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은 다가가기에 너무 어렵다고? 거창하다고? 졸리다고? 지금까지 클래식 음악을 딱딱하게만 여겨 왔다면 당신의 머리를 몽땅 비우고 다시 시작할 때다. 클래식 음악은 알면 알수록 즐겁고,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이 차분해지는 마력이 있다. 클래식 젬병인 당신을 위해 곡명을 읽는 방법부터 공연을 즐기는 매너까지 쉽고 친절한 가이드를 마련했다. 클래식 음악은 가요나 팝처럼 그저 음악의 한 종류일 뿐이다. 미리부터 겁먹지 말고 M25를 믿고 따라와 보라.
에디터 유미지 포토그래퍼 최해성 김영준 신지연 모델 김성우
part 1 맨땅 헤딩은 끝! 클래식 기초 정리
클래식 음악을 듣기로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발목을 잡는 건 사전 지식이 많아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다. 그렇다고 미리 기죽지 말자. 기초 지식만 쌓으면 클래식 음악도 쉽다. 글 황진규(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이란? 고대 로마 시민의 계급 중 최상급을 일컫는 라틴어 ‘클라시쿠스(Classicus)’에서 비롯되었다. ‘잘 정돈된, 품위 있는’이라는 뜻. 클래식 음악이란 17~19세기말까지의 음악을 뜻한다.
클래식 음악의 종류 주로 편성, 다시 말해 어떤 악기가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교향곡 = 심포니(Symphony) 교향곡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을 말하며, 웅장하고 화려한 관현악이 주류를 이룬다. 관현악곡은 교향곡 중에서 가장 엄격하고 편성이 크다. 오케스트라 외에 성악이 가세할 경우 규모는 더욱 커진다.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8번은 초연 때 오케스트라와 독창자, 합창단을 합쳐 무려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연주했기 때문에 ‘천인(千人) 교향곡’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 밖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발레나 춤곡, 모음곡, 교향시 등은 대개 관현악곡으로 통칭한다.

협주곡 = 콘체르토(Concerto) 콘체르토는 ‘경합하다’의 뜻을 지닌 라틴어 ‘콘케르타레(Concertare)’에서 나온 말로,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는 협주곡을 뜻한다. 일반적으로는 화려한 연주기교를 구사하는 독주 악기(또는 독주 악기군)와 관현악을 위해 작곡된 기악곡을 가리키며, 관현악곡과 따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지휘자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와 별도로 자신의 파트 연주를 독주자가 서로 경쟁하는 짜임새가 특징이다. 오케스트라 편성은 독주 악기의 음량을 감안해서 교향곡 때보다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주자의 수는 보통 한 명에서 많게는 서너 명까지 가능하다.

실내악 = 챔버 뮤직(Chamber Music) 실내악이란 문자 그대로 실내에서 연주하기에 적합한 규모의 곡을 말하는 것으로 챔버 뮤직이라고도 불린다. 연주하는 악기 수에 따라 듀오(Duo), 트리오(Trio), 콰르텟(Quartet), 퀸텟(Quintet) 등이 있다. 이는 각각 이중주, 삼중주, 사중주, 오중주를 말한다. 연주자 수에 따라 이중주에서 십중주까지 있으나, 팔중주 이후는 작품이 거의 없다. 인원수가 10명을 넘어가면 실내악단이라기보다는 챔버 오케스트라에 더 가까워진다.

독주곡 = 소나타(Sonata) 소나타는 독주자가 연주하는 곡을 의미한다. ‘바이올린 소나타’나 ‘첼로 소나타’ 같은 곡에서는 보통 피아노가 반주를 맡는데, 이 경우 엄밀히 말해 이중주로 실내악에 해당한다. 반주 없이 연주할 경우 앞에 ‘무반주’란 명칭이 붙는다. 이렇게 악기 하나만으로 연주하는 곡이 독주곡이다.
아하, 그게 그 장면?
영화 속 클래식
1 아마데우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일생을 다룬 전기영화 <아마데우스>. 소나타, 심포니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작곡에 능했던 모차르트는 이 영화에서 피아노로 소나타를 연주하는 모습, 오페라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모습 등을 보여 준다.
