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을 조입시다
지은이:김도향
출판사:혜음
책머리에
일전에 경북 상주에 있는 원적사라는 조그만 절에 간 일이 있었다. 공부하는 스님들이 즐
겨 찾는 명당자리! 기운이 너무 좋아서 공부가 일취월장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춘 장소,
한번 올라가면 정말 내려오기 싫은 곳이었다.
독수리가 비상하기 직전 양날개가 쭉 펴진 양쪽 산등 끝부분에는 여러 개의 돌을 쌓아 놓
아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날개 끝부위를 눌러놓았고, 박차고 뛰어오를 듯한 모양의 머
리 부분에는 돌산이 솟아올라 청화산의 정기가 모두 모인 듯했다. 그 머리 바로 밑부분에,
원효대사께서 토굴을 지어놓고 오랫동안 공부를 하셨다는 그 자리에 원적사의 본 건물이 자
리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50년 동안 은거하고 계시는 서암(조계종 종정 역임) 스님을 만난 것은 나에게
커다란 행운이었다. 아흔 살이 다 되는 연세인데도 그분은 천진한 어린아이 같았다.
나를 만나자마자 그분은 "난 50년 동안 여기 살고 있었는데도 항상 금방 온 것 같아"하고
말했다.
금방 온 것 같아! 그 말은 나에게 충격적이었다. 50년을 한결같이 사신 그 장소에서 어찌
매일 같이, 아니 매순간 금방 온 것 같은 신선한 마음을 유지하실 수 있단 말인가!
서암 큰스님의 그 말씀을 가슴에 묻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나는 깊은 상념에 빠졌다. 27년
째 살고 있는 내 마누라에게 항상 금방 만난 것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보자. 내 어
머니, 내 자식들, 친구들, 모두에게....
떠나올 때 내려가기 싫은 내 마음을 눈치채신 서암 스님께서 하신 말씀이 지금도 귓가에
맴돌고 있다.
"가기 싫으면 가지 마. 그대로 여기 있어!"
1.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기분 좋게 삽시다
요즘 사람들은 기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높고, 또 저들마다 그럴듯한 상식을 갖고 기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선도 공부하는 사람, 한의사, 동양 철학자, 기공사, 종교인, 명상가 등
기를 느끼거나 체험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경험이 없는 사람들조차도 기에 대해서 한마디씩
은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화된 것이 바로 기인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어떠한 형태의 정의를 내려도 틀릴 수는 없는 것이 바로 기의 정체이다. 우
주에 꽉 차 있는 상태의 기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곳에서부터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 어느
면에서 설명을 해도 다 옳은 답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또한 한마디로 단정적으
로 얘기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언어 중에는 의외로 기에 대한 표현이 아주 많다. '기분 좋다, 기가 막히다, 기절했
다, 기품이 서린다, 끼가 있다'등등. 그 중에서도 기분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분이라는 한자를 살펴보면 '기의 나뉨'이라는 뜻을 발견할 수 있다. 즉 '기분
이 좋다'라는 표현은 기의 나뉨이 좋다라는 말이다. 바로 온몸으로 기가 잘 퍼져 있는 상태,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다.
반대로 '기분이 나쁘다'라는 말은 기의 나뉘어진 상태가 고르지 못하고 어느 한곳 기의 통
로가 막혀 있거나, 어느 한쪽으로 쏠려 있거나, 어느 한쪽의 기가 끊어진 상태 즉, 기절한
상태일 경우 '기분이 나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몸과 음의 상태가 나빠진 경우가 바로 기의 분할, 즉 기분이 나쁜 상태인 것이다. 항상 기
분이 좋아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로
살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어렵기만 하다.
외부로부터 조그만 자극만 받아도 우리의 기는 흐트러지게 마련인 것이다.
예를 들면 확 몹시 나면 기운이 위로 올라가 버린다. 조금만 욕심을 내도, 질투를 해도,
집착을 해도 얼굴이 벌개지며 상기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병이 기가
상기되는 데서 온다고 본다. 특히,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의 사람들은 이미 머리로 기를 쓰
고 있기 때문에 위쪽으로 기가 몰려 있는 상태이다.
자연히 허리 아래쪽의 기운이 모자라기 때문에 하체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호가
몹시 날 때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는 것은 바로 기가 한꺼번에 상기되는 바람에 하체 쪽의
기가 많이 부족하게 되어 허약한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에 기운이 없어 후들후들 떨리게 되
는 것이다.
바로 기는 경락이라는 유통 경로를 따라 흐르지만 급격한 마음의 변화로 인해 통로를 무
시한 채 움직이게 되고 이러한 흐름이 누적되게 되면 커다란 병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불면증에 걸리기 쉬운 이유도 마찬가지다. 기절하면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듯이, 반대로 기가 계속 남아 작용을 하면 생각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것이다.
잠들기 잔에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도 기가 머리 쪽으로 쏠려 있어 계속 생각을 일으키게
되므로 잠을 잘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다리운동을 조금 강하게 하여 기가 다리
쪽으로 쏠리도록 하면 금세 치료될 수가 있지만 이 이치를 모르고 오랫동안 고생하는 사람
들이 주위에 의외로 많다.
또한 불면증보다 더 심하게 머리 쪽으로 기가 몰려 머리 속에서 뱅뱅 돌면 그 자체로 '돈'
사람이 되는 것이다. 머리가 돌았다는 뜻은 정상적인 사람보다 훨씬 많은 양의 기가 머리에
몰려 작용을 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생각을 하게 되므로 보통 사람들이
볼 때는 비정상적인 상태로 보이는 것이다. 물론 머리 쪽에 기가 몰리다 보니까 자신도 모
르게 영안(영적인 눈)이 열려 영을 보게 되고 일반인이 느낄 수 없는 것도 느끼게 되는 것
이다.
정상적인 수련을 통해 영안이 열린 경우에는 미쳤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미쳤다는 말의
뜻이 하늘에 미쳤다, 도달했다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수련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농담
삼아 '미치고 싶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정상적인 수련을 통해 영안이 열린 경우에는 육안
으로 보이는 사회 현상과 혼동하지 않고 오히려 영적인 현상을 무시하고 더 깊은 공부로 몰
입하게 되나, 수련을 통하지 않고 갑자기 영안이 열리게 된 경우에는 육안의 현상과 혼동하
여 행동하게 되므로 자연히 주위 사람으로부터 격리되고 더 깊은 부작용을 낳는 경우를 많
이 보게 된다. 미친 사람부터 불면증까지, 큰 명에서 작은 병까지 대체로 상기가 되어서 기
분이 나빠진 결과이다.
반대로 기가 아래쪽으로 쏠리는 '하기'도 기분이 나쁜 경우이다. 아주 놀랐을 때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는 상태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놀라거나 두려워하면 기가 아래쪽으로 내려
가기 때문에 머리에 기가 모자라게 되어 멍하게 되고, 무엇을 보고 있는데도 뭘 보는지 모
르게 되고, 무슨 얘기를 듣는데도 아득하게 들리고 판단이 서지 않게 되는 것이다.
특히 임신 중에 임신부가 자주 놀라거나 두려움에 싸이게 되면 저능아를 낳을 확률이 아
주 높은 것도 바로 기가 아래로 내려간 상태가 오래 누적된 결과이기도 하다.
다리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의 경우는 기가 대체로 아래쪽으로 쏠려 머리에 기가 모자
라게 되기 때문에 머리가 나쁘다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운동을 그만둔 뒤에
머리를 쓰는 다른 직업으로 바꿀 경우 머리가 다시 좋아지긴 하지만 운동을 계속할 경우 자
연스럽게 머리에 기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온몸에 기운이 골고루 퍼질 수 있는 운동
을 하는 경우에는 정신과 몸이 모두 건강하게 되지만 한쪽으로만 기운이 쏠리는 운동을 하
면 머리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축구 선수들 중에 머리를 이용하여 헤딩골을 잘
넣는 선구가 게임 운영 능력이 높은 것도 우연을 아닐 것이다.
나는 평범한 드라마에서도 감동적이거나 슬픈 장면을 보게 되면 눈물을 흘리곤 한다. 우
리 마누라는 함께 TV를 보다가도 그런 장면이 나올 쯤 되면 나에게 고개를 돌리곤 피식
웃는다. 그리고는 "크리넥스 거기 있어요" 하며 반농담조로 나를 놀려대곤 한다.
이렇게 우리의 마음이 슬픈 상태에 이르면 기가 가슴 쪽으로 몰려 기가 막힌 상태가 된
다. 그런 경우 육체적으로도 찢어질 듯이 아픈 상태를 많이들 경험했을 것이다. 마음이 슬퍼
지면 금의 기운이 가슴 쪽으로 몰린다. 기관지, 또는 폐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의 눈동자를
보게 되면 어딘지 모르게 슬픈 눈동자를 갖고 있다.
70년대 유명했던 가구 김정호 군과는 막역한 사이였는데, 바로 가슴에 기가 막힌 병인 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이다. 이 친구의 눈동자를 보면 바로 눈물 방울이 뚝뚝 떨어질
듯한 애틋한 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이 많은 여성 팬을 흡수할 수 있는 요건이 되긴 했
겠지만, 가슴이 기가 막히게 되는 슬픈 마음을 오랫동안 자신도 무르게 갖고 있게 된 결과
이기도 하다.
이번에 기운이 위장, 비장으로 몰려 기분이 나쁜 상태를 보자.
근심, 걱정이 많을 때는 위, 비장으로 기운이 쏠리게 되어 기가 막히는 현상이 나타나므로
음식을 먹고 싶지도 않기도 하고, 또한 먹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위장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토의 기운이 지나치게 몰려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옛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다. 질투로 인해 간 경락의 기운이 뜨겁게 달
아올라 그 기운이 위장 경락의 기를 해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간 경락의 기운은 음양오행상 목이고, 위장 경락의 기운은 토로 보는데 바로 목극토의 현상
이 육체적으로 나타나는 이치를 표현하는 말이다.
또 다른 기문 나쁜 형태로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기의 작용이 늘어지는 경우이다.
친한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다 보면 웃음으로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잇다. 그런데 웃음이
지나칠 때 갑자기 온몸이 늘어지면서 꼼짝도 못하는 상태를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적당한 웃음은 기의 분할이 좋아져서 건강한 상태가 되지만, 지나치게 웃게 되면 온몸에 퍼
진 기가 늘어져서 작용을 제대로 못 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도 오래 지속되면 병이 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유명한 코미디언 배삼룡 씨의 별명이 '비실비실'인데 혹시 너무 웃음이 많아
서 기가 늘어져 그렇게 되신 건 아닌지 모르겠다.
기분이 나쁜 상태, 즉 기의 분할이 나빠지는 데에 따라 여러 가지 병적인 상태에 도달하
게 된다.
