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를 등에 업고 성장해 무려 14년동안 시의 지위까지 떳떳이 누렸던 송탄.
지금은 비록 평택시에 흡수된 한 지역에 불과하지만, 생활권도 엄연히 평택과는 다르고,
서정동, 지산동 일대에 대규모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구 평택시 지역보다 인구도 더 많다.
하지만 통합되어 서서히 세월이 흐르면서 송탄의 모든 것들은 점점 평택에 동화되어 가고 있다.
평택보다 조금 더 서울, 수원과 가깝다는 점을 제외하면 입지도 훨씬 불리하기 때문에,
안중, 안성, 천안, 용인 등 주변 도시와의 연계가 전부 평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송탄은 이젠 평택의 한 지역에 불과한 동네로 전락하고 말았고,
그 때문에 철도변 주변의 구 송탄시내는 유동인구의 감소와 함께 엄청난 슬럼프를 겪기 시작했다.
구 송탄시내의 중심지였던 송탄터미널도 예외가 아닌지라,
송탄터미널 주변의 상권은 번성했던 예전을 찾기 힘들 정도로 침체되어 있으며
터미널의 으리으리한 규모에 비해선 시설도 낡고, 이용객들도 적다.
송탄시로서 당당하게 전성기를 누렸던 것이 옛 일이라는게, 터미널의 모습만 봐도 확연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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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터미널은 구 송탄시 시절 최고 중심지였다.
이 지역의 모든 상권이 터미널 주변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며,
수시로 시내버스도 다니고 군사도시의 성격상 각종 유흥업소가 주변에 판을 치고 있었다.
분위기야 어찌 됐든 상당히 활기찬 모습을 하고 있었던 곳. 그 때문에 터미널 건물도 엄청나게 크다.
그리고 터미널 윗층으로는 각종 유흥업소가 아직도 꿋꿋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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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송탄터미널 내부 전경.
그 크기와 규모로만 보자면 평택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다.
하지만 평택터미널 내부건물보다 규모는 두 배나 크면서,
터미널 안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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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같으면 빈 자리 없이 꽉꽉 차있어야 할 의자마저 텅텅 비어있다.
그리고 송탄터미널 내부의 상가는 임대 표지판으로 도배되다시피 하다.
그나마 남아있는 몇 상점들도 죄다 불을 꺼놓고 있어, 굉장히 어두운 기류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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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터미널 각 방면 시간표라고 쓰여져 있는 것도,
다른 터미널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행 운행중단'마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구 10만명 이상 도시들의 터미널에선 '경축 ~행 개통'으로 도배되는 것이 보통인데,
송탄은 '~행 개통'보다는 '~행 운행중단'이라는 암울한 문구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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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의 행정구역은 경기도이지만, 정작 서울과는 50km 이상 멀리 떨어져 있어 서울로의 통근수요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서울, 남부 등으로 운행하는 시외버스 노선이 꽤 자주 운행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바로 인근에 송탄역이 전철역으로 새롭게 변신한 이후로는 많은 수요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점점 침체되어 가는 마당에 찬물을 한바탕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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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은 서울보다는 수원, 오산, 평택 등과 생활권이 훨씬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송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두 도시, 수원행과 천안행의 운행중단 표지판이 걸려있다.
굉장히 암울한 현실이다. 수원-송탄, 천안-송탄간의 유동인구가 상당한 편인데도,
더 이상 시외버스는 이 곳에서 운행하지 않는다. 무조건 오산이나 평택에서 갈아타야 한다.
분단 이후 평택과 달리 독자적인 길을 걸었던 도시지만 서서히 이웃 오산, 평택 등에 흡수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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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주요 도시와는 더 이상 시외버스로 연계가 되진 않지만,
그나마 꺼져가던 불씨를 조그맣게 살려주는 노선이 하나 개통되었다.
경기고속 송탄-평택-광양-동광양행 버스가 개통된 것이다.
비록 실질적인 수요는 평택-광양에서 많이 빠지겠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든 가라앉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불씨 하나는 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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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 오산, 송탄, 평택간을 운행하는 차량이 잠시 정차를 하고 있다.