2 샤인 눈부신 재능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버린 죄책감과 성공에 대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신경쇠약에 시달린 데이빗 헬프갓의 인생을 다룬 영화. 이 영화에서 데이빗은 ‘악마의 교향곡’이라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완벽하게 연주해 낸다.
3 불멸의 연인 루드비히 베토벤의 오랜 친구, 안톤 쉰들러가 베토벤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으면서 시작되는 영화. 베토벤의 유명한 소나타인 ‘엘리제를 위하여’가 영화 속에서 흘러 나온다.
4 홀랜드 오퍼스 항상 작곡만을 염두에 두고 살아가던 음악가인 홀랜드 오퍼스가 어쩔수 없이 음악교사가 되면서 펼쳐지는 스토리. 구제불능의 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이해와 사랑으로 감싸며 교향악단을 만들고 홀랜드의 초연 작품 ‘아메리카 교향곡’을 지휘하며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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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가 뭐야? 오케스트라는 현·관·타악기 주자 60~120명이 모여 지휘자의 지휘 아래 연주하는 악단을 말한다. 간혹 ‘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나 우리나라의 ‘세종 솔로이스츠’처럼 지휘자가 없는 오케스트라도 있다. 단원 수가 15~40명인 챔버 오케스트라나 현악기만으로 이루어지는 현악 오케스트라도 오케스트라에 속한다.
오케스트라의 종류 오케스트라 앞에 ‘챔버’라는 말이 붙으면 악단 규모를 가리키는 수식어임은 이제 알겠다. 그런데 ‘필하모닉’과 ‘심포니’의 차이는 대체 뭐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Philharmonic Orchestr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란 개인의 후원을 모아서 설립한 경우를 말한다. 필하모닉의 어원은 ‘음악 애호’ 또는 ‘음악 애호가’. 왕정시대에는 주로 귀족층이, 근대 이후에는 부르주아들이 주로 후원자가 되었다. 부유층이 후원자다 보니 대우도 더 좋고 실력도 뛰어난 연주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회원들만을 상대로 하는 탓에 배타적 성향이 강하다. 일본에서 쓰고 있는 것처럼 약칭을 ‘필’로 해서 ‘베를린 필’이나 ‘뉴욕 필’ 등으로 줄여 부르기도 한다.
심포니 오케스트라(Symphony Orchestra)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지방 행정단체나 공공기관에 설립한 경우. 교향곡(Symphony)과 관현악단(Orchestra)의 합성어다. 후원금으로 운영되던 ‘필하모닉’과는 달리 청중들에게 입장료를 받고 연주회를 개최하는 비용으로 운영된다. 덕분에 역사적 전통이 강한 유럽에서는 한 도시에 ‘필하모닉’과 ‘심포니’가 있을 경우, 전자의 수준을 더 높게 평가하기도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런던 심포니가 런던 필하모닉보다 좀더 뛰어난 악단이라는 점은 많은 이가 인정하고 있기 때문. 최근엔 필하모닉의 후원금 비중이 전체 수입의 절반을 밑돌게 되면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차이는 거의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식의 명칭을 일절 붙이지 않는 유명 오케스트라도 있다.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나 파리 오케스트라 등이 그 예다.
챔버 오케스트라(Chamber Orchestra) 교향악단과 마찬가지로 실내악(Chamber Music)과 관현악단(Orchestra)의 합성어. 비교적 소규모로 편성되어 작은 크기의 공연장에서 주로 연주하는 관현악단을 말한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나 교향악단 등 정규 관현악단이 대개 70~120명의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데 반해, 챔버 오케스트라는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30~50명의 인원으로 구성된다.
