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철은 음력 7, 8, 9월로, 농경작업을 마치고 추수를 하는 계절이고, 추석 명절을 계기로 하여 조상의 은혜에 보답하는 추원보본(追遠報本)의 행사가 있음.
- 수확기를 맞이하는 농촌에서는 농부를 위안하고 만월을 즐기는 민속놀이가 이루어졌음.
- 가을의 세시풍속으로는 추석, 칠월칠석, 중원, 중양절이 있음.
1. 칠석과 중원
1) 칠석
- 7월 7일을 칠석.
- 예전에는 이날 저녁에 처녀들은 직녀성에다 바느질 솜씨가 늘기를 빌었으며, 글공부하는 소년들은 두 별을 제목으로 시를 지었음.
- 칠석날이 이렇게 기억되는 이유는 견우와 직녀의 가슴 아픈 전설이 있기 때문.
- 또 7월엔 여름 장마철 내내 장롱에 넣어둔 옷과 책을 볕에 말리는 풍습이 있었음.
2) 중원
- 7월 15일은 백종일, 백중절 또는 망혼일(亡魂日), 또는 중원(中元)이라고 부름.
- 백종이라는 말은 이 무렵에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기 때문에 제물을 백 가지 차린다 라는 의미로 나온 것.
- 백종일을 망혼일이라고 하는 것은 백종일 밤에 술과 고기, 밥, 떡, 과실 등 많은 것을 차려 놓고 망친의 혼을 불러들여 제를 지내기 때문.
- 이날 승려들은 사원에서 재를 올려 부처에게 공양을 함.
- 신라와 고려 때에는 우란분재(盂蘭盆齋)를 벌여 일반인들도 공양을 하였으나,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주로 승려들만의 행사가 되었음.
* 우란분재(盂蘭盆齋)란 죽은 사람의 영혼에 대한 공양
- 백종일에 사람들은 조상의 사당에 천신(薦新)을 드리며, 술과 고기를 마련하여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즐김.
- 농촌에서는 백종일을 전후해서 백종장이 섰음.
- 또한 이날은 그 해에 농사를 잘 지은 집의 머슴을 소에 태우거나 가마에 태운 후, 위로하고 흥겹게 놀기도 하였음. 그리고 지방에 따라서는 백종일에 차례를 지내기도 하였음.
2. 추석
-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가배일(嘉俳日), 중추절(仲秋節), 가위, 한가위라고도 불림.
-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
- 춥지도 덥지도 않으며 높고 맑은 하늘, 풍성한 과일과 햇곡식, 저녁이면 동산에 둥글게 떠오르는 달, 농사일도 거의 끝나 한숨을 돌리게 된 일손 등 어느 모로 보나 1년 중 가장 좋은 때.
- 예로부터 우리는 추석이 되면 아침 일찍 일어나 새 옷으로 갈아입고, 햇곡으로 빚은 송편과 술, 갖가지 과일을 차려 놓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냄. -> 조상의 묘를 찾아가 성묘(省墓).
-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추석의 유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록.
신라초 유리왕 때에 왕도를 6부로 나누었는데, 2부로 크게 나누고 각각 왕녀가 대표가 되어 부내의 여인을 인솔하여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달 동안 두레길쌈을 했다. 추석날 그 성과를 심사해서 진 편은 이긴 편에 주식을 내고 회소회소하며 노래를 불렀다.
1) 추석의 음식
- 한가위날 이른 아침에는 차례를 지내므로 차례에 쓸 음식물을 미리 만들게 됨. <- 차례 음식은 설날 음식과 큰 차이는 없지만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며, 한가위 차례가 조상에 대한 추원보본(追遠報本)과 천신제(薦新祭)를 겸하였기 때문에 햇곡식을 씀.
- 햅쌀로 술을 빚는데 이를 신도주(新稻酒)라 하며, 햅쌀로 만든 송편을 오리송편이라고 부름.
