서 앞으로 나가 있는 오른발에 조금 더 체중을 실어야 하며, 원간일 때는 뒤발인 왼발에 4:6으로 체중을 많이 실어야 합니다.
그리고 고단자가 될수록 왼발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반적으로 교본에서는 중단자세에서 오른발과 왼발의 사이 간격 즉 횡폭은 한 주먹 반(1½) 정도를 유지하며, 종폭은 오른발의 뒤꿈치선과 왼발의 엄지발가락이 일직선상에 놓이게 하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그 사람의 체형과 연령, 특기에 따라 다소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종폭을 크게 벌리고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그다지 좋은 자세라고 할 수 없습니다.
크게 벌림으로써 순발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잔뜩 긴장한 자세가 되어 안정성이 떨어지고 발의 운용이 둔해지게 됩니다.
종폭을 좁게 잡는 선수도 더러 있는데 긴 도약거리를 만들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안정성이 떨어지는 자세입니다.
횡폭을 넓게 잡으면 안정성은 있으나 순발력이 떨어져 선(先)의 선(先) 머리치기를 구사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주로 단신의 선수들이 많이 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횡폭을 좁게 잡는 경우는 장신의 선수들의 자세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자신의 어깨 넓이 보다 좁은 형태이므로 자세 자체가 불안정하지만 도약의 시발점이 중앙으로 모이게 되어 힘의 집중과 강하게 튀어나가는 데는 유리한 동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 진검을 사용할 당시는 발의 폭을 넓게 잡는 것이 기본이었는데 그것은 칼로 큰 포물선을 그리며 잘라야 하므로 보통걸음으로 넓게 걸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에 들어와 검도가 죽도를 사용하여 경기화 되면서부터 원거리에서 멀리 뛰어들기 위하여 보폭이 좁아지게 되었습니다.
횡폭은 자산의 가슴의 두께 정도가 적합하고, 종폭은 죽도의 파지법에서 왼손과 오른손이 병혁을 잡은 사이의 간격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왜냐하면 키가 큰 사람은 죽도의 파지법에서 양손의 간격을 조금 넓게 잡을 것이고, 키가 작은 사람은 그만큼 좁게 잡아야 하기 때문에 그 정도의 간격으로 양 발의 폭을 두면 적당한 거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죽도 잡을 때와 목도(木刀) 잡을 때 발의 위치가 다릅니다.
몸의 무게중심은 좌우 발의 무지구(拇指丘)에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양 새끼발가락 쪽은 가볍게 지탱하는 정도의 느낌이 들게 하고 엄지발가락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도약할 때 역학적으로 왼발의 뒤꿈치가 안쪽으로 틀어지게 되는 것을 방지하여 힘의 분산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검도의 출발은 손은 왼손의 새끼손가락, 왼 허리(左腰), 발은 왼발의 무지구(拇指丘)를 연결한 종(縱)의 선(線)을 의식하여 좌우 수평운동 전후 수직운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발이 지표면과 이루는 각도
양발이 지면으로부터 떨어진 높이(각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른발의 경우 뒤꿈치를 종이 한 장의 두께로 띄워서 움직여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필자의 생각에는 이것은 물리적인 두께의 종이 한 장의 간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종이 한 장 정도가 깔려 있는 듯 한 기분으로 오른발을 운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실질적으로 오른발의 뒤꿈치는 바닥에 붙여야지 들어서는 안 됩니다.
왼발의 경우도 지면과 이루는 각도가 크면 클수록 지면을 박차고 앞으로 튀어나가는 힘이 지표면으로 분산되어 도약거리가 짧아집니다.
가장 좋은 각도는 손가락 두 개 정도의 두께 간격을 지면과 왼발 뒤꿈치 사이에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발운용시 금기사항
검도에서 피해야 할 발운용의 세 가지 형태를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가 당목(撞木)과 구족(鉤足)을 들 수 있는데 옛날에 진검 사용시 보통걷기가 기본이었습니다.
그 중 당목(撞木, T형의 발모양)은 거합도나 북치기, 짚단베기를 할 때 사용하는 발동작입니다.
구족(鉤足)은 뒷발이 45도로 벌어지는 형태인데 일반적으로 가장 범하기 쉬운 모양이며 유명한 선수 중에서도 이런 발의 형태를 가진 선수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피해야 할 형태입니다.