화를 내거나 욕심, 질투, 집착, 흥분 상태에 빠지면 상기병 또는 목기명에 이르게 되고, 지
나치게 공포에 빠지거나 두려운 상태에 빠지면 하기병 또는 수기병에 이르게 되고, 지나치
게 슬픔에 빠지면 금기병에 이르게 되고, 지나치게 근심 걱정에 빠지면 토기병에 이르게 되
고, 지나치게 좋아하거나 웃게 되면 화기병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럿게 기분이 나쁜 상태가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다가 오랫동안 누적되면 불치의 병으
로까지 발전하게 되므로 항상 기분이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중용의 도!
지나치게 슬퍼하거나, 노하거나, 걱정하거나, 놀라거나, 좋아하지 말라. 중용의 도, 그 의미
는 쉬운 말로 항상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라는 뜻이다.
자, 어떤 경우에 처하더라도 일단 기분 좋게 삽시다!
마음의 병
마음이 많이 움직이면 기의 분할이 나빠져서 병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옛분들이 '마음
이 병'이라고 하신 모양이다
마음이 고요할 수만 있다면 항상 기분이 좋은 상태가 되므로 자연히 편안한 정신과 건강
한 몸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이 '마음'이란 놈이 항상 문제이다. 이놈은 항상 나도 모르게 음
직이기 때문에 종잡을 수가 없다.
마음이 고요하게 있을 때면 깊은 곳으로부터 '사랑'같은 에너지가 저절로 샘솟아 오르면서
자연 생명력으로 가득 차게 된다.
사회적 캠페인이나 종교적 캠페인 중에 '사랑하며 살자'고 하는 말이 있다. 물론 억지로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이웃을 도와 주기도 하고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그러나 억지로
일으킨 사랑은 대체로 짧은 시간 안에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캠페인들은 대개
지속적인 못하고 일시적인 행사로 끝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바로 그 이유가, 사랑은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깊은 곳으로부터 저절로 솟아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절로 샘솟는 사랑, 저절로 넘치는 자연 생명력 바로 이 커다란 힘은 내
마음이 고요해질 때 저절로 만들어지는 자연의 힘이다. 그것을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표현해
도 좋고 자비라고 말해도 좋다.
상상해 보라.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고요해져서 사랑이 가득하게 되어 서로를 아끼고 존
중하며 기분 좋게 사는 모습을! 바로 그 자체가 천국이고 극락인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스스로 마음을 고요하게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나를 때리면 나도 모르게 분노에 휩싸이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이 변고를 당하면 나도 모르
게 슬픔에 싸이게 되고, 공포스러운 경우를 당하면 나도 모르게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고, 어
려운 경우를 당하면 나도 모르게 근심 걱정이 쌓이게 되고, 누가 나를 웃기면 나도 모르게
웃음 곳에 쌓이게 된다. 바로 나도 모르게 움직이는 이 마음, 이 놈을 도대체 어찌하면 고요
하게 붙들어 매놓을 수 있겠는가.
이쯤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포기하기 시작한다. 신의 의지에 맡긴다든지, 팔자대로
살겠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자신의 의지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여기 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정신을 차리는 방법이다. 정신을 차린다는 것은 긴장
하거나 집중하는 마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무슨 일이든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내가
알도록 한다는 뜻이다.
나도 모르게 움직이는 마음을 내가 알도록 '내'가 관찰하는 것이다. 관찰하면 관찰할수록
나도 모르게 움직이는 마음의 최초 발상지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것은 연습이 필
요하다. 나도 모르게 움직이는 마음을 본다는 것은 처음엔 매우 어렵지만 긴장을 풀고 바라
보게 되면 점차 뚜렷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뚜렷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이면 감정이 움직일
때마다 먼지보다도 작은 움직임이 관찰되면서 저절로 마음이 고요해진다.
예를 들면, 몹시 화가 날 때 나도 모르게 화나는 마음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온통 불길에
싸인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점차 그 불길이 작아지면서 가슴이 욱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좀더 열심히 관찰하다 보면 간 덩어리 근처에서 '호르륵' 가볍게 부는 작은 바람 한
점을 발견하게 되고, 종국에 가서는 미풍조차 없이 고요해져 있는 상태를 발견하게 된다. 그
조그만 미풍 같은 고요를 놓치는 순간 온몸이 분노의 불길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을 자신의
마음을 관찰함으로써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찌 분노뿐이랴! 질투, 욕심, 두려움, 걱정, 좋아하는 마음, 이런 모든 것들이 아주 미미한
바람 한 점으로부터 출발한다. '화가 나면 화가 나는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진지하게 정신
을 차리고 관찰하면 완전한 건강 상태, 기분 좋은 상태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마음을 관찰하다 보면 놀랍게도 나도 모르는 마음들이 점점 사라진다. 화가 나는
데도 억제하란 말은 아니다. 화를 억제하게 되면 기가 뭉치게 되어 오히려 커다란 병으로
바뀐다.
예수님 말씀 중에 오른뺨을 때리면 왼 뺨을 내놓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잘못 오해하
면 '오른뺨을 때리면 속으론 화가 나는데도 겉으론 웃으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외쪽 뺨을
내놓으라'는 말로 오해하기 쉽다. 잘못했건 잘했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뺨을 맞는 순간 화가
나게 마련이다. 이 순간 속에서 끓어오르는 화를 참게 되면 기가 뭉치게 되어 속이 멍들기
쉽다.
어떤 의사가 암환자 대해서 10년 동안 정밀하게 임상 실험한 결과 99퍼센트 이상이 마음
에서 일어나는 분노를 잘 참고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사람들이 암에 잘 걸린다는 사실을 발
표한 적이 있다.
주위를 살펴보라. 대다수의 암환자들이 분노와 고통을 자 참고 견뎌온 사람들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호가 나면 화를 내자. 그러나 사람에게 내지 말고 운동을 한다든지, 노래방
엘 간다든지, 각자의 방법으로 화를 내보내야 몸 속이 정상으로 되는 것이다.
예수님 말씀을 오해하면 '뺨을 때리면 참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암에 걸리도록 노력하자'라
는 말로 알아듣기 쉽다. 남에게 뺨을 맞을 짓을 한 것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지 못하
여 고요한 마음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자연의 생명력인 하느님의 사랑을 잃어버린 결
과인 것이다. 하느님의 사랑을 잃어버린 상태를 뺨을 맞음으로써 알아차릴 수 있게 되니 얼
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런 어리석은 짓을 또 하지 않도록 왼쪽 뺨마저 때려주시오, 하는 감
사의 마음을 갖으라는 뜻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마음을 주시함으로써 사랑의 생명력이 살아나도록 정신차리는 습관을 갖
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아니겠는가.
정신차리기
사람은 정신을 차림으로써 무한한 자연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 정신은 물리적 에너지로
서 찬란한 빛으로 나타난다. 외부로 뻗어나가던 빛의 에너지가 정신을 차린 순간 반조되어
서 안쪽으로 비춰지므로 내 몸안에 무수한 생명력이 살아나기 시작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
었다.
학은 실제 몸무게가 사람과 비교해서 십분의 일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짐승이지만 십장생
에 들어갈 정도로 오래 사는 짐승이다. 독소리는 강건해 보이지만 학에 비하면 수명이 절반
에도 못 미친다.
그러면 학은 왜 오래 사는 것일까? 학을 자세히 살펴보면 땅 위에 내려와 있을 때는 거의
한쪽 다리를 들고 있다. 한쪽 다리를 들고 서 있어 보라. 웬만큼 정신차리지 않고서는 금세
뒤뚱거린다. 학이 한 쪽 다리를 들고서도 그렇게 안정된 자세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은 놀라
울 만큼 정신차리고 있다는 뜻이다. 바로 정신을 차림으로써 반조되는 에너지의 빛이 몸 안
의 생명력을 키워 그토록 오래 살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급 음식점에서 사용하던 생선 중에 수입하는 생선들이 있는데, 수입업자가 수
입을 해올 때마다 살아 있는 생선들이 기운이 없어서 싱싱한 회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길래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 횟감으로 쓰일 생선들만 주로 잡아먹는 큰 고기를 넣어봤더니 약20퍼
센트 정도는 잡아먹혀 버리고, 대신 살아 있는 놈들은 너무나 싱싱하더라는 것이다. 좁은 물
통 속에서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 보니 싱싱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다. 횟감으로 쓰일 생선들은 자기를 잡아먹는 커다란 물고기를 피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
했을 것이다.
당연히 저쳐 비실비실해야 마땅할 터인데 오히려 싱싱해져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
일까? 바로 정신차린 상태가 됨으로써 저절로 나타나는 강한 생명력, 자연 생명력이 최대호
발휘됐다는 것을 얘기하지 않는가?
거북이 또한 수백 년을 사는데 그 넓은 바다 속에서 느리게 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조건이
오히려 살 수 있을 것이다.
한번 직접 실험해 보라. 아주 간단하다. 지금 있는 곳에서부터 10미터 정도만 걸어가 보라.
아주 천천히, 1분이나 2분 정도의 시간에 걸쳐 걷다보면 어떤 상태가 되는지 알 수 있을 것
이다.
인간도 거북이나 학처럼 계속해서 정신을 차리고 지낼 수만 있다면 구약성서에 나오는 사
람들처럼 수백 살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예수님 말씀 중에 " 항상 깨어 있어라." 하고 말
씀하신 구절이 생각난다. 혼미한 욕망 속에 빠져 있지 말고 항상 깨어 있어 정신차린 상태
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복잡한 대도시의 생활 속에서 정신차리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임을 잘안다. 전화벨만 울려
도 마음이 크게 움직이고, 전화하는 내용 속으로 쑥 빨려 들어가 버리고, 마음이 고요하게
있다가도 조그만 외부의 자극을 받는 순간 대다수의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정신을 잃고 만
다.
항상 정신만 차릴 수 있다면 움직이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관찰되고, 따라서 기가 골고루
퍼져 있는 기분 좋은 상태, 건강한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있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조금만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나도 모
르는 마음 하나가 일어나서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어 기의 분할이 나빠져서 기가 막히
고, 쏠리고, 기절까지 하게 되니 몸만 상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까지도 병드는 것이다.
점심 시간이 되면 저절로 배가 고픔을 느끼게 된다. 이때는 정신차린 상태였다가도 곧 무
얼 먹을까 하고 고민에 빠지게 되면서 맛있는 음식들을 마음으로 골라내기 시작한다. 이 쯤
되면 배가 고프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게 된다.
이미 맛있는 음식을 고르는 마음속으로 쑥 빨려 들어가 자신도 모르게 고민에 빠져 있는,
배가 고프다는 엄연한 사실도 잊어버린 상태, 이것이 바로 정신을 잃은 상태이다.