- 가위날 이른 아침에 사당을 모시고 있는 종가에 모여 고조까지의 차례를 지냄. <- 차례 지내는 절차가 설날과 다른 것은 흰 떡국 대신 메(밥)를 쓰는 점.
2) 추석의 놀이
- 농부들은 모이면 농악을 연주
- 상쇠의 선도에 따라 흥겹게 놀다가 소놀이, 거북놀이가 시작.
(1) 소놀이, 거북놀이
- 사람들이 모여 소의 형상이나 거북의 형상을 하고서 농악대와 함께 마을 사람들과 마음에서 가장 부자집이나 그 해에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으로 감. -> 주인집에서는 술과 떡과 찬을 차려다가 일행을 대접.
- 소놀이를 할 때에는 그 해에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 머슴을 상머슴으로 뽑아 살아있는 소에 태워 마을을 돌며 시위하는 일도 있었음. <- 농자를 천하의 대본으로 여겨 온 농경민족에 있어 농사를 잘 지어 풍작을 거두게 하였다는 것은 큰 공이니 위로하고 보상하는 뜻에서 소를 태우는 영광을 주는 것임. 한번 상머슴으로 뽑히면 다음해 머슴 새경을 정할 때에 우대를 받게 됨.
- 거북은 장수를 상징. -> 따라서 추석절(秋夕節)에 농부들이 거북놀이를 하는 것은 마을에 풍년 드는 것은 물론이요, 거북이처럼 무병하고 장수해서 인간의 오복을 누릴 것을 축복하고 아울러 잡귀, 잡신을 쫓아내는 관습이 오락화한 것임.
(2) 강강술래
- 강강술래는 전라남도 남해안 지방에 전승된 놀이
- 한가위날 저녁에 여성들이 모여 손과 손을 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면서 노래하고 춤을 춤.
- 씨름은 남성들에 의해서 힘과 슬기를 겨루는 경기.
3) 추석의 풍속
- 올게심니: 추석(秋夕)을 전후해서 잘 익은 벼, 수수, 조 등 곡식의 이삭을 한 줌 베어다가 묶어 기둥이나 문판에 걸어 두는 것.
<- 다음 해에 풍년이 들게 해달라는 기원의 뜻이 담겨있음.
- 올게심니를 할 때에는 술과 음식을 차려 이웃을 청해서 주연을 베푸는 수도 있으며, 올게심니한 곡식은 다음 해에 씨로 쓰거나, 떡을 해서 사당에 천신하거나 터주에 올렸다가 먹었음.
- 반보기: 추석 무렵이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일가친척의 부인네들 사이에, 8월쯤에 서로 연락을 하여 날짜를 정하고, 두 마을 중간에 있는 경치 좋은 곳을 택하여 서로 맛있는 음식을 마련해 가지고 가서 한나절 만나는 풍속.
- 특히 친정 어머니와 출가한 딸이 서로 보고 싶으나 시집살이가 심하여 말미를 얻지 못할 때에는 반보기를 함.
<- 옛날 남존여비(男尊女卑)와 유교적(儒敎的)인 엄한 가족제도가 빚어낸 풍속.
중양절
- 9월 9일을 중구(重九) 또는 중양(重陽)이라고 부름.
- 중구란 말은 9가 겹쳤다는 뜻이며, 중양이란 양수가 겹쳤다는 것임. <- 기수(奇數: 홀수)는 양수임.
- 중양절에 각 가정에서는 국화 꽃잎을 따서 찹쌀가루와 반죽하여 단자를 만들어 먹는데, 이를 국화전이라고 함.
- 또 술에 국화를 넣어서 국화주를 빚기도 하였음.
- 이 시기에는 단풍놀이를 했음.
- 또 전남지방에서는 중구일에 떡을 하고 밥을 지어 성주에 올리고 차례를 지내는 곳도 있음.
-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주인 없는 귀신을 제사하기 위해서 밥을 차려 놓기도 했음.