두 번째는 타격할 때나 타격한 후에 두 발 중 한 발은 지면에 남아 있어야지 안정적인 몸의 상태를 유지하며 타격할 수 있는데 두 발이 동시에 지면 위로 뜬 상태는 타격의 힘이 약할 뿐만 아니라 완전한 자세라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한 발이 지면에 남아 있음으로서 몸의 밸런스를 잡아주어야 하는데 마음과 몸만 급한 나머지 죽도에 체중을 실을 수 없는 불안한 자세가 되는 것입니다.
순간적으로는 두 발의 체공 시간이 실제로는 있습니다.
또한 왼발이 오른발 보다 앞으로 나가는 것은 극단적으로 거의 없어야 합니다.
왼발이 오른발의 앞으로 나가면 보통걷기가 되며 두 발이 동시에 공중에 뜨는 형태가 될 수 있음으로 주의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타격한 후에 왼발이 뒤에 남는 형태와 두 발이 고목나무처럼 지면에 찰싹 달라붙은 형태입니다.
먼저 타격 후 왼발이 뒤에 남는 경우는 상대를 시원스럽게 치고 나가는 다이나믹한 타격이 이루어지지 않고 공격의 맥이 끊겨지는 자세입니다.
또한 기회가 오더라도 이 자세가 습관적으로 굳어지게 되면 몸이 상대를 향해 튀어나가지 못하므로 득점과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완전한 한판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검도경기 규칙에서 적정한 자세가 요구되는데 뒷발이 붙지 않으면 노추(老醜)를 보이게 되고 특히 왼발이 하늘로 들려지게 되면 기검체일치가 되지 않아 한판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형태는 오른발이 가는데 왼발이 따라가지 않으면 한판의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심기력일치(心氣力一致)라는 말이 있지만 일안이족삼담사력(一眼二早速三膽四力) 혹은 일안이좌족삼삼담사력(一眼二左三足膽四力)은 모두 왼발을 빨리 따라 붙이는 것을 강조한 말입니다.
이런 자세가 나오는 사람은 주로 나이가 들어서 검도에 입문했거나 운동을 오랫동안 쉬었을 때 이런 나쁜 습관이 몸에 배이기 쉬우며 좀처럼 고치기 힘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왼발과 오른발이 음양(陰陽)일치, 표리일치(表裏一致)가 되어야 합니다.
마치 본체와 그림자가 함께 움직이는 것처럼 따라 다녀야 합니다.
두 발이 고목나무처럼 지면에 찰싹 달라붙는 형태는 아주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 움직이는 타격대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며 좋지 않은 자세입니다.
검도의 본(本)에서의 발운용
검도의 본(本)에서 보면 모든 동작에 발의 운용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1본에서 머리 빼어 머리치기 뒤로 나갔다가 칠 때 발의 동작.
2본에서 좌후방으로 45도 뒤로 갔다가 앞으로 손목치는 동작.
3본에서 되받아 돌려 찌르기 동작.
4본은 벌려집기 동작.
5본은 스쳐올려치기 동작.
6본은 좌측 앞으로 벌려 짚으며 손목 스쳐올려치기 동작.
7본은 왼발이 오른발 앞으로 나가면서 꿇어앉으며 허리치기인데 발의 운용이 없으면 몸의 운용도 없고 결국 검도의 본이 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소도는 대도와 맞서는 동작이므로 큰칼을 이기기 위해서 벌려집기, 입신하는 자세 등 발의 운용으로 옛날에는 쥐발이라고 불리었는데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입니다.
검도의 본이 실제 죽도수련과 별개의 개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원리를 잘 이해하고 응용하며 연속적으로 기술을 연계하면 이렇듯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흥미로운 검도가 될 수 있습니다.
왼쪽무릎 뒷부분은 검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일반적으로 무서운 상대를 만나면 ‘오금이 저리다’ ‘오금을 펼 수 없었다’ ‘오금이 굳다’라고 표현할 때가 많습니다.
중단세에서 오금을 펴야 하는데 대개 선수들은 ‘펴지 않고 구부려야만 멀리 도약하지 않을까’라는 잘못된 습관에 젖어 있습니다.
그런데 검도를 잘 하려면 경기에서 이기려면 왼쪽 오금을 펴야 합니다.
즉, 심사시 하(下)도복의 이 부분이 꺾여 있다면 실점입니다.