정신을 차리는 데에는 무슨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자, 정신을 차려야지' 하는
순간 저절로 차려진다 아주 간단하다. 앞에도 말했지만 긴장하거나 집착하는 상태가 아닌
그냥 편안하게 '정신차려' 하면 누구나 쉽게 차려지는 것이다.
처음 가는 길을 가면 길을 잃어버릴까 봐 스스로 정신을 차리게 된다. 처음 만나는 사람
을 보면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정신을 차리게 된다. 험한 산길을 가게 되면 넘어지
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정신을 차리게 된다.
그러나 처음에는 쉽게 정신이 차려져도 몇 번인가 반복되는 사이 익숙해지면 금세 정신을
잃게 되는 것이다.
머리말에 소개한 서암 스님처럼 50년 동안 지내온 그 장소를 '금방 온 것 같아' 하고 항
상 처음 대하듯 말씀하시는 것은 정신이 차려져 있는 상태에서만 가능한 얘기다.
매일매일 모든 순간에 대하는 것들을 새로운 것을 만나듯, 처음 대하듯하는 정신 상태가
바로 정신차려진 상태이다. 정신차리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기분이 좋아져서 자연 생명력이
살아나게 되어 정신과 몸이 완전한 상태로 된다는 사실만 이해해도 스스로 정신차려지기 시
작한다.
현대과학에서조차도 물질에서부터 마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에너지의 근본이 빛이라고 말
한다. 마음이 내 영혼과 육신의 바깥쪽으로 나가 정신을 잃고 있다는 자체가 에너지가 밖으
로 새어나간다는 것을 뜻한다.
바로 정신을 차리는 순간 모든 마음의 방향이 내 영혼과 육신의 안쪽으로 향햐면 우주의
에너지가 내 영혼과 육신에 작용하게 되므로 자연히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갖게 되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정신을 차리는 방법이란 무궁무진하다. 각자가 자기 방법대로 행하면 되는 것
이다. 모든 마음공부의 시작과 끝이 바로 정신차리는 데에 있는 것도 정신차리기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귀신 이야기
요즈음엔 젊은이들 사이에서 농담으로 귀신 시리즈가 나올 정도로 귀신에 대한 관심들이
많다. 실제로 귀신은 있는 것일까? 어느 병약한 사람의 착시 현상일까? 어느 누구도 과학적
으로 귀신의 존재를 입증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참선 수행을 하는 스님들이나 선도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나 종교 수행을 하는 성
직자들 중에서 많은 분이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또 나의 주의 사람 중엥는 아예 귀
신과 피가 터지도록 싸움을 하는 사람도 실제로 있다.
내가 그 동안 수련을 통해서 느낀 바로는 귀신의 존재는 확실한 것이다. 물론 옛 문헌에
의하면 귀신으로서의 존재가 백 년을 넘지 못한다고 쓰여 있으나 더 길게 존재하는 경우도
발견되었다.
귀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으로 존재하는 동안에 어느 한 가지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여 그 집착이 아주 강한 상태에서 세상을 떠나게 될 때 그 집착에 휩싸인 혼백이 영혼
의 순차적인 진행을 못하고 인간 세상에 떠돌 때 귀신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지나친 원한,
지나친 욕망 등 인간들이 흔히 갖기 쉬운 미망의 상태로 깊이 빠진 채 그것에 대한 해결을
못한 채 세상을 떠나게 되면 대개 귀신이 된다는 얘기이다.
요즘같이 욕망의 조건이 너무나 많아 자칫 정신 잃고 어느 망념의 나락으로 깊이 떨어진
채 죽기 쉬운 조건이 많은 때 세상에 귀신이 많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 귀신이 많고, 또 그
런 집착에 빠진 사람이 많다 보니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귀신이 마치 애완동물이라도 되
는 덧이 만득이 시리즈가 나타나기도 하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사실 귀신은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칠 능력이 거의 없다. 다만 무서운 것은 인간의
몸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마음은 귀신처럼 어느 현상에 집착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그
건 한마디로 말하면 살아 있는 귀신이다. 살아 있는 귀신은 세상을 어지럽히고 세상에 직접
적인 해를 끼친다.
우리 모두 정신차려 귀신의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느 상태이든 정신만 차리면 최소
한 귀신은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변
현대인들은 화장실에서 정작 용변을 보는 것이 아니라 대개의 경우 책 신문을 보거나 생
각에 잠긴다. 심지어는 화장실을나 홀로 사색하는 공간이라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화장실에
가는 목적은 바로 배설이다.
대변, 소변이라는 말에는 큰 편안함, 또는 작은 편안함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똥눌 때 똥만 눠야 하는 데 신문, 잡지에 오만 잡생각에 싸여 있으니 배설 행위는 잊어버
린 상태가 된다. 정신차리고 '똥과 나, 둘만의 상태에서 빠져나가는 굵은 배설물을 통해 진
한 쾌감을 맛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들의 똥 누는 표정을 보았는가? 그 편안하
고 행복한 표정을!
그러나 현대인들은 화장실에서조차 정신을 잃고 딴짓거리를 하는 바람에 변비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똥 누는 순간에도 정신을 차리며 천국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정신을
잃으면 지옥 같은 고통 속으로 빠지는 것이다.
일제 시대의 깨우친 스님 만공 선사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놈들아, 똥눌 때만이라도 정신차리면 해탈할 수 있어!"
산다는 것이 무언가,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면서도 정신을 잃은 채 딴짓거리만 하
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매일같이 반복되는 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기쁨들을, 정신차리고 살면
모두 맛볼 수 있는 그런 짜릿한 기쁨들을 하나라도 더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 . 그러면
진실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숙변 이야기
우리는 매일같이 먹고 배설하면서 산다. 그렇게 많아 먹으면서 땀, 소변, 대변 등을 통해
정화시키면서 해결해 나간다.
그러나 정화되지 않은 음식물들이 딱딱하게 굳어 창자 속 구석구석에 숨어들어 우리의 건
강을 해친다. 그 창자 속에 숨어 있는 숙변은 우리 몸에 커다란 해를 입히고 건강을 악화시
킨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숙변을 제거시키고 있다.
나와 도반들은 육체적인 숙변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행했었다. 설사약을 먹
어 속을 씻어내기도 하였고, 직접 관장을 10년 가까이 하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참기가 몹시 어렵더니 차츰차츰 양이 늘어나 어느 때는 작은창자의 하얀 분비물
가지 쏟아내기까지 하였으나 더불어 기운도 많이 빠져나가 손실을 입기도 하였다.
오 원장의 경험에 의하면 어떤 죽은 사람의 내장을 열어보았더니 숙변이 한 말이 넘을 정
도로 엄청나게 많았다고 한다. 그만큼 숙변이란 우리의 육체를 손상시키는 작용을 하는 위
험한 것이다. 어떤 경우이건 우리가 먹은 것은 무리한 방법으로라도 정화를 시켜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음식을 먹듯이 눈, 귀, 코, 의식 등을 통해 매일같이 받아들이는 정신작용
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무관심한 편이다. 놀랍게도 우리가 받아들인 정신적인 모든 것들 또
한 물지처럼 아니, 물질로서 계속 쌓인다.
그렇게 많이 먹어들인 정신적인 것들은 어떻게 정화되는 것일까? 운동을 통하여, 오락을
통하여, 또는 노래방 가서 소리 한번 크게 지름으로써 자연스럽게 배설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그렇게 엄청나게 먹어댄 물량을 정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나머지
들은 전부 딱딱하게 굳은 채로 우리의 잠재의식 상층부에 구석구석 쌓이게 된다. 마치 창자
속에 박혀 있는 숙변처럼 바로 영혼의 숙변으로 되는 것이다.
숙변을 제거하지 못하면 몸에 병이 들 듯이 마음의 숙변을 제거하지 못하면 영혼이 병든
다. 그래서 우리는 영혼의 숙변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술가들은 창작을 통하여 영혼의 숙변을 제거한다. 깊은 경지로 내려갈수록 깊은 곳에서
숙변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예수의 행위란 영혼의 숙변을 제거하는 과정인 것
이다.
그리고 예술가들이 배출해 놓은 영혼의 똥을 우리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감상하고 있는
것이다. 대중 예술이건 고급예술이건 예술가의 영혼의 똥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다.
그러나 젊은 시절의 잠재의식 상층부에서 나온 숙변의 냄새와 경지에 오른 뒤의 잠재의식
하층부에서 나온 숙변의 냄새는 질적으로 다르다. 얕은 층에서 나오는 똥냄새는 향취 중에
'취'에 비교할 수 있고, 깊은 층에서 나오는 똥냄새는 향취 중에서 '향'에 비교할 수 있는 것
이다.
옛날 허준 선생이 어느 시골을 가는데 마을 사람들이 허준 선생을 알아보고 강제로 납치
하다시피 하여 어느 집으로 끌고 갔다. 가서 보니 신랑 신부가 결혼한 첫날밤에 두 사람 다
죽어버린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자 허준 선생이 가만히 살펴보더니 마을 사람들에게
근처 절간에 가서 아주 오래 목은 똥물을 떠오라고 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급히 똥물을 떠
오니 허준 선생이 가사 상태에 빠져 있는 신랑 신부에게 사정없이 뿌리는 것이 아닌가! 잠
시 후 죽은 줄 알았던 신랑 신부가 부시시 일어나자 마을 사람들은 너무나 감격하여 신의
허준 선생에게 무릎을 꿇고 감사를 드렸다.
허준 선생의 놀라운 치료법은 다름 아닌 향과 취의 조화를 이용하였던 것이다.
옛날에는 신혼 첫날밤의 성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시집가는 딸에게 사향을 싸서 보
냈는데, 그 사향을 너무 많이 사용하다 보니 사향의 지나친 향에 중독이 되어 가사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었다.
허준 선생은 그 이치를 알고 향을 억제하는 취로서 오래된 똥물을 사용하여 사향의 독을
제거시킨 것이었다.
아무리 좋은 향이라도 도가 지나치면 독이 되는 것인데, 요즘 사람들은 좋은 것이라면 무
엇이든지 다다익선인 줄 알고 지나치게 마시고, 먹고, 쓰고 있다. 향과 취를 적당히 조화시
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허준 선생이 신혼부부를 치료해 줌으로써 보여주었듯이
아름다움과 추함의 조화, 바로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를 넘는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
인 것이다.
