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녀 베로니카 ( ? - 50 ?) 축일 7월 12일
성스런 수건과 베로니카 성녀
St. Veronica with the Holy Kerchief - MASTER of Saint Veronica
c. 1420. Tempera on oak, 78x48cm. Alte Pinakothek, Munich (뮌헨)
성녀 베로니카, Santa Veronica Pia donna
1세기경. 이탈리아
루가 복음사가는 다른 복음사가들이 쓰지 않은 감동적인 여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예수님이 골고타 산에 오를 때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뒤를 따랐는데
그 중에는 예수님을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인들도 있었다."(루가23,26)고
기록하고 있다.
이 때 예수의 얼굴을 닦은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은 바로 베로니까.
성서는 그 여인의 이름을 전하지는 않는다.
루가 23,25-28
25 폭동과 살인죄로 감옥에 갇혀 있던 바라빠는 그들의 요구대로 놓아 주고
예수는 그들 마음대로 하라고 넘겨 주었다.
26 그들은 예수를 끌고 나가다가 시골에서 성안으로 들어 오고 있던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붙들어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의 뒤를 따라 가게 하였다.
27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뒤따랐는데
그 중에는 예수를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28 예수께서는 그 여자들을 돌아 보시며
"예루살렘의 여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
성녀 베로니카, St. Veronica
St. Veronica with the Sudary - GRECO, El.
c.1579. Oil on canvas, 79x70cm. Santa Cruz Museum, Toledo
전승에 의하면,
성녀 베로니카는
예수께서 골고타(해골산)로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
예수님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피땀을 닦아 준 예루살렘의 어느 부인이다.
그녀는 자신의 옷으로 그리스도의 성면을 씻었는데
나중에 살펴보니 거기에 주님의 모습이 박혀있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그 여인은 베로니카로 알려졌는데,
‘베로’는 라틴어로 ‘베라’(참, 진실한)이고
‘이카’는 ‘아이콘’ 즉 성화상을 뜻하므로,
그녀의 이름은 그 자체가
그리스도의 ‘참 모습’이란 뜻이 된다.
이 사건 이후
베로니카의 운명은 여러 가지로 서로 다른 전설로 전해온다.
그 한 가지 전설에 의하면, 그 후 베로니카는 로마(Rome)로 가서
자신의 이 유품으로 티베리오 황제를 치유했다는 것이고,
자신의 임종 때에는 이 유물을
교황 클레멘스(Clemens)에게 드리라고 유언하였다고 한다.
또 다른 전승에 의하면,
베로니카는 루가 복음 19장 1-10절에 언급된
세리 자캐오의 부인으로 남편과 함께 프랑스로 건너가서
남부 프랑스인들의 개종을 위하여 헌신하였다고도 한다.
또 “빌라도의 술책”이란 책에는,
베로니카가 마태오 복음 9장 20-22절에 언급된 여인으로,
12년 동안이나 하혈병을 앓다가
예수님의 옷깃을 만짐으로써 치유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것이 진실인지 자세히 규명할만한 자료는 없는 실정이다.
베로니카가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자 초상이 새겨졌다는 기록은
빌라도 문헌 <악타필라티>와 <황금전설>에 나온다.
그러나 기적의 현장이 골고타에 오르는 길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다르다.
<황금전설>에서는 티베리우스 황제가 깊은 병이 들어
못 고칠 병이 없는 명의(名醫)가 예루살렘에 있다는 사실을 듣고
황제는 볼루시아누스를 그곳에 파견한다.
그 명의는 바로 예수님이었다.
그러나 이미 예수님은 빌라도의 음모로 십자가에 달린 다음이었다.
볼루시아누스는 황제의 병을 고칠 의원이
세상에 없는 것을 알고 실의에 빠져 있는데
베로니카가 ‘저는 그분의 모습을 늘 가까이 뵙지 못하여
그분의 초상을 그릴 마음으로
그림 그릴 천을 들고 화가를 찾아가는 길에
주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그분이 어디 가느냐고 물으시기에
그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그림 그릴 천을 보여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돌려주셨는데 거기에 주님의 얼굴 그림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그림은 큰 권능을 가지고 있어서
그대의 황제가
경배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들여다본다면
병이 반드시 나을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들은 볼루시아누스는
금과 은으로 그림을 사려고 했지만
베로니카는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