송탄터미널을 운행하는 대부분의 노선은 송탄에서 직접 발차하는 노선이 아닌,
오산과 평택을 경유하는 형식의 노선이 더 많다.
지금 상황에서는 송탄에서 바로 빠지는 노선이 만들어져도 전혀 수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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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에서 출발하기 전에 수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있는 성남, 동서울행 버스.
그나마 침체되어 있는 송탄터미널을 먹여살리는 주요 노선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송탄에서 직접 발착하는 버스도 있는데,
송탄터미널 입장에서 보면 이들도 참 고맙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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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서쪽 언덕 너머로 뉘욱뉘욱 넘어가고, 하늘은 점점 어둑해진다.
송탄터미널앞 사거리도 점점 어둑어둑해진다.
각종 상권의 평택 쏠림현상이 두드러져 감에 따라, 송탄터미널의 미래도 점점 어둑해진다.
더군다나 천안까지 연장된 전철로 인해 두 번의 타격을 입었으니...
비록 서정리 일대에 혁신도시가 들어서긴 해도 송탄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평택시내와 더 가깝고,
서정리역이 인근해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굳이 송탄 구도심까지 들어올 일이 없기 때문이다.
송탄의 인구는 조금씩 점점 늘어가지만, 왠지 모를 허전함이 점점 커져가는 것은 왜일까.
앞으로 송탄이 짊어져야 할 숙제도 상상 이상으로 커져간다.
첫댓글 송탄터미널 건물외형이 비슷한(?) 장호원터미널 보다는 상태가 양호하죠
송탄-동서울행의 승객은 70%정도가 오산승객이고 30%정도가 송탄 승객이죠(송탄에서는 5명정도 타면 오산에서는 40명정도 승차)
아직 장호원터미널은 가보지 못했는데... 그쪽 분위기는 어떤지 정말 궁금하네요. 그리고 송탄-동서울행 수요의 대부분이 오산에서 탄다니... 확실히 송탄터미널의 침체가 어느정도인지를 실감할 수 있겠습니다.
장호원터미널 말이 안나오죠
장호원터미널은 제가 초등학교때 외갓집이 장호원이라 자주 가서 그때 어머니께 들은 얘기로는 건물자체를 허가에 안맞게 지어서 준공당시부터 지금모습그대로 였습니다 건물안에 상가자체가 들어온적이없습니다 20년전부터 그모습 그대로더군요 얼마전에 가보니..(지을려다만것같은 모습이죠...)
송탄발 대전행버스도 대부분 평택에서 많이타죠(성남-송탄 노선은 경문대때문에 먹고 살고 있습니다.(경문대 노는날에는 장사가 안됨)
송탄출장소가 구청으로 승격되는 시점이되면 각종문제들이 해결되겠지만... 실제로는 인구과밀에 의한 출장소가 아니라 평택시내와의 거리때문에 만들어진 출장소라서 송탄의 침체는 생각보다 오래걸릴듯 합니다. 그나마 희망적인것은 한미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굳은만큼 미군기지주변 상권이 다시살아날수있을지???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가 어렸을때만 해도 장호원에서 출발하는 차량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감곡으로 종착이 바뀌고 그냥 지나가는 수준으로 되었더군요.. 그당시 명절땐 터미널에서 3시간도 넘게 기다려야 동마장행 버스를 탈수있고 그랬습니다.. 그땐 점촌행 경기여객버스도 장호원 삼거리로 지나가고 동부고속도 자주 봤던 기억이 나네요..
장호원 사람으로서 터미널에 대한 좋은 이미지 보다는 않좋은 이미지를 비추게 되니 참으로 씁쓸합니다. 사실 장호원터미널 무허가 건물 맞습니다. 저도 어디서 들은 얘기지만, 1979년에 설립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서울고속 청주행만 종착입니다. 점촌행 버스는 지금도 경유하고 있으며,(상주행은 몇 년전에 폐지되었지요.) 장호원이 교통의 요지이다 보니 동부고속 뿐만아니라 다른 버스회사 버스들도 피크때되면 장호원을 경유합니다.
송탄발 광양행은 오산이 출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