여하튼 예술가가 뿜어내는 조화로운 향취를 우리들은 작품 감상을 통하여 얻게 된다. 최
근에 어떤 작가는 지나치게 '향'기만 뿜고 있고, 또 어떤 작가는 지나치게 '취'기만 뽑아 내
어 감상하는 대중을 마비시키고 있다. 어떠한 경우이건 우리는 예술가들이 배설하고 있는
영혼의 똥을 예술이란 이름 하에 감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영혼의 숙변이 정화되면 정화될수록 정신이 깨끗하고 순수한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 영혼을 정화시키듯 우리들 또한 우리가 하는 일
을 통해서 영혼의 숙변을 정화시켜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번 삶의 실패를
뜻하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매일 샤워하고 배설하여 눈에 보이는 물질들을 정화시키듯이 매일 매순간 먹
어 버린 의식 또한 매일매일 정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영혼의 샤워! 그것이 바로 명상이고,
정신차린 상태이기도 하다.
하다못해 종교적인 수행 속에서도 영혼의 숙변은 쌓일 수 있다. 그러므로 종교적 수행조
차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영혼의 샤워를 통해 마음속 깊이 숨어 버린 내
면의 숙변을 제거하자!
항문을 조입시다
"항문을 조입시다!"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한 얘기다. 그 방송 출연 후 수백 통의 전화를 받았다. 출
퇴근길에 멍하니, 또는 공기 나쁜 데서 친구들과의 잡담 등으로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열심히 항문을 조이자는 말이 많은 대중으로부터 공감을 산 모양이다.
그때 이홍렬씨는 특유의 순발력을 발휘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냈었다. '범항련'! 범국민 항
문 조이기 연합회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너무 우습고 재미난 표현이었다. 지금 와 곰곰이 생
각하니 그냥 스쳐 보낼 말이 아닌 것 같다.
일부러 범항련을 만들 필요는 없고, 단지 대한민국 전체를 범항련 단체라고 생각하고, 우
리 나라 사람 전체가 스스로 범항련 회원이 되어 매일같이 항문을 조이면 되는 것이다.
항문을 조이면 좋은 점이 너무 많다. 하초가 단련되므로 하초에서 생기는 병들 을 예방,
치료할 수 있고 정력이 강해지는 등 요즘 사람들이 좋아할 필요 충분조건이 꽉 차 있는 것
이 바로 항문 조이기 운동이다. 어떤 아주머니는 자기 딸을 명기(성적인 기능을 얘기함)로
키운다고 어려서부터 항문 조이기를 열심히 시킬 정도로 여자에게도 좋은 운동이다. 특히
임신부의 경우에는 출산시 크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정말 좋은 것은 다른 데 있다. 괄약근은 불수의근이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않고
는 조여지지 않는다. 항문을 조이려면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바로 정신을 차림으로써 얻는
자연 생명력의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그 순간부터 병적인 현상으로 나타난다. 정신을 차려 자신의 마음
을 놓치지 않고 있을 때의 생명력에 대해선 누차 설명을 했다. 강한 생명력이 작용하고 있
을 때 정신차린 투명도의 차이에 따라 약간 다를 수는 있을지라도 스트레스의 작용이 미미
해지기 때문에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아니, 오히려 건강이 좋아진다. 특히 화가
나는 순간 항문을 조이는 것은 습관화하면 매우 좋다.
많은 사람들이 항문을 조이는 방법을 물어 오는데, 항문은 그냥 '곽'하고 조이면 된다. 다
만 1시간에 천 회 정도로 속도를 맞추다 보면 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자기에게 맞는 속도
가 인식된다.
열심히 조이다 보면 항문 이외의 다른 부위에 힘이 들어가 있음을 느낄 때가 있는데, 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신의 취약한 부위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어깨를 비롯하여
다른 모든 부위의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지만 건강상 문제가 있는 부위는 자신도 모르게 항
상 힘을 주고 있게 된다. 그러나 힘이 들어가는 부위에 신경 쓰지 말고 계속 항문을 조이다
보면 어느새 항문으로만 힘을 보낼 수 요령을 체득하게 되고, 그때쯤이면 다른 취약한 부분
도 많이 호전된다.
또한 항문을 조이면 백회를 향해 음기의 기운이 올라가므로 머리가 시원해지고 양기가 단
전이 따뜻해지는 건강 현상을 느낄 수 있다.
항문을 이삼년 열심히 조이다 보면 항문 겉으로 조여지는 단계에서 항문 속으로 조여지는
다음 단계로 진전하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육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 얻을 수 있다. 하루
1시간 이상 지하철을 타든 자동차를 타든 하루 이동에 사용하는 시간은 평균 1시간 이상이
되므로 이 시간을 이용하면 된다.
생명의 존재는 단순히 육체뿐만이 아니고 바로 다음 단계인 기체, 또 그 윗단계인 정신체
로, 크게 보아서 세 단위의 생명이 동시에 작용한다. 바로 혼과 백과 육체의 3단계로 연결되
어 있는데, 정신으로 연결되는 혼의 세계와 육체와 정신을 연결하는 순수 기체로서 백이 존
재한다.
우리말에 '혼줄이 났다, 혼비백산했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때의 혼줄이라는 것이 바로 혼
과 백의 연결 고리로서 은색의 광채를 내는 일곱 줄의 기운을 말한다. 혼비백산, 혼이 날아
가고 백이 흩어졌다는 말은 바로 죽음을 뜻하는 말이다.
옛날 사람들은 사람이 죽게 되면 항문을 열어 보는데, 항문에 힘이 빠져 완전히 늘어져
있을 때 비로소 죽음을 인정하였다. 백회를 통해 혼이 날아가고 항문을 통해 백이 흩어질
때 완전히 죽는 것이다.
사람이 죽음에 임박하게 되면 귀신이 보인다는 등 헛소리를 하게 되는데, 바로 혼과 백을
연결하고 있는 혼줄이 느슨해져서 아직 육신은 살아 있으나 혼이 날아올라 영계의 초입 단
계를 보고 하는 소리이다. 사람이 허약해지면 혼줄이 느슨해져 헛것이 보인다.
오랫동안 열심히 항문을 조이면 혼줄이 튼튼해져 혼과 백이 찰떡같이 붙게 되어 정신과
육체가 건강하게 되는 것이다.
자! 더도 말고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열심히 항문을 조이자. 내 생각으로는 약 이삼십만
명이 항문 수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4천 5백만 명이 모두 항문을 조여 혼줄을 튼튼히 하
면 IMF 한파 정도쯤에 넋이 나갈 수 가 없는 것이다.
"자, 출퇴근길만이라도 열심히 조입시다!"
화가 나면 화를 내며 살자
화가 이미 났는데도 화를 참는 사람이 있다. 화가 몸에 쌓여 있게 되면 불(火)이 두 개 이
상 겹치게 되므로 커다란 병으로 바뀐다.
병(病)이라는 글자는 불 화(火) 변에 음양오행설에 불을 표현하는 글자인 병(丙)을 쓴다.
몸 안에 불이 두 개 겹쳤다는 뜻이다.
사람의 몸은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진대사를 하기 위해 불이 이미
몸 안에 있어 기본적으로 따뜻한 온도인 36.5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우리 몸에서 일어나
는 병적인 상태는 36.5도의 체온을 유지시키기 위한 자연 생명력의 활동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설사가 나면 사람들은 설사를 멈추는 약을 먹고 다른 곳이 아프면 진통제를 먹어 아픈 곳
을 잠시 마비시키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이것은 아주 잘못된 처방이다. 설사가 난다
는 것은 몸 안에 36.5도 이상의 열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다. 몸의 온도를 가장 건강한 상
태의 온도인 36.5도로 유지시키기 위해 자연 생명력이 발휘되어 설사를 통해 뜨거운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설사 자체는 병이 아니라 증세이고 자연 치료 행위인 것이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설사를 멈추는 약을 사용해서 자연 치유력을 손상키시고 있
다. 설사할 때마다 약을 쓴다면 내 몸에서 자체적으로 일어나야 할 생명력이 작용을 하지
않게 되므로 자연히 육신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설사를 많이 했을 대 나타나는 합병증인 탈수 현상을 막아 주기 위해 물을 계속 공
급해 줌으로써 자연 생명력의 치료 효과를 최대로 살려주고 그 부작용도 막을 수 있다.
설사뿐이겠는가? 감기, 몸살 등 모든 자질구레한 병들은 병이 아니고 자연 생명력이 치료
하고 있는 과정에 나타나는 증세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화를 내게 되면 땀을 많이 흘린다든
지 또는 그 외의 방법으로 열을 뽑아 내는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머리 뒷부분 양쪽에 '풍
지'라는 혈이 있어 그곳을 통해 몸 안의 불을 내보낸다. 마치 자동차의 공냉식 엔진처럼 인
간의 몸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화를 너무 크게 내거나 화가 오래 지속될 때는 수용 능력이 작은 몸의 용량을 초
과하게 되므로 몸이 익게 되어 모든 병의 근원이 된다. 몸이 익어 버리면 기가 흐리지 않게
된다. 기와 혈은 서로 음양 관계로 상존 하고 있어 기가 끊어지는 순간부터 피의 공급도 원
활하지 못하게 된다. 다라서 피를 통한 영양 공급이라든지 세포의 정화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므로 점점 죽어 가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육체가 익어 오랫동안 기가 끊어지게 되면 암으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옛날 윌 어머니들을 보라. 많은 분이 화병으로 가슴앓이를 했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몸 속에 화는 나는데 화를 밖으로 내보내지 못한 결과이다. 더군다나 옛날에는 시부모님 앞
에서는 며느리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조차 금기로 되어 있었기에 목 위로 올라오는 화를 못
올라오도록 가슴 쪽으로 자꾸 누르다 보니 가슴속이 익어서 결국 가슴앓이의 병으로 바뀌었
던 것이다.
이미자씨의 노래 중에 '동백 아가씨'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 가사 속에 가슴에 멍이 든
표현을 동백꽃에 비유한 말이 있는데, 꽃잎이 빨갛게 멍이 들 듯이 실제로도 가슴속에 퍼렇
게 멍이 드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자, 이렇게 무서운 몸 속의 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화가 난다고 주위 사람에게 화를
내면화가 화를 부르는 악순환이 계속될 뿐이다. 그래서 옛날 어머니들은 냇가에서 빨래 방
망이를 탕탕 내려치면서 서로 수다를 떨거나 바가지를 박박긁어 화를 내보내기도 했던 것이
다.
그러나 좀더 확실한 방법이 있다. 요즈음에는 화풀이용 오락물들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훨씬 더 경제적으로 화를 푸는 방법이 있다. 아무도 없는 곳에 자동차 페타이어를 매달아
놓고 야구 방망이로 마구 두들겨 패는 방법이다.
이, 삼십대의 젊은이들 10여 명과 함께 실험을 한 적이 있는데, 모두에게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처음에 타이어를 때를 때 제일 미운 사람을 상상하면서 때리라고 했더니 슬슬 웃
으면서 툭툭 건드리다가 점점 관성이 붙기 시작하자 눈빛에 광기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정신
없이 때리더니 약 30분쯤 지나면서는 입에 흰 거품이 일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기진맥진 누
워 버리게 되었다.
