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구문(推句文) 150구
추구문(推句文)은 유명한 시인묵객(詩人墨客)들이 애徘求?시구(詩句)를 모아놓은 오언절구(五言絶句) 시집으로, 천자문(千字文)과 함께 배우던 서당의 교양 학습서이다. 일상 생활 속에 스며 있는 선조들의 슬기와 지혜를 살펴 보자.
[1] 天高日月明 地厚草木生
하늘은 높고 해와 달은 밝으며,
땅은 두텁고 풀과 나무는 자란다.
天(하늘천) 高(높을고) 日(해일) 月(달월) 明(밝을명)
地(땅지) 厚(투터울후) 草(풀초) 木(나무목) 生(날생)
[2] 春來梨花白 夏至樹葉靑
봄이 오니 배나무 꽃은 하얗게 피고,
여름이 오니 나뭇잎이 푸르다.
春(봄춘) 來(올래) 梨(배나무리) 花(꽃화) 白(흰백)
夏(여름하) 至(이를지) 樹(나무수) 葉(잎엽) 靑(푸를청)
[3] 秋凉菊花發 冬寒白雪來
서늘한 가을 오니 국화가 만발하고,
추운 겨울 오니 흰 눈이 내린다.
秋(가을추) 凉(서늘할량) 菊(국화국) 花(꽃화) 發(필발)
冬(겨울동) 寒(찰한) 白(흰백) 雪(눈설) 來(올래)
[4] 月出天開眼 山高地擧頭
달이 뜨니 하늘이 눈 뜬 것 같고,
산이 높으니 땅은 머리든 것 같다.
月(달월) 出(날출) 天(하늘천) 開(열개) 眼(눈안)
山(뫼산) 高(높을고) 地(땅지) 擧(들거) 頭(머리두)
[5] 人心朝夕變 山色古今同
사람 마음은 아침저녁 변하나,
산 색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人(사람인) 心(마음심) 朝(아침조) 夕(저녁석) 變(변할변)
山(뫼산) 色(빛색) 古(예고) 今(이제금) 同(한가지동)
[6] 日月千年鏡 江山萬古屛
해와 달은 천 년의 거울이요,
강과 산은 만 년 동안 병풍이 되었다.
日(해일) 月(달월) 千(일천천) 年(해년) 鏡(거울경)
江(강강) 山(뫼산) 萬(일만만) 古(예고) 屛(병풍병)
[7] 東西日月門 南北鴻雁路
동과 서는 해와 달의 문이고,
남과 북은 기러기 떼의 길이다.
東(동녘동) 西(서녘서) 日(해일) 月(달월) 門(문문)
南(남녘남) 北(북녘북) 鴻(큰기러기홍) 雁(기러기안) 路(길로)
[8] 十年燈下苦 三日馬頭榮
십 년의 고된 공부 벼슬에 올라
사흘간 말을 타고 축하를 받는다.
十(열십) 年(해년) 燈(등잔등) 下(아래하) 苦(쓸고)
三(석삼) 日(해일) 馬(말마) 頭(머리두) 榮(꽃영)
[9]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
一(한일) 日(해일) 不(아닐불/부) 讀(읽을독) 書(글서)
口(입구) 中(가운데중) 生(날생) 荊(모형나무형) 棘(멧대추나무극)
[10] 江山萬古主 人物百年賓
강산은 만고의 주인이지만,
사람은 잠시 왔다 가는 손님이다.
江(강강) 山(뫼산) 萬(일만만) 古(예고) 主(주인주)
人(사람인) 物(만물물) 百(일백백) 年(해년) 賓(손빈)
[11] 春北秋南雁 朝西暮東虹
기러기는 봄에는 북쪽, 가을은 남쪽으로 왕래하고,
무지개는 아침에는 서쪽, 저녁에는 동쪽에서 빛난다.
春(봄춘) 北(북녘북) 秋(가을추) 南(남녘남) 雁(기러기안)
朝(아침조) 西(서녘서) 暮(저물모) 東(동녘동) 虹(무지개홍)
[12] 日月籠中鳥 乾坤水上萍
해와 달은 새장 속에 있는 새와 같고,
하늘과 땅의 움직임은 부평초와 같다.
日(해일) 月(달월) 籠(대그릇롱) 中(가운데중) 鳥(새조)
乾(하늘건) 坤(땅곤) 水(물수) 上(위상) 萍(부평초평)
[13] 春水滿四澤 夏雲多奇峯
봄이면 못에 물이 가득하고 ,
여름의 구름은 기묘한 봉우리를 만든다.
春(봄춘) 水(물수) 滿(찰만) 四(넉사) 澤(못택)
夏(여름하) 雲(구름운) 多(많을다) 奇(기이할기) 峯(봉우리봉)
[14] 秋月揚明輝 冬嶺秀高松
가을에 뜨는 달은 유난히 밝게 빛나고,
겨울철에 산에 있는 소나무는 푸르게 보인다.
秋(가을추) 月(달월) 揚(오를양) 明(밝을명) 輝(빛날휘)
冬(겨울동) 嶺(재령) 秀(빼어날수) 高(높을고) 松(소나무송)
[15] 日暮鷄塒 登 天寒鳥入檐
날이 저물면 닭은 새장에 들고,
날씨가 추우면 새는 처마에 든다.
日(해일) 暮(저물모) 鷄(닭계) 登(오를등) 塒(횃대시)
天(하늘천) 寒(찰한) 鳥(새조) 入(들입) 檐(처마첨)
[16] 細雨池中看 微風木末知
이슬비는 못 가운데서 형상을 볼 수 있고,
바람이 부는 것은 나뭇가지 끝을 보면 알 수 있다.
細(가늘세) 雨(비우) 池(못지) 中(가운데중) 看(볼간)
微(작을미) 風(바람풍) 木(나무목) 末(끝말) 知(알지)
[17] 松作迎客蓋 月爲讀書燈
소나무는 손님을 맞을려고 가지를 드리우고,
달은 글을 읽어라고 등불이 되었다.
松(소나무송) 作(지을작) 迎(맞이할영) 客(손객) 蓋(덮을개)
月(달월) 爲(할위;될위) 讀(읽을독) 書(글서) 燈(등잔등)
[18] 桃梨千機錦 江山一畵
복숭아 꽃과 배나무 꽃은 베틀에 있는 비단 같고,
강과 산은 한 폭의 병풍 같다.
桃(복숭아나무도) 梨(배나무리) 千(일천천) 機(베틀기)
錦(비단금) 江(강강) 山(뫼산) 一(한일) 畵(그림화) 屛(병풍병)
[19] 微雲過河漢 疎雨滴梧桐
솜털구름은 황하를 유유히 지나가고,
소나기는 오동나무 잎을 적신다.