상대를 제압하려면 좌족(左足), 좌요(左腰), 좌수(左手), 검선(劍先)이 선(線)을 잇고 있어야 선(先)의 선(先) 혹은 후(後)의 선(先)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검도를 처음에 배우게 되면 오른발이 앞으로 나가고 오른손이 병혁의 앞부분을 쥐고 있으며 오른발이 나가면서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며 휘두르기 때문에 여간 어색하지 않으며 자연히 몸도 굳어지기 마련입니다.
오금이 구부러지면 왼발 뒤꿈치가 들리게 되고 지면을 박차는 힘이 약하게 되어 허리에 힘이 모아지지 않습니다.
허리에 힘이 안 들어가면 역설적으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상실하허(上實下虛)가 됩니다. 하실상허(下實上虛)에서 실(實)은 발(足), 단전(丹田), 허리(腰)이며, 허(虛)는 어깨에 해당합니다.
양 무릎에 중심을 두고 단전에 힘을 주어 왼발 끝, 오른발 끝과 단전이 삼각형을 이루고, 양어깨와 단전이 삼각형을 이루어 상하의 삼각형이 밸런스를 맞추면 안정적인 중단세가 되는데 이 때 중요한 것은 왼 무릎을 펴주게 되면 자연히 허리에 힘이 들어가 꽂꽂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상대에게 커보이게 됩니다.
키가 작은 사람이 두 발을 크게 벌리게 되면 키가 더 낮아지게 되어 자연히 무릎을 펴고 있는 쪽이 내려다보게 됩니다.
설사 키가 작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위에서 내려다보아야지 절대로 밑에서 올려다보아서는 안 됩니다.
무릎을 펴고 단전에 힘을 주어 허리를 펴면 상대가 비록 커도 내려다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발운용의 중요성
청소년기에 선수생활을 하여 강(强) 트레이닝을 받지 않은 선수는 성인이 되어 검도에 입문하여 아무리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고 해도 그 선수의 기술이나 동작이 엑스퍼트(expert)하지 못하고, 샤프(sharp)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발의 움직임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근력이나 조정력, 순발력이 성장하는 청소년기에 검도의 기본이 될 수 있는 발운용법을 함께 정확하게 익혀 놓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평생을 갈 수 있습니다.
반면 늦게 입문한 선수는 아무리 강한 훈련을 받는다고 해도 이미 그 선수의 몸속에 있는 인자가 어떤 틀에 맞추어져 적응되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발전을 이루기란 그렇게 쉽지 않은 것입니다.
검도가 다른 운동과 구별되는 것은 바로 기검체일치(氣劍體一致)이다. 심기력일치(心氣力一致), 안의족일치(眼意足一致), 심형도일치(心形刀一致), 일안이심삼족(一眼二心三足) 등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 중 심기력일치(心氣力一致)가 더욱 어렵지만 의미는 같습니다.
심(心)은 사물을 지각 판단하여 의지활동으로서 밖으로 나타날 때 기(氣)라는 동적인 에너지를 몸에 전합니다.
몸에 전해진 기(氣)는 힘(力)이 되고 기(技)로서 표현됩니다.
이러한 순간이 정체가 생기면 기(技)의 완결은 되지 않고 역시 한판이 되지 않습니다.
즉 이 세 가지가 일치한 상태부터 치고 나오는 기술(技)이야말로 완전한 한판이라고 말합니다.
검도에 있어서 기검체일치(氣劍體一致)는 어느 하나를 꼬집어서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전체적인 조화로 느껴진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그 중 체가 몸을 말하는데 결국 몸의 움직임은 발의 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즉 발의 운용이 잘되려면 기본 태세가 잘 갖추어져야 합니다.
또한 기검체일치(氣劍體一致)는 왼발이 따라 붙을 때를 말합니다.
오른발이 지면을 구를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즉 골프의 팔로스로우가 강한 타력을 만들 듯이 검도에서는 뒷발이 재빠르게 따라붙고 타점을 치고 난 칼을 잡은 양손이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쭉 뻗어 나가는 상태가 유지되는데 이것은 같은 원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상 발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역시 발운용이 검도의 수행, 경기력 향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허리를 펴고, 단전에 힘을 넣고, 고개를 들고, 먼 산을 보듯이, 검도 본(本)을 하듯이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이어걷기, 밀어걷기, 벌려걷기를 도장이 아닌 생활 속에서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단자들은 팔를(어꺼) 많이 이용하는 검도보다는 하체 즉 몸으로 하는 검도를 해야만이 오랜 기간동안 검도를 꾸준히 수련할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첫댓글 와~~ 관장님 감사합니다 정말 명확한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