그 젊은이들은 그 후로 약 6개월 동안 웬만큼 자극을 받아서는 화가 나질 않고 오히려 우
습기까지 하더라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했다. 아주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화를 풀어내는 방
법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이 실험을 통해서, 겉보기엔 멀쩡한 많은 사람들이 강요된 인내와 쌓이는 스트레스를 통
해 겨의 정신병에 이를 지경이 된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을 많이 하였다. 물론 이런 방법보
다 훨씬 차원 높은 정화법인 명상 수련 등을 통해, 마음속 깊이 숨어들어 영혼과 육체에 상
처를 입히고 있는 화덩어리들을 풀어 버릴 수 있지만, 사람들은 이 좋은 방법을 택하려 하
지 않고 당장 눈에 띄고 알기 쉬운 방법만 찾기에 폐타이어를 때리는 정화법이라도 소개하
는 것이다.
혼과 백
혼백이라는 말은 자주 쓰이면서도 실제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추상적인 개념으로 생각
하고 흘려 버리기 쉬운 단어이다. 혼이 빠졌다, 혼비백산, 넋없이, 넋 나갔다 등은 우리가 자
주 쓰는 말이면서도 아무도 그 실체를 규명하려 하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근자에는
무속인이나 기공, 명상 수행을 올래 한 사람 중에 혼백을 느끼거나 보았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나의 존경하는 도반이자 유명한 한의사인 오수일 씨의 말에 의하면 동양의학에서는 이미
혼은 양으로서, 백은 음으로서 우리 몸에 실제로 작용하는 존재로 인정하고 있다.
혼은 우리 생명의 근원이고, 백은 혼의 작용에 의해 자기가 응결되어서 형성된 것으로 보
고 있다. 인간은 최초의 어머니 뱃속에서 잉태될 때 부모는 수정란 속에 백의 기운을 깃들
여 제공하는데, 이때 영적인 상태에 있던 혼이 수정란에 스며들면서 백의 기운을 혼의 기운
에 맞도록 변화시키면서 태아와 더불어 성장한다.
백이 가지고 있는 기운의 순환 체계가 바로 12경락과 기경 8맥이다. 백은 혼의 절대적인
지배 아래 12경락과 기경 8맥의 순환 체계를 작동시킨다.
백은 비록 음적이고 지기에 속한다 해도 물질적이면서 아주 순수한 기로서 영적인 세계인
혼과 연결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백의 기운이 손상될 때 바로 육체적으로 병적 상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들이 흔히 얘기하는 자연 치유력, 생명력은 바로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원기, 즉 백을
뜻한다.
혼과 백을 연결하는 힘을 우리는 명줄이라고 한다. 서양에서 실버 코드(은줄)라고도 하는
이 명줄은 육체가 크게 손상됐거나, 백의 기운이 약해졌을 때 끊어진다. 명줄이 끊어진다는
말은 바로 죽음을 뜻한다.
백의 기운은 이미 수정란으로 제공돼서 태내에서 성장하는데, 이것을 선천지기라 한다. 세
상에 태어나서 호흡이나 음식물의 섭취 등을 통해 들어온 기 중에서 고도로 순화되고 정제
된 기가 백의 후천지기로 작용한다. 백의 후천지기의 기운이 고도로 정제되고 강해짐으로써
명줄이 튼튼해지는 것이다.
도리도리 짝짝궁
도리도리란 무엇인가?
길 도자에 이치 리, 도리라는 뜻이다.
짝짝궁이란 무엇인가?
태극기를 보면 가운데 활 궁의 모양이 있고, 아래위로 음과 양이 나뉘어 있다. 짝짝궁이란
뜻은 음과 양이 짝을 이룬 상태, 즉 태극의 상태를 말한다. 마음에 있어서의 태극이란 나도
모르게 움직이는 마음과 음과, 내가 아는 상태로 움직이는 마음의 양이 합쳐진, 완전히 정신
차려진 상태이다. '도리도리 짝짝궁'이란 말은 결국 '정신차리는 도리를 알거라' 하는 말이다.
곤지곤지란 무엇인가?
땅 곤에 따지. 즉, 땅의 기운이 서려 땅이 만들어진 이치, 기가 움직여 우주가 창조된 이
치를 얘기한다. 마음이 움직여 기가 움직이고, 기가 움직이니 어떠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잼잼이란 무엇인가?
잼잼은 '잡아라'라닌 우리말이고, 곤지곤지 잼잼이란 '네 마음대로 이 세상이 만들어지는
이치를 잡아라' 하는 뜻이다.
깍궁이란 무엇인가?
각궁, 짝짝궁의 궁을 깨우치라는 뜻이다.
'도리도리 짝짝궁 곤지곤지 잼잼'은 '도리도리 짝짝궁하고 곤지곤지 잼잼하여 각궁하라'는
말이다. 쉬운 말로 '정신차려!'라는 말이다. 수천 년 동안 안방이나 사랑방에서 아기들에게
가르쳐 온 선조들의 지혜로운 교육인 것이다.
도리도리 짝짝궁
곤지곤지 잼잼
각궁
요즘같이 정신을 잃고 살기 쉬운 때에 각 직장이나 학교, 군대에서 만날 때마다 '깍궁' 하
고 인사를 하면서 생활한다면 어린아이처럼 즐거움도 느낄 수 있으면서 서로 정신차리는 데
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매일같이 '깍꿍' 하는 울림이 펴진
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족
아침 저녁으로 만나는 나의 가족, 어머니 아버지 형제 자매 등 매일 만나는 가족에게 우
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흔히 가족과 떨어져 있을 때에야
그리워하며 서로의 필요를 느낀다. 특히 우리 민족에게 가족에 대한 사랑의 말이나 표현이
부족하다는 것은 거의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옛날의 아버지들은 부자 지간에 밥상을 대하고 식사를 하는 중대화를 하게 될 때에도 될
수 있으면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로 퉁명스럽게 눈을 내리깔고 얘기를 할 정도로 사랑의 표
현이 부족했다. 그러나 속으로 갖고 있는 사랑의 크기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것
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자칫하면 평소의 생활 속에서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이 얼마나 소중하
고 사랑스러운 존재인지를 잊고 살기 쉽다. 가족 중에 아무도 아프지 않은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감사해야 될 일인지 만나는 순간마다 느끼려고 노력한다면 항상 화목할 것이다.
아직도 우리 어머니는 나를 보실 때마다 잔소리를 하신다. 수염 좀 깎아라, 한복이 너무
영감 같다, 또는 돈을 아껴써라, 남들처럼 돈 좀 많이 벌어라, 나훈아, 조용필같이 좋은 노래
를 만들어서 히트 좀 해라. 50년 이상 우리 어머니가 내게 하시는 잔소리다.
물론 젊었을 때에는 매일같이 반복되는 똑같은 내용의 잔소리에 짜증도 내고 반발도 많이
했지만, 요즘엔 그 많은 잔소리가 사랑의 멜로디로 들리기 시작한다. 바로 그 말씀의 내용이
나 표정이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듣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마음속에는
눈물날 만큼의 진한 사랑이 배어 있는 것이다. 안사람의 잔소리나 자식들의 얘기에서도 그
마음을 들으려고 노력하니 모든 것이 진한 사랑일 뿐이다.
나는 진한 사랑이 담겨진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피차 함께 살고 있는 생명체의 진한 아
름다움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며 산다. 적어도 최근의 이십 년간 우리 집에서 큰소리가 난 적
이 내 기억으로는 거의 없었다.
서암 스님의 말씀처럼 항상 금방 만난 사람처럼 나의 가족을 대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
해질까.
나의 도반들
1981년 어느 날, 충무로에 있던 나의 사무실에 우연히 찾아온 젊은 도인 한태우라는 사람
을 만나면서 나의 운명이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수천 편의 시엠송을 만드
는 동안 느껴왔던 의문을 한 꺼풀씩 벗겨 낼 수 있는 그런 기회이기도 했다.
수없이 많은 음악들을 창작해 오던 어느 날 문득 이 모든 창작의 주인공이 내가 아님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강하게 품고 있던 내 영혼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떠올랐다. 창작을 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으면 어디선가 불현듯 스쳐 가는 영감. 나 자신은 그저 그 영감을 끄집어
내어 표현만 하는 기계처럼 느껴질 뿐, 그 영감을 주는 정체에 대한 의문에 끝없이 싸였다.
세계광고음악상인 CLIO와 같은 상을 수차례 수상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상을 받을 원작
자는 김도향이라는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영감을 준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았다. 나
의 영혼이나 외부의 영혼, 또는 절대적인 존재, 나 이외의 그 어떤 것이 분명 존재하고 나는
그곳으로부터 전해진 영감을 강보에 적어 놓기만 했을 뿐인데, 하고 끝없이 의문에 방황하
고 있을 무렵 홀연히 한태우라는 젊은 사람이 나타나 나에게 충격적인 말을 건네 왔다.
"김도향 씨! 당신의 수호령 할아버지에게서 당신을 정신 수련의 길로 인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소. 이제 붙는 나를 싸부라고 부르시오(사부라고 모시기에는 자신이 너무 젊으니 약간
격을 낮춰 사부라고 부르라는 말이었다)."
나의 수호령 할아버지는 나의 17대 조상님으로서 고려 말 공민왕의 왕자님들을 가르치시
는 참찬공이라는 벼슬을 하신 분이라는 등 즉석에서 나의 수호령 할아버지와 대화를 통해
이제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정보를 내놓는 것이었다.
원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던지라 난 서슴없이 우리 집 족보에 대해서 백과사
전이나 다름없는 팔촌형께 전화를 했다. 실제로 고려 말 참찬공을 지내시던 김자 합자 17대
할아버지께서 이성계의 청탁을 거절하고 천안 부근의 대동이라는 마을로 낙향하여 은둔하셨
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손이 이제까지 이어 내려오던 집안으로, 일가의 가족 수도 적고 외
부인들이 전혀 내력을 알 수 없는 집안이었다. 더군다나 1대 조부님에 대해서는 일가 친척
도 거의 모르고 있는 터에 한 싸부가 그런 내용들을 어떻게 알고 있냐고 팔촌형은 깜짝 놀
라는 것이었다.
나도 몰랐던 17대 할아버지의 내력을 그는 영적인 대화를 통해 거의 정확히 진술한 것이
다. 더군다나 창작 생활을 통해 나의 영혼의 시계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던 나에게는 일종
의 전기 충격 같은 전율이 밀려왔다.