微(작을미) 雲(구름운) 過(지날과) 河(강이름 하)漢(한수 한)疎(=疏, 트일소)
雨(비우) 滴(물방울적) 梧(벽오동나무오) 桐(오동나무 동)
[20] 學文千載寶 貪物一朝塵
글을 배워서 익히면 천 년의 보배가 되나,
물질을 탐내면 하루 아침에 티끌로 사라진다.
學(배울학) 文(무늬문) 千(일천천) 載(실을재) 寶(보배보)
貪(탐할탐) 物(만물물) 一(한일) 朝(아침조) 塵(티끌진)
[21] 柳幕鶯爲客 花房蝶作郞
버드나무는 꾀꼬리를 손님으로 맞이하고,
꽃은 나비를 서방님으로 모신다.
柳(버들류) 幕(장막막) 鶯(꾀꼬리앵) 爲(할위; 될위)客(손객)
花(꽃화) 房(방방) 蝶(나비접) 作(지을작) 郞(사나이 랑)
[22] 山外山不盡 路中路無窮
첩첩 산은 넘고 넘어도 끝이 없고,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이 이어진다.
山(뫼산) 外(밖외) 山(뫼산) 不(아닐불/부) 盡(다될진)
路(길로) 中(가운데중) 路(길로) 無(없을무) 窮(다할궁)
[23] 飮酒人顔赤 食草馬口靑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고,
풀을 뜯는 말은 입가에 푸른 물이 마를 새가 없다.
飮(마실음) 酒(술주) 人(사람인) 顔(얼굴안) 赤(붉을적)
食(밥식) 草(풀초) 馬(말마) 口(입구) 靑(푸를청)
[24] 雨後山如沐 風前草似醉
비가 온 뒤의 산은 목욕을 한 것 같고,
바람이 부니 초목은 술 취한 듯 흔들린다.
雨(비우) 後(뒤후) 山(뫼산) 如(같을여) 沐(머리감을목)
風(바람풍) 前(앞전) 草(풀초) 似(같을사) 醉(취할취)
[25] 花笑聲未聽 鳥啼淚難看
꽃이 웃고 있지만 그 소리는 듣지 못하고,
새는 울고 있지만 그 눈물은 볼 수가 없다.
花(꽃화) 笑(웃을소) 聲(소리성) 未(아닐미) 聽(들을청)
鳥(새조) 啼(울제) 淚(눈물루) 難(어려울난) 看(볼간)
[26] 風驅群飛雁 月送獨去舟
바람이 불어 무리를 지어 날아간 기러기를 쫓고,
달빛 아래 홀로 가는 배를 전송한다.
風(바람풍) 驅(몰구) 群(무리군) 飛(날비) 雁(기러기안)
月(달월) 送(보낼송) 獨(홀로독) 去(갈거) 舟(배주)
[27] 小園鶯歌歇 長門蝶舞多
정원은 아름다운 꾀꼬리가 노래하며 쉬는 곳이고,
대문마다 나비가 떼를 지어 춤을 춘다.
小(작을소) 園(동산원) 鶯(꾀꼬리앵) 歌(노래가) 歇(쉴헐)
長(길장) 門(문문) 蝶(나비접) 舞(춤출무) 多(많을다)
[28] 風窓燈易滅 月屋夢難成
바람이 부니 등잔불이 쉽게 꺼지고,
달이 밝아 낮과 같으나 꿈을 이룰 수가 없다.
風(바람풍) 窓(창창) 燈(등잔등) 易(바꿀역) 滅(멸망할멸)
月(달월) 屋(집옥) 夢(꿈몽) 難(어려울난) 成(이룰성)
[29] 白鷺千點雪 黃鶯一片金
흰 백로는 흰 눈으로 몸을 치장한 것 같고,
노란색 꾀꼬리는 항금 덩어리로 보인다.
白(흰백) 鷺(해오라기로) 千(일천천) 點(점점) 雪(눈설)
黃(누를황) 鶯(꾀꼬리앵) 一(한일) 片(조각편) 金(쇠금)
[30] 東西幾萬里 南北不能尺
동서는 몇 만 리인가 알 수 없고,
남북도 자로 잴 수 없이 멀다.
東(동녘동) 西(서녘서) 幾(기미기) 萬(일만만) 里(마을리)
南(남녘남) 北(북녘북) 不(아닐불/부) 能(능할능) 尺(자척)
[31] 狗走梅花落 鷄行竹葉成
개가 달리니 매화 꽃이 떨어지고,
닭이 다니는 곳에는 대나무 잎이 무성하다.
狗(개구) 走(달릴주) 梅(매화나무매) 花(꽃화) 落(떨어질락)
鷄(닭계) 行(갈행) 竹(대죽) 葉(잎엽) 成(이룰성)
[32] 竹筍黃犢角 蕨芽小兒拳
대나무 순은 송아지 뿔과 같고,
고사리 순은 어린아이 주먹 같다.
竹(대죽) 筍(죽순순) 黃(누를황) 犢(송아지독) 角(뿔각)
蕨(고사리궐) 芽(싹아) 小(작을소) 兒(아이아) 拳(주먹권)
[33] 白雲山上蓋 明月水中珠
흰 구름은 남산 위를 덮고 있으며,
밝은 달은 우물 속에 있는 구슬 같다.
白(흰백) 雲(구름운) 山(뫼산) 上(위상) 蓋(덮을개)
明(밝을명) 月(달월) 水(물수) 中(가운데중) 珠(구슬주)
[34] 花紅黃蜂鬧 草綠白馬嘶
붉은 꽃이 만발하니 벌들은 노래하고,
초원에 풀이 우거지니 백마가 뛰논다.
花(꽃화) 紅(붉을홍) 黃(누를황) 蜂(벌봉) 鬧(시끄러울뇨)
草(풀초) 綠(초록빛록) 白(흰백) 馬(말마) 嘶(울시)
[35] 耕田埋春色 汲水斗月光
밭을 가니 봄을 묻는 것 같고,
물을 떠오니 달빛도 함께 떠 온 것 같다.
耕(밭갈경) 田(밭전) 埋(묻을매) 春(봄춘) 色(빛색)
汲(길을급) 水(물수) 斗(말두) 月(달월) 光(빛광)
[36] 畵虎難畵骨 知人未知心
호랑이의 모습은 그릴 수 있지만 그 뼈는 그릴 수 없고,
사람은 누구나 사귈 수 있지만 그 마음은 알 수 없다.
畵(그림화) 虎(범호) 難(어려울난) 畵(그림화) 骨(뼈골)
知(알지) 人(사람인) 未(아닐미) 知(알지) 心(마음심)
[37] 秋葉霜前落 春花雨後紅
가을에 나뭇잎은 서리가 내리면 떨어지고,
봄에 만발한 꽃은 비가 내린 후면 더욱 붉어진다.