오페라 오케스트라(Opera Orchestra) ‘오페라 오케스트라’란 문자 그대로 오페라단 소속으로 오페라나 발레 등의 무대작품 공연 시에 반주만 하는 오케스트라다. 대개 무대와 객석 사이에 위치한 공간인 오케스트라 피트(Orchestra Pit)에 위치하며, 대부분 해당 오페라단이나 오페라극장 전속인 경우가 많다. 드물지만 빈 필하모닉과 빈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처럼 같은 악단이 경우에 따라 이름만 바꿔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
방송 교향악단(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방송 교향악단(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은 방송사에서 자체 소속 오케스트라를 둔 경우다. KBS 교향악단이 대표적인 방송 교향악단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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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이제 실전이다! 클래식에 도전하라
클래식 음악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이제 감 잡았지? 지금부터는 클래식 음악의 곡명 읽는 법과 공연별 감상 포인트를 알려 줄게. 이것만 알면 클래식 공연이 재미있을 거야. 글 장지영(국민일보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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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명 읽는 방법 귀로는 익숙한 클래식 음악. 그러나 가사도 없고 연주시간도 긴 클래식 음악 악보는 아무리 봐도 어렵다. 게다가 곡명까지 영어로 써 있어서 현기증이 날 지경. 하지만 와인 라벨을 읽을 줄 알면 더욱 맛있는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것처럼 클래식도 곡명만 읽을 줄 알면 두려움 없이 즐길 수 있다.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 본 적 있는 클래식, 유식하게 이름 한번 외워 주자.
클래식 곡은 대체로 ‘제목, 제〜번, 〜장조(또는 단조), 작품번호〜’라는 식으로 읽는다. 그리고 메이저(Major)는 장조, 마이너(minor) 는 단조를 뜻하는데 A-B-C-D-E-F-G (가-나-다-라-마-바-사) 순이다. 예를들어 설명하겠다. ex) BEETHOVEN Symphony No.5 in C minor, Op. 67
▶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작품번호 67로 읽는다. 이 곡은 누구나 한 번은 들어 봤을 베토벤의 ‘운명’. ex) BRAHMS Piano Quartet No.2 in A major, Op. 26
▶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 2번 A장조 작품번호 26으로 읽는다.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로는 두 번째 작품이고 전체 작품으로는 26번째라는 뜻.
클래식에서 자주 나오는 Op는 ‘작품’이란 뜻을 지닌 이탈리아어 ‘Opus(오푸스)’의 약자.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에 번호를 붙이는 것은 베토벤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베토벤 이전에 태어난 모차르트나 하이든, 바흐는 자신의 작품에 번호를 매기지 않아 사후 학자들이 정리한 경우가 많다. 모차르트의 경우, 독일의 학자 쾨헬이 총정리한 덕분에 쾨헬의 이니셜 ‘K’가 붙었고, 하이든은 독일 작가 호보켄이 정리해서 ‘Hob’가 붙었다. 바흐는 ‘바흐 작품 목록’이라는 뜻의 독일어 약자인 ‘BWV’를 붙인다. ex) MOZART Concerto for Flute and Orchestra in G Major, K 31
▶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G장조 작품번호 313번으로 읽는다. |
요즘 뜨는 차세대 클래식 아티스트 5인
김선욱 올해 꽃띠 스무 살 청년인 피아니스트 김선욱. 최근 그는 지휘자 정명훈, 첼리스트 장한나, 지휘자 사이먼 래틀, 첼리스트 요요마 등을 보유한 세계 굴지의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 아스코나스 홀트와 계약하면서 세계 무대로 뻗어 나갈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은 피아니스트지만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전도 유망한 클래식 아티스트다.
리처드 용재 오닐 이제 우리에겐 너무 유명해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2006년, 미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상인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수상하면서 국제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석사 학위, 줄리어드 음악원의 아티스트 디플로마 프로그램에 입학한 최초의 비올리니스트인 용재 오닐은 현재 UCLA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랑랑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당당히 출연한 피아니스트 랑랑. 랑랑은 베를린 필, 빈 필, 미국 빅 파이브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최초의 중국인 피아니스트며, 유니세프 역사상 최연소 국제친선대사이다. <뉴욕 타임스>와 <월 스트리트 저널>이 뽑은 ‘세계를 움직이는 젊은이 2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니엘 하딩(Daniel Harding) 영국 옥스퍼드 출신인 다니엘 하딩. 올해 35세인 다니엘은 전 베를린 필 지휘자인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발탁한 차세대 지휘자다. 1996년, 21세의 나이로 베를린 필을 이끈 최연소 지휘자라는 명기록을 세우며 유명세를 얻은 그는, 20대에 프랑스의 유명한 음악 축제 ‘엑상프로방스’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현재 스승인 클라우디오 아바도로부터 말러 챔버 오케스트라를 물려받아 상임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Dudamel) 베네수엘라 출신의 27세 신예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은 베네수엘라의 저소득층 청소년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통해 성장했다. 두다멜은 지난해 스웨덴 예테보리 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데 이어, 미국의 명문 교향악단 LA 필하모닉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상태. 세계 유명 클래식 음반 레이블인 DG와 전속계약을 맺은 그의 커리어는 계속 상승 중이다.