그때부터 여러 가지 질문을 퍼부으면서 한 싸부에 대한 실험을 통해 무언가 다른 세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확신을 얻은 후 나는 한 싸부의 모은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공부 방법
이 독특하고 일반 선도 수련과 달랐지만 어려운 과정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갔다. 수련한
지 서너 달쯤 지나가 단전에 뜨거운 호빵 같은 느낌의 열기가 느껴지고, 기의 실체도 보이
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영혼들이 실제로 보이기도 했다.
주위에는 서서히 정신 수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특히 수련을 오래 한
오수일 한의사, 최규 한의사, 성백서 박사,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선도 수련을 해 온 대가 송
창식 등이 함께 수련에 참가하면서 서른 명 가까운 도반들이 생겼다.
처음에는 나의 사무실, 집, 송창식 군의 집 등을 전전하면서 매일같이 열심히 수련에 정진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영원히 함께 수련할 것 같던 그
모임이 흐트러지기 시작한 것은 함께 수련하던 사람중의 한 여자 수련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부터이다.
그 여성 수련자는 모 여자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던 학생이었는데,
수련 전에는 정신 질환이 있어 가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경력이 있었다. 그녀는 하루종
일 열심히 축기 수련을 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 비해 축기가 많이 되어 다른 수련자의 부
러움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더니 며칠 안 가 세상을 떠난 것이었
다.
장례식에 다녀온 오수일 원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여성 수련자의 주검을 검
진한 의사가, 10중에서 떨어져도 그렇게 골절이 안 되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하
더라는 것이다. 그녀의 주검 뼈 마디마디에 골절을 입은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나중 오 원장의 분석에 의하면, 그녀에게 정신 발작이 일어났을 때 강한 기가 함께 폭발하
여 뼈 마디마기가 골절을 입은 듯한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단전에 뜨거운 호빵 같은 열기가 모인 후부터 평소 화를 안 내다가도 화가
나면 수련하기 전의 서너 배 이상의 열기가 치솟아 은근히 걱정을 하며 그 현상을 관찰하던
중이라 나는 그 현상에 대해서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마음 따라 움직이는 기가 몸에 많으
면 믾이 쌓인 만큼 더 크게 움직인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린 것이다.
나의 친구이자 후배이자 스승 격인 오 원장, 그는 이미 우학 도인을 비롯하여 전국의 유
명한 도인을 찾아다니며 여러 종류의 공부를 접해본 경험이 많았고, 또 한문에 능통하여 중
국의 고서 수천 권을 독파하여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그 오 원장이 어느 날 나에게
불쑥 말했다.
"자, 이제는 이런 욕심에 빠지기 쉬운 공부는 집어치우고 노자 선생이 말씀하시는 무위자
연의 공부로 바꿉시다. 인위적으로 호흡을 하여 축기를 하고 유교대법을 하고 차력약을 먹
고 경신법을 하는 등의 인위적인 공부를 통해 얻는 능력들이 과연 무슨 가치가 있겠고, 축
지법을 익혀봤자 자동차가 있고, 한걸을에 바다를 건널 수 있다는 축지법인 대축 공부를 해
도 비행기가 있고.... 다 소용없은 짓거리니 마음이나 닦으면서 무위자연의 세계로 들어갑시
다."
오 원장은 나를 설득하였다. 하지만 원래 욕심쟁이였던 나는 조금씩 알게 된 새로운 능력
에 대한 미련을 쉽게 떨칠 수가 없었다. 나의 안사람도 무언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서 지금
까지 한 공부를 버리라고 충고하였다.
1년 6개월 동안 정신없이 새로운 세계에 빠져 있던 내가 서서히 고개를 들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난 것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새로운 정신적 공허를 메우기 위해 정신 수
련에 관한 책이라면 어떤 책이라도 구해 탐독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오 원정이 만들어 놓은 강남의 조그마한 도장으로 나가 마음을 닦는 공부에 열중했다. 20여
평의 조그만 도장에서 태극권과 여러 가지 도인 체조를 배우고, 무조건 자리에 앉아 무념무
상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저녁 6시면 무조건 세계로 나가 새벽 1시면 집으로
돌아오는 약 10년 간의 마음공부를 시작한 것이었다. 무조건 자리에 앉아 떠오르는 마음을
관찰하라는 그 말이 왜 그렇게 어렵던지 처음 3년 동안은 떠오르는 마음을 보기는커녕 앉으
면 졸았다. 떠오르는 마음을 관찰하라는 말귀는 쉬운데 앉아서 시작만 하면 금세 잠들거나
잡념의 혼수상태에 빠지곤 했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내 마음의 그림자 같은 것이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억지로 잡념
을 없애려고 하지도 말고, 또는 설정된 상상에 빠지지도 말고 그냥 턱 놓고 앉아서 떠오르
면 구경하고, 아무 생각 안 나면 그냥 그대로 있고, 라는 말들이 실제로 그렇게 하려면 왜
그렇게 어렵고 힘들었던지...
초조하고 급한 성격인 내가 3년을 버티고 버티다 보니 어느새 느려지고 부드러워진 나을
발견하게 되면서 '아하, 천천히 이렇게 변하는 건가 보다'하며 여유를 갖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성백서 박사, 오수일 원장, 맹적균 원장 등과 함께 부부 동반으로 열심히 수련하
였다. 수련이 끝나면 차를 마시며 가볍게 토론을 나누기도 했다. 나중에는 조효남 박사, 박
윤배, 신정식 원장 등 새로운 도반들로 동참하여 공부에 열중하였다.
약 10년이 다 돼가는 어느 날 나의 가장 가까운 도반인 안 사람이 말하길, "무위자연의
도란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데 이렇게 인위적으로 도장을 만들어 놓고 공부한다는 게
좀 이상하지 않아요?" 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일상의 우리를 정신 수련의
상태에 이르도록 하기 위한 도장이 아닌가! 나는 내심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면서 나의 도
반들에게 제의를 했다.
"자, 함께 도장을 옮깁시다."
대다수가 나의 제안에 찬성하여 자연스럽게 도정을 폐쇄하게 되었다. 나중에 합류한 조효
남 박사 같은 분은 끝내 아쉬워하며 도정을 없애더라도 정기적으로 잦은 모임을 갖길 원했
으나, 자연스럽게 오 원장은 호주로 이민을 가게 되고 나머지 도반들도 또 다른 자신의 세
계를 발견하여 각자 용맹 정진하고 있다.
도장을 폐쇠한 지 어언 9년째 접어들면서 나 또한 내 앞에 나타나는 모든 현실을 스승으
로 삼아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마다 정신을 잃고, 그 어려운 일이 나
의 스승임을 잊어버리니 내 몰골이 참담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의가장 가까운 도반인
내 안사람이 내가 정신을 잃을 때마다 바로 옆에서 질책을 해주니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오
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1년 전보다 1분 빠르게, 그제보다는 2초 빠르게, 어제보다는
1초 빠르게 정신차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언제쯤에야 부딪치는 순간 그대로 정신차리
게 될지 암담하지만 서암 스님같이 크게 깨우치신 분을 만날 때마다 그 시간이 줄어들고 있
어 그나마 위안이 된다.
놀라운 계분동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들 중엔 의외로 욕심 많은 사람이 많은가 보다. 예로부터 유명한 도
인들 가운데도 많이 먹으며 몸이 썩지 않는다는 옻(일반인은 옻닭을 이용하여 복용한다.)이
라든지, 먹을수록 피부가 고와지고 폐가 튼튼해지고 3년이상 복용하면 물에 들어가도 살갗
이 물이 묻지 않는다는 운모(유리의 원료를 아홉 번 이상 고온에 법제하여 미세한 분말로
만들어 복용한다)라든지, 2백 마리의 분량만 먹어도 천하 장사가 된다는 계분동에 대한 관
심은 도인들 사이에서도 꽤나 높았다고 한다. 우학 도인의 말에 의하면 소설 '단'에 등장하
는 3비 8주의 수장 격인 박학래 선생이 8백 마리 분량을 드셨다고 하고, 우학 도인은 자신
도 2백 마리 분량을 드셨다고 한다. 그런데 계분동을 잘못 만들어 먹어 얼굴이 퍼렇게 된
도인이 한두 명이 아니라고 한다.
유능한 한의사이기도 한 호수일 도반이 어느 날 우학 도인의 계분동 처방을 몰래 훔쳐내
어 계분동을 만들기 시작하여 10여 전을 실패한 후에 겨우 10여 년을 실패한 후에 겨우 완
성 단계에 이를 즈음 나와 인연을 맺게 되어 그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실제로 먹어보기도
하였다. 옛날 도인들의 처방은 대개가 약재들의 이름과 분량만을 표시했을 뿐 사람들이 함
부로 만들 수 없도록 깊은 함정을 숨겨놓았던 것이다. 옐ㄹ 들면 계피 한 돈이라고 표기해
놓았어도 계피 자체만 수백 종 이상이고 가격도 한 돈에 5백 원짜리에서 5천만 원짜리까지
그 품직의 차가 너무 심해 그 처방에 맞는 계피를 찾아내는 것만도 거의 불가능하다.
여하튼 10여 년 고생 끝에 약의 법제 방법을 발견한 오 원장이 계분동의재료를 구입해서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 놀랍다.
계분동이란, 사람이 몸에 구리를 흡수하기 위해 아주 어려운 방법으로 구리의 독을 제거
하는 과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닭에게 먹인 다음 뼈 속에 스며든 구리를 그늘에 말려 다시
사람의 체질에 맞게 생약 처방을 하여 먹는 특수한 차력약인데, 그 위력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다.
닭도 3개월 정도 된 토종닭을 고르는데 다락들도 법제된 구리를 먹을 능력이 없으므로 인
삼을 비롯한 비싼 약제를 닭에게 먹여 기운이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구리 가루(생구리
를 펄펄 끓는 유황에 넣어 독을 빼는 과정이 너무나 어렵고 위험하므로 일반인들은 시도조
차 하지 말기를 바란다)를 동시에 먹이게 되는데 닭의 변으로 나오는 구리를 또다시 정제하
여 먹이고 먹이기를 3개월쯤 하게 되면 드디어 닭의 뼈 속을 스며들어 닭 계자에 가루 분자
에 구리 동자, 계분동이라 부르는 차력약이 완성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닭을 기를 장소가 마땅히 않아 충남 공주에 있는 한 친척 마을에 위탁하여 챡 2
백 마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3개월 후에 도반들과 함께 그곳에 도착하여 구경하게 되었는데
도착하자마자 닭들의 울음소리에 올랐다. 마치 커다란 개가 짓듯이 닭이 울어대는데 함께
간 나의 안사람이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며 닭장으로 직접 다가가 소리를 들으니 닭 한 마리
의 울음소리가 개 짖는 소리보다도 우렁찼다.