秋(가을추) 葉(잎엽) 霜(서리상) 前(앞전) 落(떨어질락)
春(봄춘) 花(꽃화) 雨(비우) 後(뒤후) 紅(붉을홍)
[38] 雨滴沙顔縛 風來水先動
비가 내리니 백사장이 갑자기 얼룩지고,
바람이 부니 물이 먼저 움직인다.
雨(비우) 滴(물방울적) 沙(모래사) 顔(얼굴안) 縛(묶을박)
風(바람풍) 來(올래) 水(물수) 先(먼저선) 動(움직일동)
[39] 吹火女脣尖 脫弁僧頭圓
불꽃을 부는 여자아이 입술은 뾰족하고,
모자를 벗은 중의 머리는 둥글다.
吹(불취) 火(불화) 女(계집녀) 脣(입술순) 尖(뾰족할첨)
脫(벗을탈) 弁(고깔변) 僧(중승) 頭(머리두) 圓(둥글원)
[40] 天傾西北邊 地卑東南界
하늘은 서쪽과 북쪽으로 기울어지고,
땅은 동쪽과 남쪽의 경계로 낮게 이어진다.
天(하늘천) 傾(기울경) 西(서녘서) 北(북녘북) 邊(가변)
地(땅지) 卑(낮을비) 東(동녘동) 南(남녘남) 界(지경계)
[41] 花有重開日 人無更少年
꽃은 피었다 지면 다시 피지 않고,
사람은 한 번 늙으면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다.
花(꽃화) 有(있을유) 重(무거울중) 開(열개) 日(해일)
人(사람인) 無(없을무) 更(다시갱) 少(적을소) 年(해년)
[42] 鳥逐花間蝶 鷄爭草中蟲
새는 꽃 사이의 나비를 쫓아다니고,
닭은 풀 속의 벌레를 다투어 잡는다.
鳥(새조) 逐(쫓을축) 花(꽃화) 間(사이간) 蝶(나비접)
鷄(닭계) 爭(다툴쟁) 草(풀초) 中(가운데중) 蟲(벌레충)
[43] 山影推不出 月光掃還生
산 그림자는 밀어도 더 나아가지 않고,
달빛은 비로 쓸어도 다시 생긴다.
山(뫼산) 影(그림자영) 推(옮을추) 不(아닐불/부) 出(날출)
月(달월) 光(빛광) 掃(쓸소) 還(돌아올환) 生(날생)
[44] 鳥喧蛇等樹 犬吠客到門
새가 지저귀면 나무 위로 뱀이 기어오르고,
개가 짖어댐은 손님이 문간에 왔음을 알리는 것이다.
鳥(새조) 喧(의젓할훤) 蛇(뱀사) 等(가지런할등) 樹(나무수)
犬(개견) 吠(짖을폐) 客(손객) 到(이를도) 門(문문)
[45] 風來水面嚬 雨霽雲始散
바람이 불면 수면은 찰랑대고,
비가 그치면 구름이 흩어진다.
風(바람풍) 來(올래) 水(물수) 面(낯면) 嚬(찡그릴빈)
雨(비우) 霽(갤제) 雲(구름운) 始(처음시) 散(흩을산)
[46] 石蹲 壯士拳 峯尖文章筆
돌이 언덕 위에 있는 모야이 장사의 주먹 같고,
산봉우리가 뽀족하니 글을 쓸 때의 붓과 같다.
石(돌석) 蹲 (웅크릴준) 壯(씩씩할장) 士(선비사) 拳(주먹권)
峯(봉우리봉) 尖(뾰족할첨) 文(무늬문) 章(글장) 筆(붓필)
[47] 高峯撑天立 長江割地去
높은 산봉우리는 하늘을 기둥으로 버틴 것 같고,
길고 긴 강은 땅을 베고 가는 것 같다.
高(높을고) 峯(봉우리봉) 撑(버팀목탱) 天(하늘천) 立(설립)
長(길장) 江(강강) 割(나눌할) 地(땅지) 去(갈거)
[48] 野廣天低樹 江淸月近人
땅은 넓어 하늘이 나무 아래 있는 것 같고,
강물이 맑고 푸르니 강 속의 달이 사람 가까이 있는 것 같다.
野(들야) 廣(넓을광) 天(하늘천) 低(밑저) 樹(나무수)
江(강강) 淸(맑을청) 月(달월) 近(가까울근) 人(사람인)
[49] 鳥宿池邊樹 僧鼓月下門
새는 연못가에 있는 나무에서 잠을 자고,
절에 있는 스님은 달빛 아래서 북을 친다.
鳥(새조) 宿(묵을숙) 池(못지) 邊(가변) 樹(나무수)
僧(중승) 鼓(북고) 月(달월) 下(아래하) 門(문문)
[50] 水鳥浮還沒 山雲斷復連
물새는 물에 떴다가 다시 잠기는 놀이를 하고,
산 위에 있는 구름은 끊어졌다 다시 이어진다.
水(물수) 鳥(새조) 浮(뜰부) 還(돌아올환) 沒(가라앉을몰)
山(뫼산) 雲(구름운) 斷(끊을단) 復(다시부; 돌아올복) 連(잇닿을 련)
[51] 棹穿波低月 船壓水中天
배를 젓는 노는 파도 아래 달을 뚫으며,
물 위에 뜬 배는 물 속에 있는 하늘을 누른다.
棹(노도) 穿(뚫을천) 波(물결파) 低(밑저) 月(달월)
船(배선) 壓(누를압) 水(물수) 中(가운데중) 天(하늘천)
[52] 世事琴三尺 生涯酒一盃
세상의 모든 일은 거문고 석 자로 뜻하고,
한평생을 술 한 잔으로 보낸다.
世(대세) 事(일사; 섬길사) 琴(거문고금) 三(석삼) 尺(자척)
生(날생) 涯(물가애) 酒(술주) 一(한일) 盃(=杯,잔 배)
[53] 西亭江上月 東閣雪中梅
서쪽 정자에 강이 흐르고 달은 물 위에 떠 있으며,
동쪽 정자 앞뜰에는 눈 속에 매화 꽃이 피었다.
西(서녘서) 亭(정자정) 江(강강) 上(위상) 月(달월)
東(동녘동) 閣(문설주각) 雪(눈설) 中(가운데중) 梅(매화나무매)
[54] 讀書爲貴人 不學作農夫
글을 배우고 익히면 위대한 사람을 만들고,
배우지 않으면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
讀(읽을독) 書(글서) 爲(할위; 될위) 貴(귀할귀) 人(사람인)
不(아닐불/부) 學(배울학) 作(지을작) 農(농사농) 夫(지아비 부)
[55] 惜花愁夜雨 病酒怨春鶯
꽃을 아끼는 마음은 어젯밤 비를 원망하고,
봄 꾀꼬리가 원망스러워 술병에 걸렸다.