사진제공 유니버설 뮤직, 크레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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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별 감상 포인트를 알아 둬!
1 오케스트라&교향악단은 지휘자에 주목하라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가면 지휘자가 나오기 전에 바이올린 연주자 한 명이 먼저 나온다. 이가 바로 콘서트마스터로 불리는 오케스트라 악장. 악장은 주로 바이올린 수석이 맡게 되며 악장이 바이올린 소리를 내면 다른 단원들이 여기에 음을 맞춰 소리를 조절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오케스트라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지휘자다. 군대로 치면 총지휘관인 지휘자가 수많은 악기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음악의 질이 달라진다. 실제로 같은 모차르트의 교향곡이라도 어떤 지휘자는 매우 섬세하게 표현하고, 어떤 지휘자는 활기 넘치게 표현한다. 이러한 차이는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알 수 있으므로 공연 시 지휘자에 따라 달라지는 음악의 차이에 주목해 보자.
2 협주곡 공연에선 기싸움을 관찰하라 하나의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콘체르토 공연의 포인트는 바로 ‘기 싸움’이다.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경쟁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 협연자의 기세에 눌려 지휘자가 리드를 당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오케스트라의 사운드에 협연자의 연주가 묻혀 버리는 상황도 생겨난다. 이런 협주곡에서 가장 묘미로 꼽히는 것은 독주 악기의 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한 ‘카덴차(Cadenza)’. 카덴차란 독주 악기가 자신의 기량을 최고로 발휘하기 위해 오케스트라 반주 없이 자유롭게 홀로 연주하는 부분을 말한다. 예전에는 작곡가가 적당한 곳을 지정해 주면 연주자가 즉흥적으로 연주했지만 지금은 작곡가들이 이미 써 놓은 대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3 실내악에선 연주자들의 교감을 읽어라 실내악은 원래 귀족의 살롱에서 발달된 것으로, 넓은 홀에서 드라마틱하고 박력 있게 연주되는 교향곡이나 협주곡과 달리 섬세하고 잔잔한 것이 특징이다. 마치 친한 친구들까지 모여서 주거니 받거니 서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연주하는 것이 실내악 콘서트의 감상 포인트. 공연 시 독주자나 지휘자가 따로 없으며 연주자들은 무언의 대화와 음을 통한 교감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연주자들은 젊었을 때는 자신이 돋보이는 독주회나 협연을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잘 맞는 연주자들과 실내악을 하는 것을 즐긴다. 현재 ‘피아노의 여제’로 불리는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일찌감치 독주와 협연을 그만두고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이머 등 친한 연주자들과 실내악에만 몰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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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 퀴즈로 알아보는 클래식 매너 상식
1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는다 정답은 O. 악장은 클래식 곡을 이루는 기본 단위를 말하는 것으로 관객은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가만히 기다렸다가 마지막 악장까지 곡이 완전히 끝나면 박수를 친다. 예를 들어 4악장으로 구성된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과 3악장으로 구성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을 때, 박수는 몇 번 치면 될까? 정답은 각 작품이 끝났을 때, 딱 두 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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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곡이 끝난 뒤 박수는 음이 끝나갈 때쯤 친다 정답은 X. 곡이 끝난 뒤에 박수를 칠 때는 악기의 마지막 음이 다 끝난 뒤에 쳐야지 미리 쳐서는 안 된다. 연주자가 연주를 제대로 마무리할 기회를 뺏는다는 점에서 연주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연주자가 악기에서 손을 완전히 뗐을 때 또는 지휘자가 지휘봉을 내린 뒤 객석을 향해 돌아설 때 박수를 친다. |