닭을 기르는 농부는 손장갑을 철사도 두껍게 만들어 끼고 있을 정도로 닭의 부리가 힘찼
다. 닥을 잡기 위해 문을 열다가 한 마리를 놓쳤는데, 달려나간 닭이 지나가던 동네 개에게
달려가 한 번 쪼니 그대로 죽어버릴 정도였다. 구리의 힘이 저토록 놀라운 것인가하고 나
자신도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또한 닭장 옆에 셰퍼트 한 마리가 묶여 있었는데 닭들의 기운에 눌려 그 커다란 귀가 한
쪽으로 납작하게 울려 붙어 있었다. 나중에 닭들이 없어진 후에 보니까 그 셰퍼트의 귀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 빳빳하게 서 있었다.
우리는 놀라운 계분동의 위력을 구리를 먹은 닭들을 통해 느끼면서 계분동을 먹을 기대에
한참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도시 속의 평범한 생활을 하는 우리들에겐 그것을
소화할 능력이 없었다. 한두 마리는 그럭저럭 먹어 소화를 시켰으나 서너 마리째부터는 위
장이 막히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오 원정은 끝가지 버티며 약 20마리까지 억지로 먹었으나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오 원장은 기운을 두배 가까이 얻게 되었지만 나의 경우는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
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하루 여덟시간 이상의 특수한 도인 체조가
필요했는데, 내용도 잘 모르고 시간도 없고 하여 그냥 포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몇 년 후에 괌에 살고 있는 처제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처제의 신랑이(나의 동서) 싸
움닭을 키우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닭싸움을 경기를 하는데 우승을 많이 한 닭에게는 많은 상금이 들
어온다고 정성들여 닭을 키우고 있었다. 구리를 먹은 닭 한 마리면 일년에 백만 달러쯤 벌
수 있는 부자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아 동서에게 슬쩍 귀띔을 해주었더니 좋아서 난리
법석을 떨었다. 내가 본 계분동용 닭의 위력이라면 괌의 싸움닭 정도는 발끝도 못 쫒아올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 구리를 괌으로 들고 가 서너 달을 먹여 보았으나 괌에서 사는 닭이
소화하기엔 너무나 벅찼던 모양이었다. 먹이는 닭마다 구리를 흡수하지 못하고 죽어 버리는
것이었다. 동서의 부자 꿈을 꿈만 꾸게 하고 이뤄주지 못한 것이 끝내 미안할 뿐이다.
식사
오래 사는 방법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소식이다. 조금만 먹는다는 것은 연료를 적
게 넣어 작은 불로써 몸의 신진 대사를 줄이는 방법인 것이다. 자연히 몸이 덜 살라지기 때
문에 수명이 연장될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 적게 먹으려 하루 한 끼, 두 끼 사이를 왔다갔다 하지만 활동량이 많은 나로서
는 식탁 앞에 앉는 순간 정신을 잃어버리고 허겁지겁 먹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여우 같
은 마누라가 "여보, 마음 공부 한다는 사람이 식사할 때도 정신을 잃어서야...쯧쯧쯧"하고 날
카롭게 지적한다.
먹는 일만큼 중요한 일도 드물다. 사실 식사는 맛을 즐기기 위한 것도 굶주린 배를 채우
기 위한 것도 아니고 삶은 지속시키기 위산 연료로서 연료가 떨어질 때 쯤이면 계속 공급을
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맛있는 것에 대한 욕심, 또는 포만감을
위한 탐욕에 빠져 정신을 잃어버린다.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알맞게 몸에 좋은 연료를 공급해야만 건강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
면서도 식탁에 앉는 순간 정신을 잃어버리고 허겁지겁 먹게 된다. 결국 몸의 건강을 위한
식사가 거꾸로 몸을 망치는 결과를 낳아 많은 사람들이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은 음식 쓰레기가 남아돈다고 성화지만, 옛날 도인들의 식사법 중에는 '개운 식사대
볍'이라는 것이 있어 아무리 먹고 싶어도 7할 정도만 먹고 나머지 3할은 또 다른 생명을 위
한 배려로 남겨 두었다. 굶어 죽는 북한 동포들은 생각한다면 사치스러운 식사법일지 몰라
도, 도그만 미생물의 가치로 대하는 옛 도인들의 커다란 마음이 느껴진다.
나는 최근 '음양보감'이라는 책을 통해 몇 개월 동안 식이법을 수행하였는데, 몸에 좋은변
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람이 자연의 순환 체계에 어울리는 생활을 하는 것이 건강에 좋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저녁 8시나 9시가 되면 잠을 자야하고, 새벽 3시나 4시에 일어나야 하는 자
연의 순리가 지켜지지 않아서 입는 손실도 너무나 막대할 것이다.
삶의 마음이 지극히 고요한 지경에 이르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우주의 기운을 느낄 수 있
는데,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각각 다른 시가의 다른 기운이 소우주인 인체의 내부에
서 각각 다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특히 양의 기운이 발생하는 해, 자, 축 시간(밤 9시 반부터 새벽 3시 반경)에는 수면을 통
하여 몸 안에서 불씨가 짜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도 밤늦도록 TV를 본다든지, 잠
을 자지 않음으로 해서 대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는 생활을 하게 되므로 건강상 엄청난 손해
를입게 되는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양이 발생하는 과정에 음료수나 술을 비롯한 물을 마심으로써 아예 불씨를
꺼버리는 어리석은 행위를 하는데, 이는 생명의 활동을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불길이 활활 나올라 온몸의 생명 활동을 정체시키는 행위를 억제해 줌으로써 근본적으로
몸 안의 자연 치유력이 살아나도록 도와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음식물은 몸 안에 들어오는 순간 에너지로 바뀌어 불길이 온몸에 퍼지면서 오장육부의 순
환을 도와주게 도는데, 동시에 물을 마심으로써 불을 꺼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그것은 마
치 장작불이 타고 있는데 물을 붓는 경우와 같다. 결국 타다만 장작 찌꺼기가 소화기 계통
에 정체되어 썩어가면서 온몸에 독소를 퍼뜨려 건강을 상하게 하는 것이다.
적어도 음식을 섭취한 후 우 시간까지는 장작불이 다 타도록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현명
하다. 그렇게만 해도 몸 안의 자연 생명력이 스스로 다 알아서 처리하고, 또 자연 생명력이
활동할 기회를 만들어 줌으로써 자연 치유력이 증강되는 것이다.
계절마다 우주의 기운이 다르듯이 계절에 맞추어 나타나는 음식물들의 역할 또한 다르다.
그래서 옛 조상들은 항상 그 계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비닐 하우스, 냉장고 등 문명과 기술이 발달하고 집집마다 냉방, 난방이 발달되어 있는 바
람에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는 음식물 섭취를 통하여 우리는 너무나 큰 손실을 입고 있다.
사람이 완전하게 자연의 순리에 따르면서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음식물 섭취가 필요 없
게 되어, 우주에 흐르는 고도의 순수한 기만을 섭취하면서 살게 되어 있는데도 실천을 못
하니 사람의 의지가 얼마나 박약한가.
단식
많은 사람들이 건강이나 미용을 위해 단식에 도전한다. 살을 빼기 위해 단식을 해서 성
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단식 기간에 굶주렸던 보상 심리가 크게 작용하여 단식이 끝난 다
음 정신없이 먹어댄다. 그리고 얼마 후엔 다시 살이 찐 모습으로 나타난다. 단식에 대한 몰
이해가 비정낸 결과이다.
단식의 목적은 몸과 마음의 휴식을 통해 자신이 같고 있는 자연 생명력이 충분히 발휘되
도록 도와주는데 있다. 단식 후에 부작용이 많이 생기는 것도 원래 목적을 모르고 무리하게
단식을 한 뒤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산다'라는 우리말의 개념을 살펴보면 장작불이 잘 살아나서 장작을 사른다, 불태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인생을 산다는 뜻은, 바꿔 말하면 나의 육체가 불에 잘 붙어서 사라지는
것에 가깝다. 촛불이 잘 살고 있다는 말과 같이 초의 몸에 해당하는 육신이 점점 소모되는
상태의 표현인 것이다. 결국 죽어가는 과정을 '산다'라고 표현한 것이다.
여하튼 우리 인간은 음식물을 연료삼아 왕성한 신진대사를 이루며 몸을 사르고 있는 것이
다. 최근의 과학자들이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성장 세포의 진화를 늦춘
다든지 하는 것은 바로 몸이 불살라져서 타 없어지는 속도를 느리게 해줌으로써 생명의 길
이를 늘리는 방법이다.
단식의 원리 도한 비슷하다. 몸의 연료 공급을 중단함으로써 모든 불살라지는 행위가 미
미하게 바뀌게 되고 몸 구석구석에 숨어 있던 찌꺼기 연료를 다 태우고 나면 그 동안 몸 안
에 잠재되어 있던 자연 생명력이 활동하면서 나빠진 부위를 치료해 주어 건강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마음껏 먹고 마시고 아무 일도 안 하고 빈둥빈둥 노는 것을 휴식한다고 생각
하기 쉬우나 실은 먹는 것까지 중단하여 육체 자체도 휴식을 할 때만이 자연 생명력이 더욱
더 왕성해진다는 사실이다. 인체 중에 가장 혹사당하는 것이 위장과 마음이다. 부작용이 생
기는 경우의 대부분은 육체는 휴식을 취했는데도 마음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해서 생긴
다.
나와 함께 마음공부를 하는 친구 하나는 한번 단식에 들어갔다 하면 100일 단식에 들어가
는데, 100일쯤 지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서 마라톤 경주에 나갈고 싶을 정도로 건강해진
다고 한다.
지금도 지구상에는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더구나 우리의 핏줄인 북한 동
포 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단식을 하는 사람과 굶어 죽는 사람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최소한의 생존 조건인 물은 양쪽이 다 마시고 있다. 그 이외
에 무슨 차이가 있어서 한쪽은 죽어가고 한쪽은 건강해지는 것일까? 그 차이는 단 한 가지,
'마음의 차이'이다. 한쪽은 정신 잃은 마음이 되어 죽어가고, 한쪽은 정신차린 마음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루만 굶어보라. 먹고 싶은 자장면이 백두산만하게 떠오른다. 그 백두산만한 자장면을 향
햐여 '먹고 싶어 죽겠다, 먹고 싶어 죽겠다'하며 마음이 빨려 들어가 정신을 잃게 되어 죽게
되는 것이다.
단식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하루만 굶어도 먹고 싶은 음식이 백두산만하게 떠오른다.
그러나 마음으로 다짐하길 '조금만 참자. 이 고비를 넘기면 난 건강해진다' 하며 정신을 차
리게 되면 점점 생명력이 살아나면서 건강해지는 것이다.