惜(아낄석) 花(꽃화) 愁(시름수) 夜(밤야) 雨(비우)
病(병병) 酒(술주) 怨(원망할원) 春(봄춘) 鶯(꾀꼬리앵)
[56] 五夜燈前晝 六月亭下秋
긴긴 밤이라도 등잔불 앞에는 낮과 같고,
유월이지만 정자에 앉으니 가을같이 시원하다.
五(다섯오) 夜(밤야) 燈(등잔등) 前(앞전) 晝(낮주)
六(여섯륙) 月(달월) 亭(정자정) 下(아래하) 秋(가을추)
[57] 鳧耕蒼海去 鷺割靑山來
물오리가 바다를 헤엄치는 것은 밭을 가는 것 같고,
백로가 날아오는 모습은 청산을 베고 오는 것 같다.
鳧(오리부) 耕(밭갈경) 蒼(푸를창) 海(바다해) 去(갈거)
鷺(해오라기로) 割(나눌할) 靑(푸를청) 山(뫼산) 來(올래)
[58] 怒虎誠難犯 飢狗走隣家
성난 호랑이는 결코 범하면 안 되고,
굶주린 개는 이웃집으로 달려간다.
怒(성낼노) 虎(범호) 誠(정성성) 難(어려울난) 犯(범할범)
飢(주릴기) 狗(개구) 走(달릴주) 隣(이웃린) 家(집가)
[59] 栗黃鼯來拾 枾紅兒上摘
밤이 익으면 박쥐들이 와서 주워 가고,
감이 빨갛게 익으면 아이들이 와서 따먹는다.
栗(밤나무률) 黃(누를황) 鼯 (날다람쥐오) 來(올래) 拾(주울습)
枾(감나무시) 紅(붉을홍) 兒(아이아) 上(위상) 摘(딸적)
[60] 日暮蒼山遠 天寒白屋貧
날이 저무니 푸른 산은 멀리 보이고,
날씨가 추우니 마을마다 집들이 쓸쓸하게 보인다.
日(해일) 暮(저물모) 蒼(푸를창) 山(뫼산) 遠(멀원)
天(하늘천) 寒(찰한) 白(흰백) 屋(집옥) 貧(가난할빈)
[61] 雨脚尺天地 雷聲叱江山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것이 하늘과 땅을 재려는 것 같고,
우뢰 소리는 강산을 호령하는 것 같다.
雨(비우) 脚(다리각) 尺(자척) 天(하늘천) 地(땅지)
雷(우뢰뢰) 聲(소리성) 叱(꾸짖을질) 江(강강) 山(뫼산)
[62] 山雨夜鳴竹 草蟲秋入床
밤에 비가 오니 대나무가 우는 것 같고,
가을이 오니 벌레들은 마루 밑으로 모인다.
山(뫼산) 雨(비우) 夜(밤야) 鳴(울명) 竹(대죽)
草(풀초) 蟲(벌레충) 秋(가을추) 入(들입) 床(=牀,상 상)
[63] 歲去人頭白 秋來樹葉黃
세월이 가니 사람의 머리가 희어지고,
가을이 오니 나뭇잎은 자연히 누렇게 변색된다.
歲(해세) 去(갈거) 人(사람인) 頭(머리두) 白(흰백)
秋(가을추) 來(올래) 樹(나무수) 葉(잎엽) 黃(누를황)
[64] 洞深花意懶 山疊水聲幽
깊은 골짜기에 피는 꽃은 계절을 잘 모르고,
산이 깊으니 물소리는 잔잔하게 고요히 들린다.
洞(골동) 深(깊을심) 花(꽃화) 意(뜻의) 懶(게으를라)
山(뫼산) 疊(겹쳐질첩) 水(물수) 聲(소리성) 幽(그윽할유)
[65] 群星陳碧天 落葉戰秋山
하늘에 있는 많은 별은 푸른 하늘에 진을 친 것 같고,
나뭇잎 떨어지니 가을 산에 병사들이 전쟁하는 것 같다.
群(무리군) 星(별성) 陳(늘어놓을진) 碧(푸를벽) 天(하늘천)
落(떨어질락) 葉(잎엽) 戰(싸울전) 秋(가을추) 山(뫼산)
[66] 靜裡乾坤大 閑中日月長
고요할 때에 하늘과 땅이 거대한 우주인 것을 알고,
너무 한가하니 세월은 무척 긴 것 같다.
靜(고요할정) 裡(=裏,속리) 乾(하늘건) 坤(땅곤) 大(클대)
閑(막을한) 中(가운데중) 日(해일) 月(달월) 長(길장)
[67] 白酒紅人面 黃金黑吏心
술 빛깔은 희지만 사람이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고,
황금은 관리의 마음을 검게 만들기 쉽다.
白(흰백) 酒(술주) 紅(붉을홍) 人(사람인) 面(낯면)
黃(누를황) 金(쇠금) 黑(검을흑) 吏(벼슬아치리) 心(마음심)
[68] 男奴負薪去 女婢汲水來
하인은 나무를 해서 지고 가며, 하녀는 물을 길어 온다.
男(사내남) 奴(종노) 負(짐질부) 薪(섶나무신)
去(갈거) 女(계집녀) 婢(여자종비) 汲(길을급) 水(물수) 來(올래)
[69] 家貧思賢妻 國亂思良相
집이 가난할수록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울수록 어질고 양심 있는 재상을 생각한다.
家(집가) 貧(가난할빈) 思(생각할사) 賢(어질현) 妻(아내처)
國(나라국) 亂(어지러울란) 思(생각할사) 良(좋을량) 相(서로상)
[70] 碧海黃龍宅 靑松白鶴樓
푸른 바다는 황룡의 집이 되고,
푸른 소나무는 흰 학이 집으로 삼는다.
碧(푸를벽) 海(바다해) 黃(누를황) 龍(용룡) 宅(집택)
靑(푸를청) 松(소나무송) 白(흰백) 鶴(학학) 樓(다락루)
[71] 路凝千片玉 菊散一叢金
이슬이 맺히니 천 가지 구슬 모양이고,
국화가 만발하니 황금이 모여서 쌓인 것 같다.
路(길로) 凝(엉길응) 千(일천천) 片(조각편) 玉(옥옥)
菊(국화국) 散(흩을산) 一(한일) 叢(모일총) 金(쇠금)
[72] 水去不復回 言出難更收
물은 한 번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고,
말은 한 번 하면 다시 거둘 수가 없다.
水(물수) 去(갈거) 不(아닐불/부) 復(다시부; 돌아올복) 回(돌회)
言(말씀언) 出(날출) 難(어려울난) 更(다시갱) 收(거둘 수)
[73] 脫冠翁頭白 開襟女乳圓
노인이 머리에 쓴 관을 벗으니 백발이고,
여자가 옷깃을 여니 유방이 둥글고 아름답다.
