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2005학년도 대입 수능모의평가를 치른 학생들은 EBS 수능방송과 인터넷 강의에서 많은 문제가 출제됐지만 EBS 강의를 들은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가 워낙 평이하게 나와 다른 교재로 공부한 학생들도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교사와 입시학원 관계자들도 EBS 강의가 이번 모의고사 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생 반응=숭실고 3학년 이기행군(18)은 “기존 사설 모의고사와 유형이 비슷했고 난이도는 평이했다”면서 “EBS 강의에서 특별히 많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김혁준군도 “어차피 EBS가 아니라도 참고서나 기존 문제집에 많이 나온 문제가 대부분이었다”며 “EBS 효과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화여고 노소영양(18)은 “언어영역의 경우 EBS 교재에 나온 박목월의 시 ‘가정’과 김영랑의 시 ‘독을 차고’가 지문으로 나와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노양은 그러나 “이 시들은 다른 문제집에서 자주 지문으로 인용되는 것이라 특별히 EBS 교재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상명대 부속여고 장예림양은 “EBS 모의고사 대비 강의 가운데 사회탐구 영역을 보면서 정리했다”며 “사탐 문제집의 경우 다른 문제집처럼 반 정도가 기출문제여서 별다른 차별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재수생 천모씨(23)는 “언어영역처럼 지문 자체가 EBS 교재에서 나와버리면 EBS에 좀더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씨는 “요즘 온라인 학원에서 EBS 내용을 강사들이 미리 본 뒤 축약해서 가르쳐 주는 강의가 유행”이라며 “교육부가 발표한 것이 있으니 EBS 강의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사·학원 분석=명덕고 국어 담당 강철선 교사(44)는 “언어영역의 경우 기본적으로 학교 수업과 참고서만으로도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의 한 인문계고에 근무하는 이모 교사(44)는 “EBS 교재가 다른 참고서의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로서는 EBS 강의가 많이 반영됐다고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EBS 강의가 반영됐음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EBS 강의를 꼭 봐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실장은 “학생들은 이번 모의고사에서 어느 단원이 많이 출제됐고 문제 유형이 어땠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EBS 강의를 보는 학생이든 안보는 학생이든 기존에 해오던 방식대로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