삶과 죽음의 차이는 바로 정신을 차리느냐 잃느냐의 차이이다. 백 일을 굶어도 정신차리
면 건강해지고 며칠만 굶어도 정신을 잃으면 죽는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우리는 왜 잊어버
리고 죽어가고 있는 것일까?
육신
세상의 이치는 참 오묘하다. 쇠고기의 간을 먹으면 쇠간의 기운이 인간의 간으로 전달되
어 간 기능에 도움이 되고, 소무릎 뼈를 먹으면 사람의 무릎 뼈에 기운이 전달되어 무릎의
기운을 도와준다. 유유상종의 원칙이 다른 생명체 사이에서도 작용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싼 웅담을 먹어 간담의 기능을 좋게 하려고 그 불쌍한 곰을
시도 때도 없이 사냥하여 외국 삶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어디 곰뿐이
랴. 정력에 좋다면 불개, 사슴, 호랑이, 개구리까지 값을 따지지 않고 잡아먹으며 몸보신에
열중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육식을 하지 않는다. 모든 생명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에 육식을 못 하게 하는
것이다.
육식을 하는 사람들은 채식만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성격이 포악해진다고들 말한다. 살
생을 당하는 동물들이 죽을 때 느끼는 공포, 분노의 기운이 그대로 고기 속에 남게 되어 아
무리 불에 익혀 먹더라도 그 독한 기운이 잔류하게 되어 고기를 먹는 사람들 속으로 유입되
게 되는 모양이다. 게다가 불을 사용하여 요리를 하게 되므로 불의 뜨거운 기운 또한 함께
작용하게 괴어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들의 성격이 비교적 뜨겁게 잘 타오르고, 분노 또한
커지는 모양이다.
내가 최근 모 방송국의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국내의 아름다운 지역을 찾아다니며 소
개하던 중 서해안의 '월도'라는 아주 작은 섬에 사는 어부들의 생활을 취재하게 되었는데,
어망에 걸린 생선을 손으로 잡아보곤(생전 처음 만져보았다) 너무나 강한 생명력에 크게 놀
라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어부들은 주저없이 그 생선을 칼로 잘라내며 한 점을 뚝 떼어내어 초고추장에 찍어 바로
내 입에 넣어주는 것이 아닌가. 무심코 받아 먹으면서도 바로 전에 펄떡거리던 생명력이 느
껴져 마음이 착잡하였다.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생선의 생명, 그 영혼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생선의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가도록 기도하면서 그냥 씹어먹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보려 그
이중성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네덜란드인가 덴마크인가의 돼지고기 통조림은 세계 최대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
다. 그들은 돼지고기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하여 독특한 방법을 쓰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돼
지들을 살생할 때 신경 마취제를 미리 주사하여 돼지들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모르게 행
복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당연히 돼지들이 죽을 때 느끼는 공포라든
지 분노의 감정이 사라져 버려 그 육질이 맛있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생선회가 제일 인기가 있는데 몇 대째 생선회를 뜨는 기술이 내려오고 있는
유명한 집에서는 아주 날카로운 칼을 이용하여 생선이 죽는 순간 두려움이나 분노를 느낄
틈이 없게 빠르게 처리하는 기술로 유명하다고 한다. 당연히 생선회의 맛이 부드럽고 독특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머리와 가시만 남은 생선이 헤엄을 치는 모습을 TV를
통해서 본 일도 있었다. 가히 도의 경지에 올라섰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여러 가지 식물 실험을 통해서 식물도 공포를 느끼고, 기억도 하는 의식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렇다면 동물이나 식물의 차이점이 별로 없는 것이다. 생명체를 존중하는 입장
에서 육식을 금한다면 식물 또한 함부로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자신을 먹어주기를 바라는 식물 즉, 열매가 열리는 식물들은 예외일 것이다. 그들
은 자신의 열매를 먹게 하여 그 씨앗을 멀리 퍼뜨려 종족을 번식시키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식물은 먹어주는 일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열매 외의 모든 생물들은 먹을 수 없다면 곧 세상은 기아에 허덕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자연의 법칙은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순환을 통하여 우주 전체의 생명력을 유지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 순환 자체가 우주의 생명 활동인지도 모르겠다. 인간들
의 먹는 것에 대한 탐욕만 없다면 그 순환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아프리카 동물들의 생존 경쟁을 살펴보면 약육강식의 원칙이 철저하게 작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지 한 가지, 그들은 배가 고플 때만 생존을 위해서 살생할 뿐이다. 배가 부른데
도 저축을 위해서, 또는 별미의 식사를 위해서, 또는 재미를 위해서는 결코 살생을 하지 않
는다.
오로지 인간만이 배가 부른데도 저장을 위해 살생을 한다든지 특별한 맛을 죽이기 위해서
또는 재미를 위해서 살생을 일삼고 있다. 단순히 먹기 위해서 살생하는 정도가 아니고 자신
의 쾌락을 위해서 살생을 한다는 것은 정도를 벗어난 일이다. 개인이 욕심으로 길가에 피는
아름다운 꽃까지도 집으로 꺾어들고 오는 행위는 순수한 생명을 짓밟아 버리는 잔인 무도한
짓이다. 그 결과가 본인들에게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는 자연의 법칙을 잊고 사는 것은 저
급 동물들의 삶보다도 못한 것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아주 오래 전에 미국에서 어떤 식물학자가 식물들이 살아 있는 의식에 대해서 실험한 내
용을 TV에 방영했더니 그 프로그램을 본 주부들이 한동안 야채를 사 먹지 않아 야채 상인
들이 곤욕을 치른 일이 있었다. 그 살아 있는 생명의 실체를 느끼며 정신차리고 산다면 우
리들이 어리석게 빠져 있는 먹는 것에 대한 탐욕스런 마음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한동안 채식으로만 생식을 단행한 적이 있는데 몸 속에 있던 불기운이 사라지면서
머리가 어린아이처럼 시원하게 되고 마음이 착하게 되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철저한 가톨릭 신자이신 어머니가 식사 때마다 "산 속에 사는 중하고 사는 것 같아 살맛
이 안 난다!"고 질책을 하시는 바람에 백 일 만에 중단하고 말았지만 그때처럼 편안해져 있
었던 때가 참으로 드물고 지금도 그립다.
가족들과 함께 사는 나로서는 가족들의 마음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나 하나만을
위해서 따로 식사를 마련해야 하는 집사람에게도 미안하고, 어머니는 물로 두 딸에게도 미
안하기 그지없어 다시 시작할 수가 없을 뿐이다.
단지, 우리가 식탐에서 벗어나, 그때 그때의 순수한 요기로서만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먹는다 해도 상관은 없지만 가능하면 불기운과 독기운이 적은 채식을 하고, 더 가능하
면 불기운이 빠진 생식을 하고, 더 가능하면 순수한 기만 먹고 사는 것이 나를 살리고 자연
을 살리는 길일 것이다.
신토불이
한의학에서 다루는 많은 분야 중에 약초를 다루는 학문이 있는데, 그 근본 중에 재미있는
것은 어느 지역에서 발생한 질병에 대해 치료할 수 있는 약초는 반드시 그 지역 안에 있다
는 사실이다. 지역마다 특이한 음식들이 발달되어 있듯이, 지역마다 그 지역에서 발생하는
풍토병을 비롯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잇는 좋은 약초들이 그 지역 안에 꼭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지역 안에서 생산해 내는 농산물들을 먹고, 배설하고, 다시 생산하
는 과정에서 자연의 섭리는 그 지역에 알맞는 순환 과정을 통해 지역마다 스스로 정화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외국 농산물이 수입되면서부터 무언가 순환 과정이 무너져 버린 느낌이 든다. 외
국산 농산물을 먹으면서부터 질병의 형태가 달라지고, 점점 치료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어느 언어학자의 말을 빌리면, 사투리의 형성 과정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물'이라고
한다. 물의 무게나 특성에 따라 토양이 달라지고, 언어의 형태가 달라지고, 사람들의 성격도
달라진다고 하는데, 수천 년 동안 그 토양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먹던 사람들이 전혀 다름
성질의 토양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먹게 됨으로써 나타나는 육체적, 정신적 변화는 대처하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모른다.
특히 양성이 강한 우리의 농산물을 알게 모르게 우리의 건강을 잘 지켜왔는데, 무언가 생
명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 외국 농산물이 많이 수입되는 현실을 모며 걱정이 앞서게 된다.
우리나라의 토양은 수천만 년 동안 중국 쪽에서 날아오는 미세한 광물질이 누적되어 그
약성이 뛰어나다. 같은 약초를 심어도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것과 외국에서 재배한 것과의
차이는 엄청나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인삼은 약성이 강한 데 비해 중국 땅이
나 다른 외국에서 재배하면 자라지도 않을 뿐 아니라, 겨우 재배에 성공해도 그 약성이 미
미하기 때문에 '고려인삼'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사람들들 치료하는 약품을 상품, 중품, 하품으로 나누어 각각 100위의 매
김을 하였는데, 하품 중에 1위의 약이 고려인삼이고 중품 중에 1위의 약이 2백년 묵은 산삼
이라고 한다. 물론 고려인삼 한번 달여 먹으려면 집을 팔아야 했을 정도라고 하니, 미록 하
품 1위라고 하지만 그 가치가 얼마나 놓았는지 짐작이 간다.
흥미로운 것은 상품의 100위가 전부 광물질인데, 그 중에서 으뜸인 상품 1위는 금과 주사
이고, 2위는 운모, 3위는 계분동으로 거의 이온화된 광물질이라는 점이다.
이 광물질들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놀라울 정로로 미세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법제 과
정이 너무나 어렵다. 우리 몸에 기생하고 있는 대장균 크기 정도로 미세하게 만들어야 아무
런 부작용 없이 먹을 수 있고, 먹게 되면 그 위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자연의 풍화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여러 가지 광물질들의 미세한 분말이 기류를 나고 날아
와 누적되면서 여러 가지 우리나라 토양의 약성을 형성한다. 이런 토양 위에서 생산된 농산
물들은 약초뿐만 아니라 무, 배추까지도 자연 약성이 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토양 위에서 생산된 우리의 농산물을 무시한 채 외국에서 수입한 농산물을
사 먹는다는 것은 무지한 일이다. 점점 사라져 가는 우리 농토를 바라보면서 나의 자식들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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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 보기는 심들 것제마는 여개 나는대로 맘에 맞는 걸로 한 공씩 골라 보먼 시간 잘 가것는디... 다 대그빡에 들어 가는 거는 아니더라도 생각헐 거시 생긴당깨요... ^^
하나하나 재밌고 신기한 얘기가 많네요.. 지도 시간 날때마다 나눠 읽을라요~~
아이구 어제 배우고 왔다아입니꺼? 참말로 수고 합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