脫(벗을탈) 冠(갓관) 翁(늙은이옹) 頭(머리두) 白(흰백)
開(열개) 襟(옷깃금) 女(계집녀) 乳(젖유) 圓(둥글원)
[74] 月爲無柄扇 星作絶纓珠
반달을 보니 자루 없는 부채 같고,
하늘의 별은 마치 흩어진 진주 구슬 같다.
月(달월) 爲(할위; 될위) 無(없을무) 柄(자루병) 扇(사립문선)
星(별성) 作(지을작) 絶(끊을절) 纓(갓끈영) 珠(구슬 주)
[75] 馬行狗隨後 牛耕犢臥原
말이 앞장서니 망아지가 뒤따라 가고,
소가 밭을 갈고 있는데 송아지는 들판에 누워 있다.
馬(말마) 行(갈행) 狗(개구) 隨(따를수) 後(뒤후)
牛(소우) 耕(밭갈경) 犢(송아지독) 臥(엎드릴와) 原(근원원)
[76] 月作雲間鏡 風爲竹裡琴
달이 뜨니 구름 사이의 거울처럼 보이고,
바람이 부니 대나무 숲에서 거문고 소리가 나는 듯 싶다.
月(달월) 作(지을작) 雲(구름운) 間(사이간) 鏡(거울경)
風(바람풍) 爲(할위; 될위) 竹(대죽) 裡(=裏,속 리) 琴(거문고 금)
[77] 綠水鷗前鏡 靑松鶴後屛
맑은 물은 갈매기의 거울이 되고,
푸른 소나무는 학을 위하여 병풍이 된다.
綠(초록빛록) 水(물수) 鷗(갈매기구) 前(앞전) 鏡(거울경)
靑(푸를청) 松(소나무송) 鶴(학학) 後(뒤후) 屛(병풍병)
[78] 花落憐不掃 月明愛無眠
꽃이 떨어지니 너무도 애련하여 차마 쓸지 못하겠고,
달이 휘영청 밝아 좀체로 잠들 수가 없다.
花(꽃화) 落(떨어질락) 憐(불쌍히여길련) 不(아닐불/부) 掃(쓸소)
月(달월) 明(밝을명) 愛(사랑애) 無(없을무) 眠(잠잘면)
[79] 柳色黃金嫩 梨花白雪香
버드나무 빛깔은 황금 같이 요염한 빛을 내고,
배나무 꽃은 흰 눈과 같이 희고 향기롭다.
柳(버들류) 色(빛색) 黃(누를황) 金(쇠금) 嫩(어릴눈)
梨(배나무리) 花(꽃화) 白(흰백) 雪(눈설) 香(향기향)
[80] 月移山影改 日下樓痕消
달이 옮기면 산 그림자가 자꾸 바뀌고,
해가 지면 집 그림자는 흔적이 없다.
月(달월) 移(옮길이) 山(뫼산) 影(그림자영) 改(고칠개)
日(해일) 下(아래하) 樓(다락루) 痕(흉터흔) 消(사라질소)
[81] 鳥飛枝二月 風吹葉八分
새가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팔락팔락 날아가고,
바람이 불면 팔랑팔랑 나뭇잎이 휘날린다.
鳥(새조) 飛(날비) 枝(가지지) 二(두이) 月(달월)
風(바람풍) 吹(불취) 葉(잎엽) 八(여덟팔) 分(나눌분)
[82] 天長去無執 花老蝶不來
하늘은 높고 멀어 가니 잡을 수가 없고,
꽃이 시드니 나비는 오지 않는다.
天(하늘천) 長(길장) 去(갈거) 無(없을무) 執(잡을집)
花(꽃화) 老(늙은이로) 蝶(나비접) 不(아닐불/부) 來(올래)
[83] 短池孤草長 通市求利來
작은 못에는 풀이 많이 자라지 못하고,
시장에는 장사꾼이 이득을 찾아 많이 모여든다.
短(짧을단) 池(못지) 孤(외로울고) 草(풀초) 長(길장)
通(통할통) 市(저자시) 求(구할구) 利(날카로울리) 來(올래)
[84] 好博閑忘宅 看章細覺情
도박을 좋아하니 집안 일에는 관심이 없고,
학문을 닦으려면 작은 일에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
好(좋을호) 博(넓을박) 閑(막을한) 忘(잊을망) 宅(집택)
看(볼간) 章(글장) 細(가늘세) 覺(깨달을각) 情(뜻정)
[85] 無水立沙鷗 排草失家蟻
물이 없는 모래사장에 갈매기는 서 있고,
풀이 없어지니 개미는 집을 잃어버린다.
無(없을무) 水(물수) 立(설립) 沙(모래사) 鷗(갈매기구)
排(밀칠배) 草(풀초) 失(잃을실) 家(집가) 蟻(개미의)
[86] 花作娼女態 松守丈夫心
아름다운 꽃은 미인의 얼굴 모양이고,
소나무는 군자의 절개를 상징하니 장부 마음을 지킨다.
花作娼女態 松守丈夫心
[87] 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
달은 하늘 가운데서 그 빛을 밝게 하고,
바람이 부는 것은 수면이 먼저 안다.
月(달월) 到(이를도) 天(하늘천) 心(마음심) 處(곳처)
風(바람풍) 來(올래) 水(물수) 面(낯면) 時(때시)
[88] 一般淸意味 料得少人知
장부의 마음은 항상 뜻을 맑게 하여야 하고,
물욕에 젖어 돈을 욕심내니 소인임을 알겠다.
一(한일) 般(돌반) 淸(맑을청) 意(뜻의) 味(맛미)
料(되질할료) 得(얻을득) 少(적을소) 人(사람인) 知(알지)
[89] 馬行千里路 牛耕百畝田
말은 천릿길을 달릴 수 있고,
황소는 백 이랑의 밭을 갈 수 있다.
馬(말마) 行(갈행) 千(일천천) 里(마을리) 路(길로)
牛(소우) 耕(밭갈경) 百(일백백) 畝(이랑묘) 田(밭전)
[90]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
오나라와 초나라는 동쪽과 남쪽으로 벌려 있고,
하늘과 땅은 낮과 밤으로 갈린다.
吳(나라이름오) 楚(모형초) 東(동녘동) 南(남녘남) 坼(터질탁)
乾(하늘건) 坤(땅곤) 日(해일) 夜(밤야) 浮(뜰부)
[91] 月爲大將軍 星作百萬師
밤하늘의 달은 대장군과 같고, 별은 백만 군사와 같다.
月(달월) 爲(할위; 될위) 大(클대) 將(장차장) 軍(군사군)
星(별성) 作(지을작) 百(일백백) 萬(일만만) 師(스승 사)
[92] 靑松君子節 綠竹烈女貞
푸른 소나무는 군자의 절개를 상징하고,
푸른 대나무는 열녀의 정절을 뜻한다.