3 콘서트가 끝난 뒤 ‘잘 했다’는 의미로 ‘휙’ 하고 휘파람을 분다 정답은 X. 대중가요 콘서트에서 휘파람을 부는 것은 상관없지만, 클래식 콘서트에서는 휘파람을 부는 것은 에티켓에 어긋난다. 유럽에선 휘파람을 부는 것이 ‘연주를 못 했다’는 야유의 뜻이기 때문. 만약 박수만으로 부족할 만큼 감동적이었다면 발로 바닥을 굴러 소리를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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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리사이틀의 경우 한 작곡가의 곡이 다 끝나면 박수 친다 정답은 O. 가곡 리사이틀의 경우 한 작곡가의 곡이 이어지면 그 한 묶음의 곡이 끝날 때까지 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소프라노 조수미가 콘서트에서 24곡으로 이뤄진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불렀을 때 박수는 노래 24곡을 다 불렀을 때 딱 한 번 치면 된다. 만약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가운데 5곡,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중 3곡, 멘델스존의 ‘무언가집’ 중 4곡 그리고 슈만의 ‘시인의 사랑’ 중 5곡을 불렀을 때 박수는 몇 번 치면 될까? 답은 총 세 번. 슈베르트의 8곡을 모두 부르고 난 뒤에 한 번. 멘델스존과 슈만의 가곡이 각각 끝났을 때 한 번씩 친다. |
5 오페라 역시 클래식 콘서트처럼 악장 중간에 박수를 치지 않는다 정답은 X. 절대로 박수 쳐서는 안 되는 클래식 콘서트와 달리 오페라는 막이 내릴 때마다 치는 것은 기본이고, 극이 진행되는 중간에도 성악가가 아리아를 열창하면 박수를 보내는 게 예의다. 이때 성악가가 남자 1명이면 ‘잘한다’는 뜻의 이탈리아어인 ‘브라보’, 여자 1명이면 브라보의 여성형인 ‘브라바’, 남녀 관계없이 2명 이상이면 브라보의 복수형인 ‘브라비’를 외친다. 이런 용어가 입에 익숙지 않다면 그냥 ‘와’ 하고 소리질러도 무방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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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직장인 오케스트라, 인생을 바꿨다
부러운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이름은 직장인 오케스트라. 비록 아마추어지만 음악이 있어 행복하다는 그들은 클래식으로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삼성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같은 회사에 이렇게 마음 맞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2002년 11월 창단한 삼성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삼성본사,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에스원 등 총 30개 계열사 직원 중 클래식을 좋아하는 1100여 명이 모여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다. 1년에 한 번씩 정기적 연주회를 개최하며, 연주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www.kclf.org)을 후원하고 있다.
1 튜바 최용호(48세) 군악대에서 시작하게 된 튜바. 튜바의 저음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지요. 제 나이에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함께 연주하고 화음을 만들며 활동할 수 있어서 좋아요.
2 트럼본 길원탁(31세) 고등학교에서 서클활동을 통해 처음 트럼본을 불었어요. 하도 못 해서 선배들한테 맞으면서 배웠는데 지금은 회사생활의 청량제가 되었네요, 하하. 오케스트라를 통해 새로운 음악을 하나하나 배워 가는 보람이 얼마나 큰지 아마 직접 해보지 않고선 모르실걸요?
3 호른 김용재(27세) 고등학교 친구 따라 배우게 된 호른. 장과 장을 이어 주는 중요한 존재랍니다. 지금은 마음의 안식처가 된 클래식 음악 때문에 일도 열심히, 음악도 열심히 하게 되었어요. 음악이 너무 좋아서 오케스트라 연습 때면 힘들어도 웃음이 나요!
4 콘트라베이스 박태희(30세) 다른 친구들은 어렸을 때 피아노도 배우고 하던데,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무경험자였어요. 한마디로 ‘무모한 도전’이었죠. 하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하는 오케스트라 활동 덕에 ‘연주자’라는 또 다른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제게 있어 클래식은 ‘모험’입니다.
5 바이올린 박교명(30세) 처음엔 뭣 모르고 엄마 손에 이끌려 배운 바이올린. 지금은 삶의 활력을 주는 매개체입니다. 멜로디를 주도하며 오케스트라를 리드해 나가는 바이올린의 역할이 맘에 들어요. 더불어 직급을 떠나 사원부터 임원까지 음악을 즐기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 ‘열심히 해야겠다’ 싶죠.
6 트럼펫 김혜진(26세) 저는 처음에 플롯을 불었어요. 그런데 대학 후배가 군대 가면서 제게 트럼펫을 맡기고 가지 뭐예요? 그때부터 시작했는데 트럼펫은 플롯과 달리 힘 속에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있더라고요. 오케스트라 활동은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하나 이뤄 가는 성취감이 있어요.
