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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근교 섬으로 떠나는 펜션여행 | |
격리되거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을 상징하는 ‘섬’. 도시인들에게는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대상이 되는 섬이기에 더더욱 낭만적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운치있는 섬들이 있다. 석모도, 제부도 등은 뛰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면서도 서울에서도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영종대교나 강화대교와 같은 육지와 섬을 잇는 다리나 포장도로가 연결되기 전까지는 뱃길로만 발길 닿는 오지 중의 오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서울과 불과 40~50분 정도 거리인 이곳을 더 이상 오지라 여기는 사람은 없다.
# 드라마, 영화 촬영장으로 더욱 유명해져 최근 들어 천혜의 자연환경과 서울과의 접근성 뛰어나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촬영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석모도는 영화 <시월애>의 낭만적이 배경과 드라마 <종이학>의 촬영무대가 된 곳이다. 영화 <시월애> 촬영장소로 알려진 하리낚시터는 비교적 사람의 발길이 뜸해 조용하면서도 바닷가와 바로 접해있어 바다냄새를 맡으며 민물낚시를 할 수 있다. 만수면적 10만평 규모로 맑고 깨끗한 수질에 씨알 굵은 붕어가 많기로 낚시꾼들에게는 이미 소문난 곳. 드라마 <종이학>에 나왔던 민머리해수욕장은 주로 젊은 커플들이 찾는 장소다. 2km에 이르는 백사장은 물이 빠지면 수십만평의 갯벌이 드러나 갯벌체험에 제격이다. 특히 무의도의 하나개 해수욕장은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장도 그대로 남아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젊은 커플들은 세트장 앞에서 드라마 주인공들과 같은 포즈를 취하며 추억을 쌓기도 한다. 1,000만 관객을 모집했던 영화 <실미도>의 세트장으로 쓰였던 실미도는 '실미도특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방문객들이 줄을 잇는다. 뭍의 끝자락 잠진도와 무의도를 오가는 무의도해운의 관계자는 "영화와 드라마 덕택에 올 초 1,2월에는 3만여명 찾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배 가까운 관광특수를 얻기도 했다"고 말한다. 잠진도에서 무의도까지 차를 배에 싣고 10여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다. 석모도와 무의도를 가기 위해서는 자동차로 달려와 다시 배를 갈아타거나 카페리호를 이용해야하는 불편이 따른다. 하지만 이들 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면 그만한 불편함은 감소해야 할 터. 가끔씩 자가운전으로 무의도에 들른다는 회사원 정기용(38)씨는 "바다를 건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불편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볼거리와 체험코스로 인기누려 자연경관이 '바람에 펄럭이는 춤추는 무희의 옷자락처럼 보인다'하여 이름 붙여진 무의도(舞衣島)에는 이제 개발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다 조망권이 뛰어난 곳을 중심으로 고급 펜션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4월, 무의도에 처음으로 들어선 펜션 '무의아일랜드' 관계자는 "주말이 되면 총 5개동 27실이 모두 찰 정도"라며 "서울과 인천에서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워크숍 등 단체 예약 손님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쯤 되자 낙후된 민박 시설을 개보수해 펜션이란 이름으로 운영하는 곳도 생겨났다. 하나개 해수욕장, 실미해수욕장 등 해안선이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산림욕이 가능한 호룡곡산(244m), 국사봉(230m) 등산로 등 빼어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멀티테마 지역으로 손색이 없다. 썰물시 바지락 등 각종 조개잡이가 가능해 가족단위의 체험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더해가고 있다. 이에 비해 석모도는 이미 개발이 일찌감치 끝난 상태. 지난 90년대 중후반부터 민박형태가 발전한 형태로 개발됐다. 무의도에 비해 고급 숙박시설이 많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편의시설이 부족해 숙박지에서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식사, 노래방 등의 놀이시설, 숙박이 한꺼번에 이뤄진다. 별장형 민박업체 '추억속으로'의 관계자는 "싱싱한 해산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어 제철 해산물 위주로 주문 식사를 원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한다. 석모도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어 여행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긴다. 국내 3대 관음도량으로 알려진 보문사와 몇 개 남지 않은 천일염전 중 하나인 삼량염전을 둘러볼 수 있다. 햇볕에 바닷물을 증발시켜 얻는 천일염으로 전국에서 가장 으뜸인 것으로 이름나 항상 물량이 달리는 실정이다. 현장에서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그리고 한가지. 무의도와 석모도의 최고 명물이라면 서해낙조를 손꼽을 수 있다. 스러질 듯 스러지지 않는 빛이 이루어내는 아름다움... 서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의 극치다. 섬만의 특별한 추억을 남기는 섬 여행은 아름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