靑(푸를청) 松(소나무송) 君(임금군) 子(아들자) 節(마디절)
綠(초록빛록) 竹(대죽) 烈(세찰렬) 女(계집녀) 貞(곧을정)
[93] 林風凉不絶 山月曉仍明
수풀 사이에 부는 바람은 서늘함이 끊어지지 않으며,
산에 걸려 있는 달은 새벽에 더욱 밝다.
林(수풀림) 風(바람풍) 凉(서늘할량) 不(아닐불/부) 絶(끊을절)
山(뫼산) 月(달월) 曉(새벽효) 仍(인할잉) 明(밝을명)
[94] 大旱得甘雨 他鄕逢故人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다가 단비를 만나니,
타향에서 옛 친구를 만난 것 같다.
大(클대) 旱(가물한) 得(얻을득) 甘(달감) 雨(비우)
他(다를타) 鄕(시골향) 逢(만날봉) 故(옛고) 人(사람인)
[95] 白日莫虛送 靑春不再來
세월을 뜻없이 보내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야 하나니,
젊은 시절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白(흰백) 日(해일) 莫(말막) 虛(빌허) 送(보낼송) 靑(푸를청)
春(봄춘) 不(아닐불/부) 再(두재) 來(올래)
[96] 日出扶桑路 暮入若木枝
해는 뽕나무밭 길 사이로 솟아오르고,
질 때는 나뭇가지 위로 넘어가는 것 같다.
日(해일) 出(날출) 扶(도울부) 桑(뽕나무상) 路(길로)
暮(저물모) 入(들입) 若(같을약) 木(나무목) 枝(가지지)
[97] 燕魚雕樑晩 鶯啼綠樹深
제비가 처마에서 우는 것은 독수리가 노리기 때문이요,
꾀꼬리가 우는 것은 숲이 우거졌기 때문이다.
燕(제비연) 魚(고기어) 雕(독수리조) 樑(들보량) 晩(저물만)
鶯(꾀꼬리앵) 啼(울제) 綠(초록빛록) 樹(나무수) 深(깊을심)
[98] 山深然後寺 花落以前春
산이 깊어야만 뒤쪽에 절을 짓는 법이고,
꽃이 떨어지지 않으니 아직 봄이다.
山(뫼산) 深(깊을심) 然(그러할연) 後(뒤후) 寺(절사)
花(꽃화) 落(떨어질락) 以(써이) 前(앞전) 春(봄춘)
[99] 猿嘯風中斷 漁歌月下門
원숭이 울음소리가 바람소리에 끊어지고,
어부의 노랫소리가 달빛 아래서 들린다.
猿(원숭이원) 嘯(휘파람불 소)風(바람 풍)中(가운데 중)斷(끊을 단)
漁(고기잡을어) 歌(노래가) 月(달월) 下(아래하) 聞(들을문)
[100] 山鳥下廳舍 檐花落酒中
산새가 집안 대청에 내려오고,
처마에 핀 꽃은 술잔에 떨어진다.
山(뫼산) 鳥(새조) 下(아래하) 廳(관청청) 舍(집사)
檐(처마첨) 花(꽃화) 落(떨어질락) 酒(술주) 中(가운데중)
[101] 人分千里外 興在一杯中
친구는 천 리 밖에 떨어져 있고,
즐기고 노는 것은 술 한 잔 속에 있다.
人(사람인) 分(나눌분) 千(일천천) 里(마을리) 外(밖외)
興(일흥) 在(있을재) 一(한일) 杯(잔배) 中(가운데중)
[102] 掬 水月在手 弄花香滿衣
두 손으로 물을 떠보니 달 또한 손 가운데 있고,
꽃을 가지고 놀았더니 그 향기가 옷에 가득 배어 있다.
掬(움킬국) 水(물수) 月(달월) 在(있을재) 手(손수)
弄(희롱할롱) 花(꽃화) 香(향기향) 滿(찰만) 衣(옷의)
[103] 興來無遠近 欲去惜芳菲
즐거움은 멀고 가까운 곳이 없이 오고,
가고자 하니 꽃의 향기가 마음을 붙들고 있다.
興(일흥) 來(올래) 無(없을무) 遠(멀원) 近(가까울근)
欲(하고자할욕) 去(갈거) 惜(아낄석) 芳(꽃다울방) 菲(엷을비)
[104] 雲作千層峯 虹爲百尺橋
구름은 천 층이나 되는 봉우리를 만들고,
무지개는 백 자나 되는 다리를 만든다.
雲(구름운) 作(지을작) 千(일천천) 層(층층) 峯(봉우리봉)
虹(무지개홍) 爲(할위;될위) 百(일백백) 尺(자척) 橋(다리교)
[105] 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
일찍 일어나 땅을 쓰니 황금이 나오고,
새벽에 문을 여니 만 가지 복이 온다.
掃(쓸소) 地(땅지) 黃(누를황) 金(쇠금) 出(날출)
開(열개) 門(문문) 萬(일만만) 福(복복) 來(올래)
[106] 洗硯魚呑墨 烹茶鶴避煙
연못가에서 벼루를 씻으니 고기가 먹물을 삼키고,
선경에서 차를 달여 먹으니 학은 연기를 피하여 날아간다.
洗(씻을세) 硯(벼루연) 魚(고기어) 呑(삼킬탄) 墨(먹묵)
烹(삶을팽) 茶(차다) 鶴(학학) 避(피할피) 煙(연기연)
[107] 柳塘春水漫 花塢夕陽遲
연못가에 버들이 늘어져 있으니 봄 물은 천천히 흐르고,
산등성이에 꽃이 만발하니 석양도 더디 간다.
柳(버들류) 塘(못당) 春(봄춘) 水(물수) 漫(질펀할만)
花(꽃화) 塢(둑오) 夕(저녁석) 陽(볕양) 遲(늦을지)
[108] 白蝶紛紛雪 黃鶯片片金
흰 나비가 날아가니 흰 눈이 내리는 것 같고,
누런 빛 꾀꼬리가 날으니 여러 조각의 황금이 쏟아지는 것 같다.
白(흰백) 蝶(나비접) 紛(어지러워질분) 紛(어지러워질분) 雪(눈설)
黃(누를황) 鶯(꾀꼬리앵) 片(조각편) 片(조각편) 金(쇠금)
[109] 文章李太白 筆法王羲之
세상에 글과 시를 잘한 사람 중에 이태백이 제일이요,
글자를 잘 쓰는 명필가로는 왕희지가 으뜸이다.
文(무늬문) 章(글장) 李(오얏리) 太(클태) 白(흰백)
筆(붓필) 法(법법) 王(임금왕) 羲(숨희) 之(갈지)
[110] 春意無分別 人情有淺沈
봄이 오니 마음은 분별할 수가 없으니,
인간의 정은 깊고 얕음이 있다.
