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일 드디어 팔공산 갓바위에 다녀 왔습니다.
대구 지역 사람들 뿐만 아니라 부산쪽을 향하고 있다고
부산 경남쪽 살람들을 비롯 전국 각지 수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왔다는
갓바위를 회갑을 5개월 앞두고서야 드디어 가보았습니다.
하양 청통을 거쳐 고향 의흥에 오갈 때 멀리서 갓바위를 보기는
여러번 봤습니다.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 는 갓바위 전설도 있는데,
그동안 친구들과 대화중에 갓바위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욕심이 많아서 한가지 무엇을 선택해서 소원을 빌어야 할지
정하지를 못해 못갔다고 농담삼아 핑계를 대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말은 농담 같았지만 진담이었습니다.
'국회의원에 당선 시켜 주세요' '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해주세요'
'자식들을 건강하게 해주세요' ' 돈을 많이 벌게 해주세요'
'아들을 좋으데 취직 시켜 주세요' '딸을 좋은데 시집가게 해주세요'
... ... 등 등 나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었으니 아무리 영험한 갓바위 부처님인들
어찌 다 들어 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못갔습니다.
그건 사실 핑계고,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저로서는 솔직히 험난한 산길을 걷는다는게
지레 겁이나서 여태까지 못갔다는게 맞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에는 천주교 신자인데, 절에 부처님 한테 소원을 비는게
이치에 맞지 않다는 생각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구 경북에 살면서 팔공산 갓바위에 한번도 안가보고 죽는다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고 늘 내 마음속엔 숙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어제 마침 일요일 늦잠을 자고 있는데 "우리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갔다 오자"는 아내의
갑작스런 제의에 잠이 들깬 상태에서 흔쾌히 허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좀 겁이 나기도 해서 며느리 한테 전화 해서 "우리가 팔공산 갓바위에 갈려고 한다"고
했더니, 그들도 선뜻 따라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승용차로 함께 가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 마침 갓바위축제로 대단히 복잡했습니다.
며느리와 세살 짜리 손자는 축제 구경하며 놀도록 하고 ,
아내, 장남과 셋이서 서너번 잠깐씩 쉬면서 1시간 정도 걸려서 올라 갔습니다.
수능시험에 점수 많이 나오라고 아들 딸들을 위해 소원을 빌기 위해 온 사람들과
관광객 등 오가는 길이 겨우 비켜 갈 정도로 복잡하고,
갓바위 앞 마당은 인산인해 발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종교를 떠나서 나도 여러번 절을 하는 여자들 틈새를 비집고
겨우 두번 절을 하며 간절한 소원을 빌었습니다.
'장남의 앞길을 순탄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내려 올때는 위험 하기는 해도 훨씬 힘이 덜들고, 눈이 빠지라 기다리는
손자놈 때문에 30분도 안걸렸는 것 같았습니다.
쉬어가는식당에 가서 해물파전과 생두부를 시켜놓고
동동주로 '건강을 위하여' 건배도 했습니다.
부귀도 명예도 부질 없는 짓이고, 이것이 행복 이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남들 보다 재산과 저축한 돈은 많이 없지만,
가진 주식이 한 주도 없으니 오른들 내린들 신경쓸 일이 없습니다.
아내가 심심하면 "선거로 돈 다 갖다 내버렸다"고 바가지를 긁으면
"그런 소리 마시오. 모든 것을 100% 만족을 안주는 것이니,
그래도 걱정중에 돈 걱정 하는 것이 제일이지" 라고 궤변을 합니다.
직계 존비속 중에는 현재 교도소에 가있는 사람도 없고, 병원에 입원한 사람도 없습니다.
마음을 비우니 국회의원, 구청장도 할 필요가 없네요.
그저 내게 주어진 '컴퓨터속기 선생님' 을 천직으로 알고,
후학들을 지도 하고, 취직을 시켜주다가
어느날 '악'하고 쓰러지면 미련 없이 가겠습니다.
하느님, 부처님 그리고 부족한 저를 아는 모든 분들 한테 감사 드립니다.
첫댓글 소담한 글월이네요. 인생은 그렇게 어울려 살아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