7 첼로 박상혁(28세) 어릴 때 피아노 치기 싫어서 첼로를 시작했는데 소리 한 번 듣고 완전히 매료되었어요. 클래식 하면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사실 절대 어렵지 않아요. 스펙 따질 필요없이 그냥 가요처럼 들으면 되거든요. 클래식도 일상생활 속 흐르는 음악일 뿐인거죠.
8 팀파니 안승빈(22세) 초등학교 6학년 때, 클래식 공연을 갔다가 베토벤의 ‘운명’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때 본 팀파니의 모습에 반해 버리고 말았죠. 팀파니 별명이 뭔줄 아세요? 세컨드 마에스트로래요. 지휘자가 없을 때, 팀파니가 잘해야 다른 악기들이 잘 따라올 수 있거든요. 이왕 배운 거 썩히기 아깝잖아요. 그래서 취미로 계속하려고요.
9 제1바이올린 콘서트 마스터 김현석(27세) 초등학생 때 우연히 들은 클래식 음악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바이올린은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고 하잖아요. 제가 콘서트마스터다 보니 오케스트라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은 있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10 플롯 박수희(28세) 저는 입사 후에야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늦깎이 오케스트라 단원이에요. 플룻은 함께 숨쉬고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연주활동도 하고 사회봉사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저희 오케스트라의 장점이죠.
11 클라리넷 유경미(27세) 클라리넷은 오케스트라 내에서 많아야 4명밖에 없는 솔로 악기예요. 튀면서도 남들과 조화되는 양면을 갖고 있는 악기죠. 물론 혼자 할 수도 있지만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함께 연주하는 건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연주하다 보면 짜릿짜릿, 소름이 돋는다니까요.

테헤란 벨리 오케스트라
그저 클래식 음악이 좋아 한자리에 모인 직장인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하지만 단순히 취미활동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클래식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기에 솜씨는 전문가 못지않다. 오케스트라를 통해 삶이 더욱 즐겁고 행복해진 이야기. 프리랜서 이송해
1 세컨드 바이올린 장은화(26세·교학사) 중학교 때 시작한 현악부 활동에 미련이 남았나 봐요. 고등학생, 대학생을 지나 직장인이 돼서야 바이올린을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클래식은 바쁜 일상에 지친 저를 정화해 주는 산소 같아요. 주말만 되면 오케스트라 연습 갈 생각에 친구들과 약속도 미룰 만큼 바이올린에 푹 빠져버렸거든요.
2 비올라 나형준(28세·하이닉스) 비올라의 매력은 바이올린이나 첼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드럽고 애잔한 음색이에요. 연습할수록 좋아지는 비올라의 선율 때문에 더 연습을 하게 돼요. 연습하다 보니 연주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에 대해 다양하게 공부해 보고 싶은 욕심까지 생겼죠. 이제 클래식은 평생을 걸쳐 이루고 싶은 저의 목표랍니다.
3 퍼스트 바이올린 콘서트 마스터 최석우(29세·인피니트) 다섯 살 때부터 시작한 바이올린이었지만, 연주자를 직업으로 택하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음악가로서의 욕심은 버릴 수 없었죠. 테헤란 벨리 오케스트라는 저에게 오아시스예요. 단순히 취미로 악기를 연주하는 게 아니라 진정 음악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들과 함께 만들어 내는 선율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찬 감동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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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첼로 장유림(32세·경기도청) 제게 있어서 음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매개체예요. 아는 선배의 권유로 시작한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더욱 즐거워졌거든요. 각 파트를 맡은 연주자들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니 저의 음악은 물론 인간관계까지 성숙해지더군요.
5 콘트라베이스 김재욱(39세·현대 엔지니어링) 클래식에 ‘클’자도 몰랐어요. 테헤란 벨리 오케스트라에서 콘트라베이스를 시작하기 전 까지는 클래식은 나와는 상관없는 고상한 취미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아내의 권유로 시작한 클래식은 TV보다 쉽고 재밌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저 자신이 새롭게 태어난다고나 할까요. 요즘엔 사람들만 보면 오케스트라를 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얘기하느라 입이 아플 정도라니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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