春(봄춘) 意(뜻의) 無(없을무) 分(나눌분) 別(나눌별)
人(사람인) 情(뜻정) 有(있을유) 淺(얕을천) 沈(가라앉을심)
[111] 初月將軍弓 流星壯士矢
초생달은 장군의 활과 같이 생겼고,
별똥별이 흘러가니 장사가 쏘아 보낸 화살 같다.
初(처음초) 月(달월) 將(장차장) 軍(군사군) 弓(활궁)
流(흐를류) 星(별성) 壯(씩씩할장) 士(선비사) 矢(화살시)
[112] 氷解魚初躍 風和雁欲歸
봄에 얼음이 깨어지니 고기가 먼저 뛰어오르고,
봄이 오니 기러기는 북으로 바삐 날아간다.
氷(얼음빙) 解(풀해) 魚(고기어) 初(처음초) 躍(뛸약)
風(바람풍) 和(화할화) 雁(기러기안) 欲(하고자할 욕)歸(돌아갈 귀)
[113] 高山白雲起 南原方草綠
높은 산에는 흰구름이 하늘 높이 피어나고,
남쪽 언덕에는 향기로운 풀들이 푸르다.
高(높을고) 山(뫼산) 白(흰백) 雲(구름운) 起(일어날기)
南(남녘남) 原(근원원) 方(모방) 草(풀초) 綠(초록빛록)
[114] 父母千年壽 子孫萬世榮
부모님께서 오래오래 살아 계시기를 기원하고,
자손들은 만세를 영화롭게 번성하기를 기원한다.
父(아비부) 母(어미모) 千(일천천) 年(해년) 壽(목숨수)
子(아들자) 孫(손자손) 萬(일만만) 世(대세) 榮(꽃영)
[115] 竹筍尖如筆 松葉細似針
대나무의 어린 순은 마치 붓과 같고,
소나무의 잎은 가는 침과 같다.
竹(대죽) 筍(죽순순) 尖(뾰족할첨) 如(같을여) 筆(붓필)
松(소나무송) 葉(잎엽) 細(가늘세) 似(같을사) 針(바늘침)
[116] 水蓮天共碧 風與月雙淸
돌이 깔려 있는 길을 지팡이를 끌고 가니 닭들이 놀라 떠들고,
산 속에서 나무를 베니 꿩들이 놀라 달아난다.
水(물수) 蓮(연밥련) 天(하늘천) 共(함께공) 碧(푸를벽)
風(바람풍) 與(줄여; 더불여) 月(달월) 雙(쌍쌍) 淸(맑을 청)
[117] 曳杖石鷄鷄 伐木山雉雉
그 누구도 신하와 자식의 도리를 다하지 않으면 안 되나,
인간이 어찌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으랴.
曳(끌예) 杖(지팡이장) 石(돌석) 鷄(닭계) 鷄(닭계)
伐(칠벌) 木(나무목) 山(뫼산) 雉(꿩치) 雉(꿩치)
[118] 蝶翅輕 翻 粉 鶯聲巧囀簧
흰나미가 날면 하얀 가루가 흩날리는 것 같고,
꾀꼬리의 울음소리는 말할 수 없이 아름답게 들린다.
蝶(나비접) 翅(날개시) 輕(가벼울경) 翻(날번) 粉(가루분)
鶯(꾀꼬리앵) 聲(소리성) 巧(공교할교) 囀 (지저귈전) 簧(혀황)
[119] 五老峯爲筆 三湘作硯池
천하에 이름 높은 다섯 산봉우리로 붓을 삼고,
천하 으뜸가는 세 강을 먹물로 삼아 시를 짓고 싶다.
五(다섯오) 老(늙은이로) 峯(봉우리봉) 爲(할위;될위) 筆(붓필)
三(석삼) 湘(강이름상) 作(지을작) 硯(벼루연) 池(못지)
[120] 靑天一張紙 寫我腹中詩
푸른 하늘과 같이 넓은 종이를 만들어 펼치고,
내 마음 속에 있는 아름다운 시를 베끼고 싶다.
靑(푸를청) 天(하늘천) 一(한일) 張(베풀장) 紙(종이지)
寫(베낄사) 我(나아) 腹(배복) 中(가운데중) 詩(시시
[121] 林亭秋已晩 騷客意無窮
숲 속의 정자에는 가을이 이미 깊어졌는데,
소란스럽던 손님의 뜻은 헤아릴 수가 없다.
林(수풀림) 亭(정자정) 秋(가을추) 已(이미이) 晩(저물만)
騷(떠들소) 客(손객) 意(뜻의) 無(없을무) 窮(다할궁)
[122] 遠水連天碧 霜風向日紅
수평선과 하늘 끝은 맞닿은 것 같이 짙푸르고,
단풍에 서리가 내리니 태양과 같이 붉다.
遠(멀원) 水(물수) 連(잇닿을련) 天(하늘천) 碧(푸를벽)
霜(서리상) 風(바람풍) 向(향할향) 日(해일) 紅(붉을홍)
[123] 山吐孤輪月 江含萬里風
산등성이에 달이 뜨니 수레바퀴를 토해 내는 것 같고,
강은 만 리의 바람을 머금은 것 같다.
山(뫼산) 吐(토할토) 孤(외로울고) 輪(바퀴륜) 月(달월)
江(강강) 含(머금을함) 萬(일만만) 里(마을리) 風(바람풍)
[124] 塞鴻何處去 聲斷暮雲中
하늘가에 있는 기러기는 그 가는 곳을 모르겠고,
울음소리만 석양 구름 속에 이어졌다 끊어졌다 한다.
塞(변방새) 鴻(큰기러기홍) 何(어찌하) 處(곳처) 去(갈거)
聲(소리성) 斷(끊을단) 暮(저물모) 雲(구름운) 中(가운데중)
[125] 君在臣先死 母在子先死
임금이 아직 생존해 있는데 신하가 먼저 죽고,
부모가 살아 계신데 자식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君(임금군) 在(있을재) 臣(신하신) 先(먼저선) 死(죽을사)
母(어미모) 在(있을재) 子(아들자) 先(먼저선) 死(죽을사)
[126] 皆非臣子義 無柰死於死
모두가 신하와 아들의 의가 아니듯이 누구나
죽음에 처했을 때 어찌할 도리가 없다.
皆(다개) 非(아닐비) 臣(신하신) 子(아들자) 義(옳을의)
無(없을무) 柰(능금나무내) 死(죽을사) 於(어조사어) 死(죽을사)
[127] 擊鼓催人命 西風日欲斜
처형장의 북소리는 죄인의 생명을 재촉하고,
서풍이 부니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擊(부딪칠격) 鼓(북고) 催(재촉할최) 人(사람인) 命(목숨명)
西(서녘서) 風(바람풍) 日(해일) 欲(하고자할 욕)斜(비낄 사)
[128] 黃泉無客店 今夜宿誰家
황천으로 가는 길에는 주막조차 없다는데,
오늘밤은 뉘 집에서 잠을 자고 갈거나.
