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황금사자기 결승전을 끝으로 3개 전국규모 고교대회가 끝났다. 동시에 8개 구단 프로 스카우트의 마음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내달 5일 2003년 신인 1차 지명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1차 지명은 광역 연고를 인정, 각 구단이 해당 연고지역에서 내년 고교ㆍ대학 졸업 예정자 중 한 명씩을 선택하는 것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소정양식을 팩스로 보내면 된다. 지난 해 성적 역순으로 드래프트를 하는 2차 지명은 7월 1일 실시된다.
▲두산 LG SK ‘우리는 고민 끝’
성남고 유격수 박경수와 올초 일찌감치 4억 3,000만 원에 계약을 끝낸 LG는 8개 구단 중 마음이 가장 편하다. LG만큼은 못하지만 성남고 에이스 노경은을 영입하는데 5억 원의 몫돈을 떼놓은 두산도 고민은 끝난 듯 보인다.
동산고 에이스 송은범을 1차 지명 후보로 결정한 SK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구단에 선수를 뺏기지나 않을까 걱정할 일만 남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노경은에게도 송은범에게도 마음이 혹할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아 삼성 롯데 한화 ‘선택은 정말 어려워’
군계일학이면 좋으련만 한 선수를 결정하려니 나머지 후보가 마음에 걸린다. 기아는 광주일고 에이스 김대우로 굳어지는 듯하다가 청룡기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같은 학교 고우석 때문에 고민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량과 장래성을 놓고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없어 양손에 떡을 쥔 아이 모양이다.
삼성은 팀의 좌완투수 기근을 생각하면 대구고 김형근에 기울고 해외진출 등으로 임창용이 팀을 떠날 수도 있음을 가정하면 계명대 스리쿼터 김문수가 눈에 밟힌다. 롯데는 좌완 정통파 투수인 부산고 전병두와 경남고 4번 타자 외야수 박정준, 동아대 우완 권동식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마운드 보강이냐 타력 보강이냐를 놓고 먼저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
한화는 천안북일의 투수 안영명 양승학, 유격수 나주환 그리고 대전고의 우완 정통파 윤규진 등 4명의 후보를 놓고 30일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안영명 양승학 나주환은 황금사자기 우승의 주역들이다.
▲현대는 1차 지명 포기
현대는 두산 LG와의 지명권 분배가 결정되지 않아 1차 지명을 포기하는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작년 후반기부터 이미 서울 연고가 된 현대는 두산 LG에 지급해야 할 보상금 6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해 인천ㆍ경기와 서울 중 어느 곳에서도 선수를 지명할 수 없는 처지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