黃(누를황) 泉(샘천) 無(없을무) 客(손객) 店(가게점)
今(이제금) 夜(밤야) 宿(묵을숙) 誰(누구수) 家(집가)
[129] 秋風唯苦吟 世路少知音
가을 바람은 쓸쓸하게 들리고 울적한데,
세월이 흘러가는 것을 우리가 어찌 알 수 있으랴.
秋(가을추) 風(바람풍) 唯(오직유) 苦(쓸고) 吟(읊을음)
世(대세) 路(길로) 少(적을소) 知(알지) 音(소리음)
[130]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한밤중 창 밖에 비가 내리고,
등잔불을 보니 만 리나 떨어진 고향 생각이 절로 난다.
窓(창창) 外(밖외) 三(석삼) 更(다시갱) 雨(비우)
燈(등잔등) 前(앞전) 萬(일만만) 里(마을리) 心(마음심)
[131] 十五越溪女 羞人無語別
십오 세의 아리따운 처녀가 시내를 건너가니,
보는 사람들마다 말을 잃고 넋이 빠져 있다.
十(열십) 五(다섯오) 越(넘을월) 溪(시내계) 女(계집녀)
羞(바칠수) 人(사람인) 無(없을무) 語(말씀어) 別(나눌별)
[132] 歸來掩重門 泣向梨花月
돌아오는 길에는 문을 엄중히 단속하고,
달빛 아래 배나무 꽃을 향하여 읆조리네.
歸(돌아갈귀) 來(올래) 掩(가릴엄) 重(무거울중) 門(문문)
泣(울읍) 向(향할향) 梨(배나무리) 花(꽃화) 月(달월)
[133] 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
어제는 천하에 유명한 영명사 지나오는 길에,
잠시 부벽루 정자에 올라 경치를 구경하였다.
昨(어제작) 過(지날과) 永(길영) 明(밝을명) 寺(절사)
暫(잠시잠) 登(오를등) 浮(뜰부) 碧(푸를벽) 樓(다락루)
[134] 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
옛 성은 쓸쓸하게 비어 있고 달빛만 휘황한데,
이끼 낀 돌만이 천 년의 세월을 알린다.
城(성성) 空(빌공) 月(달월) 一(한일) 片(조각편)
石(돌석) 老(늙은이로) 雲(구름운) 千(일천천) 秋(가을추)
[135] 麟馬去不返 天孫何處有
기린과 말은 달려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젊은이들은 어느 곳이나 다니면서 놀고 있다.
麟(기린린) 馬(말마) 去(갈거) 不(아닐불/부) 返(돌아올반)
天(하늘천) 孫(손자손) 何(어찌하) 處(곳처) 有(있을유)
[136] 長嘯依風燈 山靑江自流
휘파람 소리는 바람과 함께 돌담을 넘어 멀리 퍼지고,
푸른 산을 옆에 끼고 강물은 유유히 흘러간다.
長(길장) 嘯(휘파람불소) 依(의지할의) 風(바람풍) 燈(등잔등)
山(뫼산) 靑(푸를청) 江(강강) 自(스스로자) 流(흐를류)
[137] 水國秋光暮 驚寒雁陳高
바닷가의 가을 하늘은 점점 어두어지고,
날씨가 차가워지니 기러기 떼는 높이 날아간다.
水(물수) 國(나라국) 秋(가을추) 光(빛광) 暮(저물모)
驚(놀랄경) 寒(찰한) 雁(기러기안) 陳(늘어놓을진) 高(높을고)
[138] 憂心輾轉夜 殘月照弓刀
울적한 마음으로 온 밤을 꼬박 지새니,
서쪽으로 지는 이지러진 달 모양이 마치 궁도 같다.
憂(근심할우) 心(마음심) 輾(구를전) 轉(구를전) 夜(밤야)
殘(해칠잔) 月(달월) 照(비출조) 弓(활궁) 刀(칼도)
[139] 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
봄철의 이슬비는 옷깃을 적시지 못하고,
깊은 밤에 작은 소리만 들린다.
春(봄춘) 雨(비우) 細(가늘세) 不(아닐불/부) 滴(물방울적)
夜(밤야) 中(가운데중) 微(작을미) 有(있을유) 聲(소리성)
[140] 雪盡南溪漲 草芽多少生
봄에 눈이 녹으니 남쪽 시냇물은 넘칠듯이 흐르고,
풀잎의 싹들은 다투어 자란다.
雪(눈설) 盡(다될진) 南(남녘남) 溪(시내계) 漲(불을창)
草(풀초) 芽(싹아) 多(많을다) 少(적을소) 生(날생)
[141] 獨坐無來客 空庭雨氣昏
아무도 찾아오는 이 없이 홀로 앉아 있으니,
정원은 텅 비어 있고 석양의 부슬비와 함께 날이 저문다.
獨(홀로독) 坐(앉을좌) 無(없을무) 來(올래) 客(손객)
空(빌공) 庭(뜰정) 雨(비우) 氣(기운기) 昏(어두울혼)
[142] 魚搖荷葉動 鵲踏樹梢翻
고기가 뛰놀면 연꽃잎도 따라서 움직이고,
까치가 나뭇가지 끝을 걸어다니니 나뭇잎이 뒤집힌다.
魚(고기어) 搖(흔들릴요) 荷(연하) 葉(잎엽) 動(움직일동)
鵲(까치작) 踏(밟을답) 樹(나무수) 梢(나무끝초) 翻(날번)
[143] 琴潤絃猶響 爐寒火尙存
거문고 줄은 타니 소리가 더욱 곱게 들리고,
화로에는 추위와 불이 함께 있다.
琴(거문고금) 潤(젖을윤) 絃(악기줄현) 猶(오히려유) 響(울림향)
爐(화로로) 寒(찰한) 火(불화) 尙(오히려상) 存(있을존)
[144] 泥途妨出入 終日可關門
진흙길을 오가는 데 방해가 되어,
하루 종일 걸어서야 겨우 관문에 도착한다.
泥(진흙니) 途(길도) 妨(방해할방) 出(날출) 入(들입)
終(끝날종) 日(해일) 可(옳을가) 關(빗장관) 門(문문)
[145] 春蠶到死絲方盡 蠟燭成恢淚始乾
봄 누에는 죽어서야 실 뽑기 그치고,
촛불은 재 돼야 비로소 눈물 마른다. 이상은(李商隱)의 唐詩 구절
蠶(누에잠) 方(바야흐로, 곧방) 盡(다하다진)
蠟(밀납) 恢(변하다회 淚(눈물루) 始(비로소시) 乾(마르닥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